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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당신이 주목해야 할 영국의 여성 알앤비 아티스트 13

title: [회원구입불가]Geda2016.11.25 17:42추천수 12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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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당신이 주목해야 할 영국의 여성 알앤비 아티스트 13

영국의 알앤비/소울 씬은 매년 신예들이 인상적인 결과물을 들고나와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는 곳이다. 그 때문에 그들의 음악을 통해 앞으로 어떤 사운드가 유행할지 예측해볼 수도 있었다. 올해 역시 영국에서 유행을 이끄는 멋진 음악들이 많이 나오며 알앤비 씬을 풍요롭게 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그간 대표적인 이들 말고 좀 더 많이, 디테일하게 소개할 기회가 없었다. 이 기사는 그에 대한 갈증을 푸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편에 나누어 영국 알앤비 아티스트 26명을 소개할 것이며, 성비가 적절히 맞아 떨어져 여성 편과 남성 편으로 나누어 차례로 큐레이팅할 예정이다. 물론, 이 기사를 통해서도 소개하지 못하거나 나오(Nao)나 레이(Raye) 같이 이미 이전 기사에서 소개한 바 있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순서는 알파벳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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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ie Black

우선, 영국의 알앤비 음악들은 대체로 미국에 비해 전자음악적인 색채를 담아내는 편이다. 이는 영국이 근원지인 덥스텝, UK 개러지, 트립합 등과 같은 전자음악의 하위 장르들에 영향을 받은 탓으로 보인다. 빌리 블랙(Billie Black)의 음악도 이러한 경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최근 발매한 EP [This Simple Pleasure]에서 전자음악에 가까운 면모를 더욱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앨범에 참여한 무라 마사(Mura Masa) 같은 전자음악 프로듀서와 함께 합작한 데서 기인한 결과로도 보인다. 주목해봐야 할 트랙으로는 미니멀한 프로덕션 위에서 감성적인 보컬을 얹어 응집력을 갖춘 “Fool for the Feeling”, “Runner Up”이 있다. 이런 빌리 블랙의 음악은 제시 웨어(Jessie Ware)와 덥스텝과 소울을 기가 막히게 섞는 아티스트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를 연상케 한다. 그들의 색을 충분히 덜어내지는 못했지만,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만큼 앞으로 점차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갈 것이라 기대된다.


♬ Billie Black - I Don't Need Another 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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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vie

엠마비(Emmavie)는 런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다. 그의 보컬은 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알앤비의 주류를 이루었던 네오 소울 아티스트들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프로듀서 알파 미스트(Alfa Mist)와 함께 작업한 EP [Epoch]는 그런 엠마비의 보컬이 적절한 프로덕션과 어우러져 그 당시의 음악을 재현한다. 그는 2013년 발표한 트랙 “Seamless”가 브라운스우드 레코딩(Brownswood Recording)의 수장이기도 한 길레스 피터슨(Gilles Peterson)에 의해 소개되는 등 BBC 라디오 DJ들의 많은 사랑을 받게 되면서 이름을 알렸었다. 이로 인해 많은 프로듀서에게 러브콜을 받고 협업했는데, 그중에는 국내 팬들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진 소울렉션(Soulection) 소속의 프로듀서인 롬(ROM)과 아이엠노바디(IAMNOBODI)도 있다. 더불어 엠마비는 [L+ VEHATER]에서처럼 일렉트로닉 음악, 소울, 힙합을 조화시킨 사운드를 들려주며 자신의 틀을 깨트려가며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 틀을 깨나가는 도구로 전자음악을 활용하기도 한다. 엠마비의 음악을 듣다 보면 보컬이 일렉트로닉 프로덕션 위에서 호흡하면서도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음악은 엠마비의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 Emmavie - L+VEH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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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a

