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A - Niggaz4Life
01. Prelude
02. Real Niggaz Don’t Die
03. Niggaz 4 Life
04. Protest (Interlude)
05. Appetite For Destruction
06. Don’t Drink That Wine (Interlude)
07. Alwayz Into Somethin’
08. Message To B.A. (Interlude)
09. Real Niggaz
10. To Kill A Hooker (Interlude)
11. One Less Bitch
12. Findum, Fuckum & Flee
13. Automobile
14. She Swallowed It
15. I’d Rather Fuck You
16. Approach To Danger
17. 1-900-2-Compton (Interlude)
18. The Dayz Of Wayback
80년대 힙합의 중심지는 뉴욕을 필두로 한 동부였다. 그런 인식이 당연했던 시절에 서부 힙합씬에는 N.W.A라는 그룹이 혜성처럼 등장했었다. 단순히 잠재되어 있던 가능성을 깨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첫 정규 앨범에서 서부 힙합 씬만이 지닐 수 있는 색깔을 분명히 제시했다. 당시 그 영향력이 얼마나 컸냐면, 한 장의 앨범만으로 동부 힙합 뮤지션들이 수년간 축적해온 무게 중심의 일정 부분을 서부 힙힙 씬으로 끌어갈 수 있었다. [Straight Outta Compton]을 중심축에 두고 빠르게 성장한 서부 힙합 씬은 90년대 초가 되자 동부와 힙합 씬을 양분하는 존재로 성장해 있었다.
[Straight Outta Compton]은 흑인공동체의 울분과 불만을 통쾌하게 표출해낸 작품이었다. 한편으론 다듬어지지 않은 프로덕션을 포함한 여러 아쉬운 지점을 남긴 앨범이었다. 당시 닥터 드레(Dr. Dre)와 DJ 옐라(DJ Yella)의 프로듀싱 실력과 여건이 그보다 멀찍이 앞서나갔던 의욕을 따라가지 못했다. 두 번째 정규 앨범 [Niggaz4Life]을 작업할 때엔 이들의 프로듀싱 실력은 월등히 성장해 있었다. 여러 샘플을 논리적으로 조합하여 탄탄한 비트를 만들어냈다. 대표적으로는 무조 음악의 음침한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운 “Approach To Danger”라든지, 부치스 러버 밴드(Bootsy’s Rubber Band)의 곡을 재해석한 “I’d Rather Fuck With You”에서 이들의 진일보한 프로덕션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작업 환경이 나아지면서 음질도 훨씬 좋아진 것은 물론이다.
프로덕션적으로는 크게 상향됐지만, 문제는 랩이었다. 계약서상의 임금 지급 규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스 큐브(Ice Cube)가 탈퇴한 상태였다. 표면적으로 그룹이 앞세운 것은 리더이자 소속 레이블 루슬러스 레코즈(Ruthless Records)의 수장인 이지이(Eazy-E)였지만, 실질적 중심축은 아이스 큐브였다. 작사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으며 그의 거칠고 호전적인 래핑은 그룹 내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이지이는 "Prelude"에 루슬러스 레코즈 소속의 랩 듀오 어보브 더 로(Above The Law)를 기용했고, 프로듀서로 활약했던 닥터 드레는 랩 비중을 늘려야 했다. 아이스 큐브의 부재에도 완성도 있는 랩을 선보였지만, 그것과는 무관하게 아이스 큐브를 배신자로 몰았다. 일반인들이 남긴 보이스메시지 컨셉의 스킷 “Message To B.A.”에선 아이스 큐브를 ‘동부의 똥X를 빠는 배신자’로 묘사하고, 이어지는 “Real Niggaz”에선 아이스 큐브가 얼마나 나약한 가짜 래퍼인지에 관해 멤버들이 돌아가며 비판을 가한다.
♬ N.W.A - Niggaz 4 life
스킷을 활용한 트랙은 앨범의 또 다른 주제에서도 활용된다. 그 주제는 바로 본인들을 향한 흑인 사회의 비판이다. [Straight Outta Compton]은 흑인 사회의 분노를 가감 없이 표출한 앨범으로 칭송받기도 했지만, 한편에선 흑인 사회를 향한 부정적인 편견을 가중한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Niggaz 4 Life”에 삽입된 내러티브는 이런 불만들을 “Message To B.A.”와 비슷한 형태로 드러낸다. “왜 Ni**er라는 단어를 사용하나?”, “여성에 관한 가사는 헛소리다.”라는 흑인들의 비판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는 "어떻게 스스로를 Ni**er라고 부르고 떳떳할 수 있는가?"라는 멘트로 내러티브가 종료된다. 이윽고 멤버들의 랩이 쏟아진다. 스스로를 Ni**er라고 칭하는 이유로 불합리한 사회와 자신들의 거친 삶의 방식을 댄다. 치기 가득한 허세가 아니다. 사회가 그렇게 몰아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는 주제의식은 [Straight Outta Compton]에서부터 계승된 것이다. 가사의 논리는 약하지만 N.W.A 멤버들이 견지하는 자세를 대번에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폭력성과 선정성을 비판한 자들에게 보란 듯이 “She Swallowed It” 같은 노골적인 내용의 곡을 싣기도 했다.
이처럼 [Niggaz4Life]가 다룬 주제들은 흑인들의 공통된 인식을 담아냈던 [Straight Outta Compton]에 비해 지나치게 개인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전체를 위한 투쟁보단 멤버들 개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산만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전작의 연장 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Straight Outta Compton]이 '빈민가의 이름없는 흑인들의 삶'이라는 과거의 현실을 담았다면, [Niggaz4Life]는 인지도와 부를 얻게 된 후에 새롭게 마주한 현실을 담았기 때문이다. 즉, [Niggaz4Life]는 N.W.A의 생활 환경과 넓어진 시야, 그리고 그것과는 상관 없이 전작에서 그대로 이어진 의식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Straight Outta Compton]이 힙합 역사로나 사회적으로 가진 위상과 의미가 대단하다할지라도 결코 본 작이 지닌 그 나름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는 없다. [Niggaz4Life]는 분명 N.W.A 커리어로만 봐도, 또 서부 힙합 씬 전체로 봐도 충분히 재평가받아 마땅한 앨범이다.
글 | greenplaty
진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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