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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아스트라20시간 전조회 수 801추천수 12댓글 1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예술을 많이 접하며 살았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영향이였죠.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는 저한테 영화를 보게하거나 책을 읽히셨습니다. 음악회, 미술관을 데리고 다니셨죠.

 그 때문에 저는 자연스레 예술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어린 시절부터 그랬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누구나 하는(좋게보면 확고하지만 나쁘게 보면 편협한) 생각이 자리잡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극단적인 평가였죠. 저는 책을 읽을 때도 무조건 고전들만 읽었고 영화는 개봉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만 보았습니다.(중학생 때 노르웨이의 숲을 읽다가 나가사와의 대사'나는 사후 삼십년이 지난 작가만 읽어'에 되게 공감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고전인 위대한 작품만이 가치가 있고 나머지 작품들은 쓰레기다라는 생각을 하고 예술을 소비했었죠. (저 자신이 스스로 이해도 못했으면서 허세가 가득찬 심리로)고전들을 찬양하고 주말드라마나 양산되는 음악들은 저급하다고 무시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히치콕 영화를 보면서 얻게되는 감흥이 주말드라마를 즐기는 아주머니들의 재미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셰익스피어가 막장드라마보다 위대하지만 그것들을 향유하는 행위에 우열을 매길 수는 없겠죠.


저는 종종 예술이 해변가를 걷는 여행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히치콕, 셰익스피어, 베토벤, 비틀즈, 피카소,세잔)들은 시간의 파도에도 굳건한 성을 축조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작업물들은 시간의 파도에 침식되어 모래가 되죠. 옛날에 저는 그 모래들을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해변을 거닐 수 있었던 것은 그 모래들 덕이였고 그런 모래들 역시 아름다운 해변의 일부였죠. 비록 성이 되지못한 모래들이였지만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사랑하게된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훌륭한 거장들의 걸작이나 위대한 대가들의 고전만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평범하거나 망작이나 놀림받는 영화들에게도 그 각자 '영화'로서의 힘이 있었죠.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동안 경멸했던 충분히 뛰어나지 못한 예술가들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술계가 얼마나 힘든지, 별을 빛나게하는 밤이 얼마나 어두운지를 조금이나마 알게되면서는 약간의 존경심도 생겼죠.


모두가 칸예 웨스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씨앗이 나무로 자라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죠.

아마 대다수 평범한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제가 모르거나 혹평하거나 미적지근한 평을 남길 수준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것들이 가치없고 무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해변가의 모래들처럼 변할 지라도 저는 그 각자만의 아름다움을 지니고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아름다움에, 예술품을 만들고 도전하는 용기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고요.

누군가는 빛나고, 또다른 누군가는 계속할 겁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포기하겠죠. 하지만 포기해도 괜찮습니다. 삶은 꿈보다 크고 아름다우며 포기하는 것도 큰 용기이니까요.

 그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이에게 존경을, 나아가는 힘을 지닌 이에게 축복을 빌어주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코스모스가 있습니다.

우주에 관한 책이고 칼 세이건이 저술한 대중과학서의 고전입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이 책의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작품을 읽고 바라본 밤하늘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빛나는 별도 그랬지만 어두운 하늘을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보며 설렜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지금까지 접한 모든 작품들의 예술가들에게 

 비록 당신의 결과물이 충분히 훌륭하지 못해서 별만큼은 빛나지 못하더라도 아름다운 밤하늘의 일부라고 말하고 싶네요.


예전에 쓴 글인데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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