얼터너티브 알앤비 음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은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사운드를 혼합한다. 이스파(Espa) 또한 자신의 첫 EP [150th broadway]를 통해 이를 시도했었다. 이후 발표한 두 번째 EP [LG60]는 다음 행보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결과물로, 이전 EP보다 좀 더 일렉트로닉 소울에 가까운 프로덕션을 담고 있다. 앨범에는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트롬본 주자로 활동했던 할아버지에게 영향을 받아 블루지한 이스파의 보컬이 잘 드러난 “Four Walls”, ”Orbit”이 수록되어 있다. 뉴욕 힙합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던 플랫부쉬 좀비스(Flatbush Zombies)의 프로듀서 에릭 아크 엘리엇(Erick Arc Elliot)와 함께한 트랙 “Rodney”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이스파가 더욱 흥미로운 데에는 독특한 비주얼도 한몫한다. 앨범 커버 아트워크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구현한 비주얼이 비요크(Bjork)를 생각나게 할 만큼 독특하다. 작업물을 공개할수록 더욱더 전자음악에 가까워지는 그의 행보가 어떤 비주얼과 함께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Espa - Pray Fo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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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ta Bond

사실 에타 본드(Etta Bond)는 2011년에 데뷔해 꾸준히 소속 레이블 오드 차일드(Odd Child)의 뮤지션들과 협업한 결과물이 있어 이 리스트에서는 뜬금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소개하는 건 에타 본드의 음악이 올해 더욱 큰 이슈로 떠오른 여성 인권에 관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비주얼적인 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Seen and Never Before”의 뮤직비디오에서 삭발을 한 채 옷을 벗고 서 있는 에타 본드의 주변에 친구들이 당당한 자세로 서 있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그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대중매체가 만드는 이미지나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로운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찾자는 메시지를 음악 안에 담아낸다. 또한, “Feels Like”에서는 대마를 마음껏 피기도 하고, “#Bad4Me”의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해야 자신이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뮤직비디오를 함께 감상하는 걸 권한다.

♬ Etta Bond - Seen and Never He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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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zy Bizu

‘British Soul Invasion’은 조스 스톤(Joss Stone),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그리고아델(Adele)과 같이 영국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한 소울 음악이 미국 대중들에게 사랑받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듯 영국의 알앤비/소울 음악은 미국 알앤비/소울 씬에도 영향을 주며 알앤비의 새로운 흐름을 불러일으켜 왔다. 이지 비주(Izzy Bizu)의 존재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과거 3인조 걸그룹 사운드걸(SoundGirl)로 일찍이 씬에 데뷔했지만, 대중들의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해체됐었다. 이후 솔로로 전향하게 되는데, 2013년 발표한 EP [Coolbeanz]가 소소한 인기를 끌면서 이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샘 스미스(Sam Smith)와 제이미 컬럼(Jamie Cullum)과 같은 아티스트의 공연에 함께하는 등 많은 활동을 펼치게 된다. 국내 팬들에게도 혼네(Honne)와 함께한 트랙 “Someone That Loves You”를 통해서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이지 비주의 음악은 올해 9월 발매된 첫 정규작 [A Moment Of Madnes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소울과 팝의 절묘한 접점을 보여준다. 앨범 전반적으로 “Gorgeous”와 같은 레트로 풍의 소울 트랙들이 주를 이루며, “White Tiger”와 같은 현대적인 감각의 팝 소울 트랙들도 곳곳에 섞여 있다. 특히, 그가 지닌 목소리가 트랙마다 빛을 발하고 있어 열일곱 트랙에 걸친 긴 호흡에도 흡인력을 잃지 않는다.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부류의 여성 소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다.

♬ Izzy Bizu - White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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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ES

앞서 언급한 혼네의 앨범에 참여한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가 또 한 명 있다. 바로 존스(JONES)다. 그의 음악은 소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팝적인 색채도 강하게 묻어나는 편이다. 이는 존스가 어린 시절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오티스 레딩(Otis Redding), 오마르(Omar)의 부드러운 소울 음악들과 함께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와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의 팝 음악을 즐겨 들은 데서 기인한 거로 보인다. 존스는 정규 앨범 발매 이전에 [Indulge]라는 EP를 발매하기도 했는데, 이 EP는 샘 스미스가 'Fucking Beautiful'이라는 말과 함께 포스팅을 남기기도 하는 등 평단과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Indulge]에 수록된 트랙들이 포함된 [New Skin]은 2년의 작업 기간 동안 그가 겪었던 경험과 음악들이 쌓여 아티스트로서 더욱더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오묘한 멜로디와 프로덕션에서도 존스는 긍정과 다가올 밝은 미래를 노래한다. 어둠과 무지개를 대조시키며 삶의 명암에 관해 이야기하는 “Rainbow”, 위로의 메시지와 새로운 내일을 노래하는 “Tomorrow Is New”,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그의 모습이 담긴 “Wild” 등이 그렇다. 어두운 과거에 갇혀 현재에 신음하고 있어 힐링이 필요한 이들이라면 마음에 쏙 들지 않을까 싶다.

