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보이는 모습은 어딘가 맹해 보여도 할 건 다 한다. 아니, 오히려 다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성실히 많이 한다. 2017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기리보이(Giriboy)는 총 다섯 장의 규모 있는 앨범을 선보였고, 저스트뮤직(Just Music), 우주비행(wybh)의 중추적인 인물로서 자리했다. 씬에 나타난 지 8년째, 언젠가 스윙스(Swings)가 기리보이를 두고 몇 년 뒤에 빈지노(Beenzino)처럼 될 거란 말은 그의 허슬로써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로 입증됐다. 힙합 씬을 넘어 아이코닉한 존재가 됨과 동시에 빈지노와는 또 다른 독보적인 포지션을 점했기 때문이다. 격동의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엉덩이를 무겁게 작업실에 붙이고 만들어낸 수많은 작업물로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굳건하게 올려온 기리보이, 여전히 음악이 가장 좋고 재밌다는 호기심 가득한 그를 만나고 왔다.
LE: 우선 힙합엘이 회원분들께 간단하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G: 안녕하세요. 기리보이입니다. 반갑습니다. (웃음)
LE: 최근 살이 조금 쪘다고 알고 있어요. <고등래퍼 3>에서는 그걸 인정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요즘 삶이 잘 풀려서 그런 걸까요?
그건 아니고 진짜 할 게 없어서 많이 먹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웃음)
LE: 특별히 꽂힌 메뉴가 있을까요?
한 달마다 바뀌는데, 어느 달은 피자에 꽂혀서 피자 박스가 엄청나게 쌓여 있을 때도 있었고, 어느 달은 치킨에 빠져서 치킨만 먹었어요. 제가 마포구에 있는 거의 모든 피자집을 다 먹어봤어요.
LE: 피자나 치킨 말고 조금 독특한 메뉴에 꽂힌 적은 없나요?
독특한 메뉴보다는 제가 개인적으로 찾아낸 맛집에 집착하는 편인데요. 마포구 일대에 있는 피자집이나 닭볶음탕 같은 야식 음식점 같은 거. 그런데 24시간인 야식집 같은 데는 별로 맛이 없어요. 그 와중에 또 어떻게든 맛있는 데를 찾아내 가지고, 배달의 민족에서 하트 해두고. (웃음) 아무한테도 안 알려주고 있어요.
LE: 저스트뮤직(Just Music)의 부사장이 된 지 1년이 좀 더 지났잖아요. 요즘 저스트뮤직의 부사장으로서의 일은 좀 적응이 되셨나요?
그 사실을 방금 얘기해 주셔서 다시 알았고요. (전원 웃음) 사실 이름만 있는 거지, 별로 달라진 건 없어요. 경영적으로 관여한다거나 이런 게 아예 없죠. 그냥 오래 있었으니까 스윙스(Swings) 형이 좀 더 붙잡으려고 그런 얘기를 한 건데, 저는 사실 그런 감투에 욕심이 없어서 별 느낌 없이 똑같이 하고 있어요.
LE: 그럼 저스트뮤직은 여전히 스윙스 씨 위주로 돌아가는 편인가요?
사실 제가 저스트뮤직에 대한 관심을 좀 잃어서… (웃음) 그게 왜 그러냐면, 저스트뮤직 사람들 중에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조금 멀어지더라고요. 거의 (한)요한이나 스윙스 형 빼고. 스윙스 형도 요즘에는 음악에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저 알아서 할 것 하고 있죠. 다른 멤버들도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조금 더 같이 이것저것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이 얼른 앨범을 내고 뭔가를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LE: 몇 년 전부터 저스트뮤직과 인디고뮤직(Indigo Music)의 입지가 역전되었다는 인식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의견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없나요?
아쉬운 점은… 블랙넛(Black Nut) 형이 지금 곡이 진짜 많거든요. 그걸 사람들이 들어주면 좋을 텐데 그게 안 되니까. 아쉽긴 한데, 그 형도 자기 길이 있는 거니까. 그런 부분들이 정리되면 저스트뮤직의 활동량도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LE: 스윙스 씨와 다르게 기리보이 씨는 사업이나 다른 활동보다는 여전히 음악이 중심이 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죠. 저는 음악을 좋아해요. 힙합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다 좋아해서 쉴 틈이 없어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니까 음악이 계속 재밌거든요. 그런데 스윙스 형은 10년 넘게 힙합만 쭉 해왔잖아요. 그래서 ‘질릴 만하겠구나’라고도 생각해요. 그 형은 여태까지 믹스테입, 정규, EP까지 진짜 많이 냈잖아요. 그래서 ‘이제 좀 쉴 때가 됐다’ 느낌인 것 같고요. 저는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또 다른 원동력이 생기는 거 같아요. 세상에 들을 음악이 너무 많아요. 제가 만들어야 할 음악도 너무 많고요.
LE: 레이블 이야기를 좀 더 하면, 위더플럭 레코즈(WEDAPLUGG RECORDS)를 인수하면서 첫 레이블 대표직을 맡게 되었어요. 인수 후에 갑작스러운 탈퇴 등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지금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금 내부적인 분위기는 너무 좋고요. 일단 릴타치(Lil Tachi)가 새로 들어와서 분위기가 더 좋아졌어요. 존오버(Jhnovr)도 개인 음악 계속 만들고 있고요.
LE: 릴타치 씨 영입에 대한 기존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엔 다들 경계했죠. 그래서 제가 전부 곱창집으로 불러서 “얘 괜찮다”라고 하고. (웃음) 릴타치가 순수하고 음악 자체를 좋아해서 기존 멤버들하고도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LE: 릴타치 씨를 인디고뮤직이 아닌 위더플럭 레코즈의 색깔에 더 맞는다고 생각한 이유가 나름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아티스트 영입을 위해 보는 관점이 스윙스 형이 보는 관점과 조금 달라요. 제가 “형 얘 어때요? 이 친구 데려와야 할 것 같은데” 하면 스윙스 형은 “어… 음… 근데” 막 이러고. (웃음) 근데 그 합의점이 맞았던 게 릴타치여서 별 고민 없이 데려올 수 있었어요. 스윙스 형은 확실한 사람을 좋아해요. 영비(Young B)나 노엘(NO:EL)처럼 검증된 느낌이랄까? 근데 저는 약간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좋아해요. 첫 단계에 있는, 완성되지 않은 느낌을 찾아보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스윙스 형이 조금 더 열렸으면 좋겠어요. (웃음) 사실 스윙스 형 때문에 몇 명 놓쳤거든요. (웃음) 그러다 보니 얼마 전에는 스윙스 형이 “너의 안목을 믿는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이러더라고요. 제가 생각하기에 스윙스 형이 아무래도 사람에게 당한 것도 많고, 그동안 고난이 너무 많아서 조금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누구를 데려온다고 할 때 생각이 많아지는 게 당연하죠. 이해해요.
LE: 실제로 위더플럭 레코즈 안에서 기리보이 씨의 역할은 어떤 건가요?
다들 알아서 잘해서 특별한 역할은 없어요. 그냥 좋은 비트 받으면 릴타치에게 토스해주기도 하고, 존오버와는 방향성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제가 존오버에게 팝을 시키려고 하거든요. 지금 하는 것도 너무 멋있지만, 사실 존오버가 가요 탑 라인 쓰는 것도 옛날에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존오버가 팝적인 거를 하면 더 잘 될 것 같아서 푸시하고 있어요. 존오버를 팝스타로 키우는 거를 해볼까 해요. (웃음)
LE: 그럼 스윙스 씨는 레이블 안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스윙스 형은 머리 쓰는 일을 주로 하죠. 사업적인 거나 숫자 관련한 일들. 저는 다른 거에 신경 안 쓰고 음악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스윙스 형한테는 미안하지만, 저는 이 포지션이 좋죠.
LE: 새로운 얼굴을 찾기 위해 음악 디깅도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요즘은 조금 덜 하는데 예전에는 진짜 많이 했어요. 사운드클라우드가 처음 핫해졌을 때 진짜 많이 찾아 들었어요.
LE: 본인만의 디깅 방식이 따로 있나요?
일단 저는 누워서 모든 것을 하는데… (웃음) 누워서 사운드클라우드나 유튜브로 찾아 듣곤 해요. 메일도 꼼꼼히 읽어요. 요즘엔 바빠서 잘 못 읽는데, 예전에는 진짜 메일로 사람을 많이 찾았어요. 메일로 알아낸 사람들이 코아 화이트(Coa White), 오르내림(OLNL), 피셔맨(Fisherman), 저스틴(justin) 이런 친구들이에요. 저는 보내주시는 메일을 거의 다 보는 편이에요.
