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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구원찬 & 피셔맨 - Format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10.23 01:17추천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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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Format

02. 처음
03. Long Time No
04. 기다려
05. 결 (Interlude)
06. 조울


한 달여 만에 같은 아티스트의 또 다른 새 음악을 소개할 줄은 몰랐다. 그렇지만 자신의 흐름을 순하고 우직하게 유지해 내보이는 이를 외면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 매력에 한 번 더 매료됐다. 이번에는 첫 EP [반복]으로 돌아온(?) 보컬 구원찬, 그리고 기리보이(Giriboy)의 크루 우주비행(WYBH) 소속의 프로듀서 피셔맨(Fisherman)의 합작품이다. 당연히 구원찬의 이전 앨범을 들을 때와 겹치는 감상도 있지만, 그 외에 피셔맨이 함께 했기에 생겨나는 새로운 감상도 분명하게 있다. 그 차별점은 피셔맨이라는 프로듀서만이 구현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사운드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두 아티스트가 서로의 색을 배합해봤을 때, 나올 수 있는 최선으로 예쁜 색을 뽑아낸 덕이다. 그만큼 앨범은 귀엽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더 나아가, 어느새 주류가 되어버린 근래 알앤비의 얼터너티브한 속성을 의식하지 않을 때야 비로소 자신의 음악을 그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비틀어 낼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구원찬과 피셔맨은 이번 앨범을 통해 그 비틀기를 제대로 해냈다.

‘오버하지 않고 잘 조율된 고요의 음악’ [반복]을 이야기하며 썼던 이 한 줄 평은 [Format]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선, 구원찬은 혼자가 아닌 누군가가 함께하는 만큼 어느 정도 자리를 내준다. 그는 [Format]에서 일상성을 탈피한 표현이나(“동화”), 감정이입하기 좋은 조금은 독특한 비유(“행성”)를 다소 내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문장으로 치면 평서문 같은, 일기스러운 가사를 써내려 가고, 또 전보다 안정적여진 가성 위주의 가창으로 사랑의 감정을 평온히 읊조리는 데 더욱 집중한다. 그 평범함에 대신 특이점을 부여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건 앞서 언급한 미니멀함이 앙증맞기까지 한 피셔맨의 프로덕션이다. “처음”은 중간부터 슬슬 등장하는 훵키한 와우 기타로, “기다려”는 섬세하고 간결한 신스 터치로, 다소 신파적일 수 있는 내용을 부담 없이 어필한다. 전반적인 곡 진행은 친숙한 측면이 있어 어떻게 보면 인기 있는 어쿠스틱 인디 그룹의 팝함을 머금고 있는 것만 같다. 다만, 그 사이에서 2분이 채 안 되는 “Long Time No”이나 “조울”의 후반부 변주 등으로 한 번씩 의외성을 뚜렷이 보여줌으로써 이 앨범만이 가진 재미를 충분히 부각한다. 그래서 [Format]은 밍밍함과 동시에 톡톡 튀는 맛이 있다. 딱히 트렌드를 의식하거나, 귀에 걸리는 낱말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작품 그 자체로 깊은 인상과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얼터너티브 알앤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분명 존재하는 건 알고 있으나, 이런 게 얼터너티브가 아니라면 무엇이 얼터너티브겠는가.


글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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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10.23 15:05
    앨범커버 진짜 멋지네요 물론 음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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