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лава КПСС - Солнце мёртвых (2017)
Khabarovsk, Russia / Abstract Hip-Hop
8.5/10
현시점 러시아에서 가장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랩퍼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10이면 10 모두가 Слава КПСС라고 얘기 할 것입니다.
약 5년동안 랩배틀에서 무패를 기록하며 장기간 랩배틀판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던 Oxxxymiron을 끌어내리며 새로운 챔피언이 된 그는 최근 모든 러시아의 힙합팬들에게 주목 받고 있으며 물 저을 때 노 젓는듯 드디어 모든 이들이 그에게 고대하던 정규 1집을 발표하였습니다.
Слава КПСС의 1집 'Солнце мёртвых'는 다소 의외의,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한참 벗어나는 음악을 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주목하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몸값을 부풀리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인, 이지리스닝 음악 혹은 자극적인 내용의 가사들이나 아니면 장르팬들과 랩배틀팬들에게 강력하게 어필 할 수 있는, 또한 그의 주무기이기도 한 타이트하고 화려한 랩테크니컬을 앞세운 곡들을 선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Слава КПСС는 남들의 바램의 맞춰주는 것이 아닌 본인의 확고한 음악관을 구축하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마치 배틀 랩퍼나 네오나치와 같은 단발성 화제거리가 아닌 아티스트의 길을 걷기로 하는듯 합니다.
Солнце мёртвых는 그간 Слава КПСС의 작업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가 평소 보여주던 유머러스함과 장난기 넘치는 분위기들은 싹 빠지고 그 자리에 영묘하고 암울한 바이브가 새로이 자리잡고 있으며. 다른 랩퍼들을 헐뜯는 가사들이나 인종차별적인 가사들은 사라졌으며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들과 다소 복잡한 문학적인 성향의 가사들이 빈자리를 매꾸고 있습니다.
Слава КПСС의 변신은 성공적입니다. Солнце мёртвых는 'РЕНЕССАНС'의 인하우스 프로듀서 'Undascope'와의 1MC 1PD 엘범으로, Undascope의 전두 지휘 아래 엘범이 전체적으로 통일된 무드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존 클라우드랩이 갖고 있는 공허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운드의 공간감과 칠한 분위기보다는 오히려 보이스 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사운드 전체를 풍부하게 가져가고 있으며 오히려 트랩 어프로치보다는 앱스트랙 힙합 성향을 내비치며 기존 Pharaoh나 Boulevard Depo등으로 대표되는 러시아의 타 클라우드랩과 차별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또한 Слава КПСС는 플로우를 촘촘하게 채워나가며 특유의 어물거리는 발음과 그의 감동적인 표효등을 섞어내가며 상당히 독특한 감상을 전해줍니다. 특히나 'Шатуны'에선 그가 본작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스타일의 결정체로 차분하게 랩을 뱉어나감과 동시에 백킹 보컬로 울려퍼지는 그의 광기어린 울부짖음은 그동안 좀처럼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해줍니다.
다만 엘범 대부분의 곡이 소름 돋을 정도로 일관적인 바이브를 유지하고 있으며 엘범의 전체적인 흐름이 너무 직렬적인 것은 엘범 전반적인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Солнце мёртвых는 분명 음악적으로 큰 성과를 거둔 엘범입니다. 이제 Слава КПСС에게 비단 프리스타일뿐만이 아닌 음악 그 자체를 기대해도 좋을듯 싶습니다.
Макс Корж - Малый повзрослел, ч.2 (2017)
Minsk, Belarus / Alternative Hip-Hop
8/10
벨라루스의 또다른 슈퍼스타 Макс Корж이 작년 발표했던 엘범 Малый повзрослел의 성공에 힘입어 1년이 지나 Малый повзрослел의 또다른 속편을 발표 했습니다.
Малый повзрослел이 파티튠과 트랩, 어쿠스틱 넘버들의 혼합되어있는 일종의 모음집 느낌의 엘범이였다면 본작은 엘범 전체에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중심으로 악기 구성을 잡아 보다 얼터너티브하고 아날로그한 사운드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Макс Корж의 담백한 래핑을 바탕으로 본작은 팝과 힙합 사이 밸런스가 무너트리지 않는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곡들의 구성 역시도 단순 벌스-훅-브릿지 형식으로 간단하게 끝나지 않고 보다 다채로운 시도를 보여주어 보다 다채로운 감상을 더해줍니다.
Малый повзрослел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담백한 사운드와 멜로디가 돋보이는 수작 엘범입니다.
Idris - Desert Eagle (2017)
Chechen, Russia / Trap Rap
6.5/10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살벌한 도시중 한곳에서 새로운 트랩 루키가 등장 했습니다.
십수년간 러시아 본토에 대항해 극단적인 무장투쟁과 게릴라전을 펼치며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지구 최악의 전쟁터중 하나였던 체첸 출신의 젊은 랩퍼 Idris는 그간 VK에서 본인의 곡들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카자흐스탄의 거물 Schokk의 눈에 들어 그의 엘범의 피쳐링 랩퍼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며 러시아 힙합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는데요, 이후 믹스테잎 'Desert Eagle'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씬에 자리 잡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독특한 출신 성분과는 달리 그의 음악은 그렇게 특이하지 않습니다. 흔히 'Yanix' 혹은 Kizaru, Bumble Beezy등 다른 러시아의 기성 랩퍼들의 전형적인 트랩 사운드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기본기는 확실해 'Desert Eagle'은 적어도 준수한 감상을 들려줍니다.
