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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일흔다섯번째 손님 shailet, saigonkimyul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3.11.11 11:39조회 수 231추천수 1댓글 0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79720270

 

줌터뷰 배경사진 ep.86.jpg

 

 

Intro : 자기소개, yatchclub 팀 소개, 앞으로의 방향성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shailet (이하 s) : 안녕하세요, 저는 yatchclub이라는 팀에서 음악을 만들고 곧 나올 앨범을 작업하고 있는 shailet이라고 합니다.

 

 

saigonkimyul (이하 k) : 안녕하세요, 저는 yatchclub의 수장이자 베트남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김율입니다.

 

: 제가 사운드클라우드에 적혀 있는 이 팀의 프로필을 보니 2023년에 결성했지만, 사실은 2년 전부터 구상이 되어있었다고 하던데 활동하는 지역도 서로 다른데 어떻게 yatchclub이라는 팀을 결성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s : 저희가 아무래도 사는 지역이 다르다 보니까 서로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어요. 하지만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이런저런 사람들의 음악을 들어보는데, 김율이라는 친구의 음악이 다른 사람들과 결이 확실히 다르더라구요.

뻔한 느낌이 아니여서 좋았는데 연결고리가 있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졌어요. 그러다가 자기가 언제 한 번 한국에 갈 일이 있다고 만나서 놀자고 하길래 직접 만나서 음악 이야기도 하고 놀면서 더욱 가까워진 것 같아요.

그러다가 같이 음악 하자는 이야기도 나와서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했고, 생각해보면 비교적 쉽게 친해지게 된 것 같네요.

k : 이 팀을 2년 전에 구상했다는 이야기는 제가 shailet 형을 만나기 이전에 한결 형이라고 음악을 하는 다른 분과 먼저 이 팀을 결성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계속 섭외에 실패하고, 시련과 고난을 겪다 보니 어느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있더라구요.

제대로 시작한 건 올해부터이지만, 계획을 한 건 2년 전이니까 사운드클라우드 프로필에는 사실대로 적어놨죠.

shailet 형과는 사실 그 전까지는 대화도 많이 안 해봐서 잘 모르는 사이에 가까웠는데, 한국에 가서 같이 놀고 교류를 하다 보니까 점차 가까워졌고, 음악 취향도 비슷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뭉치게 된 것 같아요.

: 현재 각자의 프로필을 보니 곧 앨범 단위의 작업물이 나올 것 같던데, 어떤 작품을 구상하시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s : 거의 다 완성된 앨범이 하나 있는데, 율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현재 하고 있는 음악 스타일이 굉장히 마이너한 편이에요.

장르로 설명하자면 얼터너티브 알앤비라고 할 수 있고, 이 음악들을 어떻게 발표를 해야 재밌고 효과적인 마케팅이 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다 보니까 거의 다 완성이 되었음에도 선뜻 내지 못 하고 바꿔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착실하게 제대로 음악을 내려고 준비 중이고, 율이도 저와 비슷한 과정을 겪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제 앨범이 공개될지는 저에게도 미지수입니다.

k : 저는 현재 믹스테잎 형식의 작업물을 절반 정도 완성을 했어요. 하지만 저도 언제 발표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믹스테잎을 발표하면 사람들이 듣는다고 하더라도 한 두 세 트랙만 듣고 끌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선공개를 몇 개씩 풀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들고.. 음악 작업도 빡센데 이런 고민까지 더해지니 머리가 너무 복잡한 것 같아요.

: 아무래도 열심히 만든 음악들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게 더욱 보람차고 의미가 있으니, 어떤 효과적인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귀에 작업하신 음악이 들어가게 할지 고민 중이시군요.

안 그래도 김율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사운드클라우드에 선공개 된 싱글 트랙이 몇 개씩 올라오더라구요.

k : 지금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라오고 있는 비트나 곡들은 제가 작업을 하다가 무산이 된 EP에 수록될 트랙들이었어요.

안타깝지만 새로운 믹스테잎으로 방향을 돌려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고, 이 믹스테잎에 들어갈 곡은 yatchclub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업로드 했습니다.

 

: 말씀해주신 걸 들어보니 개인 작업물을 준비 중이신 것 같은데, yatchclub이라는 팀 단위의 작업물은 혹시 계획에 없으신가요?

s : 아까 율이가 언급한 한결이라는 분이 저희와 아직도 음악 작업을 하고 있는데, 공식적인 팀원은 아니지만 저희 셋이 뭉쳤을 때 가장 하고 싶은 음악이 예전 알앤비/소울 크루의 느낌이더라구요.

지금 저희와 비슷한 지향성을 가진 No Guidance라는 알앤비 그룹이 있는데, 너무 흔한 것보다는 이런 느낌을 살려서 음악을 하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팀 단위의 작업물을 만들고는 싶은데 사는 지역이나 환경이 다르다 보니까 저희가 지금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이렇게 작업한다면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지는 않아서 지금 당장은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음악을 내고, 이후에 뭉치는 시간이 온다면 퀄리티를 챙긴 작업물을 발표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k : 그렇죠, 저는 이런 느낌을 가장 잘 보여준 케이스가 Brockhampton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음악을 하면서 팀을 결성한 이후로 '우리는 꼭 Brockhampton처럼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거든요.

물론 이 팀을 완전히 따라하기보다는 저희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을 앞으로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yatchclub은 하나의 실험 단계인 것 같아요. yatchclub이라는 팀을 거쳐서 더 확장된 무언가를 만들 예정이에요.

: 언급해주신 Brockhampton도 Kanye West의 팬클럽 회원들이 모여 결성한 팀이잖아요?

같은 음악을 취향을 가지고 계시고, 미래의 방향성도 어느 정도 잡아놓으신 것 같은데 앞으로의 활동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이전 세대의 알앤비/소울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안 그래도 사운드클라우드에 Silk Sonic 번안곡 버전을 올려주셨더라구요.

그건 어떤 멤버들이 참여한 걸까요?

 

 

s : 일단 Silk Sonic 앨범에 포함된 <Leave The Door Open>과 <Smoking Out The Window>는 저와 한결이 형이 같이 작업한 트랙이고, <강해린 Freestyle>은 그냥 벙개로 저와 율이, 한결이 형이 셋이서 만들었어요.

그냥 저희가 좋아하는 영어 알앤비/소울 넘버들을 한국어로 바꿔 보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공통적으로 Silk Sonic의 앨범을 좋아해서 만들었는데 의외로 병맛인데 잘 뽑혀서 자주 듣고 있습니다. (웃음)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S) Q - <STEREO DRIVER>

K) JPEGMAFIA - <WHAT KIND OF RAPPIN' IS THIS?>

 

: 저도 한글 번역 버전에 꽂혀가지고 원곡이 생각 안 나더라구요. 재밌는 작업 에피소드도 말씀을 해주셨고, yatchclub의 방향성과 앞으로 발표해주실 개인 단위의 작업물 진행 상황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서 shailet님부터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후 질문도 shailet - saigonkimyul 순으로 진행됩니다.)

s : 스포티파이 기준으로 듣다가 멈춘 노래는 Q라는 아티스트의 <STEREO DRIVER>라는 곡이에요.

