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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일리닛 - Made In '98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5.12.18 21:44추천수 10댓글 7

일리닛 리뷰.jpg


일리닛 - Made In '98


01. Made In '98

02. Half-duplex (Feat. Optical Eyez XL & Minos)

03. 어디야 (Where U At) (Feat. Justhis)

04. My Life

05. Beer In My Backpack

06. Chapter 35

07. 항상 (I Am I)

08. 눈떠 (Interlude)

09. 자유로운 존재 (Freedom)

10. Just Like (Feat. 넉살)

11. I'm On It (Feat. FAME-J & i11evn)


'과소평가'의 뜻을 '실력에 비해 주목받지 못함'으로 정의한다면, 일리닛(illinit)은 과소평가의 아이콘이다. 수준급의 랩 실력을 갖추고, 꾸준히 활동했음에도 그의 이름은 언급되는 빈도가 낮았다. 이유를 찾아보자면 일리닛이란 래퍼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았던 탓이 아닐까 싶다. 그의 앨범이 어딘가 아쉬웠던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정규 앨범 [Triple I], 일레븐(i11evn)과 함께 한 [Airbone] 두 장 다 그의 대표 앨범으로 꼽기에는 아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서 언급한 두 앨범의 전체적인 결이나 아쉬운 점이 동일하다는 건 아니다. [Triple I]가 프로덕션과 랩의 부조화가 너무 심한 탓에 회사에 휘둘려졌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반면, [Airbone]에서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달하는 내용이 바뀐 만큼, 그의 랩 스타일 역시 여유롭게 변했다.


이런 방향은 그의 새 앨범 [Made In '98]에서 두드러진다. 앨범의 초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리닛의 삶에 맞춰져 있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것들을 언급하고("Made In '98"), 음악을 대하는 태도("어디야", "항상 (I Am I)")나 음악을 하는 원동력("Beer In My Backpack", "My Life")을 나열한다는 점에서 [Made In '98]은 일리닛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도 "항상"에서 랩을 평가하는 '심사위원'을 등장시키며 <쇼미더머니>를 소재로 사용하고, "Beer In My Backpack"에서 맥주에 '즐거움'을 집약하며 소소한 의미 부여도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일리닛은 마디 안의 공간을 적당히 채우고, 각 단어에 포인트를 주며 랩을 이어나간다. 신인 래퍼들이 이런 진행을 위해 단어 자체를 중점으로 랩의 구조를 쌓는 것과 달리 일리닛은 문장을 완성하며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는 스킬과는 별개로, 그의 스토리텔링 역시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다.



♬ 일리닛 - 항상 (I Am I)



위에 말했듯, [Made In '98]은 아티스트 개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이는 듣는 이가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 주제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덕션 역시 눈에 띈다. 초반부에 강한 트랙과 마이노스(Minos), 옵티컬 아이즈 XL(Optical Eyez XL), 저스디스(Justhis)와 같은 래퍼들을 배치해, 듣는 이의 관심을 끌고, 앨범의 허리 부분엔 피처링을 배제한 채, 일리닛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옵티컬 아이즈 XL, 페임제이(FAME-J), 보이락(Boyrock), 페니(Pe2ny)도 자극적이거나, 튀어나오는 대신 일리닛의 목소리를 착실히 뒷받침하는 곡을 제공했다. 앨범 마지막 부분에서 등장하는 넉살 역시 목소리나 스타일 면에서, 듣는 이의 떨어진 집중력을 끌어올리기에 최적인 아티스트다. 또 실제 재생시간도 40분으로 매우 짧은데, 이 역시 몰입에 도움이 되는 요소다. 다만, 마지막 트랙 "I'm On It"은 올라간 분위기를 확 떨어뜨린단 점에서, 오히려 "눈떠 (Interlude)"와 함께 나왔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확실히 [Made In '98]은 일리닛의 커리어 중심에 자리 잡을만한 앨범이다. 그를 속사포 래퍼로 기억하는 사람도, [Airbone]의 한 축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모두 일리닛이란 아티스트를 재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물론 그에게는 다음 앨범이란 과제가 남아있다. 앨범의 주제로 자신의 감정을 한 번 더 선택하기엔 한 사람이 많은 감정을 들려주긴 힘들고, [Made In '98]을 들은 사람들은 그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할 것이다. 이는 많은 아티스트가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가 좋은 랩을 들려줄 거란 건 의심할 수 없기에, 2016년에는 그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대해본다.



글 | GDB/AN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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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12.18 23:31
    오 상당히 리뷰가 단출하면서도 깔끔하네요.. 저도 리뷰 준비 중이었는데 별점에서 마음은 통하나 봅니다.ㅋㅋ 저도 별 딱 4개 올해의 수작이라고 생각되네요~
  • 12.19 14:05
    진짜 과소평가 일리닛
  • 12.20 13:26
    국내래퍼중 유일하게 지금까지도 좋아함.
  • 12.21 09:12
    리스펙!!!
  • 12.21 21:22
    진짜 좋게 들었어요
  • 12.22 08:27
    랩 실력에 비해 음악 실력이 너무 딸림
  • 12.22 15:54
    난 랩스킬같은거 뭐가 잘 하는건지 잘 모르지만 그냥 들을수록 음악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것 같아서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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