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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의 선곡
2017.11.13 20:29

[연재] 2주의 선곡 - 2017년 11월 1회차

조회 수 742 추천 수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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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HiphopLE)의 매거진팀은 격주로 일요일마다 오프라인 회의를 한다. 회의에서는 개인 기사에 관해 피드백하며, 중·장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도 한다. 열띤 논의 끝에 회의를 마무리할 시점이 오면 그때부터는 특별하다면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지난 2주간 에디터 개인이 인상 깊게 들었고, 다른 팀 멤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노래를 소개하고, 하나씩 감상한다. 처음에는 그저 각자의 취향을 공유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던 이 작은 습관은 실제로 서로 극명하게 다른 음악적 성향을 알아가며 조금씩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래서 우리들의 취향을 더 많은 이와 공유하기 위해 <2주의 선곡>이라는 이름의 연재 시리즈로 이를 소화하기로 했다. 가끔은 힙합/알앤비의 범주 그 바깥의 재즈, 훵크 등의 흑인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조차도 아닌 아예 다른 장르의 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다. 어쨌든 선정의 변이라 할 만한 그 나름의 이유는 있으니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11월의 첫 번째 매거진팀 회의에서 선정된 일곱 개의 노래를 소개한다.





Fashawn - Fashawn


패숀(Fashawn)은 현재 나스(Nas)의 레이블 매스어필(Mass Appeal) 소속이다. 니키 미나즈(Nicki Minaj)와의 연애로 농담삼아 다시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듣는 그이지만, 나스는 레이블에 런 더 주얼스(Run The Jewels)부터 DJ 섀도우(DJ Shadow)까지 범상치 않은 이들만 모아놓았다. 그중 한 명이 바로 패숀이다. 서부 사람이지만 데뷔 때부터 붐뱁 음악을 통해 나스와 비교되기도 한 그가 매스어필에 들어갔을 때는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과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처럼 직접 택한 후계자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건 곡을 발표했는데, 프로듀서는 무려 뉴욕 힙합 파이어니어 중 한 명인 라지 프로페서(Large Professor)다. 자신의 이름을 건 곡 치고 대단한 곡 없다지만, 패숀의 곡은 애써 거창하려 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현재 자신의 모습을 담백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붐뱁하는 서부 사람임을 잘 드러내는 뮤직비디오도 꽤 멋진데, 반다나와 'Hennessy' 셔츠는 "Shook Ones"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프로디지(Prodigy)를 향한 오마주다. 체 게바라(Che Guevara) 셔츠가 제이지(JAY-Z)를 오마주한 건지는 모르겠다. - bluc







N.E.R.D & Rihanna - Lemon


나에게 엔이알디(N.E.R.D), 더 나아가 넵튠스(The Neptunes)는 삶에서 가장 소중한 음악가다. 내가 음악을 열심히 만들던 시절에는 그들의 음악이 가장 큰 참고 자료였고, 19살 때 처음 그린 목의 문신도 엔이알디의 로고다.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독특한 멜로디와 화성, 채드 휴고(Chad Hugo)의 미래적인 사운드와 리듬 섹션으로만 이루어진 간결한 곡들을 너무 좋아했다. "Lemon"은 좋은 곡이다. 곡 자체의 박자감은 뛰어나고, 퍼렐 윌리엄스와 리아나(Rihanna)의 퍼포먼스는 곡의 바운스를 끝까지 끌어올린다. 그렇지만, '엔이알디가 돌아왔다'라고 말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크게 공감하진 못한다. 엔이알디의 색은 채드 휴고의 여러 이슈 탓에, [Seeing Sounds]를 기점으로 퍼렐 윌리엄스에게 많은 부분을 기댔다. 이번 곡도 비슷하다. 곡 전체의 구성은 퍼렐 윌리엄스의 그것이고, 실제로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이도 퍼렐 윌리엄스뿐이다. 그래서 조금 슬프다. 이 곡이 공개되었을 때, 오랜만의 컴백 소식에도 '채드 휴고가 마약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조금 더 강한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물론 나온다는 음반 전체가 공개된 것도 아니고, 만약이란 게 있었으면 롯데 자이언츠가 KBO 통합 우승했을 거고, 아스날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 못하는 일도 없었을 거다. - 심은보(GDB)







Coriology - Be With You


어느덧 연말이 다가온다. 이 맘때만 되면 많은 이들이 대청소하기, 부모님 안부 인사드리기 등 각자 일종의 의식(?)을 치르며 한 해를 마무리하곤 한다. 나는 발매 리스트를 쭉 보며 알앤비/소울 중에서 미처 듣지 못했던 음악을 들어보는 편이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코리올로지(Coriology)의 앨범이다. 코리올로지는 6, 70년대의 소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음악을 들려준다. 어찌 보면 수많은 기존 네오 소울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별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코리올로지의 음악에는 아련함이 더욱 묻어난다. 이는 그의 보컬도 한몫하지만 단출한 곡 구성 속 디테일을 잘 살린 악기 배치에서 비롯된다. 또한, 깔끔하지 않고 번져있는 듯한 사운드 역시 그렇다. 덕분에 밤에 들으면 마음이 더욱 뭉글뭉글해지는 노래다. - Geda