 

 

스포티파이를 통해 음악을 듣다 보면 장르를 기준으로 앨범이나 곡을 추천해주는 경우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네오소울, 90년대 알앤비, 얼터너티브 알앤비 장르에서 최근에 나온 작품이나 추천곡들을 위주로요.

그 중에서 [Soul,PRESENT]라는 앨범이 최근에 발매되어서 한 번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았고, 얼터너티브 알앤비지만 Q만의 독특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 알게 된 아티스트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싱어의 재목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어요.

저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음악 스타일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 가지 장르를 특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Q와 같은 스타일의 음악도 해보고 싶기는 해요.


: yatchclub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라온 shailet님의 믹스테잎을 들어보니 장르를 얼터너티브 알앤비/베드룸 팝으로 적어주시긴 했지만 다양한 장르에서 영향을 받아 본인의 방식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도 사운드나 분위기를 봤을 때 Q라는 아티스트의 음악과 결이 다르지는 않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가장 최근에 들으신 노래로 Q의 곡을 골라주셨고, 김율님은 어떤 음악을 가장 최근에 듣고 계셨나요?

k : 제가 방금까지 밥을 먹고 있었는데, 제가 밥 먹을 때 듣는 음악들이 정해져있어요.

저는 밥을 먹거나 산책을 할 때 꼭 JPEGMAFIA의 [LP!]라는 앨범을 돌리는데, 지금 딱 스포티파이를 보니까 <WHAT KIND OF RAPPIN' IS THIS?>에서 멈췄더라구요.

 

 

[VETERAN] 같은 경우는 밥 먹을 때 듣기에는 거북하거든요? 그런데 [LP!]는 JPEGMAFIA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듣기 편한 축에 속하는 것 같아서 밥 먹을 때 자주 듣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공부할 때, 운동할 때도 즐겨 들어요.

감정선이 일정하고, 그래프가 변화하는 게 아니라 일직선으로 쭉 유지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 JPEGMAFIA의 이지 리스닝 앨범은 [LP!]라고 말씀해주셨고, 오늘의 저녁 메뉴는 무엇이었나요?

k : 베트남은 아직 저녁 시간대가 아니라서 방금 점심을 먹었어요. 메뉴는 무파마와 파김치를 먹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더라구요. 오늘은 어머니가 늦게 들어오셔서 저 혼자 점심, 저녁을 먹어야 될 것 같아요.

보통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는데, 그 때는 앨범이 아니라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면서 먹어요.

최근에 봤던 영상으로는 뮤직비디오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폴 블랑코를 좋아하시는데 얼굴을 모르세요.

그래서 밥을 먹는데 유튜브에 폴 블랑코의 <Summer> 딩고 라이브 영상이 뜨길래 보여드렸더니 저렇게 생긴 사람인 줄 몰랐는데 실망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 (웃음) 이 정도면 거의 한국 밥상 아닌가요? 어머니와 함께 영상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것도 신기한 밥상 문화네요.

JPEGMAFIA와 함께 라면을 후루룩 먹었다고 말씀해주셨고,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떤 트랙일까요?

k : 저는 Denzel Curry가 랩을 너무 잘 했던 <BALD! REMIX>와 비트가 좋은 <CUTIE PIE!>도 좋아합니다.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S) Frank Ocean - [Channel Orange], [Blonde] / Khalid - [American Teen]

K) Thundercat - [It Is What It Is] / Ginger Root - [City Slicker]

 

: 앨범에서 최애곡도 골라주시면서 김율 님의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shailet 님의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s : 저는 앨범 단위로 이야기하고 싶은데, 너무 많아서 그 중에 세 가지만 뽑겠습니다.

그 중 두 개는 Frank Ocean의 앨범인데, [Channel Orange]와 [Blonde]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세 번째는 Khalid의 [American Teen]입니다.

: 세 앨범을 골라주셨는데, 앞선 두 앨범 먼저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우선 Frank Ocean의 정규작 두 개를 골라주셔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둘 중 어느 앨범이 좀 더 취향에 맞으시나요?

s : 와.. 이건 진짜 엄마랑 아빠 중에서 고르는 건데! (웃음) 근데 기분이 안 좋거나 불안하고 짜증나는 부정적인 감정일 때는 [Blonde]가 더 끌리고, 아무 생각 없이 괜찮은 기분일 때는 [Channel Orange]가 더 좋은 것 같아요.

[Channel Orange]에서 우선 한 곡을 골라보자면 <Super Rich Kids>입니다. Frank Ocean은 원래부터 좋아하긴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되게 진지하게 경청해보니 되게 신기하더라구요.

 

 

노래를 분명 잘 하기는 하지만 또 그렇게 잘 하는 티를 막 내려고 하지는 않고, 굳이 이런 사운드도 넣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이런 저런 장치들을 집어넣거든요.

겉으로 봤을 때는 음악 같지 않지만, 집중해서 들여다보면 Frank Ocean이 의도한 감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본인만의 감성과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알앤비/소울 씬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Super Rich Kids> 같은 경우는 비트 댐핑감이 너무 좋고, 들을 때마다 신기한 게 리듬을 타거나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당히 독창적이에요.

되게 담담한 말투로 리듬감을 살려서 부르는데, 사운드에 얹어진 보컬도 그렇고 Frank Ocean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Blonde]에서 한 곡을 고르기는 너무 어렵지만.. 온전히 감성을 느끼고 싶을 때는 역시 <Self Control>인 것 같아요.

 

 

최근에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오락가락하기도 했고, 기분 안 좋을 때 괜히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현타가 와서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우울한 감성과 어울리는 [Blonde]를 최근에 즐겨 듣고 있고, <Self Control>도 마찬가지로 Frank Ocean의 독창적인 보컬이나 스타일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중간에 있는 피치 업도 인상적이었구요.

[Amercian Teen]으로 넘어가서 한 곡을 고르자면 <Location>이에요. Khalid는 좀 더 정석적인 알앤비/소울 스타일의 아티스트고, 원래 그렇게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니였어요.

 

 

그런데 이 앨범을 작년에 듣고 너무 빠져서 앨범을 처음으로 정주행했고, Frank Ocean의 음악이랑 같이 듣는데 다른 느낌으로 너무 좋더라구요.

이렇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갖춘 사람에게 제가 끌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율이의 음악을 듣고 빠지기도 했구요.

흔한 음악을 하는 사람보다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존재가 옆에 있는 걸 더욱 선호해요.

k : 저도 shaliet 형 사랑합니다.


: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Khalid는 앨범의 제목처럼 이 작품을 발매했을 때는 10대의 나이였잖아요?

이 비쥬얼이 10대였다는 것도 그의 독창적인 보컬만큼이나 와닿는 부분이네요.

김율 님은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로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k : 저는 두 앨범을 골라보았고, 첫번째는 Thundercat의 [It Is What It Is]입니다. 앨범에서 곡을 골라보자면 <Unrequited Love>, <Dragonball Durag>입니다.

