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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nn X Son Simba [전설] 비유와 상징 리스너 컴피티션 참가

title: MF DOOM트랜서핑2021.07.06 23:26조회 수 779추천수 8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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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nn X Son Simba - [전설] (2021.06.27)

 

 

구조

 

 전설은 지역성, 역사성, 남겨진 증거물을 가지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설화(tale)의 한 갈래이다. 또 전설이라는 단어는 어떤 분야에서 전설적인 기록 혹은 결과를 남겨놓은 영웅, 거장 및 명작들을 총칭하는 표현(legend)으로도 사용된다.

 

 앨범의 제목이 [A Tale About the Legend]. 즉 전설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앨범은 사람과 귀신 그리고 전설(legend) 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울러 한 사람(Son Simba)이 미움받아 개라는 이름을 얻었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그의 길을 결정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트랙 리스트를 나누어 아래와 같이 분석해 보았다. 4번과 8번 트랙의 제목과(Son Simba와 Verbal Jint는 둘 다 원숭이띠 사수자리) 비트, 가사를 살펴보면 이 두 트랙이 마치 액자의 틀과 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다. 또, 트랙마다 등장하는 단어와 개념들이 다른 트랙들에서도 꾸준히 등장하여 짜임새 있는 세계관을 이루고 있다.

 

시선이 그(Son Simba)에게로 향해 있다. 저주받은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 그 집안의 저주

2. 무덤 앞의 개       

3. 죽어야만이

 

4. 원숭이띠로부터: 화자는 ‘사람(나)’이며 사람이 그(Son Simba)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전한다.

 

시선의 중심이 그에게서 외부로 전환된다. 각각 사람, 귀신, 전설들에 대한 이야기(tale)를 들려준다.

5. 그게 사람

6. 귀신이 되어          

7. 전설들의 불빛  

 

8. 사수자리에게: 화자는 ‘전설(legend)’이며 그(Son Simba)가 전설(legend)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전한다.

 

9. 그들의 말로: 시점이 바뀌어 Son Simba가 화자가 된다. 이야기의 결론.

 

 

회차

 

1화 "그 집안의 저주"

 

 전설이란 이름은 어떤 이들에게는 옛 이름이라 무시당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의 입엔 너무나도 쉽게 오르내리기도 한다. 그(Son Simba)의 눈에, 전설이라는 이름을 허락받은 이들은 닿을 수 없어 보임과 동시에 고고해 보일 정도로 외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전설이라는 이름을 쫓아 사는 그는, 이들의 외로운 모습이나마 닮길 원하는 것인지 홀로 적들 가운데 둘러싸여 있다. 적들은 그를 욕할 때 꼭 그의 이름 뒤에 자의식 과잉이란 말을 붙인다. 그러나 그 별명과 어울리지 않게, 그는 전설이라는 짧은 단어를 입에 담기조차 버거워하는 사람이다.

 그가 날 때부터 사나운 짐승의 눈을 하고 태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가 태어났을 때 그의 모친은 둔해 보일 정도로 겁이 많고 순한 아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나마 그가 조금 자라 말을 배우자, 부모는 아들이 말의 재주를 타고났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선물과 같은 재주에 기뻐하기보다는 근심에 휩싸였다. 이유인 즉슨, 사실 그의 집안을 거슬러 올라가면 폭군에게 간언을 올리다 화를 당한 조상이 있었으며, 아들이 받은 이 말의 재주는 부모가 자식에게 지어 주는 이름과 같은 선물임과 동시에 핏줄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려온 저주임을 그의 부친이 이미 겪어 알았기 때문이었다. 부친은 어린 코지로의 팔을 긋듯이 일찍이 아들에게 겁을 주었다. 그리고 그가 장성하여 서울로 떠나기 전 꿇어 앉히고는 말했다. 진정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하여 말의 재주를 쓸 것이라면,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그리고 잊혀지는 삶을 각오하며 견뎌 이겨내라고.

 서울로 떠난 그는 자신의 새 이름을 지은 후 컴백홈에 가사를 적고 처음 혼자가 되었다.

