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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팩, 어디까지 알고 있니?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0.11.20 18:58조회 수 2548추천수 6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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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창동과 힙합엘이가 함께하는 <WMM 2020>. <WMM 2020>은 다섯 팀으로 이루어진 뮤지션들의 샘플팩을 통해 신인에게 기회의 장을 주는 프로젝트다. 샘플팩은 여러 음악가에게 활용되며 대중음악의 흐름을 이뤄내고 있다. 일례로 영 찹(Young Chop)은 샘플팩의 소스를 따 와 변형해 독특한 스네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이른바 ‘영 찹 스네어’라 일컬어지는 소스는 일리네어 레코즈의 “연결고리(YGGR)”와 DJ 머스타드(Mustard)의 히트곡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레드불 뮤직의 주관으로 여덟 명의 프로듀서들이 국악기로 직접 녹음한 샘플팩을 이용해 음악을 만들어 [레드불 뮤직 서울 소리]란 앨범을 내기도 했다. 그래도 대중음악계에서 샘플팩이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재미있는 몇 가지 사례를 이야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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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프로듀서도 사용한 샘플팩

힙합엘이에서도 여러 차례 화두로 떠오른 ‘그 사이트’ 스플라이스(Splice). 지금까지 수많은 음악가가 스플라이스에 업로드된 샘플들을 활용해 여러 작업물을 만들어낸 바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과 6월에 발매된 스윙스의 [Upgrade Ⅳ]와 DJ 렉스(DJ Wreckx)의 [MPC with $7.99 Per Month] 역시 스플라이스에 올라온 샘플을 활용해 만든 앨범이다. 이렇듯 스플라이스는 누구나 손쉽게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함으로써 작곡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는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스플라이스 역시 이를 위해 프로듀서를 초빙해 샘플팩을 함께 만드는 데에서 나아가 스플라이스에 올라온 샘플팩을 활용해 곡을 만드는 내용의 자체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한다.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사이트에 본인의 샘플팩을 공개한 보이원다(Bo1-da)가 출연한 영상 콘텐츠다. 영상에서 그는 드레이크(Drake)의 [Scorpion]에 수록된 “Mob Ties”의 작업기를 상세히 설명한다. 여기서 그는 스플라이스를 통해 프로듀서 소니 디지털(Sonny Digital)의 샘플팩에서 스네어와 하이햇을 가져와 기본 리듬을 어떻게 만들었지를 보여준다. 참고로 [Scorpion]은 드레이크 최고의 상업적 성과를 기록했으며, 앨범에 참여한 보이원다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올해의 프로듀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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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음악에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

일마인드(Illmind)는 오래전부터 언더그라운드와 메인스트림을 오가며 힙합 음악 팬들의 마음을 웅장하게 만들었던 프로듀서다. 물론, 요즘 시대의 리스너들에게는 일마인드란 이름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의 손에서 탄생한 사운드 소스를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이는 없을 거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로 시간을 돌려야 한다. 이전에 그는 아파트 옷장에서 여러 드럼과 퍼커션 사운드를 랩탑으로 직접 녹음해 본인만의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드럼 사운드를 원하는 이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2011년에는 직접 만든 라이브러리에 블랩 키트(Blap Kit)라는 이름을 붙여 개인 블로그에 업로드했다.


더불어 그는 음악가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20달러 정도의 가격만 낸다면 누구나 그의 소스를 사용하게끔 했다. 앞서 이야기를 길게 푼 스플라이스가 2013년에 출범한 플랫폼이란 사실을 안다면 실로 일마인드는 이런 시장의 선구자라 할 만하다. 그리하여 공개된 일마인드의 ‘블랩 키트’는 수많은 프로듀서에게 널리 애용되었다. 특히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GOD.”은 블랩 키트에 담긴 멜로디 라인을 가져온 것이며, 앤더슨 팩(Anderson .Paak)의 “The Season|Carry Me”에서 확인 가능한 고함 같은 보이스 샘플(02:24)은 바로 일마인드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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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샘플링이 만든 샘플팩 

