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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⑮2018년 주목해야 할 브랜드

MANGDI2018.01.31 10:33조회 수 519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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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정석’이라는 말은 나에게 항상 불편한 존재였다. 학교에 다닐 때나 사회에 나온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 대학에서 시작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션에 관해서도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것이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패션’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내 시선이 담겨있다. 결코 부정적인 면이 화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패션관을 조금은 '틀어서' 보자는 취지이다. 그게 또 재밌기도 하고. 우리는 어쩌면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오히려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얻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는 이런 부적응자들의 지옥에서 작은 공감을 갈구하는 소심한 끄적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연재될 연재물임을 알려드립니다.


패션쇼, 컬렉션의 취지가 현실로부터의 조그마한 도피라면 요즘처럼 그 목적이 정확히 달성되고 있는 시기도 없다. 기존의 룰과 시스템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이 시대의 패션 해방감은 새해가 되며 더 새롭게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혁신과 조화'는 우리 시대의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콘텐츠가 되었다. 패션의 정수로 비롯되는 헤리티지부터 상상의 세계를 헤엄치는 무한한 창의성. 그 둘을 잇는 시기가 바로 2018년이 되지 않을까? 2018년의 화두, 그 끓는점에 있는 브랜드를 이야기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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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레이그 그린


동심을 날개 삼아 현실이라는 목적지로 날아가고 있는 디자이너인 크레이그 그린(Craig Green). 그는 201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런칭하며 꾸준히 자신의 패션 철학을 전개해나갔다. 컨셉슈얼한 이미지와 상업성 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핵심이었다. 그렇게 그는 영국 패션씬 안에서 태풍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2017년 올해의 남성복 디자이너' 상을 수상하게 이른다. 최근 공개된 18시즌 컬렉션을 살펴봐도 워크웨어, 유니폼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일상적인 소재나 테마를 해체하여 새로운 디자인을 구축한 그의 방식은 놀랍다. 크레이그 그린은 나무 프레임, 끈, 흔들리는 추 등의 콘셉추얼한 장치들과 함께 과장되게 주름잡은 코트나 셔츠, 기하학적인 패치워크와 컷아웃 스웨터로 추상적이면서도 실험적인 룩을 완성했다. 여기에 심플한 룩 또한 잊지 않고 배치하며 균형을 잘 맞춰 나간다. 이미 두 극단이 만들어내는 상상력과 꿈은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파격적인 이미지는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편안하게 전달되고 있다. 크레이그 그린의 발전 가능성은 상상의 세계처럼 무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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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프 화이트


패션을 전공하지 않은 한 남자가 지인들에게 파이렉스 23(Pyrex 23)이 쓰인 티셔츠를 나눠주는 현재의 성공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인 버질 아블로(Virgil Abloh)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개인 브랜드인 오프 화이트(OFF-WHITE)를 비롯해 나이키(Nike)와의 협업을 무리 없이 진행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여러 면에서 버질 아블로는 자신의 성공이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후광이 아니었음을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다. 그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감성, 그 한 끗 차이의 미학을 정확히 캐치하여 트렌디함을 완성하는 중이다. 나이키와의 새로운 협업 모델, 바이레도(BYREDO),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와 작업이 예정된 오프 화이트의 2018년은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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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 콜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언제나 흥미롭다. 버질 아블로의 어시스턴트를 거쳐 오프 화이트의 컨설턴트 직을 지낸 사무엘 로스(Samuel Ross). 그는 자신의 브랜드인 어 콜드 월(A-COLD-WALL)을 설립한 지 두 해를 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스트리트웨어 신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미니멀리즘을 해체해 재구성하는 그의 철학은 기존의 정형화된 남성복의 틀 안에서 남다른 '옷 맛'을 자랑한다. 거기에 PVC, 캔버스 등 미래적인 소재를 활용해 이차적인 재해석을 가미하기도 한다. 상업성이 팽배한 현재 스트릿씬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그의 태도는 오프 화이트 못지않게 극적이다. 이제 사무엘 로스의 패션 철학을 더욱더 멀리 펼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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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셀린


2016년 4월,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이 생로랑(Saint Laurent Paris)을 떠나면서 그의 거취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잠잠했던 2년간의 공백을 깨고 그는 셀린(Celine)을 새로운 아카이브로 정했다. 관심이 쏟아지는 건 당연지사. 그가 다가오는 9월, 셀린의 남성복과 꾸띄르 컬렉션, 향수까지 선보인다고 하니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성공 여부를 떠나, 콧대 높은 럭셔리 하우스에서 '혁신'이라는 깃발을 들고 변화를 외쳐왔던 에디 슬리먼. 그의 강단과 패기,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열정은 2018년 새로운 셀린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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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32c


독일의 베를린을 중심으로 일 년에 두 차례 발간되는 매거진 032c. 유럽의 클래식과 인문학의 성지라는 두 개의 교차점에 그들이 있다. 매거진 발행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와의 피처 작업, 의류 협업 등을 이루어 나가던 그들이 드디어 일을 냈다. 바로 남성복의 성지 피티 워모에서 데뷔 격인 컬렉션을 치른 것. 다양한 분야를 다루었던 넓은 스펙트럼 안에 고유의 독창성을 심고 세상에 나온 032c. 정치적, 철학적 신념을 관통하는 특유의 음울하고 거친 분위기는 단숨에 컬렉션 장을 방문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2018년 1월 11일, 그들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글 l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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