LE: 사람을 찾는 본인만의 감이 있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사람이 잘하든, 못하든 간에 독특함이 있는지를 많이 봐요. 코아 화이트도 처음 들었을 때는 완성되지 않았는데, 샘플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비트를 찹하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어서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피셔맨도 자기만의 코드감이나 멜로디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쇼미더머니 8> 심사할 때 너무 재밌어요. 메일 읽는 거 같아요. (전원 웃음) 잘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은데, 그중에 뭔가 꽂히는 사람들을 찾으려고 진짜 열심히 심사를 봤어요.
LE: 바로 전 시즌에도 프로듀서를 하셨잖아요. 작년과 달리 이번 시즌의 차별화된 심사 관점이 있을까요?
작년에는 그 시즌에 일본 공연이 있어서 무반주로 심사 보는 1차를 거의 못했어요. 사실상 이번에 처음 심사를 하는 거다 보니 아까 말했던 것처럼 특별함이 있는 사람을 주로 보려고 했어요.
LE: 요즘 시쳇말로 나사 빠진 듯한 랩이 유행이잖아요. 사실 기리보이 씨가 어렸을 때 인정받던 힙합과 지금의 트렌드는 많이 다른 거 같은데, 심사위원을 하시다 보면 그런 변화도 더 많이 느낄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그런 변화가 너무 자연스러워요. 특별하게 많이 변했다는 느낌은 없어요. 하나 느낀 게 있다면, 15살~16살 정도인데 랩을 잘하는 애들이 진짜 많아요. 그걸 보고 진짜 놀랐어요. 어린 나이에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랩 스타일이 바뀐 건 놀랍지도 않아요. (웃음)
LE: 작년 <쇼미더머니 777>에서 말을 활발히 많이 하시는 모습도 그렇고, 뭔가 태도가 더 형처럼 변한 거 같아요. 어떤 거 같나요?
<쇼미더머니>를 하면서 힙합 팬들에 대한 지지를 많이 본 거 같아요. 사실 힙합엘이에서도 그렇고, 제 이름이 많이 언급되지는 않아요. 거의 스윙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이런 분들만 언급하고… (웃음) 그래서 저는 제가 힙합 사람들 몰래 큰 케이스라고 생각하거든요.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형 “ㅇㅈㄹ (EGR)”의 피처링에도 ‘힙합엘이 게시판 몰래 컸다’ 이런 가사를 쓰기도 했는데요. (웃음) 그런데 <쇼미더머니> 프로듀서를 하면서 보니까 생각보다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제 팬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아, 내가 좀 있구나’ 느꼈어요. (전원 웃음) 좋습니다.
LE: 힙합 팬들의 지지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담감 같은 건 없나요?
책임감보다는 그냥 기분이 좋아요. 제가 버벌진트(Verbal Jint) 같은 사람이 되는 거 같으니까요. 누군가에게 저에게 버벌진트, 스윙스 같은 사람이 되는 거 같은 기분이에요. (웃음)
LE: 형 같은 이미지라는 게, 확실히 기리보이 씨가 본인보다 어린 동생들을 이끌어주는 듯한 이미지 때문인 거 같기도 해요.
저는 그런 부분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크루 애들이나 인디고뮤직 애들은 알게 모르게 제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이대로 살면 되겠구나’ 싶어요. 스윙스 형은 조금 강압적이거든요. (웃음) 사람들이 앨범을 안 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보통 ‘이거 해야 해’, ‘저거 해야 해’, ‘이거 해야지 우리가 올해를 먹을 수 있어’ 그런 느낌인데, 저는 그게 나쁘다기보다는 조금 더 친구가 되어야겠다는 느낌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크루의 대장, 수장’ 이런 단어를 진짜 안 쓰거든요. 너무 오글거려요. 저는 그냥 친구처럼 놀고 얘기하는 게 좋아요. 지금 제 동생들에게도 뭔가를 가르친다거나 이런 거 없고 그냥 툭툭 던지는 거예요.
LE: 다른 얘기를 해보면, 패션 쪽에도 관심이 많으시잖아요. 옷 잘 입는 아티스트를 꼽을 때 자주 언급되곤 하는데, 옷 입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뭔가요?
저는 옷을 잘 입는다고 생각을 안 하고요. 그것도 오글거려요. (웃음) 일단 많이 벌면 당연히 많이 사잖아요. 그럼 잘 입을 수밖에 없어요. (전원 웃음) 저는 버는 돈을 거의 다 옷에 쓰고요. 많이 사고 골라서 입으면 잘 입을 수밖에 없어요. 신발도 아껴서 신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냥 사놓고 안 신는 것도 많아요. 이것저것 많이 사면 얼추 잘 입는 것처럼 스타일이 맞춰지더라고요. (웃음)
LE: “flex”에도 여러 패션 브랜드들이 언급되어 있고, 작년에 냈던 “acrnm”에서는 아예 브랜드명을 가져와 곡명으로 사용했잖아요. 최근에는 어떤 브랜드에 가장 관심이 있나요?
저는 브랜드를 거의 맨날 보는 편이에요. 구찌(GUCCI)도 너무 멋있고, 베트멍(Vetements)도 멋있어요. 근데 그걸 다 사기에는 그냥 한 번만 입고 안 입을 거 같아서 일단은 안 사고 있어요. 또,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언더커버((UNDERCOVER)도 진짜 많이 보고 있어요.
LE: 많이 사고 돈을 많이 쓰다 보니 패션 브랜드라는 I4P도 직접 런칭하셨잖아요.
‘내가 만들어서 내가 입자’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죠. 슈프림(Supreme) 같은 경우도 예전에는 병적으로 모으고 그랬는데, 나중에 보니까 너무 쓸데없는 짓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다 팔아버리고 제 브랜드를 입고 있어요. 그리고 아크로님은 거의 제 데일리일 정도로 좋아해요. 막 입을 수도 있고, 오늘 촬영할 때 입어도 내일 또 입을 수 있는 그런 느낌. 그런데 아크로님은 티가 괜찮은 게 없어요. (웃음) 그래서 ‘티셔츠는 내가 만들자’ 해서 브랜드를 만들게 된 거예요. 그리고 제가 바지를 진짜 좋아하는데, 제가 원하는 거를 하려면 단가도 비싸고 해서 아직은 못하고 있어요. 또 사람들이 티셔츠를 많이 사지, 바지는 별로 안 사요. 그래서 바지 같은 거는 아직 못하고 있는데 이제 분위기가 조금 올라왔으니까 바지를 만들어도 될 거 같아요. 지금 판매 실적이 괜찮아서… (웃음)
LE: 앞으로 I4P는 어떤 가치를 갖고 갈 생각인가요?
일단 제가 편하게 입고 싶은 옷. 그리고 장사적인 개념도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어요. I4P가 현재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브랜드를 만들 때 입는 사람들이 멋있게 입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I4P 인스타그램 태그를 보면 실제로 사람들이 멋있게 입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브랜드의 방향성을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LE: I4P 유튜브 채널도 있는데요. 패션 브랜드 채널이니까 당연히 컨셉 영상이나 룩북 영상도 올라오긴 하지만, 우주비행 파티 애프터 비디오나 ‘148AIFF’ 같은 음원 시리즈도 올라와 있잖아요. 어떤 방향성을 갖고 채널을 운영하고 계신가요?
원래는 음원들을 받아서 올리고, (채널을) 키워 가려 했어요. 근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안 듣기도 하고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거의 멈춰 있는 상태예요. 일단 구독자 수를 늘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 때, 웃긴 건 진짜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진지하게 가보고 싶어서 인터뷰 같은 것도 해보려 했었고… 제가 어글리덕(Ugly Duck) 형이랑 옛날부터 진짜 친했는데요. 고등학교 때부터 그 형 집 가서 맨날 밤새 음악 얘기하고 그랬는데, 그래서 형이랑 뭔가 하려고 생각했었어요. 저도 할 게 많다 보니까 계속 미뤄지고 있어요. 제가 완전한 꼰대는 아니고 준꼰대라고 해야 하나? 소울 컴퍼니(Soul Company)도 알고, 한량사도 알고… (LE: 그렇다고 마스터 플랜(Master Plan)을 잘 아는 건 또 아니고요.) 맞아요. (웃음) 제가 고등학교 때 들었던 음악들을 소개하는 거죠. 저랑 어글리덕 형 둘 다 CD도 되게 많거든요. 그런 준꼰대들이 모여서 옛날 힙합, 한국힙합을 소개해주는 콘텐츠를 할까 생각하고 있기도 해요.