♬ JONES - M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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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ja Smith

18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원숙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조자 스미스(Jorja Smith)는 영국 월살(Wallsall) 태생의 싱어송라이터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넘쳤던 그는 8살부터 악기를 연주하고 11세부터 작곡을 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소울에 기반을 둔 음악을 들려주는 편인데, 동시에 작품에 전반적으로 어두운 무드를 짙게 깔아놓는 편이다. 아무래도 경제 침체 시기에 풍요롭지 못하였던 월살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겪었던 배경이 음악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자 스미스는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로린 힐(Lauryn Hill)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보컬에서 믿겨지지 않을 만큼 풍부한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이런 그의 재능은 올해 발표한 디지 라스칼(Dizzee Rascal)의 곡을 샘플링한 “Blue Lights”, 17세기 헨리 푸셀(Henry Purcell)의 곡을 샘플링한 “Prince”를 비롯한 세 장의 싱글을 통해 드러나면서 많은 평론가의 이목을 끌었다. 이슈가 가시기 전, 조자 스미스가 들고 온 EP [Project 11]은 그가 가진 재능이 더욱 원숙하게 담긴 작품이다. 첫 트랙 “Something in the Way”부터 마지막 트랙 “Imperfect Circle”까지, 그는 끝없는 절망과 사회의 슬픔, 우울을 노래한다. 아직 어린 만큼 더 짙고 깊어질 조자 스미스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 Jorja Smith - Where Did I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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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ra Mvula

로라 음불라(Laura Mvula)는 2012년 싱글 “She”로 데뷔하여 영국 현지에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버밍엄 출신의 아티스트다. 이듬해 발표한 정규 1집 [Sing to the Moon]이 평단의찬사를 받으며 대중들에게도 각광받으며 여러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재즈/네오소울 싱어 그레고리 포터(Gregory Porter)와 제이미 컬럼의 앨범에 참여하며 인상 깊은 보컬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데뷔 앨범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편곡해 재발표하는 등 음악적으로 멋진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개인사적으로 로라 음불라는 파혼과 공황 발작 등의 많은 시련이 겪었었다. 그러한 경험들이 반영된 탓인지 올해 발표된 정규 2집 [The Dreaming Room]은 지난 앨범에 비해 더욱더 밀도 높은 음악을 담고 있다. 알앤비와 소울을 기본으로 일렉트로닉, 훵크, 오케스트라, 가스펠 등의 요소들이 한데 엉켜 조화로운 사운드로 거듭나는데, 감상하다 보면 일종의 종교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경건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코러스와 오케스트라 및 다양한 악기들이 어우러지는 “Lucky Man”, “Angel” “Show Me Love”와 같은 트랙들이 대표적이며, 신스와 코러스들이 점점 쌓여가며 인상적인 진행을 보여주는 “Let Me Fall” 또한 놓치면 아쉬울 곡이다.

♬ Laura Mvula - Show M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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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bel

앞선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아티스트들은 보통 자신이 어린 시절에 듣던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비슷한 느낌의 음악을 하는 경향이 있다. 메이블(Mabel)도 마찬가지다. 그는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 카메론 멕베이(Cameron McVey)와 스웨덴 태생의 얼터너티브 싱어송라이터 네네 체리(Neneh Cherry)의 딸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런던에서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와 로린 힐의 음악을 듣고 자라난 메이블은 90년대의 느낌이 가득한 음악들을 들려준다. “Know Me Better”와 “Thinking Of You”는 90년대 알앤비의 그루브를 가지고 있는 트랙으로, 앨범 커버 아트워크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스톡홀롬에서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발표한 "My Boy My Town"는 알리야(Aaliyah)의 레이드백 보컬 스타일을 오마주한 곡으로, 그가 90년대와 런던이라는 지역에 어떤 애착을 가졌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트랙이기도 하다. 이렇듯 인상적인 보여준 메이블은 'BBC Sound of 2016'에 선정되며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정받기까지 했다.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더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하니 지금까지보다 앞으로의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될 수밖에 없다.


