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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Gavlyn - From The Art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08.23 01:21추천수 6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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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vlyn - From The Art

01. Do You
02. What I Do
03. Staring Problem
04. Clarity
05. Stepoff
06. Set It
07. Make My Move (featuring Fawksie 1)
08. Let It Go (featuring Dye)
09. Hourglass
10. No Worries (featuring Destruct)
11. Blown Away (featuring Rawlegit)
12. Survive
13. Why Dont U Do Right
14. To The Feeling
15. Soulfire


미국 사람들은 면접을 보거나 인터뷰를 할 때 ‘add(더하다)’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의 분야에 어떤 것을 add할 수 있습니까?” 내지는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어떤 것을 add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까?” 따위 말이다. 즉, 뭔가 새로운 것을 add할 수 있는 존재,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오늘 소개하는 신예 여성 랩퍼 개블린(Gavlyn)은 이 랩씬에서 확실히 무언가를 ‘add’ 할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다.

이 앨범은 믹스테입이었던 [Habit That You Blame]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에 발매된 그녀의 정규 데뷔작이다. 2012년 10월에 발매된 앨범이라 좀 지나긴 했으나 사실 ‘리뷰를 가장한 소개’성 글에 더 가깝지 싶다. (난 이 사람을 꼭 소개하고 싶다!) 이미 현지 씬에선 서서히 지명도를 높여가는 추세이고, 트위터상에서도 로드 피네스(Lord Finesse) 같은 레전드가 팔로우도 하고, 애퍼씨(Apathy) 같은 스타 엠씨도 같이 작업하자고 (그 작업인지 이 작업인지 모르겠지만) 막 말 걸고 그런 분위기. 또 국내에서도 몇몇 블로거들 사이에서 이 사람의 이름이 종종 언급되고 있어 한번 ‘털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들고 나왔다. 
 

 gavlyn01_hiphople.jpg

개블린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언더그라운드 랩퍼이며 오거나이즈드 쓰렛(Organized Threat)이라는 힙합 컬렉티브에 소속되어 있다. 근데 외모를 보면 알겠지만 무슨 ‘제이지(Jay-Z) 같이 생겨가지고 통기타 튕기면서 포크음악 하는 것’만큼이나 참 외모와 음악이 매치가 잘 안 되게 생겼다. 귀여운 외모의 20대 초반 백인 여자 엠씨라니. 마치 미드웨스트 힙합 컬렉티브 둠트리(Doomtree) 소속의 데싸(Dessa)와 비견될 만하다. (근데 데싸는 귀엽지 않다. 시크하다. 데싸 소개 및 리뷰 글도 예전에 쓴 거 있으니 찾아보세요.) 너무 외모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게 좀 그렇지만, 이 분의 이미지는 기존의 힙합씬에서 너무나 유니크하기 때문에 그 유니크함만으로도 그녀를 추종하는 팬들도 꽤 많다. 1999년에 나온 제임스 토백(James Toback) 감독의 <블랙 앤 화이트(Black And White)>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브룩 쉴즈(Brooke Shields)와 래퀀(Raekwon), 그리고 메쏘드 맨(Method Man)이 삼자대면을 하고 연기하는 언밸런스함이 참 매력적인데, 영화의 주된 메시지 중 하나가 ‘왜 요즘 백인 10대 여자애들이 그렇게 힙합에 열광할까’라는 거다. 뭐 그 이유야 나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개블린의 존재는 그 ‘힙합 좋아하는 백인 여자애들’의 어떤 감수성을 자극하는, 그들을 대표하는 아이돌 같은 존재일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애퍼씨가 트위터에서 작업을 걸고, 로드 피네스 형이 팔로우를 하는, 남성 랩퍼들에게는 약간의 롤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뭐 그런 이미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요는, 요즘 힙합씬에서 그녀의 이미지는 참 매력적이라는 거다. 남녀노소 불구하고. 