Idris는 과연 체첸 힙합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요?
25/17 - Ева едет в Вавилон (2017)
Omsk, Russia / Alternative Hip-Hop, Nu-Metal
8.5/10
옴스크의 거물 25/17이 올해 초 정규 엘범 'Умереть от счастья'를 발표한지 불과 8개월채 안되 또다른 정규 엘범 'Ева едет в Вавилон'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들의 엄청난 작업 속도 역시 놀랍지만 더욱 놀라운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이들이 십수년간 유지하였던 기존의 스타일을 완전 탈피하여 'Ева едет в Вавилон'에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25/17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Ева едет в Вавилон'의 음악을 정말 간단히 설명하자면 락과 힙합의 결합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에선 이는 그렇게 신선한 시도는 아닌데요, 이미 뉴메탈로 시작하여 뉴메탈의 장점들만 그대로 가져와 얼터너티브 힙합의 접목 시키며 본인만의 독자적인 음악관을 구축한 'Noize MC' 역시 락과 힙합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음악을 선보이는 'Anacondaz', 그리고 경우가 좀 다르지만 'Эхопрокуренныхподъездов'역시 락 친화적인 앱스트랙 힙합의 선구자적인 아티스트죠.
25/17은 이들의 뒤를 따르고 있지만 이들의 장기간 축적된 음악 내공 덕분인지 러시아의 다른 선구자들과 비교하여 전혀 꿇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25/17의 멤버 Бледный의 락 보컬과 송라이팅 실력은 기존 뉴메탈 베테랑이라고 착각하게 만들만큼 아주 능숙합니다.
러시아 포크 밴드 'Аффинаж'와 협업하여 페이건 느낌을 물씬 살려 독특한 감상을 주는 'Клыки', 엄청난 폭발력의 'Торпеда'는 이 엘범의 백미중 백미입니다.
'Ева едет в Вавилон는 25/17이 왜 이들이 1세대 힙합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도태 되지 않고 탑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는지 정말 잘 설명해주는, 상당한 퀄리티의 엘범입니다.
Неизвестность - Хайпоголик II (2017)
Kharkiv, Ukraine / Trap Rap
7/10
'Неизвестность'는 우크라이나 힙합의 새역사를 갱신중인 그룹 'Грибы'의 전멤버로 'Грибы'를 뛰쳐나와 본인만의 음악 커리어를 새로이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Die Antwoord'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하우스/일렉트로니카를 바탕으로 유머러스하고 골때리는 Грибы의 음악과 닮은듯 하면서도 Неизвестность는 Грибы 보다 더욱 진중하고 진중한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본작 'Хайпоголик II'는 어느정도 Неизвестность가 어떤 음악을 추구하려는지 파악이 가능하며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쉽게도 크게 강한 인상을 주는 킬링트랙의 부재가 아쉽습니다.
Fallen MC - Эти великолепные квакшибои (2017)
Kaliningrad, Russia / Abstract Hip-Hop
8/10
러시아 최서단의 위치한 칼리닌그라드의 젊은 랩퍼 'Fallen MC'는 이미 러시아의 랩배틀 리그 'SlovoSPB'에서 오래동안 활동하며 러시아 언더그라운드 힙합에 관심을 갖고 있는 리스너들에겐 이미 익숙한 이름일 것입니다.
역시나 같은 랩배틀리그 SlovoSPB의 터줏대감인 'ЗАМАЙ'의 크루 'РЕНЕССАНС'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Fallen MC'는 그동안 ЗАМАЙ, 'СД', 'Слава КПСС' 등의 랩퍼들의 작업물들에서 존재감을 알리며 11월 본인의 데뷔 정규 엘범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Fallen MC은 의외로 극단적으로 암울하고 기괴한 바이브가 가득한 앱스트랙 힙합 엘범을 들고 나왔는데요, 신스 패드와 오르간 사운드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다크웨이브 음악을 연상 시키는 상당히 독특한 사운드스케이프를 구축하였습니다.
Fallen MC의 래핑도 독보적이진 않지만 Эти великолепные квакшибои의 사운드를 뒤받침 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 부분에서 'Слава КПСС'의 추임세, 끝음처리 같은 그의 플로우의 일부분을 그대로 가져와 이따금씩 Слава КПСС 조무사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Эти великолепные квакшибои는 성공적인 데뷔 엘범으로써 전혀 부족함이 없으며 독특한 바이브가 돋보이는 수작 엘범입니다.
25/17 앨범은 간만에 관심이 가는 앨범이네요, 찾아서 바로 들어보겠습니다!
글 감사해요 :D
슬라바 1집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네요..
오 곡들 이번에 되게 좋네여. 슬라바는 사클로 앨범이 업로드 되있다니.. 돌려봐야겠네여. 두번쨰랑 마지막 노래도 좋네여.
러시아에서 이 분한테 뭐 하나 줘야할듯ㅋㅋㅋㅋ
천천히 다른거도 들어보고 있어요
같은 사람이 톤 높였다 내렸다 해서 곡 낸거 같음...
많이 안 들어봐서 구분을 못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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