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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의 선곡
2017.07.31 15:31

[연재] 2주의 선곡 - 2017년 7월 3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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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주의 선곡 - 2017년 7월 3회차

힙합엘이(HiphopLE)의 매거진팀은 격주로 일요일마다 오프라인 회의를 한다. 회의에서는 개인 기사에 관해 피드백하며, 중·장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도 한다. 열띤 논의 끝에 회의를 마무리할 시점이 오면 그때부터는 특별하다면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지난 2주간 에디터 개인이 인상 깊게 들었고, 다른 팀 멤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노래를 소개하고, 하나씩 감상한다. 처음에는 그저 각자의 취향을 공유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던 이 작은 습관은 실제로 서로 극명하게 다른 음악적 성향을 알아가며 조금씩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래서 우리들의 취향을 더 많은 이와 공유하기 위해 <2주의 선곡>이라는 이름의 연재 시리즈로 이를 소화하기로 했다. 가끔은 힙합/알앤비의 범주 그 바깥의 재즈, 훵크 등의 흑인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조차도 아닌 아예 다른 장르의 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다. 어쨌든 선정의 변이라 할 만한 그 나름의 이유는 있으니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7월의 세 번째 매거진팀 회의에서 선정된 일곱개의 노래를 소개한다.




Chronixx - Likes


레게는 특정 문화의 유산이지만, 결코 전통이라고는 할 수 없다. 레게는 열려 있는 것이고, 하나의 문화이며 음악 장르다. 둘 다 맞는 말이기 때문에 그 모든 부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동시에 즐기면 그보다 더 좋은 모습은 없을 것이다. 크로닉스(Chronixx)는 레게의 진화와 현주소 모두 보여주는 멋진 음악가다. 새로운 세대의 레게 음악가가 세련된 프로덕션을 선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나 풀어내는 방식은 레게 그 자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크로닉스의 음악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크로닉스의 앨범이 나왔을 때부터 주변에 이 앨범이 그렇게 좋다고 소문냈지만, 정작 글로는 풀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소개해본다. 크로닉스는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Holiday Land Festival)>과 동시에 열렸던 <후지 록 페스티벌(Fuji Rock Festival)> 무대에도 올랐다.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마저 가지 못했다면 아마 SNS를 보며 부러움에 눈물을 훔쳤을지도 모른다. - bluc







Antwood - Wait For Yengi


앤트우드(Antwood)의 두 번째 앨범 [Sponsored Content]의 선공개 곡이다. 한 곡만으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그의 전작 [Virtuous.scr]과 비교하면, 댄스 음악의 요소가 많이 사라진 게 눈에 띈다. 그런데도 한 가지의 테마를 중심으로 여러 신디사이저를 추가해가며 곡을 전개하는 점은 여전하다. 이 곡의 주제는 앤트우드가 구독하던 유명 ASMR 채널에 달린 광고에서 시작했다. 인터넷 속 광고들에 관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본 적이 있는 만큼, 이 곡이 끝났을 때 떠오르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꼴 보기 싫다든지. - 심은보(GDB)







Jodie Abacus – She’s In Love With The Weekend

여름 휴가 시즌이 되면 집 근처 카페에서 시즌에 어울릴 만한 노래를 들으며 나만의 휴가를 즐기곤 하는 편이다. 이런 노력 끝에(?) 발견한 영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조디 아바쿠스(Jodie Abacus)의 “She’s In Love With The Weekend”는 한여름 밤의 휴가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프로듀서들과 함께 알앤비/소울을 기반으로 딥 하우스, 뉴 훵크(Nu Funk)와 같은 일렉트로닉의 요소들을 버무려 시원하고도 훵키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프로덕션만 보자면 도쿄 던 레코즈(Tokyo Dawn Records)의 음악들이 떠오르기도 하나, 엄연히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는 건 바로 그의 보컬 덕분이다. 조디 아바쿠스는 달콤한 멜로디 라인과 숨결 가득한 보컬을 프로덕션 위에 얹어 자신의 음악에 찬란히 빛나고도 낭만이 가득한 무드를 담아낸다. 최근 발표한 EP [Mild Cartoon Violence] 역시 여름밤의 그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 아직 떠나지 못한 이라면 그의 음악과 함께 8월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떠할까? – Geda






