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 것이다. 힙합씬에서 시조격인 가리온이나 드렁큰타이거, 그리고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기념비적인 존재였던 듀스를 제외하면, 국힙 원탑 후보로 거론되는 이름들은 대략 이 정도다.
— 이센스, 버벌진트, 타블로, 빈지노 —
물론 내가 통찰이나 지식이 부족해서 빠뜨린 이름들도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빈지노는 아마 가장 자주 언급되는 래퍼일 것이다. 아마도 힙합 커뮤니티에서 취향과 인식이 형성되던 시기에 가장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일 것이다.
빈지노가 한국힙합 최고봉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태작이 없는 커리어, 뛰어난 랩 스킬과 작사력, 대중성, 그리고 아이코닉함. 《노비츠키》는 평단에서 2020년대의 명반으로 꼽히고, 나 역시 그의 위상에 걸맞은 첫 명반이자 대표작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노비츠키》 이전에도 그는 이미 ‘국힙 원탑’이라는 호칭을 자주 받았다. 재지팩트의 앨범들, 《12》, 《24:26》, 각종 컴필레이션 앨범까지 — 모두 흠 없는 커리어였다. 랩 스킬과 작사력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는 상징성이 있었다. 좀 엉뚱한 비유지만, 요즘 한로로를 보며 2020년대를 보내는 세대가 느끼는 어떤 ‘대표 아티스트’의 이미지가 빈지노에게 있었다.
빈지노의 음악으로 대변되는 계층과 집단이 있었고, 《24:26》으로 대표되는 지지층이 존재했다. 그는 준수한 음악성을 유지하며 대중성과 마니아층을 동시에 잡은 드문 래퍼였다. (개인적으로 한국힙합에서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입증한 그룹은 에픽하이 정도밖에 없었다고 보고요.)
예술도 결국 정점아티스트들은 다른영역들과 비슷하다봐요. 대중과 전문가사이에서 평가가 호불호로 잘 안갈리고 긍정적으로 거의 일치하고, 재능이 뛰어나도 인성 문제나 논란 및 사건 사고가 적구요.
요즘의 한로로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군요
그냥 그런 느낌이고 객관적으로 대중적인 소구력을 보여주어야하죠
대중성은 점점 높아지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취향에 안 맞아서 잘 안 듣는 아티스트였거든요
떠오르는 빈지노라고 생각하고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비트이해도는 국힙에서 견줄 래퍼가 없는거같아요 어느 비트든 잘 소화해서
진짜 깔 게 없는 아티스트
랩이 구린가? X
앨범이 구린가? X
영향력이 없는가? X
늘 새로운걸 시도하지만 한편으로 자신이 잘하던 과거를 여전히 끄집어 낼수 있는게 빈지노 강점인듯요. (젖고 있어, lemon, san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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