 

처음 오르는 무대 나를 모를 그곳에

모두가 기다리는 이름 위를 내가 긁었네

시작은 내가 아니었어도 이유는 충분해

입 닫은 내가 내가 될 바에 차게 죽을래

나의 주변에 어쩜 나의 무덤에서

여태 내 선택만 아니었으면 나의

끝이 이렇진 않았을 거라는 말이 두렵기에

그래서 난 도망치기 전에 나를 죽였네                    

 김태균 (TAKEONE) – 홍대 (Feat. Son Simba)

 

 

2화 "무덤 앞의 개"

 

 그는 화가 나 있었다. 그를 헤치려 부풀린 헛소문을 무지하게도 그대로 믿고 찾아온 수천의 사람들이 내뱉은 비난의 말이 그의 앞에 도배되어 있었다. 그와 상관없어 보이는 사안에 대해서도 그가 사람들의 행동을 꼬집는 말을 하니 사람들은 래퍼가 랩은 안 하고 이상한 데에 정신 팔린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아들아, 네가 비록 찔레와 가시에 둘러싸이고 전갈 가운데 살지라도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들은 배신한 자들이므로 그들이 하는 말을 두려워하거나 그들을 무서워하지 말아라.

(에스겔 2:6)

 

너희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려고 왔다.

(마태복음 10:34)

 

닮아있지만 구분해. 침묵과 평화.

예수께선, 입다물라고 하신 적이 없다.

세상과 싸워 이겼노라 한 그의 아들답게

전갈과 뱀의 머릴 밟는 게 내 레드카펫

 BewhY & Son Simba - Neo Christian Flow

 

내 삶은 싸워가는 길 그 끊임없는 반복

피곤한 삶이라 퉁친 너와도 결국 맞서

아파 익명의 수천보다 나를 알고도

걱정이란 이름의 한마디가 깊게 날 베어          

 Dellan Afuz – Save It (Feat. Son Simba)

 

 편을 잃을 뿐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과 달리, 오히려 그는 자신의 적을 정하지도 못하는 삶을 사는 걸 두려워했다. 그가 사랑했던 이들 중 몇몇은 그에게서 등을 돌렸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싸워 나갔다. 이제 사람들은 그의 이름 뒤에 개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

무덤 앞의 개 .png

  그가 범죄한 자들을 향해 짖기 시작하자 그걸 원했던 사람들은 박수를 쳐댔지만, 곧 그가 방향을 바꾸어 자기들을 향해 짖기 시작하니 박수 쳤던 것을 잊어버리고 시끄럽다며 돌을 던져댔다. 그는 돌에 맞아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죽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다음날에도 어김없이 짖어댔다. 자신을 기른 이의 무덤을 지키려는 듯이.

 

난 서있어

수천 수만이 모여 날 찔렀어도

여기 서있어

너의 거짓과달리 진실로 맞서도

난 서있어

내 이름을 잊고 다시 욕할 그때에도

난 서있어

쌍 십자가를 건 무사시

싸움의 마지막에

난 서있어

난 서있어                                      

 Son Simba - DOUBLECROSS MUSASHI FREESTYLE

 

 

3화 "죽어야만이"

 

 그는 짓밟혀 죽을 것을 각오하고 끊임없이 싸워나갔다. 그럴수록 인스타 팔로워 수는 떨어지고 그의 이름에는 상처가 생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죽기는커녕 삶에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 삶은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삶이었으므로 전설이란 이름을 쫓고 있는 그는 이런 삶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삶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원했다. 전 현직 대통령들은 다른 이들의 죽음을 이용해 그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사람들 또한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래퍼가 된 이에겐 관종이라 욕을 해댔지만 평소 관심도 별로 없던 아티스트가 세상을 떠나면 진심이 아닌 상투적인 존경과 조의를 표했다. 이 모습들을 보고 그는 자신이 싸움을 계속하다가 누명을 쓰고 쫓겨나 죽어야만이 그토록 원했던 전설이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오래전 그의 부친이 두려워했던, 저주가 커져버린 순간이었다.

 

난 평생 해야할 만큼의 싸움을 미리 다 했어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받아들여 언젠가 다 뺏겨도
존경 받을수없어도 침묵으로 사랑 사기 싫어서
죽어야만이 되겠지 난 전설 방아쇨 당겨줘.

 Son Simba - 보석집 REMIX

 

 

4화 "원숭이띠로부터"

 

 나는 침대에 누워 핸드폰 화면을 보다가 잠에 들기 전 홀로 한강을 산책 중인 그를 만났다. 오래전 누명을 쓰고 나서 전설이 된 이가 Losing My Love의 가사를 써 내려갔다던 이 한강을 똑같이 따라 걷는다면, 자신도 그런 훌륭한 가사를 비슷하게라도 써 볼 수 있지 않겠냐 하며 농담을 던지는 그의 천진한 모습은 나를 조금 놀라게 했다. 내 기억 속에 그는 사납게 짖는 개의 모습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겼던 내 마음을 눈치챘다는 듯이 그는 속 얘기를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속 얘기를 털어놓은 그에게서 전설이 된 이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를 볼 때마다 희미하게 느꼈던 기시감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또 그가 왜 그리 사납게 싸워왔는지도. 나는 수년 전 전설이 된 이가 이곳을 떠나기 전 답을 얻길 단념했다던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사기꾼들과 가짜들에게 둘러싸여도 살 수 있게 된 듯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그는 대답했다. 전설이 된 이처럼 그 또한 사랑을 잃고 이곳을 떠나려는 것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 또한 사랑을 덜어내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 커져만 갔다고 첨언하였다. 그는 아직도 마음속 깊이 사람들과 씬을 사랑하고 있었다.