Delegation - One More Step To Take

음원 사이트 세 곳에서 주기적으로 음악을 선곡하고 있다. 약간의 자괴감을 동반하는 작업이다. 불특정 대중이 좋아하는 테마나 음악은 대충 정해져 있고, 이를 의식하다 보니 결국에는 비슷한 테마와 곡을 고르게 된다. 테마는 높은 확률로 감상자를 만족하게 해주지만, 선곡자에게는 말 못 할 께름칙함을 남긴다. 배드배드낫굿(BADBADNOTGOOD)이 선곡한 믹스테입 [Late Night Tales]는 그런 맥락에서 그다지 내키지 않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테마가 없다. 굳이 말하자면 배드배드낫굿 멤버들의 취향대로 골랐다는 것 정도. 몇 곡이 귀에 꽂혔다. 그중 하나가 영국의 훵크/디스코 밴드 델레게이션(Delegation)의 “Oh Honey”였다. 미국에서 히트한 유일한 곡인데, 이 때문에 영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렸음에도 원히트원더 밴드로 여겨졌다고 한다. 나는 이 곡이 수록된 데뷔 앨범보단 1979년에 발매된 2집 [Eau De Vie]를 더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별다른 히트를 기록하지 못한 “One More Step To Take”를 좋아한다.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이나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를 두고 굳이 이 밴드의 음악을 듣느냐고 묻는다면 뭐라 할 말이 없긴 하다. 그냥 뭔지 모를 순박함이 느껴지는 곡이어서 좋다고 하면 되려나. 지나치게 단순한 구성과 연주, 솔직한 가사와 음성에서 느껴지는 순박함을 말하는 거다. 당시의 디스코 히트곡들에선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인상이다. - 류희성






다이나믹듀오 - 다시 쓰는 이력서


시청자의 입장에서 <쇼미더머니>에서 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건 단연 본 무대다. 프로듀서 특별 공연도 마찬가지다. 방송에서는 편집이 많이 되어 흐름이 끊기지만, 풀 버전을 보면 그들의 완결된 퍼포먼스를 나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4위나믹듀오'라며 자조했지만, 이번 시즌 프로듀서 특별 공연 중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의 공연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가장 강하게 심장을 때렸다. 구성이야 워낙 대규모 단독 공연도 많이 해온 베테랑들이기에 본래 공연의 한 파트를 떼어 15분 세트로 다시 만들지 않았을까 싶어 크게 감흥이 없었지만, "다시 쓰는 이력서" 때는 아니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알듯, 다이나믹듀오는 2005년, 2집 [Double Dynamite]를 발표한 후에 동반입대를 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가 이 곡이 1번 트랙으로 수록된 새 앨범 [Enlightened]를 발표했었다. 직접 밝혔듯 독립을 결심하며 세운 지금의 아메바컬처(Amoebaculture)가 그때 만들어졌고, 그만큼 이 노래는 단단한 결의로 가득 차 있다. 그 뜨거운 마음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내게도 전해진 걸까. 개코가 과거와 다르지 않은 완벽한 폼으로 마지막 벌스를 소화하자 나도 모르게 열일곱의 내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다이나믹듀오 1, 2집으로 소위 말하는 '힙합 입문'을 하고, 3집을 애타게 기다리다 발매날이 되자마자 음반 매장으로 달려가 앨범을 사오고, 곧장 정주행하기 위해 가사집을 펼치고 CD를 재생하자마자 흘러나오는 "다시 쓰는 이력서"에 벅참을 느꼈던 빡빡이 고등학생이었던 그 아이. 아마 <쇼미더머니>를 보면서 울음을 터뜨린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 Melo







DPR 라이브 – 갈증 (THIRST)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DPR 라이브(DPR LIVE)<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공연 영상을 봤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넘치게 공연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레 그의 이전 곡들을 다시 듣게 됐다. 그의 모든 곡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을 뽑으라 한다면 단연 갈증 (THIRST)”이다. 3분이 안 되는 짧은 러닝 타임 동안 그가 선보인 랩은 강렬했다. 벌스는 타이트하게, 훅은 여유롭게 소화하는 모습은 이후 DPR 라이브의 성장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곡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 건 DPR이라는 팀이 만들어낸 뮤직비디오다. 적절한 화면 비율과 곡과 어울리는 색의 사용은 세련됨 그 이상의 무언가를 구현해내는 듯하다. 이는 분명 현재 DPR 라이브의 위치에 큰 영향을 미친 요소다. 여러모로 아직 궁금한 점이 많은 아티스트지만, 일단은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아티스트가 나온 점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 Loner







Lukas Graham – Happy Home

지난 금요일,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Jisan Valleyrock Music & Arts Festival)>에 다녀왔다. 라인업으로 헤드 라이너인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를 비롯해 로드(Lorde), 슬로다이브(Slowdive), 아우스게일(Ásgeir) 등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아티스트들이 내한했다. 개인적으로 로드의 무대를 가장 기대했고, 실제 공연 역시 그 기대만큼 좋았다. 하지만 그날 최고의 아티스트가 누구였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루카스 그레이엄(Lukas Graham)이었다고 말하겠다. 에너지 있는 무대를 펼치면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였다. 그에 보답하듯 관객의 호응 또한 대단했고, 루카스 그레이엄은 다시 이에 보답하려는 듯 더 열정적으로 공연했다. 여러 곡 중에서도 “Happy Home”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울먹이듯 벅찬 표정으로 이 곡을 부르던 그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행복한 경험이었다. 이 기억이면 몇 달은 배부르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 Urban hippie


글 | 힙합엘이 매거진팀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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