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리뷰]

[리뷰] Noname - Telefone

2016.12.29 22:14조회 수 1269추천수 6댓글 13




1. 나에게는 나만의 감성이 있는 편이다.


(평소에 내 글을 안읽어본 분들은 그냥 이 부분은 무시해도 될 것 같다. 좀 뻘소리니까.) 무어라고 해야하나, 나는 쓰는 단어도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 편이고,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도,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에도 어떠한 양식과 감성을 따르는 편이다. 대표적으로는, 어, 앞에 쓴 '무어'라는 단어라던가, '피어난다'는 느낌, 설명을 하려고 할때 들이대는 '그러니까', 시도때도 없이 쓰는 구어체의 '어..'같은 것들. 내가 왜 이 얘기를 앨범 리뷰 앞에 굳이 쓰냐면,


2. 이 앨범이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에 거의 정확하게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래. 이 앨범은 내가 표현하는 '피어난다'라는 단어에, '그러니까'라는 단어에, '무어'라고 길게 늘여 말하는 그것에 담긴 의도를 정확하게 풀어낸 어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말하자면 취향저격이다. 이런 비트라면, 이런 가사라면 정말로 예쁘고 아름다울거야. 라고 상상했던 음악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앨범에 넘치는 사랑을 표현하자면, 응.


3. 첫곡의 가사에서부터 그런 것들이 드러난다.


"When the sun is going down, When the dark is out to stay, I picture your smile, like it was yesterday.." 라는 문장부터, 아마 이 앨범을 굉장히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 다음곡도 좋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 앨범을 너무너무 좋아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삼십초정도로 보면 된다. 세상에. "해가 저물어갈때, 그리고 밤이 흐르기 위해 고개를 들 때, 난 당신의 미소를 그려요. 마치 어제 일인것처럼.." 이라니. 어지간한 러브 발라드에서도 이렇게 예쁜 문장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 그때부터 이 앨범을 좋아했다. 거기에 이어지는 라인들도 숨막히게 좋은 것들이 많다. "Diddy Bop"에서 그녀의 어린시절을 그리는 가사는 달콤하기 그지 없는 비트와 합쳐져, 정말 기분좋은 꿈을 꾸는 것처럼 듣는 이를 웃음짓게 한다. "우우. 엉덩이 맞겠구나."라는 말까지도 추억에 젖게 할 수 있다면, 그건 대단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다른 것들은,


아무래도 가장 좋았던 부분은 "Casket Pretty"과 "Shadow Man"이지만. 음. 이 부분도 이야기해야겠지.


그렇게 아름다운 가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4. "Telefone"은, 그렇게 예쁜 것만은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더욱 좋다.


무어냐 하면, 그 밝고 시적인 부분 뒷면에 씁쓸한 뒷맛이 있다는거지. 상대적으로 후반부에 드러나는 내용인데, "Casket Pretty"는, 그 시적인 가사 안에 잠자는 숨막히는 슬픔이 너무 매력적이었어. "Tonight the night his baby said goodbye. Roses in the road, teddy bear outside, Bullet there on the right-"라는 문장은, 글쎄. 지금까지의 "Fuck the police" 애티튜드와 그런 주제를 가졌던, 그런 종류의 음악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이라고 생각할 정도니까. 누군가는 이를 부득거리기도, 누군가는 그대로 몸을 돌려 총을 쏴갈기는 것을 노래하기도 하지만, 노네임은 이야기해. "집에 잘 들어갔으면 해요. 오늘은 내 전화가 울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그 부분이 정말 좋았어. 너무너무. 부드러운, 여성스러운 시각으로 그려낸 도시의 바이올런스는- 음. 영광스럽지도, 분노에 가득차지도 않았어. 그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 얼마나 그곳의 상황이 안좋은지 확 와닿더라구. 그래. 그런거야. 그게 힘이라고 생각해. 시적인 원라이너에서 끝나지 않는, 분위기 조성에서 끝나지 않는- 섬세하고 미려한 터치와 묘사, 그리고 감정의 묘사. 그것들이 이 앨범의 가사를 진정으로 빛나게 해준다고 생각해. 그런데 말이야, 어.