LE: 앞서 음악에만 관심 많다고 얘기해주신 거 같은데, 막상 보면 패션 브랜드나 유튜브도 하시네요. (웃음) 그리고 I4P 채널에 보면 장르가 없어요. 뮤직비디오나 음원도 올라와 있고 한데, 아닌 말로 정말 뭘 하고 싶은 걸까 궁금하더라고요.
저도 모르겠어요. (웃음) 일단 사운드클라우드 말고 유튜브에 음원을 올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요. 다른 거로 키워가야 할 거 같아요. 지금까지 올렸던 음원은, 제 주위 사람들이 버리는 곡들이었어요. 음원으로 내기엔 애매한 곡이죠. 그런 걸 마치 게시판처럼 올리게 하고 싶었어요. 올라와 있는 곡 중에 완전 좋은 거 많으니까 한 번씩 들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LE: “헌옷수거함” 뮤직비디오도 중간에 올라와 있는데요. 기리보이 씨가 직접 감독, 편집하셨더라고요. 영상 작업에도 욕심이 있고, 더 하려는 계획이 있는지 싶더라고요.
욕심은 없고요. 재미있더라고요. “바보상자스타”라는 곡 뮤직비디오도 제가 만들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어도비(Adobe) 프로그램을 샀어요. 포토샵(Photoshop)이랑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를 샀는데, 프리미어(Premiere)까지 사는 게 더 싸더라고요. 한 번 사본 거죠. (웃음) 다루는 방법이 에이블톤 라이브(Ableton Live)나 음악 시퀀서 다루는 방법이랑 비슷하더라고요. 지금은 1년 결제가 끝났어요. 원래 준비했던 뮤직비디오가 하나 더 있어요. 오르내림이랑 한 “high qual-la”에요. 촬영은 했는데, 결제 기간이 끝나고 제가 프리미어에 세션 정리를 어떻게 하는지를 모르는데 파일이 어질러진 채로 있어서 ‘에이 안 해’하고 말았어요. 근데 어느 날 갑자기 할 수도 있겠죠.
LE: I4P 유튜브 채널 얘기를 한참 했는데, 브랜드 이름으로 다시 돌아오면요. 이름을 지금처럼 짓게 된 흥미롭고 우연적인 계기가 있다고 들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꿈에서 <원피스> 148권이 떨어지는 걸 잡으려다 깼어요. 뭔가 있다 싶어서 거기에 꽂힌 거예요. 그래서 매니저한테도 그날 스케줄 갈 때 148 이 숫자가 뭐 있다고 얘기해두었어요. 근데 어느 날 DJ SQ 형이 NI(Native Instruments)에서 하는 악기 세미나에 갔었어요. 거기서 1등 상품으로 가상 악기를 주는데, 그 당첨 번호가 148번이었어요. 그때도 소름 돋고, 뭔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기억하고 있다가 브랜드를 런칭할 때 무슨 이름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148을 써먹은 거죠.
LE: 그런 특이한 꿈을 꾼 것만 봐도 그렇고, 어렸을 때 만화에 관심이 많으셨다고 알고 있어요. 만화가가 꿈이었다고.
네, 만화 진짜 좋아해요. 아직 <원피스> 148권이 안 나왔을 거예요. 제가 만화책도 모으거든요. <원피스> 보는 걸 그 날 이후로 멈췄어요. 148권 나오면 그때 몰아서 다 보려고… 언제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서 기안84 씨가 강의하는 영상을 판다고 해서 그것도 샀어요. 웹툰 그리는 방법 그런 거였는데, 사놓고 아직 못 보고 있어요. 진지하게 저는 나중에 만화를 그릴 생각이 있어요.
LE: 창작을 하는 데 있어서 영향이나 영감을 준 만화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너무 많은데, 일단 <베르세르크> 같은 거 너무 좋아하고요. 최근에 유명해진 건데, <리쿠도>라는 복싱 만화가 있어요. 9권까지 나왔나? 둘 다 어두운데, 제가 좋아하는 만화는 다 어두워요. 나중에 그림을 잘 그리게 되면 그런 만화를 그려보고 싶어요. 한국 웹툰 중에는 <나쁜 상사>라고 있어요.
LE: 영화나 드라마도 즐겨 보신다고 알고 있어요. 좋아하시는 작품이 되게 많을 텐데, 기리보이 씨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좋을 것 같은 작품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아니면 나는 이 앨범 만들 때 이 작품에 영감을 많이 받았다든가…
진짜 많은데, 제 노래 중에 “지켜줄게”라는 노래가 있어요. 밤일 하시는 분들에 관한 내용인데, 제가 <비스티 보이즈>라는 영화를 진짜 좋아해요. 저는 완전 판타지 영화로 봤거든요. 그런 밑바닥 인생을 좋아해요. <타짜>도 진짜 좋아하고요. 최근에 본 것 중에는 <크로니클>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주인공이 초능력을 갖고서 히어로가 아니라 빌런이 되는 내용이에요. 집안 환경도 안 좋고 해서 자기 능력을 나쁜 쪽으로 쓰는데, 그런 영화도 좋아해요.
LE: 우주비행 노래 중에 “초능력”이라는 노래도 있잖아요.
그렇죠. 저는 영화를 볼 때 첫 번째로 19세 이상이어야 하고요. 그게 아니면 뭔가 특별한, 시간 이동이나 초능력 같은 요소가 있어야 봐요. 저와 거리가 먼 것을 좋아하는 거죠. 한국 로맨스 영화 중에서도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바뀌는 <뷰티 인사이드> 같은 영화를 좋아해요.
LE: 어두운 계열이라 하면 느와르 영화 중에 우리나라로는 <달콤한 인생>이 될 수도 있고, 외국으로는 <칼리토> 같은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근데 그런 무게감 있는 쪽보다는 어두운 와중에도 어떻게 보면 살짝 라이트한 계열을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스카페이스> 같은 영화도 좋아해요. 좋아하는 게 너무 많은데, 그중에 꼽으라면 독특한 뭔가가 있는 걸 좋아하는 거죠. 해피엔딩 아니고.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영화같이 ‘이거 뭐지?’ 싶은 해결 안 되는 느낌. (웃음)
LE: 만화, 드라마, 영화도 있지만, 음악도 장르적으로 폭넓게 좋아하시잖아요. 많은 인터뷰에서 SM 엔터테인먼트(SM Entertainment, 이하 SM)의 아티스트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SM에 들어가고 싶다는 얘기도 하셨었는데요.
이걸 장난스럽게 얘기하는데, 실제로 정말 그러고 싶고요. 제가 옛날부터 댄스 음악을 좋아했어요. 신화 진짜 좋아하고, SM에서 나오는 노래 다 좋아해요. 히치하이커(Hitchhiker), 지누 그분도 좋아해서 얼마전에 번호 알아내서 연락했거든요. 만나러 가야 하는데, 너무 떨려요. 아무튼 그런 전자음악도 좋아하는데, 옛날에 고3때 EDM하는 회사에 잠깐 있었어요. ‘락스미스바이쇼쇼타입’이라고, 예전에 배우 이민기 씨가 앨범을 낸 적이 있잖아요. 프리템포(FreeTEMPO)가 소속은 아닌데, 라이센스해주고, 신사동에 있는 클럽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어요. 거기에 있다 보니까 듣게 되더라고요. 보이즈 노이즈(Boys Noize)도 그때 알았어요. 그전에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도 좋아하고, 어릴 때 테크노도 많이 들을 정도로 댄스 음악에 대한 흥미가 이미 있었어요. 근데 한국에서는 댄스 음악 하면 무조건 SM이라고 생각했어요. SM 뮤직비디오가 또 좋은 게 진짜 많거든요. 아티스트를 키우는 능력, 기획력이 뛰어나요. 엑소(EXO) 같은 팀도 보면 멤버 하나하나가 진짜 잘해요. 곡도 잘 받고, 가사도 좋고, 춤도 잘 추니까 여기는 뭐가 있다고 느꼈던 거죠. 힙합 레이블에서는 제가 기획을 하고, 곡을 받고, 다 해야 하는데, 만약 제가 SM에 들어간다면 믿고 모든 걸 맡길 수 있어요.
LE: 그럼 SM에 들어가고 싶다는 말이 프로듀서로서가 아니라 퍼포머, 아티스트로서 들어가고 싶다는 뜻이었네요.
