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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드와 아는 누나들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8.10.23 17:36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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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데뷔 앨범 [American Teen]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98년생 아티스트 칼리드(Khalid). 힙합엘이에서는 지난해 3월, SNS라는 키워드 아래 그를 소개한 적 있었다(링크). 며칠 전, 그는 첫 앨범을 발매한 지 1년하고도 반년이 훌쩍 지나 자신의 예술적 고향이라는 텍사스 엘 파소(El Paso, Texas)에 바치는 러브레터 [Suncity]를 발표했다. 오는 25일에는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 팬들에게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 6개월여 간의 공백기 이후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들이다. 사실 칼리드는 그간 딱히 쉬진 않았다. 싱글 발표, 피처링 작업 등으로 꾸준히 모습을 비춰왔는데, 특히 여러 여성 아티스트와 호흡하며 늘 찰떡같은 케미를 뽐내왔다. 그의 컴백과 내한을 환영하며 칼리드와 함께한 누나들을 소개한다.



♬ Benny Blanco, Halsey & Khalid – Eastside

94년생 첫째 누나, 걸크러쉬 할시

'걸크러쉬', 어떤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동경이나 우상, 찬양의 대상이 될 때 사용되는 단어다. 단순히 숏 컷을하고, 몸매가 탄탄하다고 해서 동경하는 건 아니다. 그 여성이 성숙한 가치관을 갖고 그에 걸맞은 언행을 보일 때, 우리는 '걸크 당했다'고 표현한다. 그 점에서 2015년에는 할시(Halsey)에게 치인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첫 번째 앨범 [Badland]를 두고 화난 여성의 기록이라 설명하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받는 잘못된 선입견을 지적한 바 있다. 또,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와의 디스 해프닝*이 있고 나서는 한 페스티벌 무대에서 드류 타가트(Drew Taggart)의 파트를 스킵해버리며 마이웨이를 걷기도 했다. 이런 할시의 대처와 음악적 행보는 아무리 부모님 말씀이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단호히 말할 줄 아는 든든한 첫째 누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2016년 10월, 체인스모커스는 롤링스톤(Rolling Stone) 지와의 인터뷰에서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리한나(Rihanna)를 디스했다. 이 인터뷰를 본 할시가 트위터에 반박하는 내용의 트윗을 게시했다. 이어 해당 트윗에 체인스모커스의 드류 타가트가 "엿이나 먹어. 대머리년아"라고 멘션을 달며 논란이 일었다. 해당 트윗은 30초 만에 삭제되었고,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됐다고 해명했다.





♬ Khalid (Feat. Lil Wayne, Kehlani) – Location (Remix)

95년생 둘째 누나, 외강내강 켈라니

독립을 선언하고 집을 나가 온갖 힘든 현실을 맞닥뜨리고도 자존심 때문에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둘째 누나. 어떻게 보면 '대2병'을 앓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외동이더라도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그 모습을 켈라니(Kehlani)를 보며 떠올리게 된다. 그녀는 가수가 되기 전부터 거칠고 힘든 삶을 살았다. 음악적 커리어를 시작하고 나서도 매니지먼트 계약 문제로 떠돌이 생활까지 했고, 심지어 식료품점에서 물건을 훔치며 겨우 생계를 유지한 적이 있다. 그 고난의 시기가 외려 뜨거운 태양과 거센 비 같은 좋은 양분이 되어 켈라니라는 꽃을 피워낸 걸까?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이 멋있게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걸 입증해오고 있다. 켈라니가 음악을 통해 던지는 헤이터들과 허튼소리를 하는 남자들을 향한 저격의 메시지, 여러 관계 속에서 얻은 교훈은 온몸에 새겨진 수십 개의 타투만큼이나 강렬하고 짜릿하다. 겉으로 보기에도 강하지만, 속은 더더욱 강한 '외강내강'이야말로 그런 켈라니에게 가장 적절한 수식어가 아닐까?





♬ Khalid & Normani - Love Lies

96년생 셋째 누나, 초긍정 '짱친' 노르마니

칼리드와 가장 쿵짝이 잘 맞는 누나, 일명 '짱친 케미' 터지는 셋째 누나 노르마니(Normani)다. 노르마니는 칼리드의 대표곡 “Young Dumb & Broke”의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도 출연한 바 있다. 그녀는 유치한 말장난을 하며 놀다가도 중요한 타이밍에 동생의 고민을 들어줄 줄 아는, 또 본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줄도 아는 정 많은 누나 같다. 실제로도 칼리드의 소포모어 징크스에 대한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는가 하면, 본인의 솔로 활동에 대한 걱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등 실제 남매 같은 순간이 포착된 적이 있다. 피프스 하모니(Fifth Harmony)에서 나와 혼자 활동을 시작한 노르마니를 위해 기꺼이 피처링 작업을 함께한 동생 칼리드의 의리 또한 얼마나 훈훈한가. 서로의 연애 사업과 커리어를 열렬히 응원하는 끈끈한 모습에 그저 엄마 미소가 지어질 뿐이다. 사귀는 사이로 의심받기도 했지만, "Oh My Gosh, No"라며 단호하게 부정했었다고. 연인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고, 서로 의지를 많이 하는 돈독한 남매 사이가 있다면, 칼리드와 노르마니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 Khalid, H.E.R. – This Way

97년생 넷째 누나, 신비주의 헐

집에서 조용히 책만 읽거나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서 사는 누나들도 있을 것이다. 보통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겠지만, 서로 어색하고 관심 없는 사이의 연년생 남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남동생 입장에서는 20년을 넘게 한집에서 같이 살았어도 아직 누나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를 수도 있다. 헐(H.E.R.)과 칼리드가 남매였다면, 아마 헐은 진지하고 철학적인 말만 들어놓고, 칼리드는 그런 누나의 말이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툴툴댔을지도 모른다. 헐은 자신의 본명과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데뷔했다. 음악 외적인 요소로 집중되는 대중의 시선을 향한 일종의 반항심 때문이었다. 그만큼 그녀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감정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탐구할 줄 아는 성숙함을 지닌 거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여성 아티스트로서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나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로서 악기 연주 그 자체에 애정 어린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그러니 여전히 신비로운 넷째 누나만의 생각하는 시간을 존중해준다면, 그녀는 더욱더 멋진 여성이자 사회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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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J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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