♬ Mabel - Thinking Of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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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 BLK

레이 블랙(Ray BLK)의 'BLK'는 'Building, Living, Knowing'의 줄임말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에는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는 현실과 사회를 소재로 한 가사가 돋보인다. 레이 블랙은 10대 때부터 MTV를 통해 로린 힐과 핑크(P!NK)와 같은 아티스트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의 랩에 영감을 많이 얻어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가사에 하나의 서사를 넣거나 재미있는 워드 플레이를 즐겨 쓰는 성향이 그냥 생긴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표적으로 2015년 발표한 [Havisham]에 수록된 제이지(Jay Z)와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의 트랙을 가져와 훌륭하게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Ride And Die”라는 트랙이 눈여겨 볼 만하다. 최근 발표한 미니 앨범 [DURT]는 좀 더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한 모양새다. 비욘세(Beyonce)의 최근작 [LEMONADE]에 영감을 받았음을 밝히기도 했던 레이 블랙는 “Chill Out”, ”Honey”를 통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그 밖에도 그라임의 후발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스톰지(Stormzy)가 피처링한 “My Hood”라는 트랙에서는 남부 런던의 삶을 말하고, “Baby Girlz”를 통해서는 자신 주위의 삶을 진실하게 이야기한다. 영국의 여성 아티스트의 삶이 어떤지 알고 싶다면 레이 블랙의 음악을 체크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 Ray BLK (Feat. Stormzy) - My 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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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ie Lowe
로지 로우(Rosie Lowe)는 SNS 혹은 뮤직비디오를 이용해 자신의 음악과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일렉트로닉 소울 싱어송라이터다. 집에 TV가 없을 정도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여섯 가지 악기를 배우며 음악에 집중한 채로 자라났다고 한다. 그러한 성장 과정이 자기표현에 능하게끔 한 모양이다. 로지 로우는 2014년 EP [Right Thing]을 발표한 후, 싱글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며 영국 평단으로부터 주목받게 된다. 그의 뮤직비디오에는상당히 인상적인 비주얼이 담겨 있었다. 특히, 백라이트를 배경으로 발레를 하는 장면이 있는 “Water Came Down”, 흑백 화면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로지 로우가 포커싱되어 있는 “Right Thing”, 나체인 여성이 실에 묶여있는 “How’d You Like It”이 그렇다. 올해 2월 발표된 첫 정규 앨범 [Control]은 자기표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주장하는 메시지가 담긴 앨범이었다. 제목에서부터 의도가 명확한 “Woman” 역시 뮤직비디오를 통해 구현한 비주얼이 메시지에 더 큰 힘을 싣는다. 확장된 메시지를 추구하는 만큼 뮤직비디오와 함께 로지 로우의 음악에 집중하다 보면 강한 울림을 얻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Rosie Lowe -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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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ead Harnett

시네이드 하넷(Sinead Harnett)은 엠마비, 메이블과 마찬가지로 90년대 알앤비의 성향을 가진 아티스트다. TLC와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노래를 들으며 자라났다는 시네이드 하넷의 보컬은 풍부한 음색을 지니고 있어 딥 하우스 계열의 음악과 찰떡궁합인 모습을 보여준다. 일찍이 그는 그라임 아티스트 와일리(Wiley)의 앨범에 참여하며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루디멘탈(Rudimental)과 디스클로저(Disclosure)와 함께 작업할 기회를 얻었고, 멋진 보컬을 보여주며 탄탄한 행보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아직 준비되지 않은 그에게 이런 기회들은 큰 압박감을 주게 되었고, 시네이드 하넷은 자신의 색을 찾기 위해 잠깐의 공백기를 갖게 된다. 그의 방황은 2014년 발표한 EP [N.O.W]에서 전자음악과 소울의 접점을 통해 끝을 보게 된다. 더불어 EP에 이어 발표한 "Do It Anyway"에서는 아시아인의 피를 물려받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여성에 대한 편견과 인종차별을 극복할 것을 말한다. 이후, 최근 발표한 셀프 타이틀 EP [Sinead Harnett]에서는 좀 더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내고 있다. 만약 그가 어떤 음악을 지향하는지를 알고 싶다면 나오와 갈란트(Gallant)의 앨범에 참여한 전자음악 프로듀서 그레이즈(GRADES)와 함께 합을 맞춘 일렉트로닉 소울 넘버 “If You Let Me”가 적격이다.