 

 

저는 이 앨범이 The Weeknd의 [After Hours]를 제치고 그래미 상을 받은지도 몰랐네요. [After Hours]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지만 Thundercat의 앨범도 그에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잔잔한 분위기가 제 취향에 잘 맞고, Thundercat이 연주하는 베이스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사실 베이스를 들으려고 이 앨범을 청취하는 게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몽환적인 분위기도 인상적이고, 언제 어느 감정을 느낄 때 들어도 좋은 것 같아요. 슬플 때, 나른할 때, 쉬고 싶을 때 등등 언제 들어도 맛있습니다.

Thundercat은 베이스도 베이스지만 목소리도 너무 좋아요. 멜로디라인도 너무 잘 짜고, <Dragonball Durag> 같은 B급 영상 느낌의 뮤직비디오도 참 좋아해요. 이 영상에서는 거의 스토커처럼 나오거든요.

 

 

처음에 이 곡을 들을 때는 비 오는 날의 바에서 부르는 이미지를 상상했는데, 의외로 뮤직비디오에서는 맑은 날씨의 넓은 정원에서 놀고 있는 게 반대되어서 그런지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shailet 형을 사랑하는 것처럼 B급 뮤비에서도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Thundercat도 너무 사랑하고, 저는 모두를 사랑합니다.

s : (웃음) 갑자기 사랑까지? Thundercat은 특히 가성을 잘 쓰는 것 같아요. 음색도 너무 좋구요.

: 말씀해주시는 것처럼 음색도 좋고, 목소리가 이 영상 속에 나오는 쾌청한 날씨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Thundercat 하면 그가 이전에 발표한 [Drunk] 앨범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전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k : [Drunk]는 음악 앨범이라기보다는 스토리라인 같아요. 누가 취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풀어나가잖아요?

그래서 스킷도 많고 노래들도 되게 많이 수록되어있구요. 그런 부분들이 모두 연결되어 동화책/만화책 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Drunk]도 [It Is What It Is]와 마찬가지로 언제 들어도 편안한 앨범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비 올 때 듣기 좋은 것 같아요.

다음 앨범으로 넘어가면 Ginger Root의 [City Slicker]를 골라보았고, 그 중에서 <Loretta>와 <Juban District>를 추천드립니다.

전자 같은 경우에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하입 받은 곡이기도 한데, 저도 그 때 당시에 접하게 되었어요. 음악에서 Jack Stauber나 Thundercat의 느낌이 나서 좋아하게 됐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Ginger Root는 본인이 모든 악기를 연주하고, 뮤직비디오도 직접 제작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이 재밌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콘셉트를 잡는 것처럼 혼자 80년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Loretta>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그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 당시에 제가 드럼 학원을 다녔는데, 엄마랑 같이 학원이 끝나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노래가 갑자기 나오길래 Jack Stauber인가? 하고 들었었거든요.

그런데 집에 가서 찾아보니까 대학생 비쥬얼을 하고 있는 청년의 노래더라구요. 그래서 당시에는 되게 신선했습니다.

보통 어머니는 모든 음악을 편견 없이 들으려고 하셔서 어머니와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아요. 편식 없는 음악 취향에 대해 영향을 받기도 했구요.

<Juban District> 같은 경우는 코러스가 너무 좋아요. 이게 무슨 발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뱉는 소리 자체가 되게 좋아서 푹 빠졌습니다.

 

 

뮤직비디오도 한 몫 했는데, 홍콩스러운 분위기가 나지 않나요? 이 영상을 볼 때 저는 [영웅본색]인 줄 알았어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S) Ray J - <One Wish> / Ne-Yo - <Beautiful Monster> / Musiq Soulchild - <Forthenight>

K) Lamp - <最終列車は25時> / 베란다 프로젝트 - <Bike Riding>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앨범 두 개를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shailet 님의 나만 알고 있는 노래는 어떤 곡으로 골라주셨을까요?

s : 저는 아티스트로서는 유명한데 옛날 노래라서 많이는 모르실 것 같은 곡을 두 세 개 정도 골라보았어요.

일단 첫번째 아티스트는 Ray J라는 알앤비 아티스트고, 곡은 <One Wish>입니다. 킴 카다시안과의 접점 때문에 알앤비 싱어였다는 사실이 묻히는 감이 없잖아 있더라구요.

 

 

저희 어머니가 옛날 알앤비/소울 장르의 음악을 많이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이런 류의 음악들을 차에서 자주 접했어요.

어릴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듣다가 커서 엄마에게 '우리 예전에 들었던 음악 뭐가 있었지?' 하고 다시 들어보는데 이렇게 좋았나 싶더라구요.

유명하기는 하지만 이전 감성의 노래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골라보았습니다.

: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희는 자라오면서 자연스럽게 Usher나 Ne-Yo, Chris Brown 같이 춤추면서 노래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종종 접했잖아요?

하지만 지금 음악을 접하는 세대들에게는 해당 아티스트의 음악이 완전히 새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로서는 그 때 그 감성을 다시 한 번 되살리는 기회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어머니가 이런 스타일의 곡을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몇 살 때부터 듣게 되셨나요?

s : 거의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들어왔던 것 같아요. 다음 곡으로 넘어가자면 앞서 언급해주신 아티스트 중 하나인 Ne-Yo의 노래인데요.

제가 어릴 때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엄청 신선했어서 엄마가 잘 때 화장실에 컴퓨터를 들고 가서 10번 넘게 봤던 기억도 있는데, <Beautiful Monster>라는 노래입니다.

 

 

어머니가 예전에는 밤에 컴퓨터를 하면 엄청 혼내셨어서 들키지 않으려고 몰래 화장실에 가서 보곤 했었죠. 지금 보면 뮤직비디오가 되게 웃겨요.

이 곡도 어릴 때 어머니가 굉장히 좋아하시는 곡 중 하나였는데, 저도 들으면서 묘하게 멜로디나 Ne-Yo 특유의 액센트가 기억에 남더라구요.

저 당시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악당이랑 춤 추고 싸우고 노래 부르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었어요. 스토리가 진행되다가도 중간중간 꼭 삽입되더라구요. 눈에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었구요.

: 지금 보면 굳이 저런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어야 됐나 싶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는 확실히 이런 감성이 대세였던 것 같네요.

현재 기준으로는 촌스러운 뮤직비디오가 어린 시절에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씀해주셨고, 마지막 트랙은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s : Musiq Soulchild의 노래로 골라보았고, 아티스트로는 굉장히 유명한데 묻힌 곡들이 많은 대표적인 케이스 같아요.

저는 <Yes>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오늘 소개할 곡으로는 [Soulstar] 앨범에 있는 <Forthenight>을 골라보았습니다.

 

 

저도 이 앨범을 원래 잘 몰랐었는데, 저희 보컬 선생님이 이 노래로 여자를 꼬시고 다니고 클럽을 강타했다며 추천해주시길래 들어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Soulstar]를 정주행하게 되었고, 너무 좋아서 그 이후로 즐겨 듣는 앨범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도 버스킹을 할 때 이 곡으로 무대를 하기도 했구요.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많이들 좋아해주셨고, 보컬 선생님의 클럽 강타 썰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웃음)

Musiq Soulchild 관련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내한하게 된 이유가 서울이라는 도시가 자신의 이름에 있는 'Soul'과 발음이 유사하여 신기해서 왔다고 하더라구요.


