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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안에 테디 라일리 있다?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8.12.05 21:47조회 수 3839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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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케이팝을 함부로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2000년대 말 한류와 함께 대두된 케이팝 열풍은 2010년대 들어 BTS를 위시해 세계적인 차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심지어는 애플 뮤직(Apple Music),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외국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케이팝 섹션이 따로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10여 년 전만 해도 심심치 않게 붉어졌던 레퍼런스 관행, 더 나아가 표절 시비를 넘어 음악성까지 충분히 인정받는 추세다. 그 음악성에는 송라이트 캠프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송라이팅 캠프는 특정한 날에 여러 작곡가가 한데 모여 잼 세션 혹은 역할 분담을 통해 트랙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이는 회사에서 엄선한 이들의 각자의 장점을 합친다는 점에서 일정 퀄리티를 보장한다. 단적인 예로 얼마전 다섯 번째 미니 앨범 [RBB]를 발표한 레드벨벳(Red Velvet)이 늘 높은 수준의 팝 음악으로 음악 마니아들에게까지 어필하는 것도 이 덕분일 것이다.

송라이팅 캠프의 현대적인 버전의 등장 시기를 대략 따지자면, 외국은 90년대 초, 한국은 2000년대 말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말 SM 엔터테인먼트(SM Entertainment, 이하 SM)가 해외 라이팅 캠프를 다니며 작곡가들의 곡을 받았는데, 그때 터득한 노하우로 국내, 외 작곡가들이 모이는 대규모 송라이팅 캠프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SM이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양질의 앨범을 꾸준히 발매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래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 크레딧을 보면, 간혹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해외에서 최신 트렌드의 첨병에 서 있는 스타 프로듀서들은 물론, 왕년에는 이들 못지않게 인기를 자랑한 프로듀서들의 이름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는 브루노 마스(Bruno Mars)와 함께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스테레오타입스(The Stereotypes) 등이며, 후자는 테디 라일리(Teddy Riley) 같은 이다. 그중 90년대 혹은 2000년대부터 힙합/알앤비 음악을 즐겨왔던 올드팬들이라면 진한 향수를 느낄 법한, 왕년에 한창 잘 나갔던 프로듀서들과 그들이 SM을 통해 쌓은 케이팝 경력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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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 라일리 – 레드벨벳

듀스(DEUX)와 현진영을 비롯한 90년대 가요의 중심에는 뉴잭스윙(New Jack Swing)이라는 장르가 있었다. 테디 라일리는 이 장르를 널리 알리고 하나의 트렌드로 만들어 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스타 프로듀서다. 뉴잭스윙 뮤지션들은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곤 했는데, 테디 라일리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프로덕션 스타일은 808 드럼 머신에서도 특히 팡 터지는 사운드의 햇으로 리듬감을 부여하는 식이었다. 비교해보자면, 당시 베이비페이스(Babyface)가 구사하는 뉴잭스윙 사운드는 멜로디와 악기의 조화에 중점을 두며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다. 반면, 테디 라일리가 구사하는 뉴잭스윙 사운드는 거친 사운드 소스와 둔탁한 리듬이 두드러지는 편이다. 과장 좀 더 보태면 마치 짐승의 울부짖음을 듣는 듯하다. 덕분에 테디 라일리는 바비 브라운(Bobby Brown) 등 90년대 팝스타들의 앨범에 참여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강렬한 사운드는 쉬이 피로해졌고, 그는 약점을 극복할 미끈한 멜로디 메이킹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여기에 개인사까지 겹쳐 2000년대 메인스트림 시장에서는 테디 라일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 레드벨벳 - Mosquito

테디 라일리는 SM 소속인 소녀시대, 종현, 에프엑스(f(x))와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레드벨벳과 함께했다. 레드벨벳의 음악은 장르적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면서도 대체로 90, 00년대 걸그룹 사운드를 기반에 둔다. 때문에 당시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테디 라일리는 레드벨벳의 음악에 참여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테디 라일리 특유의 둔탁한 리듬과 거친 사운드는 레드벨벳의 컨셉과 잘 어우러진다. 레드벨벳이 댄서블하고 신나면서도 리듬적인 부분을 좀 더 강조하는 레드 컨셉과 보다 부드럽고 알앤비적인 면모를 선보이는 벨벳 컨셉을 동시에 지닌 걸그룹이기 때문이다(이제는 두 컨셉을 한꺼번에 녹이는 편이라 무의미한 감도 있다). 레드 벨벳의 근래 커리어에서 테디 라일리의 이름은 올여름 발표된 미니 앨범 [Summer Magic]에서 찾아볼 수 있다. “Mosquito”라는 곡인데, 곡 소개에도 쓰여 있듯 웅장한 킥 소리를 포함한 리듬이 인상적인 트랙이다. 앞서 장황하게 설명한 테디 라일리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테디 라일리는 레드벨벳의 첫 번째 미니 앨범 [Ice Cream Cake]에 수록된 “Somethin Kinda Crazy”에도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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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스 – 샤이니

