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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Essential 6 - 키라라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11.06 19:11조회 수 1781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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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라(KIRARA)의 음악을 들어보자. '키라라는 이쁘고 강합니다'라는 문장을 들을 수 있다. 실제로 키라라의 음악은 이쁘고 강하다. 화성적으로 이쁘고, 리듬 섹션이 주는 느낌은 강하단 뜻이다. 전자 음악임에도 어딘가 슬픈 그의 음악에는 '울면서 춤을 추는'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키라라 본인이 '내 음악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그의 음악에 영향을 끼친 이들의 음악 또한 다양할 거로 생각했다. 믹스맥(Mixmag)에서 진행한 키라라와의 인터뷰 이후, 그에게 여섯 곡을 추천해달라 요청했는데, 역시나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예상하지 못한 음악들로 가득하다. 슬프고 차갑지만,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키라라가 꼽은 여섯 곡을 살펴보자.




Cornelius - Drop

내 장래희망은 코넬리우스(Cornelus)다. 어떻게 하면 코넬리우스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항상 코넬리우스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아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소리의 직관적임, '물'이라는 음악의 제재를 다루는 방법까지, 코넬리우스의 앨범 [Point]와 이 곡은 내게 직관을 가르쳐줬다. 가장 존경하는 음악가의 아주 작은 무언가라도 닮고 싶은 것이 나의 간절한 소망이다.






도마 - 소녀와 화분

평소 홍대에 있는 카페 겸 술집 '한잔의 룰루랄라'에 자주 가서 식사와 여러 가지 일을 해결한다. 그곳에서 많은 포크 음악가를 만났다. 도마 씨는 그중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다. 나에게 싱어송라이팅이란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좋은 노래를 만드는 지구의 싱어송라이터들을 늘 동경한다. 과대포장 되지 않은 도마 씨의 기타, 도마 씨의 목소리는 그 동경을 크게 만든다. 슬픔을 집에 가두지 말고 풀자고 했다는 그 노랫말이 오랫동안 귀에 머문다.






글렌 체크 - Dreaming Kills

글렌 체크(Glen Check)는 정말 멋있는 음악을 한다. 전자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멋의 끝이 있다면 글렌 체크라고 생각한다. 이때는 이때의 멋으로, 저 때는 저 때의 멋으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이미 그들에게 매료된 듯하다. 나는 늘 지독하게 솔직한 모습으로 생긴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만 할 줄 아는 음악가기에, 이렇게 첨예하게 짜인 멋을 보면 정말이지 동경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얼스바운드 - 신혼

얼스바운드(Earthbound)는 너무 멋진 밴드다. "신혼"은 내가 아는 모든 한국 음악 중에서 가장 섹시한 음악이다. 보컬과 기타의 김각성 님이 '씨X'을 말하는 순간마다 아주 강렬하고 달콤한 테스토스테론을 느낀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 [Artown]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믹스와 마스터링의 결과물이 담겨 있는 음반이기도 하다. 모든 소리가 그야말로 '와장창'하고 대범하게 큰 것이 내가 자꾸 만들고자 하면서도 늘 만들기 어려워하는 '큰 음악'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Yelle - Complètement fou

옐르(Yelle)의 내한 공연을 2017년 들어서 보았던 모든 공연 중에 가장 좋은 추억으로 남은 공연으로 꼽고 싶다. 공연에 다녀온 이후에서야 나는 비로소 옐르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분명한 비트, 분명한 리프에서 나오는 댄스음악의 중독성, 어딘가 서려 있는 감성. 이런 음악이 내가 직관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팝이라고 생각한다. 보깅 댄스를 실컷 볼 수 있는 총천연색의 뮤직비디오도 내가 이 음악을 강렬하게 좋아하는 이유다.






방백 - 심정

나는 일련의 이유로 올해 여름을 기점으로 한국의 퀴어 공동체에서 발을 걷었다. 여기에 있어도 저기에 있어도 나는 외로운 사람이었고, 나는 어차피 생긴 것이 외로운 사람이었다. 이 사실을 직시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방황했던 시기에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이다. '퀴어인권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짊어진 책임감을 이기지 못하고, 슬쩍 먼저 인사하고 떠나왔던 모임들. 돌아가는 걸음에서 어딘가 나를 대변해주는 듯한 이 음악을 항상 들었다. 지금은 내가 나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비전이고, 운동이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음악을 들으면 어딘가 아련하다.


편집, 이미지 ㅣ 심은보(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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