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오르내림 - 전체이용가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8.02.11 01:20추천수 1댓글 2

1.jpg


01. 자기소개서

02. 어린왕자 (Feat. Giriboy)

03. 강아지꼬리 (Feat. 최엘비)

04. 코끼리코

05. 청순무구

06. 유학생

07. 결혼기념일 (Feat. SOMA)

08. SWEET (Feat. Samuel Seo)

09. 하얀 (Feat. YUMDDA, OHIORABBIT)

10. 로봇팔 (Feat. Lymen)

11. juiceoveralcohol

12. SNOW (Feat. KHUNDI PANDA)


‘어른곡도 있지만 제가해서 전체이용가 라는 뜻입니다 재밋게들어주세요’ 맞춤법, 띄어쓰기 어느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지만, 이 어수룩한 소개 문구는 오르내림(OLNL)의 첫 정규 앨범 [전체이용가]가 어떤 앨범인지를 잘 보여준다. 오히려 일부러 이렇게 썼겠다 싶은 게, 전작인 첫 EP [APOLLO]의 대표곡 "OYEAH"를 들어보라. 어린아이 앞에서 담뱃불을 끄는 모습을 보고 소년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어졌다는데, 그만큼 구태여 미사여구를 덕지덕지 붙인 어른의 말로 자신의 앨범을 설명하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실제로 [전체이용가]는 현학적이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표현력과 충분한 직관성을 갖춘 앨범이다. 그는 소속 크루 우주비행(wybh)의 리더인 기리보이(Giriboy)처럼 어설픈 이성과 논리가 아닌 특정한 감성, 정서를 중심으로 기발하게 연상한다. 그래서 앨범에는 마치 <붕어빵> 등 여럿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가 아이의 말로 내는 문제와 어른이 어른의 생각으로 유추하는 정답, 혹은 그 반대 상황 안에서 감도는 어떤 귀여움과 풋풋함이 가득하다.



♬ 오르내림 - 유학생



아기자기한 퓨처 사운드, 조금은 엉뚱한 발상, 이 두 가지를 큰 갈래로 생각하면, 오르내림에게 앞서 언급한 기리보이는 늘 따라오는 존재다. 그러나 집중하는 포인트는 명확하게 다르다. 기리보이가 퓨처 베이스라는 흐름을 받아들이기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징그러울 만큼 애정관계에 집착했다면, 오르내림은 순수를 향한 소망을 담는다. 이는 [APOLLO]부터 출발한 오르내림 음악 속 지배적인 정서이자 표현 방식이다. [전체이용가]는 여기에 디테일을 더해 더욱 입체적이다. 때로는 누구나 아는 동화를 끌어와 세상을 향한 자신의 스탠스를 직접 보여주기도 하고("어린왕자"), 때로는 강아지("강아지꼬리"), 사탕과 치과("SWEET"), 눈("SNOW")처럼 일상적이면서도 유년의 순수함과 순진무구함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선별해 큰 테마 속 작은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기도 한다. 이 이상으로 일련의 분류를 할 수도 있다. 다만 그 작업이 크게 의미 있지는 않다. 각 곡에 다가가는 오르내림의 방식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상황과 시선, 그리고 풀어내는 문법까지, 무엇을 아이의 언어로 가져가고, 또 무엇을 어른의 언어로 가져갈지를 잘 배합해낸 편이다. 막상 제목과는 다르게 어른의 상황을 묘사하는 "코끼리코",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서 있는 입장이 뚜렷이 보이는 "결혼기념일", 어른의 세계로부터 동심을 보존하는 법으로 상상을 택했음을 말하는 "로봇팔"이 그렇다. 이 앨범의 입체감은 그런 나름대로 고도화(?)된 주제에 대한 접근으로 형성됐다. 단, 여느 앨범에나 으레 있을 법한 크루 단체곡 "juiceoveralcohol"은 조금 논외로 하자.



♬ 오르내림 (Feat. Samuel Seo) - SWEET



오르내림만의 재기가 넘치는 [전체이용가]는 좀 전에 설명을 위해 잠시 꺼내놓은 아기자기한 퓨처 사운드로 더 좋은 탄력을 받는다. 감각적이고 통통 튀는 신스 플레이가 자아내는 산뜻함과 발랄함이 주변 일상을 소재로 다뤘을 때 나올 법한 신파를 포함한 전형적인 서정성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삼박자 왈츠 리듬스러운 "청순무구"나 어쿠스틱 악기와의 조화가 귀에 띄는 "유학생", 특유의 어눌한 발음이나 억양, 특별히 배우지 않은 듯한 오묘한 가성이 얽힌 "결혼기념일"까지, 소리만으로도 흥미를 돋우는 트랙들도 어느 정도 있다. 그러니까, 여기서부터는 오르내림이 단순히 기리보이나 우주비행의 완전한 부분집합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도 빅쇼트의 <금요힙합>에서 화이트(W.H.I.T.E.)의 "네모의 꿈"을 자신의 인생곡으로 꼽으며 말하지 않았는가. 음악가로서 각국의 언어로 번안되는 해외 동요 같은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고, 동요는 아니더라도 "네모의 꿈"이 그에 가장 가까운 노래라고. 이번 앨범처럼 프로덕션에서의 세련미와 어린아이의 순수미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다면 그런 노래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ㅣMelo



신고
댓글 2
  • 2.11 10:30
    기리보이는 왜 까이는건가요 작성자분의 글을 제가 오해한것인지 모르지만 기리보이를 싫어하시는듯. 소개문구의 맞춤범 지적 아닌 지적 하셨는데 작성자님도 본문에서 쓴 작은작은이 자근자근 말씀하시는건지..? 태클이 아니고 약간 뭐지..? 이런 심정이 들었네요. 제가 오해했다면 실례를 범했으니 일단 사과드리고요. 이것과 별개로 작성자님은 힙합엘이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시며 작성해주시는 글들 저에게 음악을 듣는데 도움과 재미를 주고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있습니다.
  • 2.11 14:18
    @BadMTone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치프 에디터 멜로입니다.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된 부분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해석의 영역이기에 표현에 대한 부분만 바로 잡습니다. '작은작은'이란 표현은 '작디작은', '작고작은'과 같은 의미로 의도를 갖고 반복적으로 쓴 표현이며, '자근자근'이라는 말의 뜻을 의도하고 사용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지적하신대로 오해의 여지가 있기에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