 

I think I'm just losing my love now

이 artform은 대체 누굴 위한 걸까

내 마음을 담아서 아무리 얘기해봐도

돌아오는 건 메아리뿐

everywhere I go                                                 

 Verbal Jint – Losing My Love

 

내가 뿌린 빛의 씨앗이 언제쯤

어둠을 밀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겠지

그 때 같이할 수 없다고 해도 난 괜찮아 사치일지도 모르지

이것의 탄생과 완숙의 단계까지 모두를 함께한다는 것                

 Verbal Jint – 2008 대한민국 (Feat. San, Swings & Gehrith Isle)

 

 

5화 "그게 사람"

 

 사람의 탄생 장면은 단순히 피 칠갑을 한 꼴 보다 갑절은 더 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탄생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라는, 사람이 만들어냈을 이 말은 사람들 사이에서 의심 없이 믿어져 왔다. 그 또한 과거에 이 말을 받아들였고 흉한 핏덩이는 그저 사람이라 사랑받는다고 믿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새 이름을 짓고 전설이 되기 위한 싸움의 길 위에서 여러 이름들을 뒤집어쓰며 마치 탄생의 때처럼 피로 물들었지만, 사람들은 그를 아름답다 하기는커녕 더럽다고 욕했다.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받아야 한다고 말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 똑같은 사람인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사람은 악하게 태어나 그대로 살아가며, 사람으로서 사랑받을 수 없다.

각종 커뮤니티와 트위터에서 사람들의 말로 지어진 그에 대한 헛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처럼 번져갔다. 사람들은 아카이빙 되어버린 헛소문을 그대로 믿고 어딘가에 새로 아카이빙 했다. 이렇게 번진 헛소문은 마치 영원한 저주와 같아 그 혼자서 전부 바로잡을 수 없었다. 그는 사람들의 말에 신묘한 힘이 담겨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이 신묘한 힘이 담긴 말로, 그가 걷고 있는 길에 발도 붙여본 적 없는 이들을 일컬어 전설이라 칭한다. 그는 이를 보며 탄식하며 괴로워한다.

 사람의 말은 힘이 있어, 사람은 물론 온 세상을 속이고, 속은 사람은 귀신과 전설을 구분하지 못한다.

 

 

6화 "귀신이 되어"

 

 그는 그가 목격한 귀신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개를 들친 귀신들은 과거엔 사람이었다. 이들은 전설들을 동경하여 래퍼가 되어 고개를 들고, 전설들이 발하는 별빛을 올려다보았다. 옛사람들의 말 중에, 별을 바라보며 간절히 원하면 별이 그 마음에 감동해 전설이 되도록 하늘로 데려가 준다는 소문을 듣고 의심 없이 믿었다. 그리하여 이들은 전설이 가진 별빛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탐냈다. 하고 싶은 말은 없어지고 별빛에 눈이 멀어버린 것 같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동경했다는 전설과는 한 발자국도 가까워지지 못했고 그대로 늙어버려 귀신이 되었다.

 또 전설을 동경했지만 날 때부터 키가 작거나 눈이 나빠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조차 없이 늙어버린 옛사람들이 있었다. 이 옛사람들은 모여서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을 찾아 주워섬기면 전설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을 만들어 퍼뜨렸다. 마찬가지로 전설을 동경했던 굶주린 래퍼와 리스너들은 이 소문만을 믿고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며 돌밭에서 별처럼 생긴 돌을 줍기 시작했다. 그럴듯한 돌을 주우면 옛사람들에게 가져가 값어치를 감정 받은 후 별 조각이라고 여기며 섬겼다. 돌을 줍느라 미쳐버린 이들은 빛을 보지 못해 눈이 멀어 고개를 숙인 채로 귀신이 되고 말았다.

 

 

7화 "전설들의 불빛"

 

 두 전설들의 이야기.