네, 아티스트로서도 들어가고 싶고, 프로듀서로도 좋아요. 그게 힙합 씬에도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제가 들어가서 SM에서 힙합 아티스트를 키운다고 하고, 저를 만들어준다고 해서 터지면 개척자가 될 거 같아요.
LE: 이번에 또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씨의 앨범에 참여하셨잖아요.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요.
완전 떨렸어요. 쇼케이스를 했는데, 랩 하는 것보다 인터뷰할 때 더 떨렸어요. 진짜 말 잘 못하면 안된다 싶은 거예요. (전원 웃음) SM이랑 영원히 빠이다. (유노윤호 씨가) 진짜 멋있더라고요. 작업 에피소드라고 하면, SM 춤 연습실을 가봤는데요. 화장실의 모든 인테리어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웃음) 지하만 가 봤는데, 위에 올라가서 구경도 좀 하고 싶더라고요. 그냥 쭈뼛쭈뼛 나왔죠.
LE: 유노윤호 씨는 만나보니까 어땠나요? 미디어에서는 많이 희화화되잖아요.
그냥 너무 쿨하고, 멋있었어요. 가자마자 ‘워썹!’하면서 우리 막 격식 없다면서 놀려도 된대요. ‘인생의 진리지’에 프라이드 있다고. 좋아서 했다고, 웃기면 웃기는 대로 좋다고. 그 에너지에 너무 압도된다고 해야 하나?
LE: 평소에 하시는 음악을 들어보면, 마냥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이신 것만을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SM은 어떻게 보면 핏하고, 각이 살아 있는 축에 속하잖아요. 사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기리보이 씨의 성향과 잘 안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특별히 애정하는 이유가 또 있을까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일단 이유를 불문하고 SM이면 일단 다 믿어요. 제가 레드벨벳(Red Velvet)을 너무 좋아하는데요. 레드벨벳은 진짜 뭔가 있어요. 각이 잡혀 있는 와중에도 신비롭게 나온다는 느낌이 있어요. 전 그냥 좋아서 뭘 시켜도 다 할 거 같아요. (전원 웃음) 그리고 제 예상에 제가 SM에 가게 된다면 각 잡은 느낌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지 않을 거 같아요. 다 이해하면서 조언해줄 거 같아요. 아, 또 이수만 사장님이 거의 발라드만 주를 이루던 시대에 했던 진짜 옛날 인터뷰가 있어요. 거기서 “댄스 음악은 사운드가 생명이야”라고 이야기하는 영상이 있어요. 그걸 보고 ‘아, 사운드!’ 딱 깨달았어요. 그 말을 듣고 살면서 모든 SM 음악을 들을 때 주의 깊게 들었던 거 같아요.
LE: 얼마 전에 가요 쪽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보고자 한다고 얘기하셨어요. 지금까지도 우주소녀, 몬스타엑스(MONSTA X), 이기광 씨의 곡을 쓴 적이 있는데요. 시아(XIA), 구하라, 씨스타(SISTAR)에게는 피처링한 적도 있고요. 가요계 활동을 더 넓게 가져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지금 실제로 컨펌된 것도 있는데요. 지금 제가 제 앨범만 하고 있던 게 아니에요. 제 앨범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던 게 가요 작업이거든요. 그건 진짜 제가 그 댄스 그룹의 이미지도 신경 쓰고 한 작업이거든요. 미닛(Minit)이라는 친구랑 한 40곡 만들었나? 발라드도 몇 개 만들고, 진짜 많이 만들었어요. 그 작업은 열심히 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외국에서도 탑 라인 사서 해볼까 생각 중이기도 해요. 아무튼, 미닛이라는 친구랑 이제 가요 시장을 먹으려고 아무도 모르게 진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LE: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예전에 스타쉽 엔터테인먼트(Starship Entertainment)에서 했던 경연 프로그램 <노머시>에 참여했던 것도 기본적으로 성향이 있기 때문이었겠네요.
네, 근데 그때는 가요를 조금 못 만들었어요. 제 주관, 고집이 많이 들어갔어요. 이번 작업을 미닛이랑 같이 하는 이유가 사실 제 생각을 좀 덜어냈으면 해서였어요. 그 친구가 팝, EDM 쪽을 정석대로 너무 잘하고요. 같이 하면서 조금 중화시키면서 작업하고 있어요.
LE: 댄스 음악이라는 게 사실 정글, 풋스텝, 테크노, 하우스 등 여러 가지가 많잖아요.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풋워크라고 하면 보통 ‘이게 뭐야?’라고 할 법한데요. 댄스 음악 전체를 다룬다기보다 가요를 해야 하다 보니까 나름대로 공략하고자 하는 장르적 포인트가 있을까 싶어요.
원래는 테크노를 좋아하고, 베이스 하우스를 너무 좋아하는데요. 가요를 한다고 만들어보니까 요즘 유행하는 것도 괜찮더라고요. 체인스모커스(Chainsmokers)처럼 팝적인 건 안 들었거든요. 근데 듣다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다음 앨범도 그런 류 위주로 만들었어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베이스 하우스같이 조지는 거예요. (전원 웃음)
LE: 아무래도 EDM 회사에 계실 때의 영향이겠죠?
그렇죠. 테크노도 많이 들었지만, 당시에 시부야케이라고 하나? 그게 유행이어서 많이 들었죠. 그때 그 회사에서 제가 아마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쪽에 있었어요.
LE: 그럼 이번에 홍보용으로 나온다는 네 곡은 아이돌 그룹이 할 만한 트렌디한 댄스 음악 류라고 보면 될까요?
그 와중에도 기리보이가 하는 거니까 힙합적인 것도 있고, 팝적인 것도 있고 그렇죠.
LE: 근데 기리보이 씨하면 소위 홍대 인디 씬에서 한창 유행했던 생활밀착적이고, 귀여운 제목이나 가사도 떠오르는데요. 프롬(Fromm) 씨와 서로 주고받았던 “서로의 조각”, “우결” 같은 곡이 그런 계열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쪽으로는 생각이 많이 없으신가 봐요.
그것도 하드에 있어요. 이번에 나온 [100년제전문대학] 대신 [현실적인 앨범]이라는 앨범을 내려고 했었거든요. 제가 데뷔 초에 했던 인디적인 가사를 쓴 앨범이 있어요. 근데 그걸 안 낸 게 비트를 받아서 하는 작업이 재미있어서 [100년제전문대학]을 먼저 낸 거예요. ([현실적인 앨범]은) 한 내년 정도쯤에 완성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드에 곡이 너무 많은데, 먼저 완성한 걸 내는 것뿐인 거죠.
LE: 앞서 [현실적인 앨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사실 2017년까지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AD, AP, 하이브리드라는 챔피언 특성을 앨범에 반영해 오셨어요. 하이브리드는 ‘~적인 앨범’, AD는 ‘~식’ 이렇게 타이틀별로 구별을 두어 왔잖아요. 처음부터 어느 정도 기획과 계획이 있는 컨셉과 타이틀이라고 봐야 할까요?
처음부터 기획이었어요. 근데 그런 식으로 앨범 제목을 정해 가니까 제가 더 재미있는 제목을 지을 수 있는데, 제한적이더라고요. 그래서 [공상과학음악]부터 재미있는 제목도 지어보고 싶어서 (기존의 시리즈)를 파괴했죠.
LE: 처음부터 AD 라인은 ‘~식’, 하이브리드 라인은 ‘~적인 앨범’으로 시리즈를 기획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중에서 AP 라인의 앨범, 즉, 기리보이 님이 비트를 만들고 다른 래퍼들을 참가시키는 앨범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아직 나온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그 트랙들도 있어요. 두 곡 정도는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다른 음악이 먼저 하고 싶어지다 보니까 계속 뒤로 밀리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와서는 아예 그 곡들을 남들한테 팔아버리자 생각하고 있어요.
LE: 그러면 AP 라인 앨범 계획은 아예 없어졌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네, AP 라인은 안 나오는 거로 생각해주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혹시나 나오더라도 테크노 같은 스타일로 하지 않을까 싶어요.
LE: [졸업식]까지 이어오던 ‘~적인 앨범’, ‘~식’과 같은 타이틀의 통일성이 파괴된 [공상과학음악]을 전후로 타이틀뿐만 아니라 SF적인 컨셉이나 사운드적인 변화도 많이 느껴지는데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어떤 변화를 추구하신 건지 싶어요.