: 뮤직비디오에서 전화하는 장면이라든지, 마주보고 감미롭게 노래를 부르며 이야기하는 듯한 씬, 함께 춤추는 것 등 당시의 뮤직비디오 감성이 톡톡 드러나네요.

Musiq Soulchild는 항상 선글라스를 장착하고 있기도 하구요. 보니까 선글라스를 벗으면 되게 귀엽게 생겼더라구요. 우리나라로 치면 김태우나 박상민 같은 느낌?

추억의 알앤비/소울 넘버 세 곡을 추천해주셨고, 김율 님은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k : 저도 두 곡 정도를 골라보았는데, 첫 곡은 Lamp라는 일본 인디 밴드의 <最終列車は25時 (Last Train at 25 O’clock)>입니다.

 

 

인트로 후에 나오는 기타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즐겨 듣게 되었고, 잔잔하니 듣기 좋더라구요.

작년에 베트남의 해안 도시 무이네라는 곳에 갔을 때 일주일 정도 호텔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있다가 다섯시~여섯시 쯤에 나가서 Frank Ocean의 [Blonde]와 이 앨범을 즐겨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 때가 작년을 돌이켜보았을 때 가장 좋았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아무 생각 없이 쉬면서 좋아하는 음악만 듣는 게 너무 재밌더라구요.

이 곡 같은 경우에는 무이네 여행 당시에 우연하게 접하게 되었는데, 인트로만 들었을 때는 별로라고 생각했다가 다음에 나오는 기타 라인을 듣고는 생각히 완전히 바뀌어 버렸어요.

거기에 팍 꽂혀서 계속 이 곡만 반복해서 듣기도 했고, 여행 동안 앨범 째로 많이 돌려 들었죠. 이 여행을 기점으로 음악을 앨범 단위로 듣는 것에 대한 맛을 알았고, 지금도 모든 음악을 앨범 단위로 듣고 있습니다.

곡 제목은 '25시의 마지막 열차'라는 뜻이고, 가사에서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목 자체는 곡의 분위기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 노래를 일본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듣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다른 곡은 베란다 프로젝트의 <Bike Riding>을 골라보았습니다. 이건 저의 드럼 선생님이 제가 보사노바 장르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하니까 추천해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제가 작년에 한국에 잠시 갔을 때 안암동에서 지냈었거든요. 안암동에서 고려대학교를 산책하면서 이 앨범을 돌렸었는데, <Bike Riding>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기억에 남는 곡이 없었어요.

드럼 선생님께서 저한테 맞는 앨범을 추천해주시지는 못 하셨지만, 이 곡 하나만큼은 성공인 것 같아요.

김동률의 목소리는 알고 있었는데, 이효리의 남편인 이상순이 이 팀에 속해있는지는 몰랐네요.

드럼 같은 경우에는 지금은 조금 바빠져서 뜸해졌지만 작년에는 선생님이랑 돈독한 사이가 될 정도로 학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배웠었어요.

나중에 시간이 생긴다면 드럼은 반드시 다시 배울 거예요. Anderson .Paak이 드럼 치면서 노래 부르는 게 너무 멋있더라구요.

피아노나 기타를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는 사람은 봤어도 드럼 치면서 연주하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Anderson .Paak이 보여주었던 캐릭터를 내가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웃음)

한 10년 뒤에는 Anderson .Paak이 잊혀질테니까 그 때쯤 준비를 마친 제가 드럼을 치며 노래를 하는 스타일로 등장을 하는 거죠.

: Anderson .Paak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까 잠시 이야기가 나왔던 Silk Sonic 한글 번역 버전이 떠오르는데, 거기서 앤더슨 리와 배브루노로 팀원 이름을 재밌게 표현해주셨잖아요? 누가 어떤 파트를 맡으셨나요?

s : 이제 한결이 형이 배부르노를, 제가 앤더슨 리를 맡았습니다.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S) Playboi Carti - <R.I.P.> / <Stop Breathing>

K) Jacob Collier - <Time Alone With You>

 

: Anderson .Paak의 포지션은 shailet님이 맡으셨다고 이야기해주시면서 김율 님도 나만 알고 있는 노래를 두 곡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shailet 님은 라이브를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s : 일단 너무 좋아하고, 라이브로 직접 들어보고 싶은 아티스트도 너무 많아요. 다른 사람들은 특정 장르에서 몇몇 아티스트만 좋아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워낙 많은 뮤지션들을 좋아하다 보니 간추리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죽어도 한 번 라이브로 보고 싶다는 삼대장이 있는데, Keshi, Frank Ocean, Playboi Carti입니다.

그 중에서 Keshi는 이번 내한 공연을 통해 그 바람이 이루어졌고, Frank Ocean은 이제 라이브를 할지말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웃음)

Frank Ocean 이야기는 앞서 많이 했으니까 Playboi Carti의 곡 중에서 소개해보자면 [Die Lit]과 [Whole Lotta Red] 두 앨범에서 한 곡씩 좋아하는 트랙으로 골라보았어요.

우선 저는 두 작품 중에서는 후자가 좀 더 취향에 맞아요. 래퍼가 펑크 장르의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경우를 처음 봤었거든요.

그러한 락킹한 바이브가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듣다 보니까 적응이 되어 즐겨듣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곡 소개로 넘어가서 [Die Lit]에서는 <R.I.P.>라는 트랙으로 골라보았어요. 일단 Carti가 공연하는 걸 보면 인트로나 여러 곡들을 라이브 버전으로 편집해서 새로 만들더라구요.

 

 

그런 방식이 너무 좋았고, 이 곡도 라이브로 편집된 버전을 들어보았는데 너무 신선하고 좋더라구요.

문제는 Carti가 라이브로 랩 퍼포먼스를 잘 안해요. (웃음) 보통 소리만 지르는데 그래도 관객석에서 Carti가 풍기는 에너지를 한 번 느껴보고 싶네요.

사실 Carti가 랩을 하지 않더라도 관객 석에서 알아서 Verse를 따라 불러주기 때문에 본인은 무대 위에서 추임새만 넣으면 되더라구요.

[Whole Lotta Red]에서는 <Stop Breathing>을 골라보았고, F1lthy와 같이 작업한 게 신의 한 수 같고, 시그니처 태그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현장에서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어요.

 

 

이 라이브에서도 마찬가지로 관객들이 Verse를 다 따라 불러주고, Carti는 추임새 위주로 라이브를 소화하네요.

만약 Carti의 라이브에 가게 된다면 저도 음원 속 Playboi Carti로 빙의해서 Verse를 뜨겁게 다 떼창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삼대장으로 뽑은 아티스트가 다 라이브로 직접 듣기에는 먼 아티스트로 느껴지는데, 그 중에서 Keshi라도 본 게 어딘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Frank Ocean은 본인의 나라에서도 라이브를 잘 안 하기도 하고, 그나마 가능성이 보이는 Carti는 한국에 온다고 했으면서 투어 일정을 보니까 삭 빠졌더라구요.