5. 레퍼런스들이 좀 눈에 띄는 것 같다.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의 가사였나. 어딘가의 몇구절도 느껴지고, 마일로(Milo)의 어떤 구절이었더라. "But never hand-grenade a palm"이었나. 그게 생각나는 라임배열도 훅 들어왔었고. 좀 비슷한 레퍼런스들이 많았었던거같은데. 기분탓은 아닌 것 같아. 찾아보려면 찾아보도록 해. 귀에 밟히는 부분만 네다섯부분정도 됐던 거 같은데. 아참, 그리고


6. 말투가 바뀌었지, 아무래도 그건-


뻘짓을 하다가 다시 이걸 쓰려고 잡았기 때문일거야. 이입이 안되네. 어쨌거나, 그러한 노네임의 앨범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은, 그래. "프로덕션"이야. 밝고 소울풀한 비트 위에, 다양한 퍼커션의 배열이 굉장히 매력적인 비트들이었어. 특히나 놀라운 것은 '느낌을 상상할 수 없는' 비트라는 것. 무슨 말이냐면, 난 대개 앨범을 들으면서 모종의 이미지를 그려내보곤 하는데, 그게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거야. 예컨대, 나에게 데스그립스 (Death Grips)의 음악은 스플래터 무비에서 피칠갑이 되서 거칠게 숨을 내뿜는 공장의 기계들의 음악이고, 나의 빛과 소금인 블루(Blu)의 음악을 들을땐 대개 연청색 필터가 씌워진 아스팔트 길 한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랩을 하는 청년의 음악이라는 생각을 해. 그런데 이건 그런 느낌이 안들어. 세련되었지만 도회적이진 않고, 부드럽고 사랑스럽지만 야하진 않아. 여유롭지만 일요일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고, 밝은 곡이던 어두운 곡이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게 챈스 더 래퍼와 같은 긍정적인 모습은 아니야. 그래서 그 모습을 그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만큼 좋았고. 내가 미친놈 같다면, 어. 그래 부정은 못하겠다. 어쨌거나, 그런 프로덕션이 있기 때문에 이 앨범이 제대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건 매력이야. 그래.


7. 내가 노네임 집시의 랩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아직 안했나? 좋아해.


8. 어쨌거나, 아무렇게나 써갈긴 글을 좀 종합해보자면,


예쁜 앨범이야. 아주 섬세하게, 천천히 깎아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팍팍들 정도로 따뜻해. 밝고 시적인 가사가 충만하면서, 어느 하나에 쏠리지 않은 채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대단했어. 기본적이지만 멋진 사랑노래(Sunny Duet) 뿐만 아니라, 죽음과 삶에 대한 고찰(Shadow Man), 시적이면서도, 충분히 잔인한 낙태의 묘사(Bye Bye Baby)와 같은 곳들에서 노네임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낌없이 드러나. 그리고 그 덕분에 이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힙합의 이상향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조금은 짧아서 아쉬울 정도로. 모든 면에서 아름다운 앨범이야. 정말정말, 꼭 들어봐!


음악 자체의 난이도는 접근성이 좋아 썩 그리 어렵지 않은 편. 음악은 정말정말 좋다. 그러니까, 듣자!


artworks-000174220367-i7610z-t500x500.jpg

Noname - Telefone


1. Yesterday
2. Sunny Duet (feat. TheMIND)
3. Diddy Bop (feat. Cam O'bi & Raury)
4. All I Need (feat. Xavier Omar)
5. Reality Check (feat. Akenya & Eryn Allen Kane)
6. Freedom (Interlude)
7. Casket Pretty
8. Forever (feat. Joseph Chilliams & Ravyn Lenae)
9. Bye Bye Baby
10. Shadow Man
 


---------------


안~~뇽 울횐님덜~~!! ㅎㅎㅎㅎ


또 야그,,하구시픈것이 있어서!! 썼으요~~~!!@


잼있게,,읽어주시믄,,조컸슴당~~~   (___^^___) 꾸벅


이담에,,또봐요옹~~아조시는이만~~!!


