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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주: 프라이머리, 산이 등

Melo2015.04.13 16:49추천수 9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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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4월 2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4월 2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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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리 - [2-1]

 

프라이머리(Primary)가, 오혁과의 콜라보 앨범 [Lucky You!]를 내놓은 지 보름 만에 새 앨범 [2-1]를 갖고 돌아왔다. 프라이머리를 상징하는 골판지 상자를 펼쳐놓은 듯한 앨범 아트워크는 그의 마스크를 앨범아트로 삼았던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를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2-1]이 담고 있는 음악은 훵키한 사운드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그의 과거 음악과 일정 부분을 공유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2-1]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Lucky You!]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의 중간지점에 놓여있다. 훵크와 디스코 사운드를 근간으로 삼지만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정도로 소리가 자극적이지는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Lucky You!]처럼 분위기가 내려앉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에선 브라스와 신스가 과장된 느낌이었지만, 이번엔 악기가 아닌 보컬을 소리의 중심에 두었다. 이는 "U"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음악감독 박인영이 주조한 스트링 사운드를 배경으로 권진아의 차분하고 예쁜 목소리를 얹은 곡인데, 악기 소리가 아닌 가수의 목소리를 구심점 삼아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계한 듯한 모양새를 띤다. 전체적인 사운드 메이킹은 물론, 그의 탁월한 보컬리스트 기용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언제나 그랬듯, 그는 과거의 것들을 재료 삼아 참신하고 흥겨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더불어 그러한 프로덕션과 보컬리스트 간의 조합도 빈틈없이 완벽하다. - greenplaty







산이 - "#LuvUHater"


"LuvUHater"의 뮤직비디오가 발표되기 전에 공개됐던 짧은 티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산이(San-E)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빼놓은 채로 커리어의 맥락을 잡아나가기에는 어려운 아티스트가 됐다. 이번 곡 자체도 그 맥락 안에서 태어난 곡인데, 아쉽게도 그는 자신만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트랙 안에서 온전히 활용해내지 못했다. 모든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 안에서 논리 구조를 명확하게 해 모순이 없는 주장이나 감정을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에 산이처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반응에 대응하는 격으로 곡을 발표한 경우라면 자신의 입장을 어느 정도는 피력해야 곡에 설득력이 생긴다. 그 점에서 산이는 별다른 입장을 피력하지 않은 채로 갖가지 말장난만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렇기에 "#LuvUHater"로써 산이의 언행, 태도에 대해 궁금증이 풀리거나 납득이 가는 사람은 아마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음악에 논리라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 어불성설같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건 그보다는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맥락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다. 그와는 별개로 산이의 특수한 맥락을 떼어놓은 채로 "#LuvUHater"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꽤 많다. 로우 패스 필터를 곡 내내 먹여 긴장감을 유발하는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 사단의 프로듀서인 이어드러머 제이보(Eardrummer JBo)의 프로덕션 위에서 산이는 자신의 톤, 발음, 플로우 등의 요소로 청각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특히 "암유발해"라는 구절을 활용한 구간은 말 자체가 주는 리듬감이 좋아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름대로 발견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감상 지점은 산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맥락에 묻혀 대중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인식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앞서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설득력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내용에 설득력이 없어 대중들이 트랙 전체로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의도가 나름 뚜렷하게 보이는 곡을 발표한 지금의 산이에게 필요한 건 이러한 복합적인 지점을 생각해내는 능력이었을지도 모른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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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Feat. Loco) - “하기나 해”

편안하고 가벼운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미니멀한 운율체계를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가는 그레이(Gray)의 능력은 출중하다. 그는 간소한 악기구성을 통해 전체적인 음의 파형을 동일하게 구현한다. 모든 악기는 튀지 않고 안정적으로 호흡하며 차분한 전개를 이어간다. 사운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지하고, 곳곳에 첨가된 코러스를 통해 자칫 무료할 수 있는 구성에 공간감을 더한다. 이처럼 프로듀서 그레이는 여느 때처럼 준수한 능력을 뽐낸다. 그러나 래퍼로서의 능력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남는다.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함에 치중했다곤 하지만, 단조로운 플로우 설계와 평이한 리듬감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랩과 노래를 넘나드는 그레이의 장점도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후반부에 등장하는 로꼬(Loco)의 탄력 있는 랩이 비트와 더 무던하게 어우러진다.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그레이의 보컬은 나쁘지 않지만, 독자적인 개성을 선보임에는 다소 부족하다. 이어지는 [grayground.] 싱글 프로젝트에서는 래퍼 그레이의 정체성이 조금 더 묻어나는 곡이 실리길 바란다. Beasel
Viewer
★ 출처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복사 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G2 (Feat. Don Mills) - "HYMN"


G2와 팔팔한 남자, 던밀스(Don Mills)가 만났다. “HYMN”에서 두 명의 래퍼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썸데프(Somdef)가 맡은 프로덕션 위에서 G2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랩을 선보인다. 이는 단단한 발성과 특유의 앙칼진 톤으로 라임의 맛을 살리는 데서 알 수 있다. 왕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하는 가사 내용은 이전에 발표했던 “GOONDOE”와 유사한 면이 있다. 신을 언급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사적인 면에서는 큰 감흥을 느끼긴 어렵다. 던밀스는 G2와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랩 스타일 특성상 테크닉에서 두각을 드러내긴 어렵다. 대신 가사에 감상 지점이 많다. 던밀스의 벌스에는 “개천에서 용났지 나는 용띠 / GD도 쥐띠 아닌 용띠 / 동갑이야 언젠간 콜라보 할 수 있을지 누가 알아”와 같은 라인이 가득하다.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자신의 소망을 분명하게 뱉는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곡 구성에서 G2에서 던밀스로 바통이 넘어가는 구간에 둘의 특징을 모두 살린 훅이 등장하는 점 역시 좋다. 이는 두 래퍼가 상반된 스타일을 가졌음에도 자연스러운 감상이 가능한 이유로 작용한다. - HRBL







조니 - [The Way to the Neverland]

 

힙합, 랩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이라기보다는 보컬 대신 랩이라는 방식에 홍대 인디 씬의 감성을 입혔다는 느낌이 든다. '봄이구나.' 싶을 만큼 발랄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 있는 음악이 랩 음악이 아니라는 건 아니다. 조니(JONEY)는 보컬과 랩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도 일관된 감성을 유지하는데, 특히 깨알 같은 단어 선택을 통해 소소한 재미와 귀여움을 가져온다. 랩에서는 특유의 독특한 발음과 강세가 듣는 재미를 더하는데, 그에 비해 보컬 라인의 짜임새가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다만 믹싱이나 몇 군데에서 박자 안에 음절을 담는 방식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지난해 발표한 첫 번째 믹스테입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 지점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었다. 어떻게 보면 흔한 감성과 쉬운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많은 트랩과 랫칫 사이에서는 이런 게 눈에 띌 수밖에 없다. - Bluc



글│greenplaty, Melo, Beasel, HRBL, Bluc

이미지│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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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1 4.13 18:39
    오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4.14 15:16
    G2 신곡 정말 좋았어요!
  • 4.14 18:47
    확실히 그레이가 래퍼로써의 능력은 조금 ?이지만 본문에서 언급된 산이가 갖지 못한 설득력, 그레이는 있더군요. 테크닉을 떠나 "이런 태도가 힙합이지"싶었습니다. 주제를 떠나, 리얼하잖아요?
  • 4.16 12:02
    MELO님 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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