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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 신보]
2017.11.16 20:46

[앨범] Brent Faiyaz - Sonder Son

조회 수 995 추천 수 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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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2017/10/13
레이블 Lost Kids
한줄평 미래는 과거를 닮고 브렌트 페이야스는 알앤비의 과거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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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 페이야스(Brent Faiyaz). 어떤 단어로 그의 이름을 소개할 수 있을까.음원 사이트에 검색해도 유명한 결과물은 잘 나오지 않고, 인터넷에서도 그 흔적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이름을 알린 작품은 골드링크(GoldLink)의 앨범 [At What Coast]의 수록곡 “Crew”에 참여한 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성 알앤비 스타들에 비하면 브렌트 페이야스는 이름도, 음악의 스타일도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 먼 거리만큼이나 조금은 차별화된 알앤비를 선보인다. 덕분에 여러 음악 매체의 주목도 받는다. 과연 그의 어떤 점이 관심을 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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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은 요즘의 메인스트림 알앤비와 비교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이전 세대의 알앤비에 큰 빚을 지고 있다.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의 특정 스타일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도 있다. 물론 그중에서 절대적으로 큰 지분을 차지하는 건 90년대 알앤비다. 뉴잭스윙의 요소를 차용한 “Needed”를 제외한 “First World Problemz / Nobody Carez”, “Stay Down”, “L.A.” 등 대부분 곡이 그렇다. 특징이 가장 도드라지는 곡은 “Talk 2 U”다. 곡의 분위기부터 전반적인 흐름까지, 어셔(Usher)나 알리야(Aaliyah) 등의 음악이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곡은 그 시절의 향수를 가득 머금는다. 물론 과거의 음악을 재현하는 게 보기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곡들은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 시절의 어느 한 가지 특징에만 집중하다 보니 가사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앨범의 전체적인 맥락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브렌트 페이야스의 앨범 [Sonder Son]은 나름의 차별성을 확보한다. 음악의 스타일은 물론, 가사적 완성도부터 앨범의 맥락까지 확실하게 짚어가며 그 시절의 알앤비를 충실하고 훌륭하게 구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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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Down”, “Talk 2 U”, “All I Wanted”는 앨범의 가사를 논할 때 빼놓기 어려운 곡들이다. 이 곡들에서 브렌트 페이야스는 여성을 절대 후려치지 않고 얕잡아 보지도 않는다. 여성을 상품이나 트로피처럼 보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그는 특별한 그녀에게 시적인 표현을 조금씩 던지며 진심을 전하는 데 집중한다. “Stay Down” 속 ‘내 삶은 너로 인해 완벽해져’, ‘손이 맞닿을 때 걱정도 하늘로 날아가 버려’, ‘네 입술은 꼭 달콤한 실크처럼 부드러워’ 같은 가사가 대표적이다. 심지어 “Needed’에서는 조금 성공한 그에게 과거의 여성이 뒤늦게 질척거리는 데도 화를 내기는커녕 ‘필요할 땐 소홀하더니, 왜 인제 와서 달콤한 말을 쏟아내니’ 같은 식으로 완곡하게 다그치는 데 그친다. 이런 가사들은 브렌트 페이야스 특유의 섬세하고도 조심스러운 보컬과 맞닿으며 앨범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가꾼다. 듣기 편해지는 건 덤이다. 앞선 곡들과 조금 반대되는 성격의 곡인 “First World Problemz / Nobody Carez”에서는 제목 그대로 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인다. 피부색과 뿌리에 대한 탐색과 사회 비판적인 생각을 가사로 옮기는 건 과거 노래들의 주요 테마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자신의 뿌리를 찾아서 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이 곡을 작업하고 완성했다는 건 꽤 재미있는 대목이다. 

앨범의 외양이 90년대의 알앤비를 닮은 것과는 달리, 전반적인 맥락은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따라 차근차근 정리된다. 브렌트 페이야스의 낮은 성적을 나무라는 어머니의 모습(“Home”), 사랑보다 친구를 택하던 모습( “Gang Over Luv”), 볼티모어에서 LA로 거주지를 옮긴 후 꿈에 그리던 음악 작업에 몰두하던 그의 모습(“L.A.”)이 순차적으로 등장하며, 음악을 하며 생기는 자아에 대한 고민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Sonder Son”). 그래서 앨범은 개인적인 곡으로 가득한 자서전처럼 들리기도 한다. 물론 낯선 뮤지션의 자서전을 들춰보는 게 썩 재밌는 일은 아니다. 잘 알지 못하는 가수다 보니 관심도 생기지 않고, 크게 궁금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 작법을 통해 각 곡이 [Sonder Son]이라는 앨범의 맥락 속에 자리를 잡고, 나아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광경은 그런대로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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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der’는 ‘세상을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복잡다단한 사정을 지니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라는 뜻의 단어라고 한다. 그래서 앨범의 타이틀 'Sonder Son'은 그가 속한 그룹 손더(Sonder)와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삶 역시 또 하나의 ‘Sonder’임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의미가 더욱 중요한지는 받아들이는 사람 나름일 것이다. 다만, [Sonder Son]이 한 음악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조용한 발자국 같은 작품이라면, 전자보다는 후자의 뜻에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앞으로 그가 걸을 음악적인 여정이 무척 궁금해진다.


♬ Brent - Faiyaz - Talk 2 U


글 | 김현호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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