슈룽~~


2nh.gif


신고
댓글 13
  • 12.29 22:45
    횐님의 또다른 영양가 있는 글에,,, 정말루다가 입냄새 풍기게 입 벌리고 갑니다,,,!!
  • 12.29 23:04
    @snobbi
    ----<---<@

    횐님에겐 언제나 장미한송이~~!
  • 12.29 23:29
    이 앨범 진짜 좋았는데 추천박고 갑니다,,,,,춍춍춍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가사해석 부탁드려도 될까요?
    가사 듣자마자 해석되시는 분 들 너무 부럽습니다 ㅠㅠ
  • 12.30 09:18
    @Kid Flex
    음... 네 노력해보겠습니다! 확답은 드리지 못하겠지만요.
  • 12.30 03:08
    4번트랙이었나?noname off the drugs noname quit the weed 이구절 맨날 귀를맴도네요 ㅋㅋ
  • 12.30 09:18
    @Suede
    All I Need 였죠! 저도 그 라인 좋아했어요 ㅎㅎ
  • 12.30 11:14
    @핍
    님글보고 한동안 안듣던 이 앨범에빠져서 shadow man 밤새서 해석해봤네요 ㅋㅋㅋㅋ 피곤해죽을것같습니다..ㅠㅠㅠ
  • 12.30 03:34
    오ㅓ호 좋네요..따뜻하다...약간 챈랩이 떠오르긴 하네요 ㅎㅎ좋은글은 스웩~
  • 12.30 09:18
    @펑숭
    감사합니다 ㅎㅎ
  • 12.30 11:49
    아 이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ㅠㅠ 너무 매력적이져
  • 12.31 12:07
    @Shawna
    노네임언니.. 너무 아름다워요ㅠㅠ
  • 12.30 21:36
    ㅅㅇ~
    Acid Rap때부터 응원했지
  • 12.31 12:08
    @Di-Recovery
    전 그때 템포가 확 느려졌던가, 그래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 조각이 이렇게 예쁜 음악이 됐네요! ㅎㅎ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스웩의 전당' 게시판 운영 중지 공지사항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 2018.05.22
2830 [인증/후기] 할랏 빠순이의 앨범 인증16 올댓school 2017.01.02
2829 [리뷰] 느릿하고 소박한 음반 정리 올려봅니다(22장)3 title: 2Pac - Me Against the WorldMigh-D-98brucedemon 2017.01.02
2828 [음악] (스압) 내 인생의 명반 TOP4013 침략자 2017.01.02
2827 [인증/후기] 2016년에 지른 음반 시리즈 1. 2016년 국내 힙합, 알앤비 앨범들4 title: Kanye West (Vultures)ABoX 2017.01.01
2826 [인증/후기] 연말결산 사인반 인증2 title: Guy-Manuel de Homem-Christo (2)천주교인 2017.01.01
2825 [가사] Pharaoh & Boulevard Depo - 5 Минут Назад6 침략자 2017.01.01
2824 [인증/후기] 헨즈 후기15 title: Post Malone다녤 2017.01.01
2823 [인증/후기] Postmalone stoney 앨범 도착7 NotoriousKid 2016.12.31
2822 [인증/후기] 프리프럼서울 도착기념 실물사진3 title: Big L야호신난다 2016.12.31
2821 [가사] [가사해석]Kendrick Lamar - Growing Apart (To Get Closer)1 ASTROUNIQ 2016.12.31
2820 [음악] 2016년을 함께해준, 인생 최고의 앨범11 title: Kanye West - The Life of Pablosouo 2016.12.31
2819 [리뷰] [리뷰] Run The Jewels - Run The Jewels 3(2016)27 2016.12.31
2818 [리뷰] Frank Ocean - Blonde를 듣고 <2>4 TomBoy 2016.12.31
2817 [음악] 알파벳으로 다시보는 2016년 외힙 A to Z.txt (완전판) (스압, 데이터 주의)16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 2016.12.30
2816 [인증/후기] BOYS DON'T CRY MAGAZINE8 TomBoy 2016.12.30
2815 [가사] Noname-Shadow man1 Suede 2016.12.30
2814 [가사] Flatbush ZOMBiES - LiveFromHell1 title: EminemClaudio Marchisio 2016.12.30
2813 [음악] 러시아의 트랩 슈퍼스타들을 알아봅시다.16 침략자 2016.12.30
2812 [가사] Flatbush ZOMBiES - God Blessed The Dead (Meechy Darko Solo)2 title: EminemClaudio Marchisio 2016.12.30
[리뷰] [리뷰] Noname - Telefone13 2016.12.29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