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센스보다 손심바가 랩을 더 잘 가르칠 수도 있음

내가 겪어본 바로는 그럴 수도 있음

 

전공 지도교수님이 몸이 안좋아지셔서

반년 정도를 교수님의 지인 분이

논문과정을 대신 도와주신 적이 있는데

 

그 지인 분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분이 아니고

실제 필드에서 연구를 하는 분이셨음

학교에서 명예교수란 직책만 두고 있었지

강의를 하는 분은 아니셨는데

 

내 지도교수님이 친구사이니까

얘는 지금 논문과정 시기적으로 급하다고

부탁을 한거 같음

 

근데 이분이 북미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

그 전공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거의

교재급으로 다 읽는 책을

집필하신 분이니까

 

그 분야에선 아주 저명한 분임

 

 

근데 나는 그 대단한 분의 지도를 받았던

6개월 가까운 시간이 의미가 없었음

배운게 하나도 없었고 도움도 안됐음

 

이분이 하는 말씀이

내 수준에선 이해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음

 

이분은 실제 연구실에서 쓰이는 용어를

당연하게 쓰시고 자기 레벨에서 말씀을

하시면서 나한테 조언을 해주는데

 

당시 나한텐 그 조언을 알아들을 수 있는

배경지식이 없었던거임

당연하지 난 아직 학생이니까

논문을 쓰던 말던 경험치는 그냥 애새낀데

 

내 원래 지도교수님은 이분에 비하면

사실 그 분야에선 아무런 연구업적은 없는 분임

그냥 평생 애들만 가르치신 분이니까

 

이 두분의 차이는

힙합에서 이센스와 손심바의 차이보다

더 날 수도 있는 정도의 차이임

 

근데 학생인 내 입장에선

그 분야에서 훨씬 업적이 부족하신

내 지도교수님의 말이 훨씬 도움이 많이 되었고

 

알아듣기도 쉬웠고 무엇보다도 그분은

내 눈높이에서 모든걸 설명해주니 설명 자체가

하나 하나 다 머리속에 쏙쏙 들어왔음

 

 

 

이센스가

손심바나 다른 랩레슨하는 랩퍼들보다

랩을 더 잘하는건 분명히 맞는데

 

그렇다고 애들을 더 잘 가르칠 것이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음

 

오히려 약간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완전 초보자를 가르치는건 오히려

더 잘할 수도 있음

 

왜냐 그 사람들은 초보자들하고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니까

타고난 재능이 어마어마하지 않으니까

 

 

내가 느낀건 그거임

 

오히려 능력이 너무 뛰어난 사람은

초보자를 가르치는게 힘들수도 있음

 

 

마이클 조던이 농구 가르치면 뭐라 하겠나

뭐 덩크를 배우고 싶어?

야 임마 덩크는 존나 쉬운거야

그냥 자유투 라인에서 점프를 딱 해

그런 다음에 공을 골대안에 넣으면 되잖아

이렇게 쉬운걸 이걸 왜 못해

 

 

이센스는 랩을 가르치는 학생이

박자의 리듬을 못타는거 자체도 이해를

못할 수도 있음

 

처음 랩하는 사람은 애초에 박자도 못타고

의도치 않게 엇박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음

 

발성도 그냥 어린애들 목소리처럼

기어 들어갈수도 있고 발성훈련은

당연히 해본적도 없을 것이고

 

그럼 발성도 안되고 리듬도 못타고

이런 애들을 보는 이센스는 어쩌면

이걸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할지

감도 안올 수도 있음

 

자기는 태어나서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을 수도 있으니까

난 그냥 리듬이 타지던데?

이게 왜 안되지?

 

ㅇㅇ

반드시 무조건 다 그렇다는건 아닌데

 

이센스가 잘 가르칠수도 있는데

 

그냥 내 경험에

누군가를 가르치는 능력은

그 분야의 업적이나 실력과는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았음

 

그냥 가르치는 행위 자체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사람도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