언더독스(The Underdogs)는 메인스트림 씬에서 팝과 알앤비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진 음악들이 성행했던 2000년대 중반에 인기를 끌었던 스타 프로듀서 팀이다. 이들은 팀을 이루기 전에 각각 베이비페이스와 함께 프로듀싱하고, 다크차일드(Darkchild) 산하에서 프로덕션을 익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언더독스의 프로듀서 스타일은 이 두 프로듀서의 특징을 잘 배합해 놓은 것만 같다. 멜로디 라인은 베이비페이스처럼 말랑말랑하면서도 비트는 다크차일드가 즐겨 쓰던 싱코페이션 리듬을 주로 쓰는 편이었다. 구체적으로 짚어보자면, 전자로는 알엘(RL)의 “Good Man”을 들 수 있으며, 후자로는 오마리온(Omarion)의 “O”가 있다. 물론, 베이비페이스나 다크차일드가 누군지, 그들이 어떤 음악을 했는지 잘 모르더라 크게 상관은 없다. 언더독스의 음악은 같은 시기에 한국을 휩쓸었던 미디움 템포 알앤비와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포맨(4MEN) 류의 한국 음악가들이 발표한 노래를 듣다 보면 언더독스가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유사한 멜로디 진행과 프로덕션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나름의 근거도 있다. 언더독스는 빌보드(Billboard)와의 인터뷰에서 미디움 템포 혹은 발라드 류의 음악을 구사할 때, 자신들만의 사운드가 묻어난다고 밝힌 바 있다.

♬ 샤이니 - 상사병 (Symptoms)

샤이니(SHINee)는 SM 프로덕션 특유의 스타일을 이어가면서도 송라이팅 캠프에서 나온 곡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그 덕에 후크송 유행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네오 SMP'라는 SM의 새로운 음악 컨셉을 이끌 수 있었다. 이들은 종현, 온유 등 걸출한 보컬은 물론, SM을 대표하는 댄서인 태민이 함께 그룹에 속해 있어 다양한 컨셉을 구사할 수도 있었다. 딥하우스, 뉴잭스윙처럼 장르 특화적인 음악에도, 대중 친화적인 발라드 트랙 역시 훌륭히 소화하는 편이다. 언더독스는 샤이니와 합을 자주 맞춰왔다. 언더독스가 단독으로 프로듀싱에 참여한 트랙으로는 2013년 미니 앨범 [Everybody]에 수록된 “상사병(Symptoms)”이 있다. 이 곡은 알앤비/발라드 계열에 가까워 샤이니의 보컬적인 측면을 좀 더 강조하는 편이다. “Ring Ding Dong”으로 주목받은 후크송 그룹의 이미지를 희석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또한, “상사병(Symptoms)”에는 케이팝의 특성과 먼저 말한 언더독스 특유의 사운드가 뒤섞여 있다. 도입부의 악기 사운드 소스와 멜로디 진행은 언더독스스럽지만, 사운드를 치밀하게 겹겹이 쌓은 뒤 훅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방식은 영락없는 케이팝의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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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쇼크 앤 칼린 - 에프엑스

소울쇼크 앤 칼린(Soulshock & Karlin)은 90년대 초부터 듀오를 이뤄 올드팬이라면 한 번쯤은 플레이리스트에 넣었을 법한 힙합/알앤비 히트곡을 만들었다. 소울쇼크(Soulshock)는 80년대 말부터 DJ로 활동해 틈틈이 퀸 라티파(Queen Latifah)를 비롯한 래퍼들의 곡을 리믹스했었다. 90년대 팝 가수들의 리믹스 앨범을 살펴보면 ‘Soulpower Remix’를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들이 바로 쇼울쇼크 앤 칼린의 손길이 닿은 트랙들이다. 팀의 대표곡으로는 투팍(2Pac)의 “Me Against The World”, 모니카(Monica)의 “Before You Walk Out Of My Life”가 있다. 이들은 악기 소스를 적절히 배합해 트랙의 감성적인 측면을 부각할 줄 알았다. 그 음악 스타일이 잘 드러난 상징적인 트랙에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Heartbreak Hotel”를 들 수 있다. 소울쇼크 앤 칼린은 활동 초기, 소울풀한 하우스 리듬을 도입해 도회적인 인상을 주는데 능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전자음악에 너무 치우치면서 팀의 최대 장점이었던 감성이 사라져 버린다. 인기는 시들해졌고, 2010년대 초에는 잠시 팀을 해체하고 개별적으로 활동을 펼쳤었다.

♬ 에프엑스 - Beautiful Goodbye

에프엑스는 샤이니와 쌍벽을 이루는 SM 송캠프의 적자다. 조금 더 과하게 이야기하면, SM의 실험 대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SM은 송캠프 시스템이 자리 잡기 이전부터 에프엑스의 앨범을 통해 다양한 음악과 컨셉을 시도했다.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끝에 에프엑스는 [Pink Tape]이라는 아이돌 그룹 사상 최고의 앨범을 발표하며 평단과 대중의 마음을 고루 사로잡을 수 있었다. 더불어 당시 걸그룹들이 주로 선보였던 후크송은 물론, 다양한 장르 음악을 선보이면서도 자신들만의 개성을 잃지 않아 아이돌 그룹을 향한 부정적 인식을 깨는 데 크게 한몫했다. 다양한 장르 음악을 선보인 곡으로는 딥하우스 트랙 “4 Walls”, 뉴잭스윙 요소가 섞인 트랙 “All Night”이 있다. 소울쇼크 앤 칼린이 장르적으로는 다채로우면서도 감성적인 코드를 잃지 않으려 했던 걸 생각해보면, 맥락이 얼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에프엑스의 첫 정규 앨범 [피노키오]의 수록곡 “Beautiful Goodbye”에 참여했다. 이 곡은 당시 에프엑스와는 거리가 조금 있어 보였던 소녀들의 감성적인 측면을 강조한 트랙이다. 팝 트랙인지라 소울쇼크 앤 칼린 본연의 스타일이 드러났다고 보기에는 다소 아쉬운데, 그래도 듣는 이를 아련하게 하는 감성만은 여전하다.


CREDIT

Editor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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