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문학을 좋아하는데
둘을 콜라보하여 글을 써봤습니다.
첫글은 켄드릭 라마 <D.N.A>와 황병승의 <벌거벗은 포도송이>의 콜라보 입니다
부족하지만 흥미로우시면 블로그 한번 놀러와주세요.
흑인들의 ‘악함’은 빈곤에서 자란 ‘약함’이며 그 반대이기도 하다. 슬럼가의 흑인들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마약 유통, 매춘 알선, 도둑질이 그들의 주요 사업이다. 폭력과 불법을 매개로 한 사업은 언젠가 자신을 향해 무서운 표정을 드러내는 법이다. 이것이 ‘죽은 흑인들의 연합’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그만 둘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가면 빈곤에 허덕이는 가족만이 반겨줄 뿐이다. 이미 죽어버린 자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교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참회하고 구원을 바라는 일인데, 밤이 되면 주머니에 총을 숨기고 다시 거리로 나서야 한다. 평생을 두고 같은 비극이 반복된다.
(중략)
그래서 ‘열심히 하면 생각이 찾아온다’던 화자의 믿음은 순식간에 번복된다. 화자는 불행이 생각만으로 극복되지 않으며 잘라내도 끝없이 자라나는 쓸모없는 잔디와 같다고 생각한다. 고통 끝에 도달한 화자의 결론은 무기력하고 두렵다. 켄드릭 라마의 [DNA.] 역시 ‘죽은 흑인들의 연합’을 해체 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만 남겨둔 채 끝난다. 파멸이 운명으로 뒤바뀔 때에도 흑인의 유전자가 섹스, 돈, 살인으로 이루어졌다고 외치는 그의 모습은 암울하다.
텍스트 버전 빅쇼트의 탄생인가?
거창하게 하는건 아니라서.... 고맙습니다.
황병승 시를 이렇게..!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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