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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봄맞이 과일, 귀에 양보하세요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8.04.10 12:51조회 수 100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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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려고 결심할 때마다 옷을 두세 겹 껴입게 하던 겨울이 어느새 지나가고, 봄이 스리슬쩍 찾아왔다. 굳건히 집 문을 열지 않던 사람들도 슬슬 밖으로 나오길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날이 풀리니 겨울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입맛이 돌기 시작한다는 것. 이불 속에서 귤만 까먹던 겨울을 지나 지금 즈음이면 누구라도 이 따뜻한 햇볕과 함께 즐기고 싶은 과일이 한둘씩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김밥 한 줄의 가격이 2000원을 웃돌고, 짜장면이 5000원대를 돌파한 요즘 세상에서 과일을 위해 지갑을 벌리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아티스트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던 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과일을 테마로 잡고 그 느낌을 담아 만든, 상큼함과 달콤함을 대체할 곡들이 있다. 마치 시장 바닥에 온 것처럼 골라 담기만 한다면 비싼 과일들이 뭐가 부러울까. 그래서 한 번 한 아름 담아봤다. 훌쩍 다가온 봄, 귀에 양보할 과일 노래 한 바구니.





파인애플: Miguel - Pineapple Skies


누군가에겐 충격과 공포의 조리법일 수도 있는 '구운 파인애플 토핑' 때문에 파인애플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신경을 곤두세우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든 램지(Gordon Ramsay)나 ‘파인애플 토핑 금지법’을 만들고 싶다는 아이슬란드 대통령처럼 대놓고 이를 싫어하는 태도를 보이는 유명인들도 있으니 이쯤 되면 글로벌판 ‘부먹 찍먹 논란'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입이 결정한 취향은 잠시 잊어두고, 알앤비 장인 미겔(Miguel)의 "Pineapple Skies"를 들어보자. 모든 게 괜찮을 거라며, 저 위의 파인애플 빛 하늘을 같이 바라보자는 미겔의 청량한 음색과 기타 소리에 파인애플의 통통 튀는 맛과 싱그러운 향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하루가 유난히 고되고 답답했다면 이 곡을 당장 재생해보자. 이국적인 기후의 뙤약볕 밑, 해먹 위에 누워 있는 한량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아니라고? 너무 허풍 떠는 것 같다고? 그렇다고 해도 ‘구운 파인애플’에 비한다면 누구나 그 느낌을 좋아할 만한 건 확실하지 않을까.







딸기: Justin Timberlake - Strawberry Bubblegum


지난겨울, 이불 속에서 열심히 귤만 까먹느라 노랗게 된 손가락들도 봄이 되었으니 이제는 작별할 때가 왔다. 그렇다면, 봄과 함께 하면 떠오르는 과일은 과연 무엇일까? 따뜻한 기운과 함께 날씨나 마음이나 달달해지고 하니, 태생이 겨울 과일이래도 딸기만큼 봄과 어울리는 과일이 또 있을까 싶다. 딸기처럼 새콤달콤한 남자, 둘째가라면 서러울 '아내 바보'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berlake) 또한 이런 곡을 할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고 생각한 걸까. 딸기의 향을 잔뜩 머금은 "Strawberry Bubblegum"으로 왜 자신만이 그녀를 사랑해야 하는지를 보기 좋게 증명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만의 딸기 풍선껌’이라며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남자인데도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마음을 다 주고 싶은 건 그저 봄이 되어 얼었던 마음이 녹아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러닝타임이 8분에 다다를 정도로 긴 편이지만, 지루할 틈이라고는 찾을 수가 없다. 후반부에 이르러 드럼 라인이 두드러지는 구간에 다다르게 되면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달달한 딸기 맛 풍선껌의 향이 그대로 느껴진다.