: 왜 한국을 사랑해주지 않는 건지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보며 라이브로 듣고 싶은 아티스트와 곡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김율 님은 라이브 가시는 걸 좋아하시는 편이신가요?

k : 저도 라이브 가는 걸 좋아하는데 어떤 장르의 노래인지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만약에 재즈 장르의 라이브라고 한다면 조용한 카페에서 진행하는 걸 보고 싶고, 신나는 걸 보고 싶다고 하면 외국 힙합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접하고 싶구요. 그 중에서도 롤링 라우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그런데 제가 라이브로 듣고 싶은 아티스트는 한 명을 골라보았어요. Jacob Collier라는 분인데 공연을 되게 신선한 방식으로 진행하시더라구요.

직접 현장에서 아날로그 악기를 연주해서 녹음한 다음 그걸 통해 공연을 진행하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그걸 직접 내 눈으로 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매일 하고 보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Daniel Caesar와 함께 한 <Time Alone With You>라는 트랙을 공연장에서 대체 어떻게 편집해서 부를지가 무척 궁금하네요.

 

 

이 분은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 등 거의 모든 악기를 다룰 줄 아시는 올라운더이고 로우 톤의 소유자인데 몸은 되게 얇으시더라구요. 미성이지만 두꺼운 얼굴을 가지고 있는 폴 블랑코와는 대비돼죠. (웃음)

지금 보고 있는 라이브 영상에서는 세션들과 함께 무대를 꾸렸는데, 이런 것도 참 멋진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는 꼭 드럼 세션 자리에 앉아서 노래를 부를 겁니다. 그게 제 꿈이에요.

Daniel Caesar는 현장에 없지만 그 대신 코러스로 참여하신 분의 보컬이 상당하시네요. 리프앤런이나 밴딩 같은 기술적인 측면도 유려하게 느껴지구요.

: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자 라이브 방식도 신선한 Jacob Collier를 라이브로 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고, 혹시 베트남에서 공연할 계획은 없으시던가요?

k : 보통 아티스트들이 베트남으로 공연하러 잘 안 오더라구요. 근데 신기했던 게 두 달 전에 저희 집 앞에 엄청 큰 공터가 있는데 거기에 저스디스, 이영지, 래원이 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왜 오지 싶어서 궁금해서 가봤는데 저스디스가 정말 재밌었어요. 아마 무슨 콘텐츠 촬영 때문에 온 것 같기는 한데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네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S) Nothing But Thieves - <Impossible>

K) keshi - <always>

 

: 베트남에서 뜬금 없는 한국 래퍼 삼인방의 방문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s : 너무 좋아하고, 최근에는 이것저것 하느라 바빠서 여행을 갈 시간이 없었어요. 여행 하면 좋아하는 분위기의 곡이 있는데, 제가 예전에 애리조나에 잠시 살았었어요.

저희 할아버지가 차에 밴드 음악을 엄청 많이 넣어놓으셔서 어딜 이동하거나 할 때 항상 밴드 음악을 들으면서 갔거든요.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아직도 가까운 곳에 이동하거나 할 때 Nothing But Thieves의 <Impossible>이라는 곡을 즐겨 듣습니다. 이 앨범 자체가 밴드 사운드와 더불어 트렌디한 감성을 잘 담아낸 것 같아요.

 

 

밴드라고 해서 항상 오래된 형식을 따르는 게 아니라 Keshi 같은 분위기도 연출이 잘 되어 있고, 현재의 트렌드를 잘 따르면서 혼합이 잘 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애리조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거기서 살고 계셔서 어릴 적에 잠시 머물렀었는데, 거기서 지내면서 흑인 친구도 많이 사귀고 그랬던 게 향수로 남아있어요.

올해 제 생일 때 다시 애리조나에 갈 계획인데, 그 때 갈 때도 Nothing But Thieves의 앨범을 돌릴 예정이에요.

애리조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인종이에요. 어렸을 때라서 살면서 흑인이 있는 걸 처음 알았고, 한국에서 지내는 것도 물론 재밌지만 낯선 환경에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알아가는 재미가 좀 더 크기는 하더라구요.


: 애리조나의 향수와 관련하여 Nothing But Thieves의 음악을 함께 소개해주셨고, 김율 님은 여행 가시는 거 좋아하시나요?

k : 저는 여행을 많이 가는 편이고, 올해도 캄보디아, 한국, 베트남에 있는 호짬이라는 휴양지도 갔다 왔어요. 그 중에서 제일 기억나는 건 캄보디아였어요.

제가 성당을 다니는데 그 성당에서 신부님이 '이제 성당에 다니는 청소년들을 캄보디아 여행을 보내주자'라고 하셔서 갔다 오게 되었어요.

베트남 바로 옆에 있는 국가인데 너무 다른 거예요. 한국인이 베트남에 살면서 캄보디아에 가서 신기함을 느끼는 제 자신도 너무 신기했고, 참 배울 것이나 눈으로 즐길거리도 많았어요.

상황이 여러모로 신기했고 10시간 정도를 차를 타고 이동해서 음악을 되게 많이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keshi를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여행을 가기 하루 전에 shailet 형이 저에게 keshi를 전도했는데, 너무 좋아서 8시간 정도를 keshi 음악만 듣게 되더라구요. 한 곡을 고르자면 <always>를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네요.

 

 

s : <always> 참 좋은 트랙이죠. 감성적인 노래들 사이에서 조금 더 댐핑감이나 리듬감이 돋보이는 트랙이라고 생각합니다.

: keshi 전도사의 인증도 받아보았고, 김율 님이 생각했을 때 keshi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k : 우선 본인의 모든 이야기를 순수하게 풀어내려는 점이 좋아요. 그걸로 저희 같은 청소년들의 심금을 울리고,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하는 행동들도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keshi가 베트남 출신이기도 해서 베트남에 와서 베트남어로 공연도 해주었으면 하네요. 홈타운에서는 어떤 느낌일지 무척 궁금하고, 한 번 보고싶네요.

근데 사실 keshi의 곡을 라이브로 듣고 싶다기 보다는 존재 자체를 보고 싶다는 마음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사람 대 사람으로 궁금한 느낌?

: 이렇게까지 궁금해할 정도면 shailet 님이 keshi 전도를 얼만큼 빡세게 한 건가 싶기도 하네요. 케시라이팅을 확실히 하셨네요.

s : 다섯 시간 정도 들으라고 압박을 넣어서.. (웃음) 물론 그렇게 열심히 전도하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은 몰랐네요.

본인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k : (웃음) 케시라이팅 당한 거 맞네요. 곡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끌렸던 것 같아요. keshi 정말 음악적으로 순박한 모습도 많이 드러나고, 착한 것 같아서 매력에 퐁당 빠졌습니다.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S) Kyle Dion - <Cherry Blossom>, <Brown>, <69 Camaro>

K) The Mamas & The Papas - <California Dreamin'> / 원슈타인 - <적외선 카메라>

 

: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는 keshi의 <always>를 캄보디아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많이 들으셨다고 이야기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shailet 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s : 아마 공부 빼고는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웃음) 몸 움직이는 것도 좋아하고, 머리 쓰는 것도 좋아합니다.

음악을 제외하고 이야기하면 최근에는 DIY에 빠졌어요. 여자친구도 되게 좋아하구요. 하는 걸 보면서 '이게 재밌어?'라고 물어봤는데 직접 해보니까 재밌어서 제가 제일 열심히 하더라구요. (웃음)

여자친구가 저한테 같이 집이랑 건물 만들자고 가져와서 '애도 아니고 뭘 이런 걸 만들어?'라고 핀잔 줬는데 막상 하다보니까 푹 빠져서 먼저 만들기도 했어요.