근데 말이다. 그녀가 단순히 외모만으로 유니크하지는 않다. 그녀의 음악 또한 매우 유니크한데, 그 이유는 그녀가 들려주는 가사나 사운드가 무척이나 ‘풋풋’하다는 데 있다. 마치 갓 익기 시작한 풋사과 같은 어떤 그런 풋풋함. 이게 진짜 대박이다. 이미 유투브 470만 뷰를 넘어선 그녀의 히트 싱글 “What I Do”를 보면 “난 그냥 평범한 엠씨야. 난 리리컬 챔피언(lyrical champion)이 되고자 하는 게 아냐. 그냥 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내 랩이 좋아. 하지만 절대 그걸 가볍게 보지 않아.” 이런 식의, 스웩(swag)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기겁을 할만한 험블(humble)한 가사들을 참 뻔뻔스럽게도 내뱉는다. “Clarity” 등의 다른 곡들에서도 이런 식의 가사들이 대다수인데,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페미니즘’, ‘여성으로서의 당당함’, ‘인간적인 소울, 따뜻함’ 뭐 이런 등등의 느낌과는 또 다르다. 뭐랄까.. 그야말로 ‘풋풋하게 다가오는 솔직함’이랄까? 그냥 그 가사들을 듣고 있으면 왠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싶은, 왠지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은, 그렇게 사람을 참 인간적으로 끌리게 하는 묘한 마력도 있다. (아무래도 나도 롤리타 컴플렉스지 싶다.)



gavlyn02_hiphople.jpg

그래서 그런지 음악도 참 편안하다. 70년대 소울과 80년대 올드 스쿨 힙합에 그 자양분을 두고 있는 그녀가 추구하는 음악스타일은 역시나 90년대다. 근데 여기서도 참 특이한 게, 보통 요새 언더그라운드에서 90년대 추구한다고 하면 완전 붐뱁-하드코어-프리모(Primo) 스타일 이런 걸 대부분 하는데 그녀가 추구하는 건 딱 피트 락 (Pete Rock) 스타일의, 재지하고 편안한 90년대 언더그라운드 스타일이라는 거다. 이런 점도 그녀의 유니크함을 덧붙이는(add) 또 한가지 요소다. 

외국 사이트의 힙합 팬들의 반응을 보면 종종 그녀의 ‘플로우’에 대한 언급이 많다. 몇몇 프리스타일 세션과 싸이퍼(Cypher) 등에서 그녀의 유려한 플로우를 들을 수 있는데, 살짝 발음을 과도하게 굴리면서 정박으로 끝을 길게 늘어뜨리는 플로우가 마치 O.C.를 연상시킨다. 한국 팬들은 이미 ‘윤미래’라는, ‘여성 랩퍼 플로우 종결자’가 있기 때문에 그녀의 플로우가 그닥 대단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윤미래를 모르는 불쌍한 우리 미국 힙합팬들 입장에서 보면 그녀의 플로우는 꽤나 솔깃함 직하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귀엽게 생긴 20대 초반의 여자 랩퍼가, “그냥 난 나야. 난 그냥 평범해. 최고가 되려고 하지도 않어. 난 그냥 내가 좋아.”라는 가사를, 편안하고 재지한 90년대 피트 락 스타일 비트에, 절대로 꿀리지 않는 유려한 플로우로 음악을 들려준다. 이 앨범은 그런 음악들로 가득차 있다. 이 앨범은 (그녀의 가사처럼) 최고가 아니다. 그냥 ‘풋풋하게 들을 만한 앨범’이다. 난 이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다. 데뷔작을 너무 대박으로 만드는 것? 글쎄... 근데, 내 생각에 올해 말쯤 나온다는 그녀의 두 번째 앨범은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유니크한 이미지로 인지도를 얻게 된 그녀가, 이제는 좀 더 비상 가능한 앨범을 내지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공개된 새 싱글 “All Too Well”이라는 곡. DOOOOOOOOOOPEEEEEEEEE하다! 


♪ Gavlyn - All Too Well


글│tunikut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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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1 8.23 01:37
    와 Gavlyn을 포스트 해주시다니! 같은 크루의 Feggy Min때문에 알게됬는데 진짜 좋아하게됨! Shout out to OGT!
  • 8.23 01:43
    실제로 성격도 정말정말 쿨하고 친근하다고해요!
  • VT
    8.23 10:36

    게블린!! WHAT I DO 영상 진짜 귀엽게 나왔는데ㅋㅋ 완전반함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JELwIujC5-U

  • 8.27 14:44
    @VT
    맞아 왙아두 짱짱곡
  • 8.24 12:55
    윤미래를 모르는 불쌍한 미국힙합팬 ㅋㅋㅋㅋ
    짱이네요
  • 8.25 21:30
    개인적으로 제가 2번째로 좋아하는 여자랩퍼ㅋㅋ
  • 8.26 06:05
    와 정말 좋습니다요!!!
  • 8.26 23:12
    123
  • 10.15 16:52
    이런 여자랩퍼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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