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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영화보다 더 짜릿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트랙 6

title: [회원구입불가]Loner2016.08.31 02:36추천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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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영화보다 더 짜릿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트랙 6

 

*본 글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가 지난 8월 3일 그 모습을 드러냈었다. 개봉 전까지는 DC코믹스(DC Comics)의 팬들 그리고 수많은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예측할 수 없는 악당 조커와 그에 못지않은 말괄량이 악당 할리퀸(Harley Quinn)을 비롯한 여러 매력적인 악당들이 어떤 이야기들을 보여줄지에 대해 팬들의 궁금증과 기대는 더욱 커져갔었다. 주연을 맡은 자레드 레토(Jared Leto), 마고 로비(Margot Robbie), 윌 스미스(Will Smith) 등의 유명 배우들에 대한 기대치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러한 기대 속에 스타트를 끊은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개봉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현재, 180만여 명이라는 나름의 관객 동원을 기록했음에도 예고편을 더 잘 만들었다는 평을 꽤 많이 받으며 완성도에 물음표가 붙은 채로 레이스를 마쳐가고 있다. 그러나 작품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야심 차게 나온 만큼 초점을 맞출 만한 부분은 많았을 것이다. 어떤 이는 원작과 얼마나 흡사할지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원작과 얼마나 다른 매력을 풍겼을지에 집중했을 것이다. 혹은 각 캐릭터의 특성을 어떻게 살렸을지에 집중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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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에는 더 색다르게 영화 속 음악에 초점을 맞춰볼까 한다.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는 다양한 힙합과 알앤비 트랙들이 삽입되었다. 트랙들은 적재적소에서각 장면의 분위기와 캐릭터의 매력을 증폭시켰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다시 한 번 회상할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동시에 좋은 음악들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물론,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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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anye West – Black Skinhead


데드샷(Dead Shot)이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조직한 정부 인사, 아만다 월러(Amande Waller)에게 자신의 사격 실력을 증명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아니, 그 전에 데드샷이란 인물을 먼저 생각해보자. 그는 딸에게는 지극정성인 딸바보지만, 사실 굉장한 명성을 지닌 청부살인업자다. 일을 할 땐 칼같이 날카롭고, 총알이 빗나갈 일이 없을 정도로 프로페셔널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위의 장면에서 총을 쏘는 순간 "Black Skinhead"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를 좋아하는 사람을 넘어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순간 왠지 모를 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데드샷과 잘 어울리는 야생적인 전자음과 격한 드럼 소리 속에 울리는 총소리가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칸예 웨스트의 "Black Skinhead"가 삽입된 것만으로 그의 사격 실력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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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7 – Come Baby Come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캐릭터라 하면 당연하게도 할리퀸이 아닐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은 물론이고, 천연덕스러운 미소만으로도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을 무한정 발사하는 할리퀸이야말로 멱살 잡고 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캐릭터다. 그런 그가 엘리베이터에서 홀로 적들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있다. 적들이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건물 안에서 천진난만하게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전투가 시작되는데, 이때 K7의 메가 히트곡 "Come Baby Come"이 나온다. "Come Baby Come"은 1993년에 발매된 K7의 데뷔 앨범 [Swing Batta Swing]의 수록곡인데, 사실 전투 씬에서 자주 사용되는 격렬한 음악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곡이다. 오히려 옛날 파티에서 나올 법한 흥겨운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노래 제목처럼 “Come Baby Come”을 반복적으로 외치고, “I slam the door / Cause I’m the king of the castle“이라고 말하며 우스꽝스러운 자신감과 흥겨움을 드러내기에 전투 씬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특징들이 할리퀸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성격, 분위기와 결을 같이하고, 그럼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할리퀸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단언컨대 목숨이 걸린 전투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싸움을 즐기는 말괄량이 할리퀸과 어울리는 배경 음악으로 "Come Baby Come"를 선정한 것은 거의 완벽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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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tta James – I’d Rather Go Blind


데드샷이 살인을 감수하면서도 살아가는 이유가 그의 하나뿐인 딸 때문인 것처럼 영화 속 악당들은 각자 기구한 사연을 갖고 있다. 누구의 사연이 더 슬픈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멍청할 수도 있지만, 엘 디아블로(El Diablo)의 사연은 그 누가 들어도 가슴이 미어질 사연이다. 그는 과거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능력 때문에 부인과 아이들을 살해하고 만다. 이런 슬픈 사연을 자신의 입으로 동료들에게 말할 때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트랙이 있다. 바로 현재까지도 블루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2012년 타계한 에타 제임스(Etta James)의 "I’d Rather Go Blind"다. "I’d Rather Go Blind"는 블루스부터 알앤비,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던 에타 제임스의 노래 중 아마 가장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 거친 톤으로 전달되는 슬픈 가사와 호소력을 배가시키는 그의 창법이 엘 디아블로의 담담한 어조를 더욱 슬프게 한다. 악당들에게도 일차원적인 모습만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감정과 면모가 있다는 사실이 이 곡을 통해 더욱 와 닿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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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minem – Without Me


