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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이 플레이리스트
2016.12.06 15:31

[연재] LE Playlist: Cheer Up,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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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LE Playlist: Cheer Up, Baby!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날씨, 날씨가 어떻든 말라 비틀어진 통장… 올 한 해도 쉽지 않았고, 힘든 순간들은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었다. 그때마다 나는 그저 버티기 위해 이어폰을 귀에 꽂고 볼륨 버튼을 위로 마구 눌러댔다. 그러다 여유를 되찾고 보니 유난히 재생 횟수가 많은 곡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힘듦의 정도와 정비례한다고 할 수 있는 무의식적으로 자주 찾은 이 음악들이 어쩌면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서 버팀목이 되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플레이리스트의 노래들을 들으며 힘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가능하다면 자신이 힘든 시기를 견디며 들은 음악도 공유해보자. 아직도 매주 광장에 나가야 할 만큼 녹록지 않은 이 시기에 각자 마음속의 "아침이슬", "상록수"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가사해석 링크를 첨부해놓은 곡도 있으니 찬찬히 읽어보며 좋은 에너지를 얻길 바란다.





나는 꽤 반체제적인 사람이라 이 노래 속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의 염세적인 가사를 되뇌며 힘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지난 토요일, 집회에 나가기 위해 경복궁과 광화문으로 가며 가장 많이 듣기도 했다. 특히, 제이지(JAY Z)의 벌스가 현재의 한국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뮤직비디오 감독 로맹 가브라스(Romain Gavras)가 담아낸 저항의 역동적인 순간들을 경험하며 다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얻어보자.







힘 내려고 듣는 음악이 꼭 응원의 의미를 담을 필요는 없다. 단순히 신나고 그 곡을 정말 좋아한다는 이유로도 음악은 듣는 이에게 힘을 준다. 그렇기에 나에게 이 곡은 필살기다. 푸샤 티(Pusha T)의 벌스와 메인 멜로디 라인이 터져 나오면 없던 에너지도 다시 차오름을 느낀다. 사실대표적으로 이 곡을 꼽았을 뿐, 클립스(Clipse)의 모든 음악이 그렇다. 이러나저러나 내가 처음 빠진 힙합 음악이 그들의 앨범이었으니 말이다. 미리 언급하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이름은 지겹도록 나온다.







제목에서부터 모든 걸 말해주는 곡이다. 우린 다 괜찮을 거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To Pimp A Butterfly]를 함축하는 곡은 단연 'Love Yourself'를 설파하는 "i"지만, 제목이나 내용상 "Alright"는 그보다 더욱 직관적이다. 처음엔 이 곡이 너무 싫었다. 퍼렐 윌리엄스가 릭 로스(Rick Ross)의 "Presidential"에 사용한 샘플을 우려먹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두 곡은 전혀 달랐고, 결국 올여름 재생 횟수 8위에 머무르기에 이르렀다. 켄드릭 라마를 따라 소리 지르다가,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 방방 뛰고 나면 정말 모두 괜찮아질 것 같았던 건 아닐까.








나는 외향적이고 인간 관계에서 큰 에너지를 얻는다. 연인 관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반적인 관계와 연인 관계는 조금 다르기 마련인데, 후자의 감정을 되새기게 만드는 곡이 몇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앨리샤 키스(Alicia Keys)의 "In Common"이 가장 와 닿았다. 프로듀서 일란젤로(Illangelo)가 만든 두근거리는 비트에 앨리샤 키스의 애절함이 올라간 곡인데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랜만에 리뷰를 쓰는 것도 아닌데 가사를 찾아 번역하고, 지니어스(Genius)에서 구절 하나하나의 의미를 읽곤 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특별한 건 앨리샤 키스가 쓴 문장 자체였다. 5시에 떠난다 말하고 해가 뜰 때까지 같이 있거나, 어딘가 닮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괜한 미소를 베시시 지으며 못다한 일을 다시 잡았다.






Justin Timberlake - Mirrors

샤워할 땐 꼭 음악을 듣는다. 핸드폰 수명이 줄어든다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음악을 앨범 단위로 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샤워하는 순간은 무조건 랜덤 재생을 쓴다. 한창 자존감이 떨어져 있던 어느 여름 날, 면도하기 위해 거울 속 나를 볼 때 "Mirrors"가 흘러나왔다. "Mirrors"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거울에 비유한 곡이다. 하지만 당시 나에겐 거울 속 나를 사랑하라는 듯이 들렸다. 그 상태로 한 곡 반복을 누르고, 매일 밤 이불 속에서 이어폰을 꽂고 수없이 들었다. 덕분인지는 몰라도 지금의 나는 내가 너무 좋다.






