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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st BEAT BATTLE

title: [회원구입불가]HRBL2015.04.18 13:21추천수 6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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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st BEAT BATTLE


힙합 씬에는 다양한 형태의 배틀 컴피티션이 존재한다. 래퍼, DJ, 비보이가 주인공인 대회가 비교적 일반화되어 있는 가운데에서도 비트메이커 간의 배틀은 적은 편이다. 국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선 더욱 찾기 힘들다. 지난해 1월, 360사운즈(360Sounds)에서 주최한 헤드룸락커스(HeadroomRockers)를 제외하곤 없다. 그런 중에 3월 28일, 부산에서는 비트메이커를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비트와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으로 각종 비트 메이커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비츠(Beatz)와 부산의 유명 힙합 클럽이자 아트홀인 레블(REVEL)이 공동 주최한 비트 배틀이 주인공이다. 







비츠에 따르면 제 1회 비트 배틀의 취지는 비트메이커, 래퍼, DJ 그리고 프로듀서가 함께 교류할 기회를 만들고자 함이라고 한다. 이러한 취지에 걸맞게 주최 측은 행사 프로모션과 함께 상위 진출자의 비트 중 일부의 기성 래퍼와의 협업을 통한 앨범 발매, 콘서트 진행 등 이벤트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도 알렸다. 더불어 힙합엘이를 포함한 다양한 힙합 관련 SNS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122명의 지원자라는 수확을 얻었다. 레블에서 진행된 비트 배틀 본선에는 주최 측과 당일 행사의 호스트를 맡은 허클베리피(HuckleberryP)의 심사를 거쳐 16명의 비트메이커가 진출했다. 푸시트랙(PussyTrack), 매트루스(Matroos), 스웨이디(Sway’D)와 같이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도 있었고, 베이 코스트(Bay Coast)와 같이 비교적 이력이 적은 이도 있었다. 아! '블랙랩'의 프로듀서 어거스트(August)도 당당히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은 1:1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대결에 임하는 두 명의 비트메이커는 번갈아가며 총 두 번, 50초씩 비트를 관객들에게 들려주며 대결했다. 승자는 관객의 호응도를 통해 선별했다. 음악은 BTC(Busan Turntable Crew)의 DJ 이오(E5)와 DJ 조(Joe)에 의해 플레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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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사람이 들어온 오후 6시, 박그로(Vakgro)와 트랙 스케챠(Track Sketcha)의 배틀로 16강전이 시작되었다. 이벤트 시작 전, 나는 생소한 포맷의 행사이기에 관객의 호응도에 대한 우려를 했었다. 무엇보다 반응으로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첫 번째 배틀의 첫 비트가 플레이되는 동시에 내 생각이 기우였음을 확신했다. 클럽 안 사람들은 비트에 몸을 맡겼고, 특정 지원자의 비트에는 주말 밤 사람이 꽉 찬 클럽을 방불하게 했다. 특히, 16강에선 박그로, 레드핫콜라, 푸시트랙이 큰 환호를 받았다. 


허클베리피의 유연한 진행도 눈에 띄었다. 진행상의 실수가 있긴 했지만, 뛰어난 임기응변으로 이를 헤쳐나갔다. 8강 시작 전에는 프리스타일 랩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사실상 참가자의 비트 외에는 즐길 거리가 부족해 보였는데, 사회자로서 허클베리피의 활약이 이를 커버했다. 과거에 허클베리피에게 비트를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한 참가자의 사연을 재미있게 이끌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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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타일 면에서는 트랩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짧은 시간 동안 임팩트를 줘야 하기에 랫칫(Ratchet)과 같은 미니멀한 악기 구성의 비트는 적었다. 50초의 시간 동안 어디서, 어떻게 터뜨리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렇기에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거나, 비교적 다운된 분위기의 비트를 선별한 비트메이커가 탈락한 경우가 있었다. 몽환적이면서도 좋은 짜임새의 비트를 꺼내들었던 스웨이디가 그랬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결승에는 참가자 중 무명에 속하는 베이 코스트와 클라우디 비츠(Cloudy Beats)가 진출했다. 베이 코스트는 라이클리후드(Likelihood), 박그로, 레드핫콜라를, 클라우디 비츠(Cloudy Beats)는 DJ 태풍(DJ Taepung), 스웨이디, 푸시트랙을 꺾고 올라왔다. 결승전답게 두 명의 비트메이커 중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과정은 험난했다. 어느 참가자에 대한 호응도가 더 높은지를 가리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승자와 패자는 나뉘었다. 트로피는 쟁쟁한 우승후보를 꺾고 올라온 클라우드 비츠의 차지였다. 







첫 번째인 만큼 아쉬운 면도 있었다. 먼저, 심사 방식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현장 호응도를 통해 승자를 결정하니, 스트링, 에어혼과 같은 샘플을 활용해 하드코어 트랩 비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더 좋은 비트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겠지만, 승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구성이나 악기 사용과 같은 세부 요소보다는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아쉬웠다. 배틀 이외의 볼거리가 적었다는 점도 추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허클베리피의 프리스타일을 제외하고는 다른 흥밋거리가 없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배틀을 넘어 비트메이커의 커뮤니티로 보였다. 레블에서 나는 참가자, 관객 일부가 번호를 교환하고, 서로의 작업물 혹은 여러 음악 정보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보았다. 반 이상의 참가자가 수도권 거주자라는 면에서 비트메이커들이 단순히 우승을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고 보긴 힘들다. 비트메이커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이 한데 모여 펼친 축제의 장이었다. 그렇기에 더 뜻깊은 행사가 아니었나 싶다. 주최 측은 이번 배틀의 영상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여러 지역 방송사에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비츠와 레블의 노력이 수반되는 만큼 행사가 계속해서 열린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본다. 2회는 광안리에서 열린다고 한다. 지속성을 가지고 이어나가길 응원한다. 




관련 링크 

비츠 홈페이지 [링크]

레블 페이스북 [링크]




글 | HRBL

사진 | 장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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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4.19 16:28
    와.. 움직임 진짜 좋네요 .. swg
  • 4.19 18:26
    이 행사 정말 진짜 같은 행사네요. 진짜 재밌었겠다..
  • SLP
    4.21 16:24
    jump off처럼 작곡가들이 직접 현장에서 즉흥으로 찍으면서
    하는 배틀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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