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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안드레, 여전히 3000만큼 잘해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9.06.07 00:15조회 수 3417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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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큼 사랑한다’라는 말은 분명 누군가에게 최고의 애정 표현일 것이다. 그렇다면 ‘3000만큼 잘한다’라는 건 얼마나 잘하는 걸까? 그 모범 답안을 안드레 3000(André 3000)의 랩에서 찾을 수 있다. 그의 랩을 듣다 보면 우리는 입을 모아 외치게 된다. “3000만큼… 잘해...!” 함정은 그 3000짜리 랩을 자주 들을 수 없다는 것. 그가 90년대부터 남부 힙합을 뛰어넘어 대중음악의 청사진을 새롭게 그려냈던 아웃캐스트(Outkast) 활동을 내려놓은 뒤, 드문드문 생존 신고 수준의 활동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나타날 때의 임팩트는 늘 어마어마했고, 최근 들어서는 앨범도 발표하며 보다 자주 여기저기 등장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만 해도 그는 괜찮다 싶은 앨범에만 불쑥 등장해 명불허전의 존재감을 선보이곤 했다. 여기, 놓치면 후회할 안드레 3000의 3000만큼 잘한 피처링 트랙들이다. 모두 2016년 이후 작품들이며, 순서는 발매 순이다.





Kanye West – 30 Hours

'어그로'는 되는 대로 끌어댈지언정, 앨범은 절대 대충 만들지 않는 우리의 칸예 웨스트(Kanye West). 이미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시절부터 맥시멀리즘 기법을 완성도 있게 구축했던 그는 [The Life Of Pablo]에서 안드레 3000의 보컬을 마치 프로덕션의 사운드 소스처럼 활용했다. 해당 곡에서 안드레 3000은 '30 Hours'를 짧게 외치며 칸예 웨스트의 스토리텔링을 보조한다. 짧은 한마디지만, 그의 목소리는 칸예 웨스트의 지난 삶과 현재의 일상과 어우러지며 청자에게 큰 여운을 남긴다. 그렇다면 많은 이가 바랐던 안드레 3000의 벌스는 대체 무슨 연유로 실리지 않았을까? 사실 칸예 웨스트는 벌스를 싣고자 그에게 비트를 들려주었지만, 안드레 3000이 생각만큼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지금의 분량 정도로만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다만, 진실과는 별개로 어쩌면 곡 제목처럼 30시간을 그대로 담으려 했던 칸예 웨스트의 의도 때문은 아니었을까.






Frank Ocean – Solo (Reprise)

안드레 3000은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Blonde]의 수록곡 “Solo (Reprise)”에 참여했다. 앨범은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넘어 장르의 경계를 또다시 허문 작품으로 인식된다. 곡에서 안드레 3000은 목소리를 활용해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싱잉 랩을 선보인다. 2010년대부터 랩과 노래의 경계가 더욱 허물어지면서 싱잉 랩을 구사하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이 와중에도 그가 구사하는 싱잉 랩은 남다르다. 프로덕션의 무드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힙합엘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싱잉 랩의 떠오르는 강자 스미노(Smino) 역시 이 곡의 안드레 3000 파트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담이지만, 요즘 래퍼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이 트랙의 가사가 드레이크(Drake) 디스 루머가 불거진 바 있다. 이에 안드레 3000은 해당 내용이 드레이크를 향한 저격이 아니라고 해명했었다.







