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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 신보]
2017.03.28 12:42

[앨범] 디피알 라이브 - Coming To You Live

조회 수 11978 추천 수 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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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2017/03/15
레이블 DPR
한줄평 젊은 음악과 패기에 스며든 생생한 리듬
DPR.jpg

디피알 라이브 - Coming To You Live

01. Cheese & Wine
02. Laputa (Feat. Crush)
03. Right Here Right Now (Feat. Loco & Jay Park)
04. Know Me (Feat. DEAN)
05. Please (Feat. 김효은, G2 & DUMBFOUNDEAD)
06. Interlude
07. To Myself


힙합은 가사가 길어 다양한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장르다. 이 생각은 힙합의 태동 이후 꽤 오랜 시간 장르 자체를 지배한 하나의 헤게모니에 가깝다. 스토리텔링은 일부 래퍼가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발판이 되어주기도 했고, 그 자체로 힙합의 퀄리티에 대한 척도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힙합은 길고 깊은 무언가를 담는 그릇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헤게모니는 무너지고 재편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뚜렷한 핵심이 없는 단어를 던져도 하나의 개성으로 받아들이며, 미국 주요 차트 순위권을 오르내리는 소위 ‘멈블랩’처럼 불투명한 발음과 아리송한 톤, 흐름에서 오는 직관적인 감정만을 유도해도 인기를 얻는다. 여타의 대중음악 장르들이 그렇듯 힙합도 다양한 방법과 방향으로 분열하고 있는 셈이다.


♬ 디피알 라이브 (Feat. DEAN) - Know Me


디피알 LIVE(DPR LIVE)는 이러한 힙합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체로 스토리텔링에 딱히 연연하지 않는다. 대신 어떤 곡에서든 주제 정도는 뚜렷하게 언급하되, 근거는 굳이 하나하나 제시하지 않는다. 주변부에 짧은 영어 단어와 문장, 한글 가사 두세 줄 정도를 파편처럼 듬성듬성 뿌려놓을 뿐이다. 필요하다면 쏘아 던지듯 직설적으로 내뱉는다. 가사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곡 전체적인 균형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오히려 다른 힙합 트랙들보다 더욱 풍성하고 힘있게 느껴진다. 스토리텔링보다 랩과 곡의 조화, 리듬감에 방점을 둔 덕분이다.

무료로 공개했던 곡들에서 조금씩 포착된 이런 경향은 새 EP [Coming To You Live]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그 점에서 눈에 띄는 트랙은 딘(DEAN)과 함께한 “Know Me”다. 곡에서 디피알 라이브는 자신이 어떤 래퍼인지 끊임없이 설파하며 "날 알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외의 무언가는 딱히 거론하지 않는다. 이런 내용은 아주 희미한 경계만을 두고 되풀이되는 벌스와 브릿지, 훅을 통해 강조되고 또 강조된다. 특히 훅과 브릿지의 비중이 다른 곡들보다 큰 데다가 그것들이 쉴 새 없이 교차하며 등장하기에 들으면 들을수록 기억에 남는 건 내용보다 'Y'all know me now'라는 핵심 라인과 그 주변을 감싼 흥겨운 리듬이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라인의 반복은 청자를 지루하게 만드는 편이다. 하지만 “Know Me”는 끝날 때까지 힘을 잃지 않고 팽팽하게 긴장감을 유지해낸다. 랩의 리듬감과 곡의 분위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틈이 날 때마다 흐름을 밀고 당기며 변곡점을 만들기 때문이다.



♬ 디피알 라이브 (Feat. Crush) - Laputa


앞서 언급한 그의 음악적 특징은 이성과의 관계를 노래하는 “Cheese & Wine”, “Right Here Right Now”에서도 엿보인다. 그중에서 “Laputa”는 조금 다른 결로 눈에 띄는 트랙이다. “Know Me”가 후렴의 리듬과 타이트한 반복을 통해 힘을 만들어냈다면, 이 곡은 오히려 후렴을 통해 흐름에서 여유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나긋하고 칠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사랑하는 대상을 라퓨타라고 말하면서도 그 이유는 생략하는 가사에서는 천연덕스러움까지 묻어난다. 다른 곡들과 동일하게 퓨처베이스라는 장르를 공유하면서도, 감상의 포인트는 다른 것이다. 음악에 대한 고민이 없었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차이다.

디피알 라이브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앨범의 외적인 부분에도 공을 들인다. 그가 '우리 팀'이라고 언급할 만큼 돈독한 사이로 보이는 DPR(Dream Perfect Regime)은 맙(MOBB)의 "몸(Body)"과 "꽐라(Hold Up)",  앰버(Amber)의 "Borders"를 작업하며 뮤직비디오 프로덕션 분야에서 그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팀이다. 다만, 이번 뮤직비디오는 전작들과 조금 다른 편이다. 화려함은 쏙 빼고 그 빈자리를 색감과 구도의 강조, 음악에 맞춘 효과가 거듭된 변주로 채웠다. 그 사이에 디피알 라이브라는 피사체가 자리하며 독특한 개성이 더해진다.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심플하지만 심심하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이러한 지점에 기인했을 확률이 높다.


LIVE.jpg


적지 않은 이들이 여전히 힙합을 들을 때 가사에 중점을 둔다. 그런 기준에서 봤을 때 디피알 라이브의 EP는 어쩌면 장점보다 단점이 크게 부각되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외양만 화려하지, 알맹이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힙합을 같은 기준에서 놓고 논할 이유는 없다. 가사와 내용의 무게는 조금 가볍게 갖추고 그 주위를 둘러싼 요소들에 무게를 싣는 것. 이는 현재 힙합이라는 장르를 넘어 대중음악 전반에 걸쳐서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다. 그 트렌드를 민첩하게 포착, 흡수하고 응용해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모두 양질의 개성을 확보해낸 작품이 DPR 라이브의 [Coming To You Live]다.


글 | 김현호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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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매거진팀 치프 에디터. 도를 도라고 불러봤자 더이상 도가 아닙니다. 그래도 매일 같이 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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