The Persuasions - Good Times

'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언젠가 좋은 때가 올 거야" 부류의 말은 타인의 고민을 단순하게 만든다. 이기적이다. 반대로 스스로 되뇔 땐 오히려 힘이 된다. 그래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마다 제이미 xx(Jamie xx)의 "I Know There's Gonna Be (Good Times)"를 찾았다. 더 단순한 순간을 위해 샘플링 소스의 원곡을 찾았고, 더 펄스에이션즈(The Persuasions)의 "Good Times"를 알게 됐다. 영 떡(Young Thug)의 정신 없는 목소리도 없고,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은 더 강했다. 완벽한 대체재였다.







대니 브라운(Danny Brown)과 앱소울(Ab-Soul)을 좋아한다. 둘은 음악적으로나 성격적으로나 급진적이다. 이에 거부감을 느낄 이를 설득할 실력도 갖췄다. 둘의 가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찔러 들어온다. 그러면서도 랩 스타일은 정반대다. 앱소울은 조곤조곤하고, 대니 브라운은 정신없다. "Terrorist Threats"는 이를 잘 보여준다. 둘이 보고 자라온 사회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앱소울의 초점이 전반적인 사회라면 대니 브라운은 후드를 대변한다. 내용은 비관적이고 비판적이기 짝이 없다. 그래서 귀를 기울이게 된다. 축 처진 어깨로 길을 가다가도 이 곡을 들으면 허공에 휘적거리던 팔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게 된다. 온몸에 시니컬함이 샘솟는다. 그 감정을 잘 유지하면 충분히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가 된다.







내 왼쪽 목에는 N.E.R.D의 로고가 타투로 새겨져 있다. 퍼렐 윌리엄스과 채드 휴고(Chad Hugo)가 만든 음악은 전부 삶의 원동력이 됐다. 그런데 이 곡은 다르다. 듣고 나면 힘이 다 빠진다. '어차피 다 망해 없어질 텐데, 쉬었다 가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한국인의 피가 짙게 흐르는 탓에 '빨리빨리'가 몸에 밴 내게는 귀중한 휴식 시간이다. 이 곡은 요즘에도 꺼내 듣는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기 전 들으면 조금 더 편안하게 일과를 처리할 수 있다. 최근 환율을 확인할 때도 꼭 듣는다. 돈이 마구 떨어지는 장면에서 엔화 900원대 시절을 추억한다. 요즘엔 다시 1,040원대까지 떨어졌더라. 역시 더 넵튠즈(The Neptunes)는 내 삶을 움직이는 팀이다.






Pharrell Williams - You Can Do It Too


반쯤 농담이지만, 어느 정도 유명한 아티스트, 누군가의 롤모델들은 무조건 응원하는 곡을 하나쯤은 발매해야 한다. 유명인이 '나처럼 될 수 있다'고 던지는 말은 팬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You Can Do It Too"가 내겐 그랬다. 현실성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힘든 순간에 롤모델처럼 된 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꽤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누구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랩을 할 수도, 옷을 입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있다. 누군가 나에게 "이 곡은 솔직히 사람 놀리는 곡 아니냐"고 말했지만, 내용 자체는 전혀 상관없다. 'You Can Do It Too'라는 말 자체에 힘이 있다.







역시 퍼렐 윌리엄스다. 가장 큰 이유는 2015년에 있었던 퍼렐 윌리엄스의 내한 공연이다. 일반적으로 힘들 땐 좋은 기억을 찾아낸다. 내게는 퍼렐 윌리엄스의 내한 공연이었다. 10년 넘게 좋아한 아티스트이자 롤모델을 눈앞에서 보는 게 어떤 기분인지는 겪어본 이만 알 수 있다. 티켓을 처음 받은 순간, 공연 당일 날 시작 전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긴장감, 처음 등장했을 때, "Get Lucky"를 들으며 엉엉 울었던 때까지 모든 게 생생하다. 그중에서도 "Freedom"은 특별하다. 당시 퍼렐 윌리엄스의 가장 최신곡이었고, 앵콜곡이었으며, 엔딩곡이었기 때문이다. 대미를 장식한 곡이기에 듣는 순간 그때의 기억을 새록새록 되살려준다. 이는 무엇보다 힘이 되는 일이었다. 심지어 가사 내용이나 악기 구성, 분위기까지 힘을 내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곡이다.


글ㅣ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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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매거진 팀 에디터] 그리고 VISLA Magazine과 플라워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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