취미랑 관련된 곡은 제가 무언가에 집중을 해야 될 때는 시끄러운 곡을 잘 못 들어서 잔잔하거나 그루비한 곡들 위주로 감상하거든요.

그 중에서 Kyle Dion이라는 아티스트의 [Suga]라는 앨범에서 세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이 앨범은 율이한테도 추천을 했었는데, 알앤비/소울 장르에 밴드 사운드를 더한 느낌이에요.

첫번째는 <Cherry Blossom>이라는 곡이고, 멜로디가 무척 신선하고 질감이 예쁜 노래예요. 노래도 너무 잘하고요.

 

: 앨범 커버처럼 목이 길어서 그런지 발성이 시원시원하네요. (웃음) 말씀해주신 것처럼 밴드 사운드를 뚫고 나오려면 본인만의 무언가를 갖춰야되잖아요? 그런 면에서 Kyle Dion의 매력을 잘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네요.

Kyle Dion은 이후로 앨범이 하나 더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앨범에서도 대중적인 느낌을 잘 살려서 편하게 듣기 좋더라구요. 다음 곡은 어떤 곡일까요?

s : 두 번째는 <Brown>인데, 이 곡은 정석적인 알앤비/소울 스타일의 느낌이에요. 목소리도 너무 좋고, 곡 자체가 너무 그루비해서 집중해야할 때 즐겨듣는 곡 중 하나예요.

 

 

마지막은 <69 Camaro>인데, 차 모델 명으로 알고 있고 유명해졌을 때 이 차를 직접 몰고 싶다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사실 아무리 마이너한 아티스트들이라도 앨범을 발매하게 되면 대중적인 트랙은 하나씩은 넣잖아요? 이 곡이 딱 그런 느낌이에요.

들었을 때 거부감이 없고, 깔끔하고 구성도 좋고, 어떻게 해야 알앤비/소울의 청각적 쾌감을 잘 살릴 수 있는지 아는 것 같아요.

진성뿐만 아니라 가성도 유연하게 활용하면서 다재다능한 퍼포먼스를 앨범에서 보여주는 것 같아요.


: 요약하자면 1번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사운드 텍츠셔가, 2번은 정석적인 알앤비 스타일, 3번은 대중성을 갖춰 장르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사운드를 가진 거네요.

말씀해주신 팔세토 활용에서는 Gallant도 생각나고, Kyle Dion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김율 님은 어떤 취미를 가지고 계신가요?

k : 저는 움직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예전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잖아요?

그 때 솔직히 말하면 게임을 즐겨했었고 취미는 아니지만 그 때 생각이 나서 취미와 관련된 곡으로도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두 곡을 골라보았는데 우선 영화 관련해서는 [중경림]에 나오는 The Mamas & The Papas의 <California Dreamin'>을 골라보았습니다.

 

 

우선 이 영화의 분위기나 색감에 너무 잘 맞았고, 영화의 스토리나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알고 들으면 더욱 와닿게 느껴지더라구요.

[중경삼림]은 주인공이 총 네 명이고, 보고 있으면 사랑을 할 것 같지만 막상 사랑까지는 이어지지 못 하는 관계성을 잘 담았어요.

'중경삼림'이라는 도시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영화의 핵심 테마고, 제가 홍콩의 분위기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더욱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장면에서 이 노래가 삽입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양조위와 왕페이가 나왔을 때 갑자기 뜬금없이 나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또 너무 잘 어울려서 오묘하더라구요.

후반부에 이 둘이 다시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여자 주인공이 승무원이 되어 '꿈을 이루었다'고 말하면서 설마 고백까지 이어지나 싶었는데 아무 것도 안 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더라구요.

: 아마 로맨스 중독에 빠진 한국이었다면 분명히 두 주인공이 이어지는 결말이 나왔을텐데, [중경삼림]에서는 한 번 비틀었네요.

게임 관련해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k : 제가 게임할 때는 놀랍게도 알앤비/소울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듣거든요. 특히 베트남 친구들과 롤을 할 때는 원슈타인의 <적외선 카메라>를 항상 처음에 듣습니다.

 

 

엄청 폭력적인 음악을 게임할 때 들으면 오히려 방해될 것 같아서 이런 잔잔한 음악을 듣는데, 이 곡을 처음으로 듣는 이유는 롤에서 정글 라인을 가게 되면 초반에 약하니까 파밍을 해야 되잖아요? 근데 이 곡을 들으면서 파밍을 하면 좋더라구요.

이 무대가 나온 시즌인 쇼미더머니 9은 보지 않았고, 유튜브에서 원슈타인 클립 영상 정도만 봤던 것 같네요.

제 티어는 브론즈이고, (웃음) 게임을 많이 안 해서 그렇습니다. 제가 아마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면 마스터 찍어버리죠. (웃음)

라인은 정글만 하고 주 챔프는 람머스와 아무무입니다. 걔들이 귀엽고 하찮게 생겼는데 강력하더라구요.

베트남 애들은 요새 메타 같은 걸 신경쓰지 않고 게임을 해서 제가 무슨 챔프를 하든 그냥 캐리해 버립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성장을 적당히 마쳤다면 그 이후로는 집중을 해야하니까 노래를 끄고 플레이해요.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S) 과거 : DPR IAN - <Sometimes I'm> / 현재 : My Bloody Valentine - <Only Shallow> / 미래 : Tyler, The Creator - <Cherry Bomb>

K) 과거 : Lil Mosey - <Blueberry Faygo> / 현재 : Tyler, The Creator - [IGOR], 타에코 오오누키 - [Migonne]

 

: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는 영화와 음악과 관련된 곡을 각각 하나씩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shailet 님은 세 가지 테마를 전부 골라주셨을까요?

s : 네, 전부 다 골랐고 과거부터 먼저 소개하자면 DPR IAN의 <Sometimes I'm>이라는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이 곡 한정으로 가사를 보면 여자친구에게 할 법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앨범 전체로 봤을 때는 본인한테 하고 있는 이야기 같더라구요.

저는 과거에 아파봐야 미래에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그 마인드와 비슷한 노래가 이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저 같은 경우에도 뭔가를 직접 부딪혀봐야 그것이 잘못된 행동인지를 알 수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과거에 많이 부딪혀보았지만 현재도 많이 아프고 있는 과정 중에 있어요. 이건 사실 끝이 없는 것 같네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깨지고 단단해지는 것의 연속을 겪게 되는 듯 해요.

이 곡이 앨범의 아웃트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앨범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로 골라보았습니다.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는 My Bloody Valentine의 <Only Shallow>를 골라보았습니다.

 

 

현재에는 항상 최선의 방식과 효율을 고려해서 모든 일을 한 번에 다 처리하는 식이거든요. 그럴 때 이런 음악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귀가 정신 없으면 제 스스로에 집중을 하게 되더라구요. 오히려 노래에 빠지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데, 주변이 시끄러우면 데드라인을 금방금방 지킬 수 있도록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죠.

어떻게 보면 백색소음으로 이 음악을 듣는 건데, 그렇다고 너무 더러운 소음은 별로고 그 중에서도 예쁜 소음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앨범을 즐겨 듣는 것 같아요.