딱히 그런 변화를 추구한 건 아니에요. 저에겐 너무 자연스러운 변화라서 의식적인 건 아니었어요. 사실 지금 인터뷰도 일부러 생각해보고 말하는 거지, 평소에 그렇게까지 생각을 많이 하고 살진 않거든요.
LE: 그러고 보면 과거에 나왔던 [기계적인 앨범]에서도 기리보이 님이 퓨처 베이스의 음악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했었고, 딱히 시리즈적인 구분이라기보다 이전부터 많이 시도해온 것 같기도 하네요.
맞아요. 그리고 [육감적인 앨범]에도 하우스 곡이 있어요. 옛날부터 전자 악기를 활용한 노래들도 미흡하나마 해오긴 했거든요.
LE: 하긴 데뷔곡 “You Look So Good To Me”부터가 전자음악적인 색깔이 강한 노래였으니까요.
그렇죠. 그 당시에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가 한창 대세였는데, 거기에 꽂혀서 만들었어요. 아무튼, 제가 무슨 음악적인 변화 같은 걸 생각하고 만들고 그런 편이 아니라서요. 공연 곡이 모자라다 그러면 공연할 곡 만들고… (전원 웃음) 뮤직비디오를 멋있게 찍을 곡이 필요하다 그러면 “acrnm” 같은 노래 만들고 그런 거죠.
LE: 아, “acrnm” 같은 경우는 뮤직비디오의 기획이 곡보다 먼저였던 건가요?
뮤직비디오에 이 옷들을 입고 고어텍스(Goretexx) 형과 멋있는 그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뮤직비디오와 의상이 먼저고 그다음에 곡이 나온 작업이었어요.
LE: “acrnm” 뮤직비디오는 정말 멋있게 나왔고 평가도 굉장히 좋게 받았잖아요.
맞아요, 뮤직비디오 멋있죠. 그런데 또 사람들은 “flex” 같은 걸 좋아하죠. (전원 웃음) 제가 멋있게 찍은 영상은 안 보더라고요. 좀 귀엽…거나 파스텔 톤의 영상들… 제 노래 중에 “호구”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런 것들은 조회수가 높은데, 제가 멋있게 찍은 “acrnm” 같은 건 사람들이 많이 안 보더라고요. (웃음)
LE: 그런 부분에서는 아쉬운 마음도 있으시겠어요.
저는 그것도 괜찮아요. 어차피 전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제 한을 푸는 거라고 생각하고 임하거든요. 그래서 뮤직비디오 찍을 곡도 제가 하고 싶은 곡으로 해요. 타이틀곡이라서 뮤직비디오를 찍어야 한다든가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사람들도 자유롭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LE: 프로모션을 위한 뮤직비디오 제작이라기보다 일종의 창의적 욕구 실현에 가깝겠네요.
네, 그렇죠. 식케이(Sik-K)가 멋있게 뮤직비디오를 찍으면 그걸 보고 ‘와, 멋있다. 나도 살 빼서 저런 거 해볼까?’ 이런 거예요. (전원 웃음) 식케이가 뮤직비디오를 멋있게 잘 찍더라고요. 팝스타 같았어요. 이번에도 제가 식케이 영향을 받아서 팝적인 느낌의 멋있는 걸 찍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LE: 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 음악적으로는 [공상과학음악]을 전후한 컨셉 변화가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셨지만, 앨범의 우주적인 컨셉 자체는 확실히 연결되는 지점이 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hightechnology]부터 [hightechnology : 3곡 & Instrumentals], [공상과학음악], [공상과학음악 : 결말]이 하나의 시리즈처럼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느껴져요.
사실 딱히 연결하고자 하는 의도 같은 건 없었어요. [hightechnology]의 경우에는 그 제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 뒤에 나온 것들은 딱히… 예를 들어 ‘결말’이라든가 그런 건 그냥 앨범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렇게 지은 거예요. (전원 웃음)
LE: 사실상 연결성은 크게 고려하지 않으셨던 거군요. 하지만 [hightechnology : 3곡 & Instrumentals]와 [공상과학음악]은 CD를 따로 구매해 결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발매되었어요. 어떤 의도였나요?
그런 구성은 (시리즈성을 위해서라기보다) 디자인적으로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에 가까워요.
LE: CD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CD에 늘 인스트루멘탈을 수록하시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버벌진트 씨의 [누명]에서 영향을 받았다든가.
네, CD에 늘 인스트루멘탈을 싣고 있는데요. 인스트루멘탈 트랙의 경우 버벌진트 씨의 영향도 있죠. [누명]의 1, 2, 3번 트랙이 인스트루멘탈이거든요. 기존 곡의 인스트루멘탈을 싣기도 있지만, 아예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넣는 건 [누명]에서 얻게 된 아이디어예요. 마지막에 기존 곡의 인스트루멘탈을 넣는 건, 처음 의도는 일종의 타입 비트 제공 같은 거였어요. ‘이 CD가 있는 사람만 이 비트를 가질 수 있다’ 그런 거였죠. 사람들이 CD를 사고 싶어지는 이유가 될 수 있게요. 그런데 나중에는 인스트루멘탈만 들어도 좋은 느낌의 트랙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팬 서비스의 의미도 더해서 매번 CD에 싣고 있어요.
LE: [공상과학음악] 앨범, <쇼미더머니 777>에서 경연곡으로 선보였던 “공상과학기술”, 그리고 “우주정복”이라는 노래, ‘우주비행’이라는 크루 이름도 그렇고, SF 컨셉에 흥미를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에서 흥미를 갖게 되셨고, 또 음악에는 어떤 식으로 그런 테마들을 녹여내게 되었나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비현실적인 요소가 들어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평소에 우주 관련된 것들을 좋아했으니까 음악에도 자연스럽게 그걸 담아내 보고자 하게 된 것 같고요. 결정적인 건 <블랙 미러> 때문이에요. 너무 꽂혔거든요.
LE: 지금까지 이야기해주신 취향을 생각해보면 <블랙 미러>는 정말 많이 좋아하실 것 같긴 하네요.
네, 너무너무 좋아하고요. 여러 번 본 에피소드도 되게 많아요. 좋아하는 에피소드가 참 많은데, 시즌 1의 1편도 너무 좋았고요. 또, 유일하게 해피엔딩인 편이 있어요. 물론,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요. SNS ‘좋아요’ 관련한 에피소드인 <추락>을 저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좀비로 보였던 사람들이 사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에피소드도 있어요. 또, 시즌 4의 마지막 편에는 여러 에피소드를 합쳐 놓았는데, 반전이 있어서 그 에피소드도 좋아하고요. 확실히 전 ‘특이한 소재’에 많이 꽂히는 것 같아요. 노래를 만들 때도 컨셉이 확실한 걸 좋아하거든요. 열린 결말도 좋아하고요. 가사를 쓸 때도 문법이 좀 틀리거나 어색한 문장을 만들고자 해요.
LE: 영상물에서 영향이나 영감을 받을 때, 그걸 음악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거 같기도 해요. 비주얼을 사운드로 재현하거나 해석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나 할까요?
저는 사실 사운드 측면에서는 그런 시각적인 요소에서 영향을 아예 안 받는 것 같아요. 가사 내용이나 소재에서 작품의 포인트를 활용하는 편이에요. 소리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예요.
LE: 그렇군요. SF 컨셉의 작품들을 최근 많이 발표하셔서 관련된 질문을 드리고 있는데요. 그 시기, 그러니까 2018~2019년 시기의 작품 중에 [땡큐]만 스타일이 좀 달라요. 커버 아트워크도 아날로그 느낌이고, 밴드 사운드의 노래들과 붐뱁이 들어 있고요.
그 앨범은 제 옛날 음악을 좋아해 주신 팬들에게 선사하는 일종의 이벤트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하루종일”과 “2000/90”이라는 노래도 마이크 스웨거 부스(MIC SWAGGER BOOTH)에서 밴드와 합주를 했던 곡들인데, 그 버전을 음원으로 내달라고 요청이 많아서 낸 거예요. 해달라는 거 해드리는 거죠. 가사 내용도 보면, 제가 원래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거든요. (전원 웃음) 그게 미안하다는 말과 마음을 담은 노래입니다.
