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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의 알앤비: Lionel Richie - Can't Slow Down (1983)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9.03.11 00:31조회 수 58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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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해의 알앤비(그.알)>는 류희성 현 재즈피플 기자, 전 힙합엘이 에디터가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장기 연재입니다. 1960년부터 2015년까지, 해당연도에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아티스트와 앨범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알앤비/소울의 역사를 모두 꿰뚫을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Thriller]라는 시대의 걸작을 내기 한 달 전, 그의 전 소속사였던 모타운 레코드(Motown Records)는 새로운 솔로 아티스트의 등장을 알렸다. 이름은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 그는 1970년대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던 알앤비 밴드 코모도스(Commodores)의 리드 보컬리스트이자 색소포니스트, 키보디스트, 작곡가로 활약했다. 훵크와 디스코 시대에 활약했던 만큼 “Brick House” 같은 훵크 스타일의 히트곡도 많았지만, 그만큼이나 인정을 받았던 건 알앤비 발라드곡이었다. “Easy” 같은 곡에서의 탁월한 작곡과 사운드 메이킹, 그리고 힘을 빼고도 호소력이 강한 보컬을 보라. 1982년에 낸 첫 솔로 앨범 [Lionel Richie]의 주력 싱글들이 이러한 요소를 근간으로 팝 싱글 차트 5위권에 안착했다는 점은 그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 데뷔 앨범은 1984년까지 4백만 장이 팔려나가는 대형 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어진 앨범에 비할 건 아니었다. 차기작 [Can’t Slow Down]은 무려 천만 장이 팔리며 RIAA(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미국 음반 산업 협회)로부터 다이아몬드 레이팅을 쟁취해냈다.

라이오넬 리치는 발리더로 인기를 누렸지만, 엄연히 훵크, 디스코 시대의 밴드 소속이었다. 1980년대로 넘어가며 훵크와 디스코는 포스트 디스코(Post-Disco)를 기반에 두고 댄스 팝 사운드로 변모했다. 드럼 머신과 신시사이저를 사용해 만든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중독적인 사운드가 중심적이었다. 마이클 잭슨이 [Off The Wall]과 [Thriller]를 통해 댄스 팝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운드에 대한 음반사들의 갈증은 극도로 강해졌다. 특히, 모타운 레코드는 자신의 소속 아티스트였던 마이클 잭슨이 에픽 레코드(Epic Records)로 이적한 뒤에 엄청난 히트를 거두었기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라이오넬 리치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Can’t Slow Down]의 첫 수록곡 “Can’t Slow Down”은 그가 다뤄온 댄스 팝의 흐름과 마이클 잭슨이 이끈 1980년대 사운드가 결합한 듯한 느낌을 풍긴다. 어떻게 보면 코모도스 때의 사운드나 [Lionel Richie]에서 선보인 댄스 팝 사운드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할 수도 있다. 시류를 의식하여 다소 조급하게 제작한 것이 아니었나 짐작해볼 뿐이다.


♬ Lionel Richie – Hello


라이오넬 리치의 강점은 발라드고, 이 앨범에서도 눈여겨볼 지점도 마찬가지다. 앨범 마지막 수록곡인 “Hello”가 대표적이다. 팝과 알앤비 싱글 차트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대형 히트곡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Hello”는 아델(Adele)의 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전까지만 해도 이 곡은 라이오넬 리치의 대표곡이라 해도 좋을 만큼 그에게 상징적이고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이었다. 비유하자면 ‘뉴욕 노래’라고 하면 젊은 사람들은 제이지(JAY-Z)의 “Empire State of Mind”를 떠올리겠지만, 그 곡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New York, New York”이 뉴욕을 대표하는 곡이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Empire State of Mind”에서 제이지는 ‘나는 새로운 시나트라’라고 랩한다). 다시 “Hello”로 돌아가서 설명하자면, 아델이 동명의 곡을 냈을 때 많은 사람이 라이오넬 리치의 곡을 떠올렸고, 심지어는 표절이라는 조금은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더 당혹스러운 건 라이오넬 리치가 실제로 변호사를 만나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을 찾기 어려웠고, 해프닝은 일단락됐다. 이후, 두 아티스트의 “Hello”에 대한 각종 매쉬업 커버와 합성 영상이 올라왔고, 라이오넬 리치도 이러한 반응을 즐기며 농담조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 Lionel Richie – All Night Long (All Night)


이 앨범의 또 다른 히트곡은 “All Night Long (All Night)”이다. 1980년대식 댄스 팝과 레게 사운드를 결합한 곡이다. 그는 엉터리 아프리카어 가사를 삽입해 이국적인 질감을 강화했다. 이 곡 역시 팝과 알앤비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대형 히트를 기록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폐막식 공연에서 라이오넬 리치가 이 노래를 불렀으니, 곡의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 “All Night Long (All Night)”은 중동아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라이오넬 리치가 그 지역 최고의 팝스타로 군림하게끔 했다고 한다. 리비아,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국가에서 영어를 못하는 일반 시민들이 그의 노랫말을 다 따라 부를 정도고, 급기야 라이오넬 리치가 직접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의 파티에 초청되어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과 이란과의 관계 악화로 아랍권과 미국의 갈등이 극도로 치솟았던 시기에 이뤄진 결과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그의 음악이 평화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로 원수지간인 아랍권의 주요 국가들이 하나가 되어 라이오넬 리치의 영어 노래를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면, 적어도 정서적으로는 그렇게 되고 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알_1983_커버.jpg



코모도스의 성공에 이어 라이오넬 리치는 [Lionel Richie], [Can’t Slow Down], [Dancing On The Ceiling]로 연달아 대형 히트를 기록하며,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마빈 게이(Marvin Gaye)를 잇는 모타운 레코드의 솔로 남성 보컬리스트로 떠올랐다. 사실 그가 솔로로 선보인 앨범은 알앤비보다는 팝에 훨씬 가까운 음악을 담고 있다. 코모도스가 1970년대에 선보였던 훵크, 소울 음악을 대조해서 보면 그 점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모타운 레코드가 팝적인 소울 음악을 지향해왔다는 점, 1980년대에 들어 전통적인 흑인음악의 흐름이 무너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성과로 보면 그는 1980년대 팝 씬을 대표한 흑인 음악가 중 한 명이었다. 대중음악계에서 흑인음악의 색깔이 옅어지는 것을 보며 아쉬워했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흑인음악과 팝을 조합한 음악이 음악 세계를 휩쓰는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라 본다. 1982년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1983년 라이오넬 리치의 [Can’t Slow Down], 1984년 프린스(Prince)의 [Purple Rain]은 그 쾌감을 가져다준 당대의 삼각편대였다.


*관련링크
그해의 알앤비 이전 시리즈 보기 1 (1960 ~ 1974) / 보기 2 (1975 ~)


CREDIT

Editor

류희성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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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2019.3.11 00:48 댓글추천 0

    햐...이 아조시 im in love 엄청 들었었는데 오랫만에 들어야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2019.3.13 13:29 댓글추천 0

    '82 잭슨, '83 라이오넬, '84 프린스였었네요. 연도로 보니까 진짜 80년대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글이 기다려지네요!

  • 2019.3.15 00:27 댓글추천 0

    헬로 해프닝 잼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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