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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EE X VIANN 프로젝트 앨범-OPEN MONDAY

title: Kanye West (Vultures)Alonso20002021.12.01 21:39조회 수 367추천수 7댓글 4

https://blog.naver.com/minbeom5885/222584240366

 

 

 

VMC는 현재 한국 힙합씬에서 정석적인 스핏을 가장 잘 구현해 내는 레이블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오디는 독보적인 저음과 묵직한 박자 감각, 단단한 발성이 어우러진 강인한 랩으로 그 존재감이 확실한 래퍼다. 또한, 비앙은 힙합을 기반으로 전자음악적인 요소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실험성이 강한 아티스트이고, 그 실험성은 쿤디판다와의 합작인 '재건축'(2017)이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즉, 이 두 아티스트의 협업에서는 정석과 실험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둘의 시너지는 예상외로 훌륭했다.

비앙의 사운드 만지는 솜씨는 역시 뛰어나다. 전반적으로 전자음악-소울과 교류를 주고받으며 발전한 디트로이트 힙합의 영향안에 있는데, 처음 세 트랙에서 재즈 샘플(BOILER)-보이스 샘플(YARD SALE)-전자음(NAG CHAMPA)으로 된 사운드를 보여주며 이후의 방향성을 제시한 후, 이후의 트랙들에서 이 세 사운드의 축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러한 사운드의 변화 속에서 뼈대가 되어주는 것이 변칙적으로 움직이는 리듬 라인이다. 각 샘플과 함께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그루브는 쿤디판다와 협업할 때 보다는 더 여유로우면서도 칠(chill)한 느낌을 자아낸다. 한국 힙합에서 새로 떠오르는 프로듀서 중에서도 비앙이 특히 좋은 평을 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래퍼, 보컬은 물론 연주자 등 다양한 이들이 소리를 보탰다. (2018년 기준으로)비앙과 같이 수퍼프릭 소속인 진보와 수민은 물론, 창모, 서태지 밴드의 키보디스트 닥스킴, 락과 힙합을 오가는 음악을 보여주는 리짓 군즈 소속의 아티스트 재달, 수퍼프릭 뿐만아니라 블락비, 브랜뉴 뮤직등 메인스트림의 아티스트들과도 활발히 협업해온 일렉 피아니스트 PAMAJAY, 현재는 문수진이라는 본명으로 활발히 활동중인 보컬 THE MOON, 이전에도 딥플로우, 넉살 등 VMC 아티스트들과 활발히 교류해온 ZAYSTIN 등 비앙과 오디의 음악적 교집합에 존재하는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였다. 플레이어들의 퍼포먼스도 물론 좋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오히려 닥스킴, PAMAJAY같은 연주자들의 연주가 비앙의 편곡과 어우러지는 데서 더 큰 쾌감을 느낀 것 같다. 거친 맛이 느껴지는 재달의 랩 싱잉과 진보의 독특한 멜로딕 랩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OPEN MONDAY라는 앨범의 제목에 걸맞게 오디는 한 주가 시작하는 지점인 월요일의 일상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보일러와 열이라는 키워드로 피곤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열정을 태우러가는 내용을 담은 'BOILER'라거나, 식어버린 사랑에 대한 고찰을 담은 'FAKE LOVE SEOUL', 제목부터 홀로 마시는 술에 대한 이야기인 '혼술' 등 전반적으로 고독하고 쓸쓸한 이야기가 많다. 애초에 월요일은 주말의 단 휴식이 끝나고 다시 지루한 현실 속으로 돌아가는 날이니 만큼 이런 쓸쓸한 무드는 적절하다 하겠다. 오디의 랩이 평소에 비해 차분하고 정적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이 앨범은 오디의 앨범 중 가장 이질적인 앨범이다. 버기의 야성적인 프로덕션 아래 거칠고 터프한 모습을 보여준 EP 'SLY'(2016), 홀리데이의 트랩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보다 타이트하고 흥겨운 모습을 보여준 'SCUMBAG'(2020)을 생각하면 이 앨범은 굉장히 텐션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블 동료들(ex. 넉살, 큐엠)에 가려졌던 오디의 가사 센스와, 독특하고 세련된 비앙의 프로듀싱이 더해져 이 앨범은 오디 커리어 중 가장 유기적이고 짜임새 있는 작품이 되었다. 여기에 VMC라는 레이블이 지닌 특유의 인간미가 앨범 곳곳에 녹아있어 어찌보면 난해할 수 있는 사운드임에도 내게는 그저 친숙하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그의 행보를 응원하고 싶어지게 하는 앨범이었다.

Best Track: 'FAKE LOVE SEOUL (Feat. SUMIN & DOCSKIM)', 'TAXI (Feat. THE MOON & PAMA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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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12.1 21:58

    오디가 가사를 느낌있고 와닿게 잘쓴다고 느낀 앨범이었어요!

  • 12.1 23:46

    나온줄도 몰랐는데 개좋네요 ㄷㄷ

  • 12.2 01:23

    이앨범 개좋았는데 진짜 모르는사람들 많은듯..

  • 12.5 09:03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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