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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Various Artists - Saturday Night Fever OST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4.04.05 02:16추천수 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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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Various Artists - Saturday Night Fever OST


01.   Stayin’ Alive (Bee Gees)
02.   How Deep Is Your Love (Bee Gees)
03.   Night Fever (Bee Gees)
04.   More Than A Woman (Bee Gees)
05.   If I Can’t Have You (Yvonne Elliman)
06.   A Fifth Of Beethoven (Walter Murphy)
07.   More Than A Woman (Tavares)
08.   Manhattan Skyline (David Shire)
09.   Calypso Breakdown (Ralph MacDonald)
10.   Night On Disco Mountain (David Shire)
11.   Open Sesame (Kool & the Gang)
12.   Jive Talkin’ (Bee Gees)
13.   You Should Be Dancing (Bee Gees)
14.   Boogie Shoes (K.C. & the Sunshine Band)
15.   Salsation (David Shire)
16.   K-Jee (MFSB)
17.   Disco Inferno (The Trammps)


* 롤링스톤지 선정 "위대한 명반 500선 (The 500 Greatest Albums of All)" 132 / 500
 

대중음악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일렉트로니카 열풍, 대단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타 장르 마니아들에겐 불만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과 음악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거나 변질되어 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돌이켜보면, 한 음악 장르(스타일)가 다른 기류에 맞물려 새로운 방향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대부분의 장르들은 그런 식으로 발전해왔다. 물론 그러는 사이 유행에 휩쓸려 사라지는 '나의 음악'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말이다. 수십 년 전 리스너들의 마음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70년대, 훵크(Funk)에서 파생된 디스코라는 장르는 빠르게 팝 시장으로 퍼져나갔다. 그 결과, 록이 지배하던 팝 시장의 상당 지분은 디스코가 차지하게 되었고, 록 뮤지션들도 당대 트렌드였던 디스코를 자신들의 음악에 반영하는 등 유행에 발맞춘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을 향한 록 마니아들의 반발은 엄청났다. 디스코 노래를 방송했다는 이유로 라디오 DJ가 해고를 당하는 사건까지 있었을 정도니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 긴장 속에서 결국 1979년 7월 12일, 시카고 화이트 삭스(Chicago White Sox)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Detroit Tigers)의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디스코 파괴의 밤(Disco Demolition Night)'이라는 행사가 열리고야 말았다. 시카고의 현지 라디오와 화이트 삭스 구단 사이에 사전 협의가 되어 있던 것으로, '버리고 싶은' 디스코 앨범을 가져오면 입장 티켓의 98센트를 환불해주는 이벤트였다. 그들은 그렇게 모인 레코드를 경기장에 쏟아놓고 폐기시켜 버리는 행사를 펼치며 '디스코의 죽음'을 선포했던 것이다. 5만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인원인 9만여 명이 몰렸던 것을 보면 당시 디스코 열풍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였는지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70년대 말에는 디스코를 혐오하는 안티-디스코주의자들도 많았지만, 그 이상으로 디스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었든, 부정적인 것이었든 간에 디스코는 70년대 음악사에서 화제의 키워드였다. 이 장르 음악이 특정 인종의 테두리를 너머 시대를 대표하는 대중음악의 근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공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의 '찌르기 댄스'로 유명한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의 역할이 혁혁했다. 디스코 문화를 배경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영상 자체로도 대단한 인기를 얻었지만, 사운드트랙은 그 이상이었다. 시대의 트렌드를 완벽하게 구현해내 빼곡히 채워낸 앨범의 구성이 그 첫 번째 이유였고, 영화음악사 최초로 영상을 위한 레코딩을 했다는 것이 두 번째였다. 수록곡들은 차트에서 넘버원을 기록하며 커다란 인기를 끌었고, 앨범으로는 미국에서만 1500만 장, 세계적으로는 4000만 장이 팔리기도 했다. <보디가드(The Bodyguards)>의 OST 앨범 이전까지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트랙 앨범이었으며, 디스코 음반으로서도 유례가 없는 대기록을 달성한 작품이었다.
 
