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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 신보]
2017.02.06 19:05

[앨범] Wiley - Godfather

조회 수 5132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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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2017/01/13
레이블 Wiley, CTA Records
한줄평 자타공인 대부의, 그 명성에 걸맞는 마지막 작품

wiley.jpg

Wiley - Godfather


01. Birds n Bars

02. Bring Them All / Holy Grime (Feat. Devlin)

03. Name Brand (Feat. Jme, Frisco & J2K)

04. Speakerbox

05. Back With a Banger

06. Joe Bloggs (Feat. Newham Generals & President T)

07. Pattern Up Properly (Feat. Flowdan & Jamakabi)

08. Can't Go Wrong

09. Bang (Feat. Ghetts)

10. U Were Always, Pt. 2 (Feat. Skepta & Belly)

11. On This (Feat. Chip, Ice Kid & Little D)

12. Bait Face (Feat. Scratchy)

13. My Direction (Feat. Lethal Bizzle)

14. Like it or Not (Feat. Breeze)

15. Lucid

16. Laptop (Feat. Manga)

17. P Money (Remix) (Feat. P Money) (bonus track)


현역으로 활동하던 와일리(Wiley)의 마지막 앨범이다. 보통 마지막 앨범이라고 하면 ‘또 은퇴를 번복하겠지’, 혹은 ‘마지막이라니 아쉽네’ 소리가 나오게 마련이지만, 이상하게 이 앨범은 그저 박수만 치고 싶다. 평점으로 치면 몇 점이 만점이든 만점을 주고 싶다. 은퇴의 이유도 멋지다. 더는 라디오에 얼굴을 비치거나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그의 말, 그리고 더불어 다음 세대를 위해 힘쓸 것이라는 이야기는 그가 왜 대부라는 단어를 자신 있게 앨범에 내걸었는지 알 것 같다. 그라임 음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와일리가 만든 롤 딥(Roll Deep)이라는 어마어마한 집단의 태동을 포함해 많은 이가 그라임의 시작을 2000년대 초반으로 잡는다. 하지만 그는 90년대부터 UK 개러지, 드럼 앤 베이스 음악과 함께 하며 그라임을 만들어 온 파이오니어 중 한 사람이다. 그라임이 전자음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독특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는 장르적 특징의 근원을 와일리에게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그런 아티스트이기에 사람들은 박수를 칠 수밖에 없다.


앨범이 나온 시기마저도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그라임 르네상스(Grime Renaissance)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라임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첫 전성기는 그라임이 태동하고 몇 년 후인 2000년대 중반 즈음에 이뤄졌다). 하지만 이럴 때 새로운 세대의 인물들이 치고 올라와야 하는데, 사실 여전히 멋지고 활동이 왕성한 이들 중에서는 그라임 제1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사람들도 남아있다. 몇 사람들은 스켑타(Skepta)가 뉴 블러드라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는 최근 전성기를 맞이하여 신선하면서도 멋지게 기량을 뿜어낼 뿐이지, 보이 베터 노우(Boy Better Know, 보통 BBK라고 읽는다)를 2005년에 만든 사람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와일리의 결정을 포함한 이 앨범은 시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제 그라임은 좀 더 새로운 얼굴을 많이 선보이고, 더욱 풍성한 씬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와일리는 이 앨범에서 지금까지 오래 함께해 온 플로우단(Flowdan), 스크래치(Scratchy) 등의 오래된 인물들은 물론, 'Jme'와 스켑타, 그리고 데브린(Devlin)이나 칩(Chip), 그리고 아이스 키드(Ice Kid)까지 여러 세대의 래퍼들을 총망라했다. 과거와 현재를 모두 보여주고자 하는 그의 고민이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와일리는 대부답게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수많은 참여진에도 불구하고 컴필레이션 앨범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으며, 대부답게 대통합 대단결은 물론 이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각 음악가를 어울리는 곡에 배치하는 능력, 그리고 곡에서 등장하는 순서나 구성까지 모든 것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앨범을 갈아엎은 것마저도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앨범을 지난해 9월에 발표하고자 했으나, 퀄리티를 위해 미룬 바 있다. 이러한 결정도 멋지고, 1월에 나왔다는 점도 어쩐지 멋지다. 마치 그라임이 정말 제대로 된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을 것만같다. 와일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단하면서도 힘 있는, 멋진 정규 작품을 발표할 수 있었다. 



♬ Wiley - Speaker Box



의미만 가진 것이 아니다. 앨범은 뱅어(Banger)로서의 장점도 지니고 있으며, 그라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더 설명할 것도 없이 그라임 그 자체다. 그라임에서 자주 써온 사운드 소스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도 진부하지 않게 진행해 나가는 것은 물론, 전자음악의 요소와 힙합의 요소, 그리고 최근 그라임은 물론 트랩과 같은 유행의 동향까지 담아냈다. 진부하게 느낄 수 있는 주제 선정이나 일부 사운드 소스의 부분마저도 클리셰를 뛰어넘어 '정수'와 같은 단어가 어울리게끔 소화해냈다. 그라임에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이 앨범을 들으면 그라임의 멋이나 재미를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봐온 와일리의 모습을 보면 그가 은퇴를 번복하지는 않을 텐데, 설령 은퇴를 번복한다고 해도 이 작품은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다. 그만큼 높은 완성도와 탄탄한 구성은 물론, 그라임이라는 음악이 가지는 매력의 정석과도 같은 모습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으며, 동시에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사람이며, 권력을 선용할 줄 아는 리더다.


결국, 앨범은 그 자체가 가지는 작품성과 외부에서 바라본 의미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독특한 리듬과 사운드 소스, 거칠지만 단단한 느낌, 영국 특유의 강한 악센트가 잘 어울리는 랩의 모양새와 그들만의 이야기, 그리고 트레이닝 웨어 등으로 알려진 특유의 패션까지, 그라임은 그 나름의 멋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멋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그게 바로 이 앨범이다. 와일리는 그의 인생 자체가 그라임이고 그가 곧 그라임이다. 오랜 시간 끊임없이 발전해온 래퍼라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많은 이들에게 큰 축복이 아닐까 싶다.



글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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