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외힙을 듣긴 듣지만 국힙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가사보는 맛 때문이죠. Tpab나 blond, illmatic, mbdtf의 사운드나 라이밍을 듣고 있으면 진짜 가사 이해못해도 아무 상관이 없이 괜찮다 싶을정도로
너무나 듣기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결코 상업예술이나 에넥도트에 버금갈만한 감흥을 느끼긴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옛날에 이런 명언을 본적이 있습니다. 책은 생각하게 하고 음악은 느끼게 하지만 노래는 생각을 느끼게 한다.
상업예술이 책이었다면 김태균의 심정에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겠지만 상업예술 음반을 들었을때처럼 절절하게 김태균의 맘이 느껴지진 않았을 겁니다. 저도 사실 상업예술에 음악스타일이 제 취향과 결이 좀 다른편이라 아마 영어가사였다면 혹은 다른 랩퍼가 랩을 했다면 그다지 제 기준 좋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것 같진않습니다. 하지만 김태균의 한국말 가사 랩을 그 음악에 얹어들으면 제가 연애했던 때가 생각나고 김태균의 감정선이 너무 잘 느껴져서 눈물이 글썽글썽 할 정도로 큰 감흥을 줍니다. 분명 저 같은 분들이 많으시기에 이 앨범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분들 싸잡아서 그럴거면 책을 읽으라고 하는건 굉장히 무례하고 본인 생각이 얼마나 짧은지를 드러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좋다 안좋다 표현하는 건 좋은데 굳이 논리적으로 분석씩이나 하면서 앨범이 구리거나 좋다는 걸 상대에게 설득하려고 하지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천하에 김심야도 음악 뭐 듣냐는 질문들으면 딱 들었을 때
어 좋다 생각들면 좋은 곡이라는데 누가 음악을 논리적으로 분석해서 좋은 곡 안좋은 곡 결론내서 듣습니까 딱 들어서 좋으면 자기한테 좋은 곡인거지. 상업예술이 좋다는 분이든 싫다는 분이든 애써 앨범을 분석하고 비교해서 상대 설득하려 들지마세요. 자기가 좋으면 좋은 앨범인거지 무슨 계몽운동하는 사람도 아니고.. 진짜 구려요
에미넴 I'm not afraid 가사 시작이 이거잖아요
You can try and read my lyrics off of this paper before I lay 'em
But you won't take the sting out these words before I say 'em
(그냥 종이에 써놓고 가사를 읽어도 되겠지만 작사한 래퍼 본인이 읊어주기 전까진 진짜로 훅 느낄 수 없다고)
그런점에서, 랩에서의 문학성은 글에 써진 포에트리로서의 문학성보다는 언어의 prosody(발음 강세 말투 리듬 등) 자체가 기술이 되는청각예술인 poetry slam에 가깝죠
실제로 랩이라는 신생짬뽕가창의 재료중 하나가 poetry slam이라고 보기도 하는걸 보면
시를 음성으로 리드미컬하게 읽어냈을때만 창발되는 문학성이라는게 분명 있음 (종이에 써진 문학성과는 구분되는, 그리고 비트와 멜로디와 음악성을 다 거둬내고도 스피팅 그 자체만으로 발현되는 '비음악'적인 영역)
그런 의미에서
제가 비록 상업예술을 안좋게 들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예술에서 랩의 문학성을 보고 좋아할거면 랩에서 문학성을 찾지 말고 진짜 문학을 읽어라! 왜냐면 그건 랩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즐거움이거든!' 이라고 말하는건 어떤의미로는 랩의 다양한 기능을 너무 경직적으로 규정하는 도그마같아요
분명하게 말하자면
"랩은 언제까지나 음악이기때문에 문학성은 음악보다 낮은 우선순위에 있다"
라고 일축하기엔, 랩의 즐거움엔 '리드미컬하고 스킬풀한 낭독 그 자체로 전달되는 비음악적 문학성'도 있고 이게 음악성보다 순위가 무조건 낮은 즐거움이라고 단정할수는 없음
댓글 남겼습니다
확인했습니다~
래핑도 사운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곤 하지요... 동의합니다
브론드가 상업예술보다 훨씬 감흥이 있다고 느껴요
그럴수 있죠. ㅎ
ㅋㅋ 굳이 새 글 파셨네 제 글 대댓글로 대답 대신할게요~
댓글 남겼습니다
확인했습니다~
에미넴 I'm not afraid 가사 시작이 이거잖아요
You can try and read my lyrics off of this paper before I lay 'em
But you won't take the sting out these words before I say 'em
(그냥 종이에 써놓고 가사를 읽어도 되겠지만 작사한 래퍼 본인이 읊어주기 전까진 진짜로 훅 느낄 수 없다고)
그런점에서, 랩에서의 문학성은 글에 써진 포에트리로서의 문학성보다는 언어의 prosody(발음 강세 말투 리듬 등) 자체가 기술이 되는청각예술인 poetry slam에 가깝죠
실제로 랩이라는 신생짬뽕가창의 재료중 하나가 poetry slam이라고 보기도 하는걸 보면
시를 음성으로 리드미컬하게 읽어냈을때만 창발되는 문학성이라는게 분명 있음 (종이에 써진 문학성과는 구분되는, 그리고 비트와 멜로디와 음악성을 다 거둬내고도 스피팅 그 자체만으로 발현되는 '비음악'적인 영역)
그런 의미에서
제가 비록 상업예술을 안좋게 들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예술에서 랩의 문학성을 보고 좋아할거면 랩에서 문학성을 찾지 말고 진짜 문학을 읽어라! 왜냐면 그건 랩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즐거움이거든!' 이라고 말하는건 어떤의미로는 랩의 다양한 기능을 너무 경직적으로 규정하는 도그마같아요
분명하게 말하자면
"랩은 언제까지나 음악이기때문에 문학성은 음악보다 낮은 우선순위에 있다"
라고 일축하기엔, 랩의 즐거움엔 '리드미컬하고 스킬풀한 낭독 그 자체로 전달되는 비음악적 문학성'도 있고 이게 음악성보다 순위가 무조건 낮은 즐거움이라고 단정할수는 없음
동감합니다. 저도 듣기좋으니 상업예술을 듣는겁니다 결국..