LE: 옛날 음악 얘기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사실 인터넷에 보면 심심찮게 기리보이의 옛날 음악이 그립다는 얘기도 꽤 있어요. 그런 반응들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지금도 예전 스타일의 음악을 할 수 있고, 심지어 이미 (만들어 둔 게) 있어요. (웃음) 그런데 단지 발표가 뒤로 밀릴 뿐인 거예요. 저는 음악을 계속 할 거니까 천천히 기다리시면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또 정작 지금 만드는 음악도, 나중에는 제가 다른 음악 하면 그립다고 할 거잖아요? 그때가 더 좋았다는 얘기가 분명히 나올 거거든요. 어차피 이런 음악 저런 음악 다 할 거니까 천천히 즐기시면 될 것 같아요.
LE: 대부분 아티스트들이 과거 음악을 그리워한다는 얘기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건 지나간 시절의 음악이고, 지금은 지금의 음악을 하니까 정 그 시절 음악이 그리우면 옛날에 나온 걸 들어 달라는 식으로 반응하는데요. 기리보이 씨는 전혀 그렇지 않네요.
네, 저는 전혀 안 그래요. 저는 예전 스타일의 음악도 하고 싶어요. 심지어 최근에 그 시절 그런 류의 음악을 만들면서 듣던 노래들을 다시 들었어요.
LE: 그 음악을 만들 때 듣던 음악이라고 하면 어떤 노래들인가요?
제가 브로콜리너마저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저만 알고 싶은 밴드라서 알려드리고 싶지 않은 밴드가 있어요. 그 밴드는 어디에서도, 아무한테도 밝힌 적 없고 안 알려드릴 겁니다. (전원 웃음) 검정치마, 짙은, 더 핀(The Finnn)도 좋아하고요. 정말 많아요. 요즘도 듣고 있어요. 야광토끼라는 아티스트도 있는데요. 이번에 또 들었는데, 정말 쩔어요. 롤러코스터는 무조건 꼭 들어야 하는 밴드고요.
LE: 과거의 노래와 같은 감성을 또다시 선보일 수 있다는 건 팬들에겐 정말 좋은 일인 것 같네요. 색깔이 변해간다기보다, 오히려 계속해서 무기가 점점 늘어나며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거잖아요.
저는 그냥 옛날에 하던 음악도 계속 하고 싶어요. 근데 (그런 음악을 담은 작품은) 좀 시간이 지나서 나중에 나오지 않을까 해요. 나름 순서가 있어서요.
LE: 그러면 이번 순서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100년제전문대학’이에요. 인생을 비유한 표현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어떤 측면에서 ‘전문대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하셨나요?
이것도 사실 생각 없이 나온 타이틀인데요. 장난식으로 써본 말 중 하나예요. 제가 평소에 메모장에 제목 같은 것을 적어 두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적어 놨던 것 중 하나였어요. ‘100년 동안 산다고 치면 이건 대학교다’ 이런 단순한 생각이죠.
LE: 트랙 타이틀도 비슷한 방식으로 정하시나요? 아티스트에 따라서 트랙 타이틀을 정하는 방식이 다양하더라고요. 데모 파일명을 그대로 쓰거나, 아니면 아예 마지막에 이름을 한꺼번에 붙이기도 하고요.
저는 반반인 것 같아요. 파일 제목을 그대로 쓴 것도 있고요. 이번 앨범의 경우 “결말”이 그런 케이스예요. 세션 타이틀이 영어로 적은 ‘결말’이었거든요. 나중에 이름을 지은 트랙으로는 “우린 왜 힘들까?”가 있어요. 원래 ‘우리 왜 살까?’가 제목이었는데,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할 겸 순화를 좀 해서 바꿨어요. “도쿄”라는 노래도 원래 제목은 ‘토껴’였는데, 그래도 ‘도쿄’가 더 달라붙는 느낌이라 바꿨고, “아퍼”의 원래 제목은 ‘감기’였어요.
LE: 이번 앨범에 대해서 특별히 더 소개하고 싶거나 이야기해주시고 싶은 점이 또 있을까요?
이번 앨범은 사실 원래 생각했던 것에서 좀 엇나갔어요. 원래는 인생 얘기를 좀 더 하고 싶었어요. 아까 말했던 인디 밴드들 느낌도 있죠. 그런 곡들이 꽤 있다가 많이 빠졌고, 그 자리에 다른 곡들을 넣으면서 지금의 앨범이 되었어요. 당장 꽂힌 음악들을 내는 게 더 맞는 것 같아서요. 재밌는 트랙들이 좀 빠져서 아쉽긴 해요.
타이틀곡 “아퍼” 같은 경우도 제가 저스트뮤직 사람들이랑 작업을 하고 싶어서 진행한 건데요. 블랙넛 형한테도 말했고, 씨잼(C JAMM)한테도 말했죠. 결국엔 블랙넛 형한테는 벌스를 못 받았는데, 그게 너무 아쉬워요. 그것까지 들어가야 완성이 되는 건데… 씨잼 같은 경우도 옛날엔 정말 친했었는데 요즘 왠지 좀 멀어진 것 같아서 그런 이유로 참여시킨 것도 있어요.
LE: 처음에 그린 원안에서 많은 부분이 변경되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앨범에 대해 아쉬운 점을 주로 이야기해주신 것 같은데, 오히려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선공개된 “교통정리” 같은 경우도 인기를 많이 끌었고요. 그 곡도 그렇지만, 앨범이 전체적으로 지난 몇 작품들에서 이어온 우주적인 느낌보다는 지구적인 느낌이랄까, 다시 가까운 곳으로 되돌아온 느낌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맞아요. 이번에는 좀 더 잔잔하고 조용한 노래들로 채우자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DJ도 하고 있는데, 아무리 파티에서 테크노, 하우스 이런 걸 막 틀더라도 집에 와서는 김동률 듣거든요. (전원 웃음) 결국엔 조용한 노래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그런 노래를 좀 더 만들려고 했어요.
LE: 이번 앨범의 수록곡 이야기를 좀 더 해보면, “도쿄”를 들어보면 실제로 도쿄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를 멍하니 거니는 장면이 눈에 그려져요. 이 노래는 실제로 도쿄에 가서 영감을 얻어 만들게 되신 건지 궁금해요.
그건 아니에요. 그냥 어디를 가도 상관은 없었는데, 도쿄가 왠지 ‘토껴’와 발음이 비슷하게 연결되는 느낌이 좋아서 썼을 뿐이에요. 여행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근데 도쿄와도 관련이 있긴 한 게 제가 실제로 일본을 여러 번 갔었거든요. 인트로의 분위기도 도쿄 느낌이고 해서 도쿄를 선택했어요. 하지만 도쿄라는 구체적인 지역보다는 여행에 초점을 뒀어요. 시부야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 같은 것도 일종의 이미지로 활용했다고 보시면 돼요.
LE: 이 노래는 방금 인트로의 느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지만, 제이팝적인 느낌도 나는 트랙이에요.
원래 처음에 생각한 건 야광토끼나 옛날에 유행하던 한국의 감성적인 일렉트로닉 팝, 좀 인디스러운 가사의 노래였어요. 롤러코스터 노래들 중에도 그런 게 있고, 캐스커(Casker)도 있고요. 그런 노래들을 옛날부터 많이 들어왔는데, ‘왜 그동안 내가 해보려고 안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감성이면서도 한국적인 가사를 담은 트랙을 만들고 싶었어요. 피처링에 유라(youra) 씨를 쓴 이유도 그런 느낌 때문이에요. 사실 후디(Hoody) 씨 같이 좀 더 요즘 느낌의 보컬들이 더 잘 어울릴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일부러 옛날 느낌을 내고자 유라 씨에게 부탁했고, 덕분에 생각했던 대로 잘 구현된 것 같아요.
LE: 아까 “아퍼” 얘기도 잠깐 해주셨는데, 기리보이 씨가 소속된 집단의 멤버들이 한두명 씩 참여한 트랙이잖아요. 역시 의도하신 조합이겠죠?
처음에는 단순히 코드쿤스트(Code Kunst) 형 비트에 해보고 싶었어요. (웃음) <쇼미더머니>, <고등래퍼>를 하면서 느꼈는데, (코드쿤스트 형의) 비트가 다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형, 나도 이런 거…” 이러면서 부탁했고, 형이 어느 날 곡을 엄청 많이 보내주더라고요. 그중에서 한 곡이 제가 원했던 느낌이었어요. 그다음에 우정이라고 해야 하나…? 좀 오글거리지만, 그런 주제를 잡았어요. 다 같이 노는 트랙을 만들고 싶었죠. 자연스럽게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만 부르자는 생각으로 넘어갔고, 그 결과가 “아퍼"에요.
