돈숨콘에 다녀왔습니다. 학생인데 남은 돈이 얼마 없어서 원래 안 가려다가 이현준 씨 인스타에 "새 앨범 수록곡 할게요" 한 문장 올라온 거 보고 바로 예매했습니다. 저는 인생 첫 공연을 다녀왔고, 이제 학교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합니다.
- 이현준
https://youtu.be/HPg3dI9jbYQ
게스트라서 뒤쪽에 나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앞에서 등장하시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이 사람 하드웨어는 견줄 곳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진짜 너무 좋았습니다. 근데 오프닝이라 짧게 하고 가신 게 너무 아쉬웠어요.. 2집 발매 후에는 콘서트 열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번외로, 정규 2집 얘기가 점점 들려오던 차에 제가 모은 정보는 '제목은 AI: Lost In Translation', '앨범 발매 전 음감회 개최 고려 중'(1/30), '싱글 "결함 중독", "과잉 적응"을 묶어 "번역 중독"이라는 제목으로 발매할 더블 싱글 녹음 끝'(4/25),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실험적인 사운드에 좋은 코멘트를 달았다는 것'(5/5) - 정규 및 싱글에 쓰인 워딩부터 이현준이 디깅하던 사운드의 종류까지, 모든 것이 정규 2집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프로듀싱이 주를 이룰 것임을 암시하는 듯 했고, 실제로 초연은 그러했습니다. 정말 너무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 QM
https://youtu.be/GXxcI4ORbMI
(공연 중간 짧은 Q&A 시간에 QM이 Fredi Casso와의 합작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자 한 관객이 한 곡만 불러달라고 했었는데, 준비도 안 했고 대기실에 휴대폰을 두고 와서 어렵다고 해서 끝난 줄 알았으나 몇십 분 뒤에 휴대폰을 챙겨서 아카펠라로 선보였습니다. "가사 보고 한다고 fake MC라고 뭐라 하진 마세요.."라는 말은 덤.)
이현준이 퇴장하고 "은"의 인트로와 함께 등장했는데, "We ain't got time" 부분부터 시작된 관객 때창의 쾌감은 아직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이래서 공연을 다니는구나 싶을 정도로 그냥 정신없이 따라부르고 손을 올려댔던 것 같습니다. 넉살이랑 쿤디판다도 너무 좋았는데, 쿤디는 라이브라 톤이 조금 높아져서 그런가 안 그래도 날카로운 목소리가 더 날카롭게 들려서 귀가 조금 아프긴 했습니다..
무슨 트랙이었는지 갑자기 기억이 안 나는데, "인터넷 방송인 얘기는 실화입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라는 말을 했었던 건 기억이 나네요.
지금까지의 앨범은 '돈을 버는 것'에 대한 앨범이었는데, 다음 앨범은 '돈을 쓰는 것'에 대한 앨범이라는 얘기도 전했습니다.
- 서리
"모텔 골로가", "호랑이레슨", "코스터" 등등, 네 명 다 너무 멋있었습니다. 근데 디젤 혼자 게임 캐릭터가 무빙 치는 것 같이 신기하게 움직이더라고요.. 코스터 막판에 관중석으로 디젤이 뛰어들었는데, 뒤쪽까지 가려다가 막힌 건진 모르겠지만 정확히 제 앞에 멈춰서 절 보고 랩을 하시는데 진짜 존나 멋있어서 지릴 뻔 했습니다.. 백팩을 다리 사이에 끼고 있어서 완전히 뛰진 못했지만요. 제 앞쪽 분이 손심바의 진정한 팬이었는지 중간중간에 "손심바!!", "손심바 멋있다!!" 하고 여러 번 외치던 것도 재밌는 일이었네요.
손심바 멘트 몇 개 가져왔습니다.
'이제 돈까스숨기기라고 그만 불러라. QM이 진짜 진심으로 서러워 한다. 앞으로 엘이에서 그렇게 부르지 말고, 돈00숨00이라고 불러줘라'
'(디젤 가리키면서) 얘가 요즘 뜨거운데, 앞으로 나 깔 때 얘랑 같이 까라'
'(디젤 멘트 보고) 멘트를 그렇게 치니까 디스전 개털리지'
- ODEE
스피커가 이 성량을 어떻게 버텨주는지 싶을 정도로 굉장한 라이브였습니다.. 턴업도 정말 잘 시켜주셔서 막판에 엄청 놀았습니다! 근데 중간에 계속 실실 웃으시길래 왜 그런가 했는데 QM 보고 진짜 돼지머리가 떠올라서 너무 웃긴다고 하셨던 게...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VS에 있는 "돼지머리"도 하고.. QM이 이로한 공익이라 못 와서 오디가 파트 대신 할 거라고 했는데 이따 이로한이 등장하더라고요. 끝나고 하는 말이 서프라이즈인데, 사실 밖에서 이로한 미리 본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그 사람들한테 모른 척 해줘서 고맙다고도 했습니다 ㅋㅋ 그렇게 다같이 한 트랙 몇 개 조지고 사진 찍고 끝났네요
- 끝
땀범벅이라 손부터 닦으려고 화장실로 가다가 중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이로한을 마주쳤는데, 생각보다 일반인/사회인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진 모르겠네요.
손 닦고 나가니 때마침 손심바와 디젤도 같이 나오길래 사인이나 사진을 부탁드리려고 했는데, 펜도 없고, 적을 곳도 마땅치 않고, 거기다 저는 저를 사진에 담는 걸 싫어해서 그냥 둘 다 스킵하고 길가로 나왔습니다.
솔직히 돈숨 정말 좋게 들었지만 전곡 가사를 다 외울 정도로 애착이 가는 앨범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정말 재밌게 즐겼습니다. 힙합 잘 모르는 친구들도 여기 와서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에요. 관객 분들도 아티스트들이 앞에서 계속 호응 좋다고 그랬고요.. 언젠간 저 무대에 선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자기 전에 기억나는대로 휘갈기려고 한 탓에 글이 좀 이상합니다. 그래도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후기 ㅊㅊ 재밌게 읽었습니당
사람들 계단에 몰려있길레 그냥 화장실쪽 엘베타고 올라갔는데 문열리자마자 앞에 qm 딥플로우 오디 화지 이렇게 떡하니 서계셔서 말문이 막혔는데... 어버버 하니깐 qm님이 좀이따가 다시 올라올거라고 좀만 기다리라고 하셔서 기다렸죠... 솔직히 갑자기 그 비쥬얼의 사내들이 눈앞에 있으면 말문부터 막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디스아닙니다..) 디젤님 손심바님 둘다 친절하게 사인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어용. 다들 존나게 라이브 잘하고 매우 멋졌어요
진짜 너무 멋있었어요 다들
저는 인생 첫 공연을 다녀왔고, 이제 학교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터넷방송인 부분은 만남조건 때 기자가 물었던 에피소드가 실화였다는 얘기였어요!
감사합니다!
이현준님 첫번째 곡 하실 때 진짜 너무 좋았습니다 이 곡 하나만 듣고 가도 괜찮을 정도 ㅋㅋㅋㅋㅋㅋ
정성 담긴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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