Travis Scott – The Ends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소포모어 앨범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속 인트로 "The Ends"에서도 안드레 3000을 만날 수 있다. 풍성한 전자음이 울려퍼지는 도입부부터 분위기를 확 바꾸는 벌스 파트를 비롯한 변화무쌍한 전개가 트래비스 스캇다운 스타일을 보여주는 트랙. 두 번째 벌스에 등장하는 안드레 3000은 자신이 살던 동네 근처에서 발생한 아동 연쇄 살인 사건을 이야기한다. 당시 범인은 레코드 레이블을 가지고 있다는 거짓말로 아이들을 꾀어내어 범행을 저질렀다는데, 어린 시절 그는 본인 또래의 아이가 28명이나 살해당한 그 사건으로부터 매우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가사에서 해당 사건은 꽤 자세히 묘사된다. 또한, 타이트한 스피팅과 질식하는 소리를 표현한 듯한 더블링이 긴박하게 이어지다가 “그 희생자가 나나 너였을 수도 있어”라는 가사와 동시에 한 차례 텐션을 낮추고 감정을 표현하는 구성이 섬세하게 다가온다.







Divine Council - Decemba (Remix)

이름깨나 날린 이 리스트의 다른 아티스트들에 비하면 덜 알려졌지만,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 디바인 카운실(Devine Council)의 첫 EP [Council World]에서도 안드레 3000의 랩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안드레 3000과 이들의 인연은 무척 깊다. 과거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떠오르는 신인이었던 디바인 카운실이 공연을 위해 뉴욕에 방문했을 때, 안드레 3000은 그들을 일부러 찾아가 만났다. 이어 에픽 레코드(Epic Records)와 계약하도록 직접적으로 도움 주기도 했다. 피처링을 받은 실크머니($ILKMONEY)가 기뻐서 눈물까지 흘릴 만하다. 안드레 3000은 이 곡에서 눈에 보이는 듯한 생생한 스토리텔링으로 아슬아슬한 상황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연인을 그려낸다. 가사에 기반을 둔 뮤직비디오를 직접 감독하기도 했다. 떠오르는 신인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재능을 나누어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Solange – Junie

2016년 최고의 앨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솔란지(Solange)의 [A Seat at the Table]. 솔란지는 여러 참여진들을 한데 아울러 본인만의 음악 세계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참여진들의 삶 면면을 모아 앨범에 새로운 맥락을 부여하고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해당 곡의 제목은 70년대 훵크를 대표하는 밴드인 오하이오 플레이어스(Ohio Players)의 멤버 주니 모리슨(Junie Morrison)의 이름에서 따왔다. 프로덕션 역시 네오 소울을 기반으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연주가 훵키함을 자아낸다. 솔란지는 곡에서 어떤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기보다 스스로 움직일 것을 설파한다. 비록 피처링으로 기재되지는 못했지만, 희미하게나마 안드레 3000의 목소리를 짤막하게 들을 수 있는데, 그의 목소리를 삽입한 것도 솔란지가 자신의 메시지를 설파하기 위한 하나의 사운드적 장치로 보인다.






A Tribe Called Quest – Kids…

안드레 3000은 파이프 독(Phife Dwag)의 사망 이후에 발매된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의 마지막 앨범에도 참여했다. 이 앨범은 기존의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곡의 타이틀 'Kids…'는 ‘요즘 애들은…’이라는 의미로, 함의하는 테마를 역으로 나타낸다. 안드레 3000은 단지 하나의 벌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큐팁(Q-Tip)과 콤비를 이뤄 재미있는 세계관에 기여한다. 놀라울 정도로 타이트한 라임과 재치 있는 표현력, 끊이지 않는 워드플레이도 감탄이 나오지만, 노래 안에서 ‘요즘 아이’의 페르소나를 뒤집어쓴 큐팁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힙합 씬 내 세대 차이를 꼬집는 것이 일품이다. 마지막 벌스에서는 90년대부터 활동한 레전드 둘이 태그팀 플레이로 '팩폭'을 날려대며 요즘 애들에게 발끈하는 꼰대들을 창피하게 한다.






