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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Trey Songz - Tremaine the Album

Melo2017.04.04 23:49추천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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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y Songz - Tremaine the Album

01. The Prelude
02. Come Over
03. #1Fan
04. Nobody Else But You
05. Playboy
06. The Sheets... Still
07. Song Goes Off
08. She Lovin It
09. Animal
10. 1x1
11. Priceless
12. What Are We Here For
13. Games We Play (Feat. MIKExANGEL)
14. Picture Perfect
15. Break From Love


명백히 말해서 트레이 송즈(Trey Songz)는 이제 알앤비 계의 슈퍼스타가 아니다. 현재 주도권은 얼터너티브한 성질을 기반으로 팝과 알앤비를 넘나드는 존재들에게 넘어갔다. 그 또한 한동안 “Neighbors Know My Name”같은 노골적인 슬로우잼이나 발기 차고(?) 기발한 표현의 “I Invented Sex” 같은 걸 내놓지 못했다. 물론, 2010년대 넘어와서도 과감히 잔을 비우라 하고(“Bottoms Up”), 팬티를 적시며(“Panty Wetter”) 여전히 섹슈얼함을 뽐내오긴 했다. 다만, 시대가 예전같이 마초적이거나 로맨틱한 섹스만 잘 노래해도 썩 만족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보다는 행위가 되었든, 감정과 생각이 되었든 간에 그 모든 것의 테마가 될 수 있는 더 큰 범주의 특정한 정서를 깔아주길 바란다. 왜, 위켄드(The Weeknd)도 방탕과 허무 그 사이에서 ‘스타보이’라는 상을 꽃 피우지 않았나. 그러니 2014년 발표했던 전작 [Trigga]가 탁월하게 잘 쓰인 유려한 보컬 라인, 트렌드와의 적절한 배합을 갖춘 탄탄한 앨범이었음에도 더 많이 주목받지 못한 걸 마냥 억울해하긴 어렵다.


♬ Trey Songz - Playboy


그렇다고 트레이 송즈가 마냥 음악적으로 방만하다고 할 순 없다. 앞서 말했듯 [Trigga]는 군더더기 없이 잘 빠진 팝 알앤비 앨범이었고, 3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 [Tremaine the Album]도 그 모양새가 특별히 흠이 없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트렌디하기보다는 더 고전적으로 접근하고, 그만큼 본연의 장점인 관능적인 가사와 보컬을 더 앞세운다. 클럽튠으로 손색없는 “Animal”을 통해서는 색의 화신답게 동물적으로 야한 말들을 마음껏 던진다. 자신의 호색한 기질을 모른 척하는 “Playboy”는 그 태도가 뻔뻔하다 못해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가 하면, 전반부의 “Come Over”, “1Fan”, “The Sheets…Still”에서는 능구렁이같이 제대로 느리게 움직이다가도 후반부의 “1x1”, “Priceless”, “What Are We Here For”로는 가볍고 산뜻한 류의 팝적인 분위기를 충분히 취한다. 괜스레 사뭇 순애보적여지는 마지막 트랙 “Break From Love”까지 듣고 나면 종착역에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 안전함이 실험, 발전, 성장 같은 단어가 떠오르길 바랐던 누군가의 마음에는 영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든 이건 시류와 관계없이, 전작처럼 화려한 피처링진도 없이 자기 식대로 흘러가겠다는 트레이 송즈의 선택이다. 또, 예전처럼 강렬한 임팩트는 못 남겨도 모자람 없는 족적을 남기고자 하는 한 중견 알앤비 아티스트의 차분하고도 담담한 움직임이다. 그래서 [Tremaine the Album]은 후에는 도태의 기록으로 남을지 몰라도 지금은 슬로우잼, 섹스 뮤직, 적당한 팝 알앤비 따위의 기호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동하게 할 것이다.


♬ Trey Songz - Animal


글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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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5.6 20:47
    전작보다 더 별로 같은데 점점 퀄리티도 그런거 같아요
    조금씩 사람들에게 인기가 멀어질거 같은 기분이네요
  • 12.24 22:23
    현재의 트렌드가 많이 지나갔다 뿐이지 트레이의 노력과 재능은 이미 충만함... 포스트라고 하긴 너무 시기가 붙어있긴 하지만 제레마이 빼면 딱히 뒷 세대 중 이런 슬로잼이나 클래시컬 알앤비 잘하는 사람 찾기 힘듦..현재의 트렌드는 피비알앤비를 넘어 또 변화중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유행은 돌고 돌기 마련. 그때가 되면 너무 오래돼버린 진짜 클래식 알앤비 앨범은 힘들어도 이렇게 세련된 시기에 나온 세련된 포스트 클래식 앨범들은 영화계에선 스카페이스가 그렇듯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될 것.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전혀 별로이지 않았고 오히려 흐른 세월만큼 좀 더 여유로워지고 느긋하지만 동시에 타이트해졌다는 느낌을 확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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