앨범에는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 K.C. 앤 더 선샤인 밴드(K.C. & The Sunshine Band), 트램스(The Trammps)와 같은 흑인 훵크/디스코 밴드의 곡들도 수록되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포지션은 무려 6곡을 담당한 비지스(Bee Gees)가 점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앨범의 히트 싱글도 대부분 비지스의 곡이다. 이러한 성공에는 70년대 중반까지 록 계열의 음악을 다뤄오던 비지스가 흑인들만의 영역이었던 디스코에 일찌감치 눈을 뜬 것이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앨범의 중후반부에 수록된 "Jive Talkin'"과 "You Should Be Dancing"은 각각 75년과 76년에 발표된 비지스의 정규 앨범 수록 싱글들이다.
 


♪ Bee Gees - Stayin' Alive

이를 제외한 앨범 전반부의 네 트랙들은 사운드트랙을 위해 만들어진 신곡들인데, 유독 국내 올드팝 마니아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팝 넘버 "How Deep Is Your Love"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 곡은 앨범의 콘셉트인 '디스코'에 완벽하게 부합하고 있다. 그중에서 "Stayin' Alive"와 "Night Fever"는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극대화된 백인식 디스코 음악를 제대로 보여준다. 앨범에 함께 수록된 타바레스(Tavares)의 소울풀한 "More Than A Woman"을 비지스의 특유의 스타일을 통해 백인적인 음악으로 바꿔낸 것도 흥미롭다.
 
이 앨범은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여한 편집 앨범이다. 그리고 그것이 잘 만들어진 예다. 훵크감이 충만한 K.C. 앤 더 선샤인 밴드의 "Boogie Shoes"라든지 트램스의 소울 감성으로 가득 채워진 "Disco Inferno"와 같은 트랙들은 비지스에 의해 다소 백인 취향으로 기울 수도 있던 앨범에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곡의 웅장함에 라틴 리듬감을 첨가한 데이비드 샤이어(David Shire)의 "Night On Disco Mountain"도 일품이며, 앨범에서 비지스의 곡들과 함께 차트 넘버원을 달성한 이본 엘리먼(Yvonne Elliman)의 "If I Can't Have You"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트랙이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흔히 '운명'이라고 불리는,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교향곡 5번(Symphony No.5, Op.67)"을 샘플링한 월터 머피(Walter Murphy)의 "A Fifth Of Beethoven"이다. 클래식 현악기의 소리를 디스코의 훵키함으로 변신시킨 곡. 이 곡은 로빈 시크(Robin Thicke)를 포함한 여러 알앤비/힙합 뮤지션들에 의해 다시 샘플링되기도 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특정 장르 음악이 버려지고 새로운 음악의 형태로 발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그렇게 음악은 항상 이런 '소멸과 진화'의 역사를 거치면서 발전해왔다. 그러한 역사를 수십 년간 지나오면서도 이 OST가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이 앨범이 그 시대를 대변하는 음악상을 잘 보여주면서도 한때의 트렌드에 집중하기보다는 완성도 높은 음악을 추구했기 때문인 듯하다.
 

* <토요일 밤의 열기>를 콘셉트로 방송한, 미국 드라마 <글리(Glee)> 시즌 3의 16화 "Saturday Night Glee-ver"은, 원작 영화나 OST와 함께 필히 시청해야 할 에피소드.
 
* 이 앨범은 더블 앨범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지간한 경우, RIAA에서 더블 앨범은 2장이라는 이유로 실제 판매량의 두 배로 기록해주지만, 이 앨범의 경우 더블 디스크의 수록곡들은 한 장의 앨범에 담을 수 있는 분량이라는 이유로 1장으로 판매량으로 집계했다. 따라서 이 앨범 판매량은, 더블 앨범으로 뻥튀기된 수치가 아닌, 순수하게 미국에서만 1500만 장을 팔아 치운 대형 히트 앨범이라는 이야기.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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