키위: Harry Styles - Kiwi


키위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새콤하다거나, 어쩌면 귀엽다는 느낌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림 같은 날씨, 그 혹은 그녀와 잔디밭에 앉아서 나눠 먹었던 키위라든지. 하지만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는 키위에 대해 안 좋은 추억이라도 있던 걸까? 데뷔 앨범 [Harry Styles]의 수록곡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무거운 곡에 이 과일의 이름을 붙였다. 마치 보이 밴드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귀여운 막내로 여겨졌던 이미지를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보기 좋게 깨부순 것처럼, '네 알 바 아니야!' 하고 외치면서 쾌활한 하드 록 사운드와 함께 맞물리는 그의 목소리가 당장이라도 스피커를 부수고 나올 것 같다. 해리 스타일스는 아직까지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제목이 '키위'인 이유를 밝힌 적이 없다. 다만, 이 노래와 앨범을 통해 자신을 향한 편견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망고: 서사무엘 & 김아일 - Mango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다거나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묻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망고는 열대 과일 중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해서 인식과는 달리 과일 망고는 꽤 흔한 편이다. 반면, 망고를 제목으로 삼은 이 노래와 색깔이 확고한 서로 다른 두 아티스트의 궁합은 분명 그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하다. 곡은 좋아하는 상대를 사로잡으려는, 흔하다면 흔한 내용을 주된 소재로 삼는다. 그러나 이를 표현하는 가사는 라인 하나하나마다 머릿속에 어떤 뚜렷한 색감과 이미지를 연상시킬 정도로 신선하다. 그런가 하면, 그들을 뒷받침하는 소리는 종잡을 수 없다. 재미있는 질감을 지닌 요소들이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이 엇나가는 듯 맞물리며 서로 동떨어지지 않고 하나의 결을 만들어낸다. 제목은 망고라는 과일 하나에 국한되어 있지만, 당도는 후렴구에서 늘어놓는 사과, 망고, 복숭아, 라임, 이 모든 과일을 합쳐 놓은 것마냥 무진장 높다.







사과: Fabolous - Cinnamon Apple


봄이 되니 얼었던 마음이 풀리고, 모두가 새 마음가짐으로 또 다른 1년을 본격적으로 보내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만남이 생길 테고, 대학가에서는 수많은 CC가 탄생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만남이 행복하게 이어질 순 없는 법. 슬프지만 헤어짐은 대부분 이들에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언제나 옆에 있는 애인이 수시로 바뀌고 떵떵거리며 사는 것만 같은 래퍼들에게도 그 절망적인 헤어짐의 순간은 있는 걸까? 이 노래는 제목부터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짝’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곤 하는 시나몬 애플이라 의도가 명확하다. "Cinnamon Apple"에서 패볼러스(Fabolous)는 학창시절 운명처럼 만난 한 여성을 통해 처음으로 이성에게 상처를 받았던 경험을 애써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미디언 중 한 명인 케빈 하트(Kevin Hart)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찌질한 대사가 등장하며 마무리된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짧은 바인(Vine) 영상을 패러디한 거로 보이는데, 해당 영상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레몬: N.E.R.D - Lemon


N.E.R.D의 시그니처이자 장기인 톡톡 튀는 경쾌한 사운드가 또다시 제대로 빛을 발했다. 특히나 제목과의 일치율이 거의 완벽에 가깝다. 그 정도로 "Lemon"은 이름만 들어도 신맛에 짜릿해지는 레몬이라는 과일의 맛과 향을 청각화한 듯하다. 여기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리한나(Rihanna)까지 합세해 곡의 매력을 배가한다. 그러나 단지 ‘오랜만에 돌아온 N.E.R.D와 믿고 듣는 Rihanna의 유니크한 협업’ 정도로 치부하고 소비해버리기엔 퍼렐(Pharrell)이 담은 의도나 메시지가 아깝다. 이 노래는 페미니즘 이슈와 함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향해서도 국경 이슈와 관련해 익살스럽지만 뼈 있는 농담을 날린다. '삶이 그대에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라'라는 격언도 있으니, 그저 곡 분위기와 딱 들어맞아 레몬을 테마로 정했다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많다. 신나게 흔드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은 그들이 주려 했던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한편, 최근에는 드레이크(Drake)가 참여한 버전의 리믹스가 발표되기도 했다. 



글 | snob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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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18.4.10 17:44 댓글추천 0
    JT의 저 곡은 봄날의 저녁에 정말 어울리는 명곡입니다. 필청!
  • B D
    2018.4.11 17:55 댓글추천 0
    토파즈존스의 트로피카나는 왜 없는거죠! 이 노래도 음청 상큼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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