 한 전설은 무열정, 무질서함이 난무하는 어두운 씬에서 사기꾼들과 가짜들을 몰아내고 불을 밝혀주려 했다. 그는 탁월한 솜씨로 그 과정에서 당한 협잡과 썼던 누명까지 아무것도 아닌 듯 만들고 떠났다. 이후 사람들에게서 사랑받던 자신의 모습 또한 버리자, 변절했다며 돌을 맞기도 했지만 모두가 틀렸다던 그의 길을 걸어가 결국 건물의 주인이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마치 귀신처럼 고개를 들고, 그가 가진 건물의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즉 전설이 가진 돈다발과 옛사람들에게서 부여받은 별빛과도 같은 명성만을 바라본다. 건물 위에 선 그는 서른 넘어 배운 담배를 태우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밟아 끄며 비웃듯이 말했다. 전설이란 이름은 한낱 담뱃불과 같다고.

 또 한 명의 전설이라 불린 이. 사람들은 구름 위를 걷게 해준 그에게 통행료를 내는 대신, 한 치의 말로 올드하다는 프레임을 씌워버렸다. 그는 이 백해무익한 창작활동에서 서서히 멀어져 갔으며 Y 유전자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 스스로 직장인의 삶을 택했다. 옛사람과 귀신보다 무서워진 피곤함과 싸우는 그는 문뜩 그의 젊었던 시절을 반추하며 핸드폰 화면의 불빛을 켰다. 후세들이 그를 칭송하려 빼곡하게 적어 놓은 말들을 보곤 흡족해하며 화면의 희미한 불빛을 끄고 이내 잠을 청했다.

 전설이란 이름은 귀신들이 갈망하던 별빛보다는 잠깐 동안 빛나다가 땅에 떨어져 꺼지는 담뱃불, 혹은 켜져 있을 동안만 사람들의 말을 보여주는 핸드폰 화면의 희미한 불빛과 더 비슷했다.

 

무열정, 무질서한 낱말들의 나열

This art form, someone's gotta take it to higher ground           

 Verbal Jint – 1219 Epiphany

 

어떤 집단은 경기라도 일으키듯이

나의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온갖 dirty한 수단을 썼지만

그냥 웃어넘겼지 난                                           

 Verbal Jint – 건물주 Flow

 

난 네안데르 계곡 마지막 생존자

절대 순종적으로 살긴 싫어 종적 감췄던 난 종족 마지막 생존자            

 P-TYPE – 네안데르탈

 

나 대답 하리라

이 땅 위의 답답함이 나의 젊음을 떠밀어

힙합이란 길 위에 데려다 놓았다고

이 과도기로부터 외면 받고 손가락질 받아도

누군가는 바보처럼 서러워도 걸어야 할 길이었다고

그리 해야만 했다고                                                              

 P-TYPE - 돈키호테

 

 

8화 "사수자리에게"

 

 본 트랙의 벌스 내용은 그(Son Simba)가 전설이라 불린 이에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그가 목격했던 사람들과 귀신들, 전설이란 이름을 쫓아온 자신이 버텼던 나날들, 그 나날들을 따라오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Verbal Jint에게, 또 Verbal Jint를 통해 다시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는 사람들의 날숨 같은 말로 지어져 언젠간 사라질 별빛을 바라보거나 돌을 줍기 위해 시선을 고칠 이유는 없음을 깨달았으며, 이 길을 걷다가 먼지처럼 사라지더라도 이 업을 이어갈 누군가를 위해 의미를 꼭 찾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트랙에서 Verbal Jint는 Son Simba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으로 연출되어 있지만 몇 가지 요소 등으로 추측하건대, Verbal Jint 본인의 이야기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9화 "그들의 말로 (The End of the Road / In their Words)"

 

 이전 트랙 벌스의 마지막 마디를 알아들은 듯이 비트가 이어진다.

 그는 찬물에 담근듯한 고독 속에서 결정을 내렸다. 그는 전설이란 이름을 선명히 발음할 수 있게 되었으며, 평생 싸워오던, 마치 저주와 같은 삶 따위 이젠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로부터 미움받는 삶과 전설이 되기 위한 죽음의 가치를 저울질했던 과거의 그는 마침내 사라졌다.

 말은 사람이 쉽게 내뱉는 것이지만 그 말에 사람이 속아 귀신이 되고 다시 불과 같이 퍼져 사람들을 속인다. 사람이 말로 만들어낸 전설이란 이름은 불에 타서 없어지는 마른 풀과 같이 다시 사람의 말로써 무너진다. 사람들이 그를 칭송했다가 곧 잊어버리고 핍박했던 것처럼.

 전설이라는 이름은 한낱 말에 불과하다. 영원한 재물을 가져다주지도 않고 영원한 명예를 내려주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말을 거두어가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깨닫고도 전설이라는 이름에 도달하고자 하는 그의 발걸음은 숭고하다.

 그는 귀신이 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들치거나 숙이지 않으며, 싸움의 나선을 따라 그의 전설들이 걸었던 길을 이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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