Kid Cudi – By Design, The Guide

1년에 몇 번 보기 힘든 안드레 3000인데, 키드 커디(Kid Cudi)의 여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Passion, Pain & Demon Slayin']에는 두 트랙에 걸쳐 참여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6년 초 인터뷰에서 그는 키드 커디의 전작인 얼터너티브 앨범 [Speedin' Bullet 2 Heaven]을 근래 들은 작품 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했었다. 이 앨범에는 총 네 파트가 있는데, 안드레 3000은 첫 파트와 마지막 파트에 본명인 안드레 벤자민(André Benjamin)으로 참여했다. “By Design”에서는 키드 커디 스타일에 딱 맞춘 훅과 랩으로 세 번째 벌스에 참여했다. “The Guide”에서는 야생적이고 관능적인 여성의 자태, 그리고 그 여성과의 와일드한 관계를 명불허전의 표현력으로 눈에 보이는 듯이 그려냈다. 이들의 인연은 2018년 발표된 [Kids See Ghosts]에 안드레 3000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더 길게 이어졌다.






N.E.R.D – Rollinem 7’s

N.E.R.D가 2010년 이후 7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NO_ONE EVER REALLY DIES]에 수록된 곡이다.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참여진들이 함께했고, 그 중에 안드레 3000도 있다. 퍼렐 윌리엄스(Pharrel Williams)는 한 인터뷰에서 이 앨범이 미국의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Rollinem 7's”도 마찬가지다. 주사위 게임 크랩스(craps)에서 일종의 '꽝'인 7을 던지는 것을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기 힘든 상황을 비유적으로 담고 있다. 중독적인 리듬이 2분 40초 정도 반복되다가 갑자기 전혀 다른 장르로 변하면서 안드레 3000이 몽롱한 멜로디를 읊조리고, 4분경부터는 되돌아온 비트에 맞춰 타이트한 랩을 선보인다. 그의 파트는 ‘time flies’를 살짝 비튼 ‘time pterodactyls(시간이 익룡 한다)’라는 독특한 표현으로 시작해 인종 차별을 보여주는 한 장면에 대한 독백으로 마무리된다.






James Blake – Where’s the Catch?

지난해 발표된 안드레 3000의 앨범 [Look Ma No Hands]에 피아노로 함께했던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가 이번엔 본인의 앨범에서 그를 호출했다. 올해 1월 발표된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에 수록된 한없이 어두운 분위기의 일렉트로 팝 트랙. 제임스 블레이크는 아름답고 행복한 관계 속에서 보이지 않은 채로 느껴지는 불안을 노래한다. 안드레 3000은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완벽하고 행복해 보이는 본인의 삶에 숨어 있는 우울과 불안을 이야기한다. 그것을 말하기 위해 엑소시즘부터 에덴동산과 뱀, 여름의 벌, 캐모마일, 칼라민 로션, 연금술과 마약까지, 다양한 소재를 가져온다. 시작부터 “All my pets are mystic(내 모든 애완동물은 신비로워, 발음이 비관적이라는 뜻의 'pessimistic'과 유사하다) / keeps me in a cage(나를 우리에 가두지)”라는 워드플레이를 보여주는데, 놀라운 어휘와 라임들이 그의 우울조차 경이롭게 한다.







Anderson .Paak – Come Home

앤더슨 팩(Anderson .Paak)의 신작 [Ventura]는 올 상반기에 많은 화제를 모았다. 안드레 3000은 앨범의 첫 트랙 "Come Home"에서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본인에게 가져온다. 이 곡은 60년대 모타운(Motown) 소울 시대의 따뜻한 무드를 그대로 차용한 질감의 프로덕션이 인상적이다. 앤더슨 팩은 소울 가수들의 창법을 본뜬 팔세토와 특유의 끓는 듯한 음색을 적절히 섞어 연인에게 돌아가 다시 평화를 찾는 모습을 그려낸다. 안드레 3000은 끓어오르는 마음을 대변하는 가사를 현란한 텅 트위스팅과 워드플레이를 통해 구현한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그의 랩은 앤더슨 팩의 여유로운 보컬과 대비되어 마치 사랑 앞에서 허물어지는 남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앤더슨 팩은 이 피처링 벌스에 관해 "안드레 3000만이 할 수 있는 벌스"라고 이야기하며 무한한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CREDIT

Editor

Geda, 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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