액션 영화를 비롯한 다수의 오락영화에서 꼭 한 번쯤은 주인공의 사기를 올릴만한 흥겨운 리듬의 음악이 나오곤 한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클리셰로 볼 수 있는데,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이는 고스란히 적용된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 전원이 모여 전투를 준비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예고편에서 많은 남성을 흥분케했던 마고 로비가 옷을 입는 그 장면 말이다. 많은 이들이 대번에 알아차렸겠지만, 이 씬에서는 에미넴(Eminem)의 "Without Me"가 사용된다. 경쾌한 리듬 속에서 반복되는 “Guess Who’s Back, Back Again~”은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이 세상으로 돌아왔음을 알리며 흥을 돋운다. 오히려 웅장한 음악이 나왔다면 어울리지 않았을 정도로 "Without Me"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의 색깔과 일치하는 느낌이다. 멤버들의 비장한 모습 하나 없이도 왠지 모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데에는 "Without Me"의 공이 크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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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Kehlani – Gangsta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악당들 각각의 개성과 매력만큼이나 조커와 할리퀸의 러브라인에도 꽤 큰 비중을 뒀다. 특히 둘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마다 적절한 음악들로 사랑 그 이상의 관계를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알앤비 싱어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켈라니(Kehlani)의 "Gangsta"는 이에 두 번이나 삽입되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Gangsta"는 조커가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된 할리퀸을 구하려고 결심하는 장면에서 처음으로 사용되고, 둘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도 사용된다. 특히, 후자에서는 곡의 매력이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조커의 시험에 주저 없이 몸을 던지는 할리퀸과 뒤따라 몸을 던지는 조커의 모습과 함께 전주가 흘러나온다. 유려하게 흘러가는 베이스라인과 묵직한 킥이 먼저 귀를 사로잡긴 하나, “I need a gangsta to love me better”라는 가사처럼 할리퀸이 바라는 조커의 모습을 잘 설명해주는 가사들 역시 돋보인다. 단순히 연인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둘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곡이라면 단연 켈라니의 "Gangsta"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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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il Wayne, Wiz Khalifa & Imagine Dragons with Logic & Ty Dolla $ign (Feat. X Ambassadors) - Sucker For Pain


개봉 전 뮤직비디오와 함께 선공개되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대폭 상승시킨 트랙이 있다. 바로 "Sucker For Pain"이다.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영화와 어울리는 뮤직비디오가 큰 인기를 끌어 어느 장면에 삽입될지 기대를 모으기도 했었는데, 이 곡은 아쉽게도 엔딩 크레딧이 내려올 때만 들을 수 있다. 타이 달라 싸인(Ty Dolla $ign)은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로 귀를 홀리며, 로직(Logic)은 자신의 장기인 유려한 플로우로 곡을 지루할 틈 없게 만든다. 릴 웨인(Lil Wayne)과 위즈 칼리파(Wiz Khalifa)는 두말할 필요 없이 깔끔한 래핑을 선보이고, 댄 레이놀즈(Dan Reynolds)는 고통을 갈구하는 노래에 알맞은 코러스를 선보이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아웃트로에 샘 해리스(Sam Harris)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더해지는데, 이는 마치 할리퀸이 조커에게 고통과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킴과 동시에 잔잔한 여운마저 남긴다. 열심히 표현했지만, 글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꼭 놓치지 말고 들었으면 하는 영화 속 마지막 삽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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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면 음악적으로 크게 신경 쓴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힙합/알앤비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음악들을 영화 속에 배치했고, 짧게 지나가는 씬에서도 적절한 삽입곡으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큰 비중 없는 클럽 씬에서 래 스래머드(Rae Sremmurd)의 "Over Here"을 썼을 정도면 말 다했다. 영화의 시작을 여는 "You Don’t Own Me"부터 마지막 크레딧을 장식하는 트웬티 원 파일럿츠(Twenty One Pilots)의 "Heathens"까지, 다채로움을 선사하는 트랙들에 신경 써서 감상하는 것도 분명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글ㅣ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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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8.31 13:04
    정작 영화는 개씹똥이라던데
  • 8.31 13:23
    잘 보고 갑니다 ;)
  • 8.31 21:23
    에미넴 노래 나왔을 때 되게 반가웠던 기억이 ㅋㅋㅋㅋ
    영화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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