최근에 이 앨범을 들으면서 작업할 일도 꽤나 있었고, 또 그럴 때뿐만 아니라 아무 생각하기 싫을 때도 찾아듣는 듯 해요.

나 대신 이 작품이 생각을 해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생각들을 끄집어 내서 [Loveless] 속으로 던져버리는 거죠.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는 Tyler, The Creator의 <Cherry Bomb>을 골랐고, 저는 과거랑 현재는 과정이랑 역사의 영역이고, 미래는 창조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는 걸 음악에 비유하면 저는 뻔한 음악이 싫은데, 어느 순간 계속 같은 걸 반복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단 말이죠.

그럴 때면 좋아하는 무드는 아니지만 익숙해져 있는 습관이라 루틴을 깨기 위해서 이러한 음악을 듣는 편이에요.

가끔 아예 안 들었던 걸 억지로 꾸역꾸역 들으면 귀를 이쁘게 더럽혀준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야 음악을 들을 때도 평소 루틴에서 벗어나 방향이 더 개발적으로 틀어져요.

실제로 그렇게 나쁜 앨범도 아니고, 그러한 도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은 노래이기 때문에 미래를 대표하는 곡으로 골라보았습니다.

한 예시로 Frank Ocean의 노래를 즐겨 듣다가 갑자기 한국 노래를 듣게 되면 뭔가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몸은 이미 좋다고 반응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내가 음악을 만들 때 이런저런 쪽으로 영향을 받았는데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 있는데 그럴 때 <Cherry Bomb> 같은 노래를 한 번씩 들어주는거죠.

이것도 My Bloody Valentine처럼 예쁜 소음의 느낌으로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을 빠르게 틀어야될 때 자주 즐겨듣고 있습니다.

Tyler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는 [Flower Boy]와 [IGOR]가 가장 유명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Cherry Bomb] 앨범은 썩 안 좋아하시더라구요.

너무 난해하다거나 듣기가 어렵다는 평가가 많은데, 저는 오히려 그럴 수록 정신 차릴 때 듣기에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쓸모 없는 음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취향 차이일 뿐인 거죠.


: 저도 언젠가는 Tyler가 이런 익스페리멘탈 느낌의 앨범으로 한 번쯤은 돌아와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습니다.

왜냐면 지금 4~6집은 본인의 변화된 감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커리어를 이어나간 것이기 때문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면 [Cherry Bomb]의 감성을 살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같네요.

shailet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를 각각 한 곡씩 들어보았고 김율님은 세 가지 테마 전부 골라주셨나요?

k : 아니요, 저는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곡만 골라보았습니다. 선정한 기준은 제 음악 스타일의 변화를 기점으로 시점을 나누어 보았어요.

우선 과거에는 지금에 하는 음악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음악을 듣고 만들었어요. 그 때 당시에 영향을 받은 트랙은 Lil Mosey의 <Blueberry Faygo>입니다.

 

 

제 음악 커리어의 개국 공신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느낌이 질리고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디깅을 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로 치면 힙합 음악에서 벗어난 음악들을 좀 더 많이 찾아듣게 되었죠.

하지만 그 전에는 라임도 크게 신경 안 쓰고 단순히 즐길 수 있는 트랩 사운드 위주의 음악을 작업했죠.

그런데 제가 두 앨범을 들은 이후에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Tyler, The Creator의 [IGOR]와 타에코 오오누키의 [Migonne]라는 작품이였어요.

그 때부터 나는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까지 저의 음악 스타일이 앞서 말한 음반들을 통해 개척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전에 업로드한 제 개인 믹스테잎에서도 [IGOR]의 영향을 세게 받은 걸 느낄 수 있죠.

일단 [IGOR]에서 한 곡을 고르자면 <I DON'T LOVE YOU ANYMORE>입니다.

 

 

이 앨범을 처음 듣고서는 충격을 너무 세게 받아서 '난 이때까지 뭘 했던 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그래서 한 6개월 동안은 '난 Tyler, The Creator'가 되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고민도 엄청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남에게 피해도 끼쳐가면서 작업을 이어나갔는데 6개월이라는 고민의 결과가 단 하루만에 나오더라구요.

하지만 하루만에 Tyler 스타일의 음악을 제작하게 된 건 그 동안의 노력의 결과물이 다 알게 모르게 녹아 있었기 때문이겠죠?

많은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든 건 굉장히 뿌듯한 일이더라구요. 만약에 Tyler, The Creator의 음악을 듣지 않았더라면 아마 아직까지도 Lil Mosey처럼 랩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 shailet님, 만약에 김율 님이 Tyler를 늦게 접해 아직까지도 Lil Mosey 같은 스타일을 고수한다면 혹시 yatchclub 함께 진행하실 의사가 있으셨을까요?

s : 아니요, 전 상종 안하죠. (웃음) 이 스타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작업을 진행하고 싶은 의사가 생긴 것 같아요.

율이가 특히 올라운더 기질이 있어서 어느 사운드에도 본인의 색깔을 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k : (폭소) 제가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게 Tyler의 [IGOR] 앨범인 것 같아요.

그리고 <I DON'T LOVE YOU ANYMORE>을 고른 이유는 이 트랙이 제가 현재 하고 있은 음악스타일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 어쩐지 예전에 올려주셨던 작업물들을 들어보니 얼터너티브 알앤비 스타일이 일단 확 와닿았지만, 그 중에서도 Verse에 싱잉 랩 형식으로 퍼포밍된 곡들이 종종 있더라구요.

아마 Lil Mosey의 영향을 받아 랩 넘버를 작업했던 게 아직까지 남아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k : 그럴 수도 있겠네요. 다음 현재를 대표하는 곡은 타에코 오오누키 [Migonne]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4:00>라는 트랙을 골라보았어요. 이 곡을 듣고 스타일이 한 번 더 바뀌었거든요.

 

 

시티팝 스타일의 트랙인데, 이 노래를 들어보면 전혀 70년대에 발표된 사운드가 같지가 않고, 제 음악 정신을 꿰뚫는 역할을 해주었어요.

'나는 늙지 않는 음악을 해야겠다', '긴 시간이 지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법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라는 사상을 심어준 계기인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가 초등학생 시절에 나온 노래라는 게 전 전혀 믿기지가 않아요. 가사도 좋고, 모든 저의 음악적 가치관을 이 노래가 전부 받쳐주고 있습니다.

제가 이 노래를 어머니께 직접 추천하기도 했었는데, 좋아하시면서 아직도 즐겨 듣고 게세요.

이번에 새로 발표되는 믹스테잎에서도 이 곡과 비슷한 느낌의 네오소울과 시티팝이 섞인 트랙이 하나 수록될 예정이기도 해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S) DPR IAN - <So Beautiful> / Joji - <Mr. Hollywood> / Frank Ocean - <Provider>

K) 시이나 링고 - <丸の内サディスティック>

 

: 타에코 오오누키의 영향을 받은 김율 스타일로 재해석된 곡이 믹스테잎에 수록될 예정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어느덧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인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s : 고르기가 되게 어려워서 총 세 곡을 골라보았고, 우선 첫번째는 제가 음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DPR IAN의 <So Beautiful>을 듣고 나서였어요.

