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퍼센트 그는 재능이 있다

솔직히 음악 한번 들어봐주세요 이런 거 심심할때마다 한번씩 파보는데 그때마다 30초 못 버티고 끄는 게 100 중 99다

프로지망합니다 음악으로 돈 벌 겁니다 힙합 제가 다 씹어먹습니다 기억해주세요

포부만큼은 조조 갈통이랑 몸통 분리해서 레고만들겠다는 제갈량 뺘마리 양방으로 후려갈길 기세인데

막상 틀어보면

발성 제대로 안 잡혀서 소리 시원하게 뱉는 느낌은 전혀 없고 목 잡아 쥐어짜는데다 음량은 들쭉날쭉에

투포 스네어에 라임도 제대로 못 박을 것 같은데 안 좋은 습관은 잔뜩 들어서 쓸데없이 박자 우겨넣고

드릴 레이지 저지클럽 뉴재즈 하고 싶은 건 너무 많다 물론 그 맛내는 건 거의 없다

퀄리티 허접한 건 알고 있어서 나이로 쿠션 깔고 싶은건지 'NN년생입니다' 써놓는데

나이치고 잘한다는 말 도움 하나도 안 된다. 나이 불문하고 그냥 잘해야 한다.

너 계약하면 지금까지 잘 팔리는 80년대생 90년대생 형님들이랑 밥그릇 놓고 다이떠야하는데 그때도 나이가 널 지켜줄까?

욕먹을까봐 '믹마 신경 못 썼어요 ㅠㅠ' 면피로 달아놓는데 기본적인 거 신경도 못 쓴 걸 왜 들어봐달라고 들이대는지

그리고 애초에 랩이 좆구린데 왜 믹싱을 탓해 안성재한테 상한 생선 아무거나 갖다준다고 홍어회 나오니

매들립이 18개월간 3시간씩 자면서 만져도 니껀 못 살릴 것 같은데

거기에 일단 어그로 한번 끌어보자 주기적으로 선넘어서 욕먹고 계정 날리는 분들이 다반사인데(이건 1퍼센트도 똑같긴 하다)

솔직한 피드백 부탁합니다 이런 말에 진짜 솔직히 달아본 적은 없다 욕먹기 싫어서

나는 어지간한 아마추어 래퍼들은

나이 어리면 수능특강, 나이 좀 찼으면 국비학원이 살길인 사람들이 절대다수고

음악은 즐겁고 진지한 취미로 두는 게 압도적으로 인생에 있어 이득이라고 생각하며

나처럼 꼽게 보는 힙찔이들 음악으로 싸대기 때리는 게 망생이들 할 일이기도 하다.

내 이런 시선 박살나는 게 힙찔이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다. 나는 래퍼라고 생각도 안 했었던 미란이 Drift와 스민 해방 들으면서 갈통 깨진 게 참 흡족했다

그리고

1퍼센트 그는 장담컨대 내가 본 20년대 '이거 한번 들어봐주세요' 중 원탑이다.

발성 탄탄하고, 기본기 괜찮으며 웃통 한방에 나처럼 심술난 힙찔이들 이목 다 집중시켰으며

기성래퍼들도 꽤 많이 관심 가져준 걸로 알고 있다(헉피, 더콰이엇, 스민)

레이블 계약까지 했다던데 그건 좀 두고봐야 할 거 같고

summer jazzhop, winter jazzhop, villian to hero 다 들어봤는데

잘한다. 이정도면 랩은 흠잡을 게 아니라 취향차이라고 대충 퉁쳐도 될 수준인데

하나같이 너무 무난하다.

진짜 훅 좀 빨리게 짜보고, 플로우 너무 하나로만 밀고가는데 좀 다양하게 타봤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이분에게서는 수능특강 비문학과 국비 미장이 아니라 싹수가 보인다

웃통때문에 욕먹는거야 각오하고 저질렀을테니 그러려니 하고 있을 것이고

앨범 좀 들을만하게 가져오면 모두가 '새끼 진작 이렇게 하지' 하고 정색했던 거 얼굴 필 인간들이 대다수니

다음 꺼 진짜 잘 만들어서 좀 들고왔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m1HTTwLyVw&list=RDOm1HTTwLyVw&start_radio=1

최근 들어본 래퍼들 자기 인생 썰풀이 중 가장 울림있던 한 마디

"얼마쯤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