♬ Sinead Harnett (Feat. GRADES) - If You Le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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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ra

사실 이번 리스트에서 언급된 아티스트 중에서 가장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음악가는 바로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슈라(Shura)다. 슈라의 개인적인 배경을 잠깐 이야기하자면, 그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버지와 배우인 어머니를 두고 있으며 비디오 게임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한 매체를 통해 자신이 레즈비언이라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세계는 얼핏 봐도 80년대에 멈춰 있는 듯한 모양새를 띤다. 음악에서도 80년대 유행했던 신스팝의 향취가 묻어난다. 특히, 그의 첫 정규 앨범 [Nothing’s Real]에는 마돈나(Madonna)와 자넷 잭슨(Janet Jackson)을 연상하게 하는 팝 혹은 알앤비 느낌의 일렉트로 팝 넘버들이 담겨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 당시의 음악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자신의 음악 안에서 적절히 차용했다는 것이다. 뮤직비디오와 함께 비주얼로 구체화된 트랙인 “What’s It Gonna Be”, “Touch”가 앞서 말한 내용을 잘 설명해줄 듯하다. 복고적인 패션과 비주얼로 가득한 뮤직비디오는 슈라의 음악과 어우러져 그 시절 그때의 낭만을 가져온다. 여기에 묘한 전개와 보란 듯이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멋진 결말(?)까지, 그로써 [Nothing’s Real]이란 앨범 타이틀에 담겨 있는 많은 의미가 보는 이에게 온전히 전해진다. 슈라의 앨범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허물고 또 다른 세계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 Shura - What's It Gonna Be?


글 |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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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1 11.25 17:47
    ray blk~
  • 11.25 23:19
    jorja smith 짱 좋아여
  • 11.26 01:14
    스웩~
  • 11.26 11:51
    Izzy Bizu 좋네요!
  • 11.26 14:11
    13명씩이나... 영국 알앤비는 딱 색깔이 있는거같아서 좋아요. 근데 가끔 걔네들끼리는 비슷해서 헷갈릴때도 있지만..
  • 11.26 14:16
    슈라 재밌겠네요 ㅋㅋㅋㅋ 좋은 글 감사
  • 1 11.26 16:39
    잘 읽었습니다! 2010년대가 비틀즈 이래로 가장 큰 볼륨의 브리티쉬 인베이젼인거 같아요. 이지 비주, 음불라, 슈라의 앨범들이 올 한 해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네요
  • 정말 좋은 글 ❤️❤️❤️❤️
  • 1 11.27 01:52
    마지막에 슈라는 헤리케인 닮은거 같네요
  • 11.27 15:18
    좋은 글타래. 개러지부터 해서, 그리고 2000년대 네오소울 등 영국은 영국만의 색채가 있죠. 영국 음악씬은 응용력 최고인 듯. 이 중에 빌보드도 씹어먹을 인재가 몇몇 보입니다.
  • 11.27 22:39
    와........진짜 미친듯이 좋은 글이네요 한동안 엄청 들을 것 같아요 이런 글 너무 좋아요 ㄸ또 부탁드립니다 하잇팅~~
  • 11.29 10:09

    진짜 이런건 어떻게 알아내는거지..ㅠㅠ
    너무 좋네요 이런 알앤비 찾아댕기는데 왜 난 못찾을까..

    이런 글 너무 좋군요.. !!!

    이 좋은 것들을 나만 못듣고 있었던거 같아서 억울하다 억울해 ! 

    이런 아티스트 발견하려면 알앤비 뭐 웹진같은걸 찾아가야하나요..

    유튜브 꽤 탄거 같은데 위 아티스트들중 3명밖에 아는 아티스트가 없네요

  • 2.1 22:54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조자 스미스는 장난 아니군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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