여느 때와 다를 거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데이비드 벤데스(David Bendeth). 그러던 중 한 친구에게 케이트라나다(Kaytranada)라는 프로듀서가 만든 크렉 데이빗(Craig David)의 “Live In The Moment”를 유심하게 들어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니나 웬걸? 그는 자신의 노래가 허락 없이 샘플링의 재료로 쓰인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 그는 회사에 연락을 취해 샘플링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후에도 그의 곡은 웨스트사이드 건(Westside Gunn), 베니 더 부처(Benny The Butcher)의 앨범에 허락 없이 담기며 널리 사랑(?)받게 된다. 물론, 후배 가수들이 자신의 곡을 샘플링한 건 좋았지만, 샘플링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일이 레이블에 요청하기에는 너무나 번거로운 일로 느껴졌다.


말 못 할 고민을 하던 와중 그의 아들은 킹스웨이 뮤직 라이브러리(Kingsway Music Library)와 협업을 제안한다. 여기서 잠시. 킹스웨이 뮤직 라이브러리는 2015년 스타 프로듀서 프랭크 듀크스(Frank Dukes)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일종의 샘플 모음집이다. 샘플링 문화를 사랑했던 그는 누구나 자신의 음악을 샘플링 할 수 있게 만들고, 이로 인해 생기는 저작권과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의 킹스웨이 뮤직 라이브러리를 출범했다. 그리하여 아들의 제안을 승낙한 데이비드 벤데스는 프랭크 듀크스의 지원 아래에 프로듀서들과 함께 자신의 샘플 팩을 공개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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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팩이 만들어 낸 앨범

그렇다면 <WMM 2020>처럼 샘플팩을 활용해 신인 프로듀서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한 사례는 없을까? 사실 앞서 언급한 스플라이스 사이트만 들어가더라도 컴퍼티션 형식으로 새로운 음악가를 찾고 있는 걸 볼 수 있을 거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경우를 짚어보자면 브렌마(Brenmar)가 있다. 풀즈 골드 레코드(Fool’s Gold Records) 소속의 브렌마는 시카고의 힙합/알앤비, 베이스 뮤직 DJ이자 프로듀서다. 그는 2015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Red Bull Music Academy)를 통해 서울에 내한을 오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이날 세션에서 샘플팩의 사용에 관한 질문에 “샘플팩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프로듀서로서 성장하는 데에는 별로 좋지 않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는 점(기사 링크)이다.


그런데 결국 그는 스플라이스(Splice)에 본인의 이름으로 된 샘플팩을 발표했다. 일부는 ‘노선을 바꾼 건가?’란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알고 보면 큰 그림이 따로 있었다. 그는 스플라이스에 샘플팩을 공개함과 동시에 오디오맥(Audiomack)을 통해 콘테스트를 주최했다. 그리하여 본인이 선정한 네 명의 프로듀서들과 인터넷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The Collab Collection]이라는 EP를 발매하게 된다. EP는 트랩과 저지 클럽(Jersey Club), R&B, 레게톤 등 다양한 장르 음악들이 아우러져 있다. 더불어 그는 AI 마스터링 서비스를 지원하는 랜드로(Landr)로 EP를 마스터링하는 등 온라인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다.

이렇듯 샘플팩은 기존 음악가들에게는 새로운 영감으로, 신인들에게는 기회의 장으로, 음악 업계에는 또 다른 수익 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WMM 2020> 역시 현재 샘플팩의 다양한 활용 방안과 미래의 가치를 고려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누구든 <WMM 2020>에 올라온 샘플팩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 다섯 팀의 프로듀서들과 음악 팬들에게 자신의 색과 세계를 증명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샘플팩에 있는 소스를 그대로 사용해도 되고, 소스를 마음대로 변형시켜도 된다. 대신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사례로 소개한 브렌마의 입을 빌려 한 가지 첨언을 하자면, 자신이 샘플팩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고 작업에 임하면 좋을 거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음악가가 오픈창동과 힙합엘이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CREDIT

Editor

HIPH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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