 

 

일단 제가 DPR이라는 단체를 되게 좋아했어요. 아무래도 DPR LIVE가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서 이름이 널리 알려져있었고, IAN은 촬영감독 정도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노래가 나왔다고 해서 뭐지? 하고 들어보았는데 전혀 상상도 못 한 노래와 사운드, 연출이 나와서 되게 충격이였어요.

어떻게 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크루인데, 외국에서도 잘 안 나올 것 같은 신비한 감성과 느와르 같은 연출을 잘 살린 점이 너무나도 좋았어요.

이 곡을 너무 듣고 싶어서 이번에 공연이 열렸을 때 가려고 했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빨리 예매를 하는 바람에 못 갔었던 기억이 있네요.

<So Beautiful>을 듣고 나도 들었을 때 뻔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신선한 방향성을 가진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같아요.

저도 언젠가는 DPR IAN처럼 영상을 찍고 싶기는 하고, 주변에도 영상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꽤나 있지만 그렇게까지 마음이 맞지는 않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 부분이 yatchclub의 목표 중 하나기도 해요.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 패션에서도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되고 싶네요.

다음 곡은 율이로 따지자면 [IGOR]라고 볼 수 있는 제가 더욱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도와준 열쇠 같은 노래인데요. Joji의 <Mr. Hollywood>입니다.

 

 

이 곡은 처음 들었을 때 그렇게까지 새롭다는 인상을 받지는 않았지만, 앨범 전체를 돌려보았을 때 엔딩 곡 같은 느낌을 주는 트랙이에요.

저는 항상 앨범 단위로 청취를 하게 되면 이 곡이 엔딩과 어울릴 것 같다는 노래를 먼저 찾고, 저만의 순서로 다시 앨범의 수록곡들을 재배열해서 들어요.

이 노래가 원 앨범의 아웃트로는 아니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앨범을 마무리하는 느낌을 주었고, 알 수 없는 슬픔 또한 동시에 느껴졌어요.

목소리 자체도 너무 좋고, 멜로디도 잘 써서 이 곡을 듣고 Joji 같은 아티스트를 더욱 찾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keshi를 비롯해서 여러 아티스트를 이 과정을 통해서 찾기도 했죠.

최근에 발표된 Joji의 새 앨범은 전작과 비교하자면 좋기는 좋은데 좀 더 들어봐야 될 것 같기는 해요. 아직 앨범의 포인트를 전부 이해하기에는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들은 건 아니라서요.

Joji가 새 앨범을 발표될 때마다 미디어에서 이슈가 될만한 대중적인 감성의 트랙이 하나씩은 꼭 수록이 되어 있더라구요. 마케팅을 할 줄 아는 아티스트인 것 같아 그런 부분이 되게 멋있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게 들을만한 곡을 만든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데, 각 앨범마다 그러한 임팩트를 주는 곡이 수록되어 있는 점과 어중간한 슬픔보다는 아예 더욱 딥하게 들어가자는 Joji의 철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인생 곡은 Frank Ocean의 <Provider>예요. 이 곡을 듣고 Frank Ocean이라는 제 인생 아티스트를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분명히 알앤비/소울 장르인데 복잡한 사운드와 다른 아티스트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듣고 처음에는 뭐지? 싶었어요.

하지만 믹스테잎을 비롯해서 이 사람이 발표한 모든 노래를 들어보니 이 사람은 남들이 하는 걸 따라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스타일을 우직하게 밀어붙이더라구요.

그래도 인정받기는 오래 걸리겠다고 혼자서 생각했는데 [Channel Orange]를 듣고서는 바로 그 생각이 바뀌었죠.

마지막으로 발매한 앨범이 [Blonde]인데, 되돌아보니 그 작품도 제가 초등학생 때 나왔더라구요. 대체 새 앨범은 언제 나오나 기 빨리고 있습니다. (웃음)

<Provider>는 Frank Ocean의 정규 앨범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 싱글이기도 하고, 그만의 새로운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트랙이라서 좋았어요.

이런 걸 보면 제가 항상 새로운 느낌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끌리는 것 같아요. 인기나 유행되는 걸 좇기보다는 욕을 먹더라도 자기 세계를 보여주는 아티스트에 많은 매력을 느끼게 되네요. DPR IAN도 그런 케이스구요.

저 또한 마찬가지로 율이와 함께 사람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기를 꿈꾸고 있구요.


: 사운드클라우드에 적힌 대로 큰 거 하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shailet 님은 인생 곡으로 세 트랙을 소개해주셨고, 김율 님은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으로 어떤 작품을 골라주셨을까요?

k : 자라오면서 음악 취향이 계속 바뀌었지만 그와 상관없이 제가 초등학생부터 시이나 링고의 <丸の内サディスティック (마루노우치 새디스틱)>이라는 노래를 지금까지 즐겨듣고 있어요.

 

 

뭘 하던 간에 이 곡이 곁에 있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들은 것 같은데, 그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 한 명이 멀리 떠나게 되면서 이 노래를 알려줬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를 기억하기 위해서 이 곡을 자주 들었는데, 그게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현재까지 이어져 버렸네요.

예전에는 가사를 모르고 들었었는데, 알고 들으니까 좀 더 좋게 느껴지기는 하더라구요.

방탕하게 사는 삶을 가사에 담고 있는데, 제가 언젠가는 그렇게 사는 게 목표 중 하나거든요. (웃음) 친구를 기억하기 위해 들었던 곡의 가사를 뜯어보니 제 삶의 가치관과 맞는 부분이 있어 신기했죠.

초등학교 때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전부 기억이 나는데, 미국인가 캐나다로 떠나가버린 그 친구와 놀았을 때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제가 더욱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 초등학교 때 다른 나라로 떠난 친구를 기억하기 위해 들었던 노래가 현재까지 남아있다는 게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에피소드네요.

인생 곡으로 시이나 링고의 노래를 골라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 질문이 모두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많은 곡을 추천해주셨는데, 인터뷰에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k : (저녁을 먹으러 가셔야 돼서 DM으로 소감을 보내주셨음) 너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이런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저녁으로는 Plan K라는 베트남에 있는 한국식 바베큐 먹을 예정입니다.

s : 인터뷰를 통해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재밌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현재 [OKAO]라는 앨범과 제 이름을 넣은 [I'm shaliet]이라는 또 다른 앨범을 함께 준비하고 있는데, 최대한 빠르게 발매할 예정이니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OKAO'는 제가 애리조나에 살 당시에 버스에서 봤던 문구 중 일부가 캐치 프레이즈 형식으로 기억에 남아서 앨범 이름으로 정했고, 제 이름을 넣은 앨범에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들을 다 때려 박아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아직 정식 음원 발매도 아닌 사운드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플랫폼을 통해 저희만의 감성과 스타일을 보여주고 더욱 넓혀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와 마찬가지로 율이도 실험적인 음악을 좋아하고, 앞으로도 신선한 음악을 많이 만들 예정이니 yatchclub의 다음 스텝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말씀해주신 것처럼 신선한 음악으로 씬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바라며, yatchclub의 다양한 활동 주목하겠습니다.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긴 시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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