Hank Levy - Whiplash

어쩌다가 <용띠클럽>을 봤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적절하게 사용한다고 생각했다. 막바지에 나온 것은 웬 빅밴드 음악이었다. 강렬한 드라이브감과 세련된 편곡이 장면과 잘 어울렸지만, 예능에서 빅밴드라니. 그렇다면,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빅밴드(Christian McBride Big Band)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세의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의 음악이라면 방송에서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타이트한 앙상블, 훵키한 기타 스트록이 쾌감을 자아냈고, 악기군끼리 교차하며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이 너무나 견고했다. 그런데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빅밴드의 곡을 아무리 뒤져봐도 이 곡은 없었다. 결국, 해당 방송의 다시보기를 켠 뒤 음악검색 어플을 통해 찾았다. 영화 <위플래쉬>의 타이틀곡이었다. 불과 3년 전에 본 영화 타이틀곡을 잊을 수가 있나 싶어 허망하기도 했다. 짧은 곡이어서, 아니면 영화의 중심이 되는 “Caravan”보다 존재감이 적어서였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영화라서 음악을 가볍게 생각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알다시피, 이 곡은 <위플래쉬>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의 곡이 아닌, 행크 레비(Hank Levy)의 곡이다. 1971년 돈 엘리스(Don Ellis)의 앨범 [Soaring]에 참여하며 이 곡을 수록했다. 원곡은 저스틴 허위츠의 편곡 버전에 비해 템포가 느리다. 70년대에 유행한 일렉트릭 악기도 사용돼 우리가 영화에서 만끽했던 그런 금빛 관악기 사운드는 느껴지지 않는다. 원곡을 뛰어넘는다는 게 이런 경우가 아닐까. 저스틴 허위츠는 재즈 전문 작곡가가 아니지만, 재즈를 듣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작곡가다. 그가 <위플래쉬>에 이어 <라라랜드>까지 히트시키며 재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줄 누가 알았을까. - 류희성






Goldlink (Feat. Brent Faiyaz, Shy Glizzy) – Crew

 

언제나 마음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꿈이 있다. 엄청 대단하거나 화려한 꿈은 아니다. 그저 나중에 어느 정도 여유로워졌을 때, 마음 맞는 친구들과 우리만의 공간을 얻는 것. 주말엔 그곳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저녁엔 맥주를 마시기도 하는 것. 가끔은 파티도 열고, 플리마켓 같은 행사도 기획해 함께 무언가를 이뤄나가는 것. 그 꿈을 한 단어로 말한다면, 오늘 소개하려는 노래 제목인 크루(Crew)일 것이다. 골드링크(Goldlink)“Crew” 속 가사에서는 사실 딱히 자신의 크루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그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길거리에서 친구들과 리듬을 타고, 바이크를 타고 놀기도 한다. 그러면서 내가 그녀가 찾던 남자가 된 것 같다며 자신의 성공을 노래한다. 성공의 배경에 그의 친구들이 함께 있기에, 이는 더 값져 보인다.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동시에 자극도 되기에 이 노래를 골랐다. 언젠가 그 꿈을 이뤘을 때, 다시 이 글을 본다면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그런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친구들과 함께 맥주 한잔하면서 이 글을 읽고 있기를 소망해본다. - Loner







디언캐니 (Feat. Verbal Jint) - 한 시간만


보름전, 새 EP [변명없이 (No Excuses)]가 나온 김이랍시고 난데없이 [누명] 속 "Tight이란 낱말의 존재이유", "1219 Epiphany"를 꺼내들었다. 여전히 재수없을 정도로 말끔하고 핏했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도 버벌진트(Verbal Jint)가 참여한 디언캐니(D'uncanny)의 "한 시간만"을 연달아 들었다.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빈티지 버벌진트'의 재림을 보는 것만 같았다. 물론, 곡의 주인은 디언캐니고, 그는 농염한 어반 사운드를 여유로운 랩으로 잘 이끌어간다. 다만, 그 호흡을 분위기에 딱 들어맞는 버벌진트와 맞췄다는 점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으며, 곡의 가치를 확실하게 배가한다. 비트는 마치 프라이머리 스코어(Primary Score)의 "Get 2 Know U"스럽고, 대놓고 '쎅쓰!'라고 하지 않고 야한 장면 장면을 스멀스멀 묘사해 가면서 메타포까지 머금는 내용은 왠지 모르게 [무명] 속 "Trouble"스럽다. 소리가 줄어들다 다시 커지며 버벌진트가 등장하는 순간마저도 너무 본격적이지 않고 능구렁이 같은 게 그답다. 누구의 입김이 얼만큼 작용한 곡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전체 무드를 어기지 않고 잘 리드하는 디언캐니는 재기발랄하고, 옛날 모습에 가까운 버벌진트가 반가워 괜스레 계속 듣게 되는 노래다. - Melo







Apollo Brown & Planet Asia - Deep In The Casket


아폴로 브라운(Apollo Brown)의 음악은 결코 급하지 않다. 그의 대다수 작업물이 붐뱁 음악임에도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강렬하지 않다. 라스 카스(Ras Kass)와 함께한 앨범이 그랬고, 스카이주(Skyzoo)와 함께한 앨범이 그랬다. 언제나 정도를 지키는 느낌이다. 지난 8월, 베테랑 래퍼인 플래닛 아시아(Planet Asia)와 발매한 [Anchovies] 역시 비슷한 결을 유지한다. 간결한 비트와 그 위에 삽입된 보컬 샘플링은 마치 이 음악이 아폴로 브라운의 음악이란 걸 담백하게 말하는 것 같다. 사실 [Anchovies]가 지난 여름 발매됐을 때 그리 즐겨 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날씨가 한껏 쌀쌀해진 요즘, 이상하게 이 앨범이 다시 귀에 들어온다. 내가 생각하는 차분하고 담담한 겨울의 모습과 그의 음악이 닮아서일까. 거리를 걸으며 듣는 그의 음악이 유난히 아름답다. - Urban hippie



글 | 힙합엘이 매거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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