이번 논쟁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글인 것 같아여 ㅊㅊ
상업예술이 이런 논쟁이 오갈 정도로 사운드가 구린 것인지 의문이네요.
듣는건 누구나 다를수 있으니까요 제 생각엔 호불호가 갈리는 사운드인 반면 많은 유저들이 고평가 하다보니 그런 논란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스눕독이 힙합을 young man's game이라고 한것처럼 힙합이란것 자체가 세련미와 신선함을 겨루는 격투기같은 성격도 있는 장르다보니 그 격투에서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면 쉽게 촌스럽다는 오명이 씌워지는게 힙합인것같아요
미국 한국 할것 없이 하다못해 붐뱁이나 소울을 재현하더라도 현대적 복각이 아니면 게으른 답습이라고 과하게 욕하더라구요
그만큼 청중이 좀 가혹하다싶을정도로 fresh한것만 예민하게 기다리고있는게 힙합이기도 하고, 반대로 그래서 새로운 사운드의 치열한 실험장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 경쟁에 참전하지 않으면서 그냥 그 자체의 퀄리티를 가꾼 엘범들의 경우 저런 트랜드추격전에 관심 많은 청자에게는 쉽게 '촌스럽다' '구리다' 라는 억울한 오평을 듣는것같아보이는데 (기대치에 어긋나니까), 왜 그런말들을 하는진 알겠는데 '촌스럽다' 말고 좀 다른 단어가 필요한것같기도하네요
촌스럽다라는 말이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면서 너무 공격적임
시대의 뒤떨어진다는 말을 좋게 말할 수가 있을까요?..ㅋㅋ
몇가지 표현을 당장 생각해봤는데 ('유행을 신경쓰지 않았다' 등) 아무래도 힙합 내부에서는 어떻게 순화시켜도 욕처럼 들리긴 하네요 ㅋㅋ
'남들이 듣고싶을 사운드에 맞추는걸 배제하고 자신이 표현하고싶은 사운드를 고집있게 구현했다' 뭐 이런식으로 말하기엔 너무 장황하고..
그냥 요즘 사운드와는 결이 좀 다르네요 정도가 어떨까싶슴다 ㅋㅋ
나쁘지 않네요
상업예술 논란을 떠나서 좀 과하게 신선한 것에 집착하는 수준인 사람들 너무 많아요
무조건 새로운 젊은 래퍼 나오면 닥치고 빨아주고 옛날 래퍼들 퇴물인 것 마냥 무시하는거 보기 안 좋더라구요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서 음악 듣는 자신이 신선하고 젊은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유독 힙합 듣는 사람들 중에 많아요
이 말에 동감합니다. 2021 음악과 거리가 멀다는 글을 보고 어이가 없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동감합니다
저는 중립기어충이라, 트랜드무새들을 욕하려고 저 댓글을 썼던건 아닙니다
저런 사람들은 분명 필요해요
힙합이 후레쉬함을 유지하도록 사회운동급으로 강제하는 중요한 장치이며 귀중한 판을 깔아주는 청중입니다
다만 말씀하신대로, 굳이 저런 트랜드경쟁놀이에 참전하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도 단지 트랜디하냐 아니냐 하나의 색안경으로만 평가해버리는 뇌절이 문제인것같습니다
그 뇌절을 사회운동하는 사람들이 치니까요
누구보다 트렌디하셔야 할 분들이 모든 작품을 '트렌디'라는 틀 안에 가둬놓고 평가하시려는게 아이러니하죠
좋은 의견이네요.
ㅇㅈ 구린걸 설명하는거 ㅈㄴ 의미없는듯
구리다에 근거가 필요하나
그냥 구리지? 그지? 공감해줘 밖에 더되나..
블론드랑 mbdtf를 라이밍때매들어요?
사운드가 좋아서 듣죠. 라이밍을 언급한건 일매틱 때문 ㅎㅎ
라이밍 좋은 것도 능력인데.. 무반주에 노래해도 좋은 랩은 좋습니다
블론드는 랩음반이 아니지 않나요?
그러게요 ㅎㅎ그냥 블론드도 mbdtf도 가사를 잘 썼더라 말하고 싶었어요
상업예술이 듣는즐거움이 그저그렇다던 사람들도 존재함 서사 가사가좋다며 그 비판여론을 묻으려고하니까 이렇게까지 온 거
음 그런데 마지막 분석에 대한 의견은 공감이 어렵네요.
예술의 형식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고민이 왜 별로인가요?
분석을 뭐라고 했던 것이 아닙니다. 분석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려 드는 것이 잘못 되었다고 말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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