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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Audio Push - 90951

Melo2016.10.18 23:12추천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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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Push - 90951

01. Ghetto Fabulous Filtered Water
02. Leftside
03. Control Us
04. Spread Love (Feat. Eric Choice)
05. Heaven Yea
06. Praise You (Feat. Musiq Soulchild)
07. Slow Motion (Feat. BJ The Chicago Kid)
08. Play Action (Feat. Hit-Boy)
09. Throw It Back Ⅱ
10. Black Man (Feat. Kent Jamz)
11. Hypocrite
12. Hyperbolic Vibe Chamber


후렴에서 제목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Teach Me How To Jerk”는 나름대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 노래로 데뷔한 오디오 푸쉬(Audio Push)는 인터스코프 레코즈(Interscope Records) 소속임에도 지금도 유명세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그래도 나름의 모멘텀을 만든 시기라면 힛보이(Hit-Boy)의 인디펜던트 레이블 힛츠 신스 87 Inc(Hits Since 87 Inc)와 계약한 이듬해인 2013년이다. 팀은 그 해에 자신들의 여덟 번째 믹스테입 [Come As You Are]을 발표하며 어느 정도의 반향을 이끌어 냈었다. 싱글 “Shine”만 들어봐도 알 수 있듯 믹스테입은 “I Like It”에서 드바지(DeBarge)의 “I Like It”을, “Anything Goes”에서 존 비(Jon B)의 “Inside”를, 그리고 “Do It All”에서 뮤지끄 소울차일드(Musiq Soulchild)의 “Just Friends (Sunny)”를 바탕으로 하는 등 전반적으로 소울풀하고 긍정적인 기운의 프로덕션이 인상적인 편이었다. 물론, 붐뱁, 하이피와 같은 그 외의 장르도 몇몇 곡에서 소화하긴 했었으나, 어쨌든 그 당시 오디오 푸쉬가 기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건 21세기를 전후로 한 음악들을 적절히 가져와 칠한 무드를 자아낸 덕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첫 정규 앨범 [90951]에서도 지금까지의 커리어에서 가장 잘 통한 전략을 활용하지 않았을까 했다.



♬ Audio Push (Feat. Eric Choice) - Spread Love


결론부터 말하자면, [90951]은 상당 부분에서 앞서 언급한 결을 비슷하게 가져간다. 전작에서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던 에릭 초이스(Eric Choice)가 참여한 “Spread Love”를 시작으로, 중반부의 “Heaven Yea”, “Praise You”, “Slow Motion”은 느린 템포에서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악기가 주로 활용된 편이다. 샘플링의 대상이기도 했던 뮤지끄 소울차일드와 [In My Mind]로 다른 트렌디한 알앤비/소울 아티스트와는 조금은 차별화된 정체성을 가졌음을 내보인 비제이 더 시카고 키드(BJ The Chicago Kid)의 목소리도 각 곡이 가진 밝은 바이브를 유지하는 데에 좋은 역할을 한다. 최근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 목소리를 낸 “Black Man”은 소위 ‘재즈 힙합’의 한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자신을 위선자라 칭하기에 어쩌면 반성의 태도가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는 “Hypocrite”와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노래하는 “Hyperbolic Vibe Chamber”도 타이트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작품을 잘 매조지한다. 옥탄(Oktane)과 프라이스(Price), 두 멤버는 그 위에서 싱랩 스타일을 섞고, 과잉되지 않은 편안한 랩으로 곡의 메시지를 꽤나 직설적으로 전달하려 한다. 그래서 앨범은 캘리포니아의 두 래퍼가 자극적인 요소를 괜스레 부각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 어디 하나 특별히 모난 데 없는 작품일 수도 있다.

그러나 [90951]은 확실히 소리적으로 하이라이트 없이 무던하게만 흘러가는 경향을 보인다. [Come As We Are]에도, [90951]에도 각 작품의 전체적인 컬러와는 가장 이질적이어서 톤이 튀는 하이피 스타일의 트랙은 있다(“Smack, “Throw Back Ⅱ”). 대신 [Come As We Are]은 서두에서 언급한 알앤비 보컬들의 음악 속 목소리를 샘플로 삼아 만든 트랙이 작품 전체에 적절히 굴곡을 생성해 하이피 넘버가 튀어 보이진 않는다. 반면, 이번 작품은 하이피 스타일이 오디오 푸쉬의 가장 결정적인 방향점이 아님에도 킬링 트랙이라고 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는 곡이 없어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앨범의 제목이 유래한 자신들의 출신 지역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가 속한 캘리포니아, 즉 서부에 관해 이야기하는 “Leftside”도 마찬가지다. 이는 중반부의 트랙들이 하나의 수록곡으로서만 기능할 뿐, 그 이상으로 정점을 찍지 못하기 때문이다. 워낙 가시적이긴 하나, 피치를 올리고 낮춘 보컬 샘플을 쓰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사랑을 전파하고, 인권을 이야기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내용, 모두 다 좋다. 다만, 그것을 음악적으로 구성하는 데에 있어 이미 어느 정도 입증된 전략이 아닌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종합 선물 세트 식 메시지들과 밋밋한 사운드 구성이 아쉬울 따름이다.



♬ Audio Push (Feat. Hit-Boy) - Play Action


글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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