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리뷰는 블랙뮤직 매거진 Hausofmatters 홈페이지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hausofmatters.com/magazine/w-hom/

Jane Remover - [♡]
Jane Remover. 그녀가 사랑에 빠졌다! 망토를 갈아치우는 변신의 귀재. 또한 결심의 귀재. 그런 괴짜가 부단히 세속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을 만난다면 섞이지 않고 폭발할 것만 같다. 말괄량이에게 가장 정갈하고 매끈한 장르를 표현하기란 제법 어려운 일이다. 후디니에게 마술 중에 순간이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면 아마 그 답변도 기척 없이 뒤통수에서 불쑥 나타나 전해주지 않을까? 그런데 아무도 부탁하지 않은 이 무례할 요구를 몸소 기상천외하게 섞어대는 모습은 셍택쥐페리의 글에서 덜컥 만난 2층 과자집처럼 뜬금 없고도 실로 놀랍다. 그러니 문고리 너머에서 보글대는 낯설고 어설픈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서야 배기지 못하게 만든다. 과장된 표현을 고집하는 이유가 그녀의 정체성과 맞물린다. 그녀를 필두로 한 모든 디지털 플래닛의 외로운 파수꾼들에게 바치는 이야기가 되니, 자연스레 인과관계를 떠나 헌사를 먼저 올리고픈 마음이 앞설 뿐이다.
[♡]의 발매는 [Revengeseekerz]의 연장선 내지 레프트 오버처럼 던져졌고, 실제로도 그리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몸소 언급한 바로는 본래 [♡]의 발매를 예정하였으나 그 대신 강렬하고도 아찔하게 기획한 세미 Emo-girl의 변신이 곧 [Revengeseekerz]다. 물론 선공개 싱글을 제하면 [Revengeseekerz]의 발매가 앞섰으니 [♡]가 그를 닮았다고 느껴지는 편이 옳은데, [♡]의 의의를 생각하며 조금 더 나아가면 오늘에 가까워질수록 어제로 반항하고픈 마음이 몰려온다. 미심쩍은 기시감이 느껴질 땐 어느새 leroy와 dltzk나 venturing이라는 족적까지 되돌아간 뒤다. [Frailty]나 [Census Designated]를 떠나 [Ghostholding] 아니면 [Dariacore] 시리즈에도 묻어나오는, 슈게이즈 인디트로니카 디지코어 저지클럽 댄스팝 따위의 종합병원식 다중인격 치료 처방전이 떨어진다. 지독하게 세심한 열병이다.
이 사랑학 배합의 결정체와도 같던 Jane Remover에게 테세우스의 배처럼 조각내 온 자아가 부품처럼 다시 [♡]에게로 뭉친다. 다리아코어를 키운 시냅스를 다시 뒤섞은 어느 장르 코어의 탄생처럼 말이다. 그 어지럽고 무질서한 파티장에서 Jane Remover의 성정이 더욱 도드라지는 섬세함 아래에, 다분히 광폭해질 여지를 두고 유려한 완급 조절과 장르 콜라보레이션을 뽐내는 솜씨는 이제야 ‘Janecore’라 부를만한 청사진의 전신이다. 결연한 준비를 끝내고 “Magic I Want U”의 신디사이저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그녀는 정말 덧없고도 나지막히 사랑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우리에 대해서 맘껏 떠들라고 해. 걔넨 자기들이 똑똑한 줄 알지.
밤새도록 너와 춤을 추고 싶어.
맛을 보고 싶다면 살짝 깨물어도 돼.
불이 켜진다면, 네가 느끼는 마음을 보여줄래?
입가엔 금빛이 감돌고 우린 마법을 피워낼 것만 같지.
친구들은 날 말리지만 내 마음대로 떨쳐낼 수 없었어.
나는 네 여자가 될 수 있어. 내가 원하는 내 전부야.
너도, 느껴지니?
안절부절해하는 Jane Remover는 영락 없는 꼬마 아이나 다름없다. 이유엔 섣불리 표현하기 겁나는 마음의 서투름도, 의지와 달리 스타를 바라보듯 꿰뚫리는 마음의 연약함도 존재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모습에선 여전히 갈증하는 불안정한 성 정체성이 연상된다. 본래 [Revengeseekerz] 이전에 기획했던 [♡]가 잠시나마 일단락되고, 싱글 트랙들이 선공개된 후로도 꾸준히 수정을 거쳐온 이력은, 조심스러운 내면과 충분히 대화하기 위해 남겨둔 시간처럼 다가온다. 한편으로는 카타르시스와 쾌감으로 들끓는 폭력적인 디스토션의 댄스 파티 앤섬을 만들어냈지만, 마음의 이면엔 스테이지의 조명이 끊기고 모두가 떠난 공연장에 홀로 남겨진 감정을 만들기 위해, 그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공허와 애틋함을 녹여낸 음악에 직접 용기라는 스티커를 붙여준 셈이지 않을까. 그러니 [♡]는 용기다. 음악이란 들판을 마음껏 활주하던 Jane Remover의 수많은 예명들에게도. 그리 태어나 흩어진 음악들에게도. 그 모두를 탄생시키기로 마음 먹은 17살이었던 어느 소년에게도. 그러니 Jane Remover가 비록 누군가를 노래하더라도 ‘언젠가 네가 없게 된다면 이제 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다가올 것만 같다.





제인이라는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하고 계시네요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
캬...잘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Angels in camo 극후반부 샘플링이 So What? 인 거 알고 놀람
돌고 돌고 돌고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빡센 디지코어를 선호안해서 이런 가벼운 방향이 더 좋아요
귀가 농익으니 해결되더라구요 하하항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