LE: 보통 이렇게 모이는 단체곡을 보면 자신의 멋을 뽐내는 게 일종의 클리셰잖아요. 그런데 “아퍼”는 각자의 힘들었던 경험을 담은 가사가 독특했어요. 곡 안에서 각자가 힘들어하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그런 부분을 써달라고 했을 때 참여진 분들이 모두 흔쾌히 승낙했나요?
저는 피처링을 부탁할 때 어떤 내용으로 써달라는 말을 안 해요. 그냥 제가 써둔 가사랑 비트만 보내고, “써 주세요…” 이렇게 하는데, 알아서 그런 주제로 써 주더라고요. 다들 곡의 테마를 이해한 거죠. 노엘 같은 경우도 곡을 보내줬을 때 “형, 이거 신나는데 너무 감동적이고 슬픈데요?” 이러면서 이해하더라고요.
LE: 최근에 발표하신 우주비행 컴필레이션 EP에서도 그렇고, 다 같이 하는 앤썸(Anthem) 스타일의 곡을 이전보다 좀 더 선보이시는 거 같아요.
딱히 그런 생각은 안 한 것 같아요. 그런 걸 계획을 하고 하면 항상 귀찮더라고요. (LE: 기획이 있다가도 아예 무계획으로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으신 것 같은데요? (전원 웃음)) 전 녹음할 때도 그래요. 소문으로는 자이언티(Zion.T) 형이 한 단어를 녹음하는 데 백 번 이상을 뱉는다고 하던데, 저는 좋든, 안 좋든 무조건 한 번에 끝나거든요. 가이드 녹음이 그냥 완성본까지 가는 경우도 있고요. 굳이 다시 안 하고, 원래 적었던 거랑 가사가 달라도 다른 데로 쓰고, 영어 가사도 틀린 채로 내고… (웃음)
LE: 그렇게 틀렸는데도 능청스럽게 발표한 곡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이번 앨범에 “결말”이란 곡이 있는데, 거기에 “너는 종이일 뿐이야”라는 가사가 있어요. 원래는 “젖은 종이일 뿐이야”였는데, 가이드 녹음할 때 “너는…”으로 했던 거죠. 그런데 이후에 녹음한 것들이 다 가이드 녹음만큼 느낌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가이드 녹음을 실제 곡에 쓰게 됐어요. “아퍼”에서도 “내 친구들은 나뻐”라는 라인이 있잖아요. 그게 원래 “아퍼”로 녹음한 거였어요. “나뻐”라고 녹음을 해야 하는데 발음을 틀린 거죠. 귀찮아서 그냥 뒀더니, 실제로 “나뻐”로 들리더라고요. “도쿄”나 “예술”도 가이드 녹음을 그냥 썼고요. 원래 “토껴”로 바꿔서 발음하고 새로 녹음해야 했는데, 그냥 가사만 대충 바꾸면 그렇게 들리던데요. (전원 웃음) 그런 경우가 되게 많아요.
LE: “아퍼”랑 “도쿄” 같은 트랙을 제외하면 이번 앨범의 대부분이 ‘사랑 노래'로 채워져 있잖아요. 설명하신 대로라면 [100년제전문대학]은 100년짜리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인데, 그 말인즉슨 기리보이 씨 인생에서 사랑이 절반 이상이라는 뜻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 것보다는, 제가 남녀관계에 대한 노래에 집착이 있는 것 같아요. 옛날부터 몇몇 노래를 들으면 '이 내용이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였으면 내가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을 것 같다’라는 생각 때문에 아쉬웠던 경우가 많았거든요. 대표적으로 라디(Ra.D)의 “엄마”라는 노래가 그랬어요. 영화든, 노래든, 우울한 작품이 있다고 하면 그 주제가 남녀관계였을 때 저는 더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사랑하면서 겪는 일들이 앨범 내용에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LE: 사랑 얘기를 쓰실 때 꾸며내는 경우가 많은가요? 워낙 작업량이 많으시다 보니까 본인 경험에서 출발해서 모든 가사를 쓰기엔 이제 좀 버겁지 않을까 싶은데요.
말씀하신 대로 픽션으로 많이 쓰는 것 같은데, 그래도 단어 선택 같은 면에서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이제는 잘 모르겠어요. (전원 웃음) 막 쓰다 보면 어쨌든 가사가 나와서…
LE: 이번 앨범에서는 픽션의 비율이 몇 퍼센트 정도일까요? 꾸며내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셨지만, 이번 앨범의 “심한말” 같은 경우에도 입고 있던 티를 벗어 던지고, 그게 맞아서 정적이 흐른다는 내용이 있는데, 너무 사실적이잖아요.
어… 저는 이런 걸 말하지 않겠습니다. (웃음) 그게 재밌더라고요. 사람들이 댓글로 ‘얘 또 차였네’ ‘형 또 누구야’ 막 이러잖아요. 사실 아니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냥 그런 걸 보는 게 재밌어요. 크리스토퍼 놀란처럼, 사람들끼리 알아서 이야기하게 두는 게 좋은 것 같아요.
LE: 워낙 작업을 많이 하시다 보니까, 언젠가 슬럼프가 찾아온 적은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사람이 연애와 결부되어서 감정이 급변하잖아요. 음악 활동을 하면서 그런 문제가 타격을 입힌 경우가 좀 있을까요?
몇 번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작업은 늘 쉬지 않았어요. 그냥 작업실에서 붙잡으면 어떻게든 나오더라고요. ‘오늘 느낌 아니다’ 이런 날에도 그냥 몇 시간 째 장난치다 보면 곡이 나오더라고요. 슬럼프를 잘 이겨내는 편인 거겠죠.
LE: ‘성공하는 습관’이 완벽하게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은데요? (웃음) 보통 오늘 일이 잘 안 되면 다음 날로 미룰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자’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어차피 집에 가도 할 거 없다’라는 느낌이 더 큰 것 같아요. (전원 웃음) 저도 굉장히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집에 가도 할 게 없거든요. 누워 있기만 하고… 그럴 바엔 작업실에서 좀 더 만져보자고 생각하는 편인 것 같아요.
LE: 창작하시는 분들 보면 슬럼프를 겪을 때 여행을 떠난다든가 하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으려고 하잖아요. 기리보이 씨는 그런 구간 없이 창작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게 놀랍기도 해요. 언젠가 분명 영감이 떨어지거나, 개인사 때문에라도 공백기가 있을 법한데 말이죠.
말씀하신 대로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당연히 저도 슬럼프를 많이 겪었어요. 옛날에 한 번 그런 적이 있어요. 뭘 만들어도 안 좋게 들리고 그런 적이 있는데, 막상 그 곡들을 다른 사람들한테 들려주면 “와, 이거 대박이다” 이러면서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곡을 만들 때 ‘나한테만 별로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는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슬럼프를 이겨내는 기간이 아주 짧은 것 같아요. 비트가 잘 안 만들어진다고 하면 랩 가사를 쓰면 되고, 랩 가사를 촘촘하게 쓰는 게 어려우면 노래로 바꿔서 채워보고, 또 가사가 안 나오면 비트를 만들고… (웃음)
LE: 오히려 여러 종류의 작업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되는 케이스인 것 같네요.
전 주변 사람들한테도 항상 이 방식을 추천해요. 우주비행 프로듀서들한테도 DJ 하라고 시키거든요. 하야케(hayake) 한테도 "너 랩 그냥 해” 이래서 랩 해보고… 코아 화이트도 갑자기 랩을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앞으로 계속하라고 했어요. 여러 가지를 하는 게 더 힘들다기보다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어쨌든 다 창작을 하는 거잖아요.
