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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미니멀의 힘, 그 한 끗 차이 미학

MANGDI2019.02.11 18:35조회 수 4183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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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omes First x Fred Perry


망디의 객관성 제로


비움이 부족한 대한민국.


언제부턴지 미니멀리스트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절제의 미’가 많은 것을 함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다. 나는 미니멀 디자인에는 과하게 드러낼 수 있음에도 감추기 바쁜 겸손과 개인의 감각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뇌가 포함된다고 믿는다. 그렇게 그 일련의 과정을 존중하고 사랑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다양하게 때로는 과하게 옷을 입어봐야 한다는 스콧 슈만 (Scott Schuman, 사토리얼리스트 저자)의 이야기를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나이가 들면 들수록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한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 어려움이란 실용적인 기능을 의미할 수 있고, 내가 느끼는 남들의 시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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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YEEZY) 론칭 후 미니멀 디자인에 푹 빠진 칸예 웨스트를 필두로 이안 코너, 버질 아블로, 루카 샤바트와 같은 셀러브리티도 간소화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잦아졌다. 맥시멀, 미니멀 어느 것이 우선하고 우월하다 할 수 없으나 현실적인 친근감을 더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반갑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제시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현재, 국내의 디자인 형식은 편협돼 있다. 드러냄으로써 혹은 무엇을 더 첨가하면서 그에 수반돼 가치와 가격을 부여한다. 특히, 한 끗 차이를 미학으로 전개하는 방식은 찾아보기 드물다. 그 ‘한 끗’이란 색감, 실루엣, 편안함으로 대표되는 의류 기본에 충실하고 더 나아가 개인의 취향을 자연스레 심는 작업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나라가 바로 스웨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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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


국내 비즈니스에 크게 성공한 이케아(IKEA), 아크네(Acne Studios), 코스(COS)를 비롯해 아워 레거시(Our Legacy), 이티스(Eytys), 커먼 스웨덴(CMMN SWDN) 등은 메이저-마이너, 스트리트-하이앤드를 넘나드는, 디자인 산업의 큰 흐름으로 떠오른 스웨디시 스타일의 선두에 있는 브랜드다. 국가는 다르지만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무인양품(MUJI), 애플(APPLE)의 미(美) 철학 역시 세련미와 더불어 실용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이와 맞닿아있다. 그들의 디자인은 비교적 간결하다. 그렇다고 흔해 빠진 아름다움은 또 아니다. 조화와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가지는 아이템들로 가득 차 있고, 객관적 정의가 무색한 고유의 감성이 존재한다. 이것이 브랜드의 힘이고 개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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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Margiela


이미 한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패션 시장이 되었다. 의복 문화 역시 빠르게 성장했음이 분명하다. 그래픽, 촬영 이미지, 텍스트를 이용한 특색있는 디자인 역시 높은 수준이라 자신한다. 그러나 자생력 있는, 기본기에 충실한 브랜드는 그 수가 적은 게 사실이다. 우리도 공존을 위해 합리적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브랜드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단순함이 곧 최고라는 것이 아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무게추를 평형으로 맞추는 노력을 통해 다양성을 누릴 수 있는 신을 만들자는 것이다. 너만의 생각이라 하신다면 더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굴지의 힘은 기본에서 온다는 것을 잊지 않고, 소소한 곳에서 재미를 느끼는 미니멀리스트에게도 행복을 누릴 기회를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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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JI, HARA KENYA


'비움의 철학'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하라 켄야(Hara Kenya)의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다.


비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기능, 형태, 용도 등, 모든 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움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 같은 개념을 시각화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CREDIT

Editor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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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2019.2.11 22:07 댓글추천 0

    잘 읽었습니다.

    사소한 한가지 포인트에 꽂히는 맛. 미니멀리즘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게 포인트를 파고드는 재미가 있죠.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공감되는 글이었습니다.

     

  • 2019.2.11 23:03 댓글추천 0

    공감합니다.. 디테일도 멋있는 디테일이어야하는게 관건인것같아요.

     

    비록 돈도없어서 싸게 입고 다니지만 ㅋㅋ 옷은 알면 알수록 실루엣이 전부인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한 끗차이가 있는 디테일의 옷들이 저의 실루엣을 완성하는 그 재미로 옷을 사입는 것 같아요

     

    그것은 옷을 어떻게 재단하고 완성하느냐에 시작된 거겠죠 잘읽었습니다.

  • 2019.2.12 02:39 댓글추천 0

    저도 요즘 미니멀한 스타일에 많이 꽃혔네요. 과한 디테일보다 작은 핏의 차이로 포인트를 주는데서 더 끌리네요. 패션을 넘어서 삶도 과함보단 절제감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더 추구하게 되네요.

  • 잘봤어요... 화려한것도 좋은데 미니멀한것은 간단하게 딱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어서 그런지 여운이 많이남네요

  • 2019.2.12 09:28 댓글추천 0

    공감합니다! 위에서 열거된 브랜드처럼 한국도 양질의 미니멀 브랜드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 2019.2.13 03:43 댓글추천 0

    우리나라 패션이요? 입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만 있고, 생산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해외의 옷들을 그대로 가져다 똑같이 입습니다. 그리고, 자기식대로 망쳐버리죠, 왜 이 룩이 좋은지 모릅니다. 핫한 템들만을 쫓아갑니다.

    핫아이템이 왜 핫아이템이고, 이떤 유행이 따라올꺼고, 디자인적 응집과 여유는 없습니다. 한때는 전신이 다른색의 일본식 사탕? 카모플라쥬를 입은 사람이 추천수를 받아 핫에 올라갔더랫죠... 용기에 한표를 투자하면 저만큼 받을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참 복잡합니다 옷입기, 다만 우리나라는 안되요, 시도도 안하고, 똑같이 입어야만하고, 똑같이 안입으면 무시합니다. 발전이 없어요.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생각을 가진 사람이 트랜드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패완얼 같은 말을 전국민이 국가신조처럼 믿는 멍청한짓은 그만하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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