LE: 되게 오래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기리보이 씨가 몇 년 사이에 매우 큰 성장을 하신 것 같아요. 사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아무래도 <쇼미더머니 3>에 출연했을 때인 것 같아요. 거의 6년 전쯤인데, 사실 그때는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컸거든요. 본인이 생각했을 때도 그 시절과 현재 사이에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그때는 방송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어요. 진짜 너무 힘들었거든요. 물론 나가기 전에 벌스 쓰고 이런 건 열심히 했죠. 랩을 잘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촬영이 진짜 힘들거든요. 대기 시간도 진짜 힘들고… 그러다가 아예 마음속으로 포기를 해버린 거죠. 무대 경연까지 갔을 땐 이미 다 내려놓은 상황이었어요. 기획도 짜주는 대로 하고, 딱히 주장도 안 하고… 양동근 형이 이런 거 하자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이러면서 그대로 하고… 사실 제가 거기서 욕심을 부렸으면 결과가 더 좋았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한테는 그 방송이 너무 힘들어서 못 그랬던 거죠. 사람들의 시선도 힘들었고…
얼마나 힘들었냐면, 음원 욕심조차 없었어요. 그때 본선을 두 번 했는데, 둘 다 음원 발매가 안 됐어요. 그냥 있는 곡에다가 하고 그랬죠. 아이언 이런 사람들은 음원도 제대로 만들고 했는데, 저는 그런 노력도 없었죠. 근데 지나고 나니까 너무 후회되는 거예요. 그때 조금만 뭔가 더 했으면 달랐을 텐데 싶어서… 제 앨범 [성인식]을 만들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성인식]을 발매한 이후로 제 태도가 완전히 변했죠. 저는 사람들한테 <쇼미더머니>에 나가라고 해요. 방송을 한번 겪고 나서 끝나면 배우는 게 진짜 많거든요. 인기가 있다가 싹 사라지는 경험도 하고요. 사람이 방송물을 먹고 자만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저도 그랬고요. 근데 그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니까 인기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배우게 되고, ‘그때 열심히 할걸’ 생각하면서 또 하나 배워요. 큰 무대에 서면서도 배우는 게 있고요. 알려지고, 이미지 생기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배우는 게 많아요.
LE: 사실 <쇼미더머니> 촬영 같은 일에서는 그런 혼잡한 환경을 피할 수가 없잖아요.
너무 힘들어요. 심사할 때도 말을 잘 못 해요. 무슨 공포증이 있는 것처럼 래퍼 앞에서는 말을 잘 못 하고 따로 찍는 인터뷰에서 그나마 말을 해요. 사람들 많은 데서 말하는 건 진짜 정신을 놓아야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서 막 아무 말이나 하게 되고…
LE: 시즌 8 촬영은 어떻게 임하실 예정인가요? 이번에는 크루 체제로 네 명씩 팀을 이루게 되었잖아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2세대의 우상이라 할 수 있는 버벌진트 씨와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너무 좋고… 일단 버벌진트 형은 스윙스 형이랑 다른 카리스마가 있더라고요. 좀 더 지능적이고… (전원 웃음) 말도 걸러서 하고. 스윙스 형은 ‘얘 물건이야. 데려와야 해’ 이런 식인데, 버벌진트 형은 ‘음… 좋은 것 같아요. 왜 좋냐면…’ 이런 느낌? 비와이(BewhY)도 같은 팀인데, 다른 느낌의 카리스마가 있어서 좋고요. 밀릭(Millic)… 그 친구도 제가 아예 모를 때는 TV 나온 사람들 꺼리고 그런 성격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형 언제 한 번 작업 해요” 이런 말도 하고, 첫날부터 친해졌어요.
재밌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은 게, 사람들이 지금 (새 시즌 방송에) 기대를 안 하잖아요. 그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도 보면 잘 안 돼도 계속 하잖아요. <쇼미더머니>도 그렇게 되는 중인 것 같아요. 뭔가 확 뜨는 방송이 아니어도 힙합 프로그램으로서 쭉 이어지는 방향이 잡히는 것 같아서 더 좋은 것 같아요.
LE: <아메리칸 아이돌>, <엑스 팩터> 같은 장수 프로그램의 방향이 되고 있다는 느낌인 거죠?
맞아요. 기대를 안 하니까 사람들이 더 칠한 상태로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어요. ‘오, 기대 안 했는데 괜찮은데?’ 이런 게 더 좋아요. 저도 크게 부담 안 갖고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LE: 말씀하시는 걸 보니까 그래도 제법 괜찮은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듯하네요.
일단은 참가자 중에 새로운 얼굴들이 많아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심사할 때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좀 더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찾고 싶어서 진짜 집중했어요. 재밌는 사람도 많고, 가사가 특별한 사람도 있고, 어그로 끄는 사람도 많고… (전원 웃음)
LE: 인터뷰가 거의 막바지인데요. 앞으로 기리보이 씨에게 어떤 모습, 어떤 음악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올해 예정된 사항을 얘기해주셔도 좋고, 사실 내년이면 서른 살이 되잖아요. '30대의 기리보이’에게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얼마 전에 “교통정리”를 싱글로 냈었는데, 좋은 성적을 거뒀잖아요. 2위까지 올라갔었거든요.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별로 좋지는 않더라고요. 부담되고… 저는 어쨌든 다른 음악을 계속 할 예정인데, 제 인기곡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그걸 듣고 변했다고 할 수 있잖아요. 옛날 느낌을 원한다는 말도 계속 듣게 될 거고요. 그래서 순위에 올라가는 게 좋지만은 않다고 느꼈어요. 물론 정산서를 받으면 생각이 바뀌겠지만, (웃음) 지금은 뭔가 제 스타일이 남들에게 정의 내려지는 느낌이라서 별로예요. 사람들이 좀 더 폭넓게 저를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이런 것'도 할 수 있지만 '저런 것'도 할 수 있는 건데, ‘저런 것’을 할 때 부담을 느끼기는 싫거든요. 이건 (돈이) 안 되는 음악이니까 좀 더 홍보 안 하고, 이런 생각을 하기가 싫어요. 앞으로 나올 작품들은 이번 앨범과는 다를 수도 있으니까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해주시고, 이번 앨범 같은 느낌을 원하는 분들은 거기서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무튼 기리보이의 앨범은 계속 나옵니다.
LE: 당장 올해 안에도 새 프로젝트가 나올 예정일까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일단 직원분들은 싱글을 많이 내길 원하더라고요. 그게 더 잘 된대요. 한 곡만 집중해서 들을 수 있으니까? 그게 사람들한테도 좋을 수 있는데, 싱글을 몇 개 더 내 볼 생각도 있는데, 다 좋아서 고르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앨범을 내고, 어떤 식으로 EP, 싱글이 나올지는 계속 생각을 해봐야 해요. 발매일 사이에 어느 정도 텀을 둬야 한다는 그런 룰도 있잖아요. 아무튼 제 노래는 계속 나온다는 점. <쇼미더머니>를 통해서도 곡이 나오겠죠? 사실 작년에는 경연곡 음원에 크게 신경을 안 썼어요. 무대 자체에만 신경을 쓰느라 그랬어요. 근데 어쨌든 남는 건 음원이더라고요. 이번에는 경연도 경연이지만, 음원에 신경을 많이 쓸 예정이에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 그리고 발라드도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주고, 어제도 몇 개 드렸어요. 아이돌 그룹에 참여 확정된 곡이 있으니까 재밌을 거예요. ‘오, 여기서 기리보이 시그니처 사운드가 나오네?’ 이러면서 재밌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LE: 어쩌면 앞으로 지금보다도 더욱더 바쁜 나날을 보내실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인터뷰 긴 시간 고생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soulitude, Melo, snobbi
Photo
ATO
되게 즉흥적으로 하는거 재밌네요ㅋㅋㅋㅋㅋㅋ앞으로 또 어떤 음악 할지 기대된다ㅏㅏ
제 아이디만 봐도 기리보이 씹덕인걸 아시겠지만 볼 때마다 기리보이의 24시간은 저 보다 훨씬 길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기시면서 하시는 거 같지만 허슬과 퀄리티 둘 다 잡으시는 모습 너무 멋지십니다.
여유 있으시다면 돌돌이나 반려견을 주제로 한 음악도 내주세염 ㅎ
이형 너무 멋있잖아
존경해요
사랑할수밖에없다... 형 나두 열심히 살게
인터뷰 잘 봤습니다!! 중간에 공상과학음악 앨범 언급하는 부분에서 공상과학앨범이랑 공상과학기술이라고 잘못 적혀있어요!
죄송합니다. 편집 중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수정되었습니다.
인터뷰 정말 다 좋은데 돌돌이 안물어본게 섭섭하네용~ 돌돌이 넘나 귀여워
기리보이의 팬으로써 음악도 물론 좋지만 그냥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음악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이 되게 멋있어 보여요.
앞으로 여러장르에서 음악을 계속 낼 줄은 알았는데 확답을 말해주니까 좋네요 ㅎㅎ
너무 멋지네요. 저도 저렇게 살고싶어요. 앞으로도 쭉 응원할게요!!
기리보이라는 래퍼분이랑 인터뷰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엄청드네요...궁굼한가수들중한명이라고 생각듭니다ㅋㅋ
집에가봤자 할거없다고 작업실에 있는다는게 엄청 대단하고 배울점인것같아요
ㅎㅎㅎ 예전 스타일 좋아하는 사람중 하나인데
작업해놓은 것들도 있고 나온다니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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