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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Essential 6 - 야광토끼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9.15 23:00추천수 5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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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기억 속 야광토끼는 신스팝을 부르던 인디 음악가일 것이고, 누군가의 기억 속 네온 버니(Neon Bunny)는 전자음악 위에 노래하는 이일 것이다. 한 명의 음악가에 관한 기억이 이렇게나 다른 건 그가 국내에서는 인디 음악가로, 국외에서는 전자음악가로 소개된 탓이 크겠지만, 그 근간에는 야광토끼의 음악적 변화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 시점을 굳이 따지자면, 전자음악의 색채가 묻어난 2012년작 [Happy Ending]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음악적 색채 변화에 관하여 플라워베드(Flower Bed)는 야광토끼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그에게 자신의 음악에 큰 영향을 미친 여섯 곡을 소개해달라 부탁했다. 아래는 야광토끼가 보내온 여섯 곡과 각 곡에 관한 부연 설명이다.




1. Glenn Gould 1/4 Goldberg Variations

저는 음악을 만들 때, 작업이 잘 되든 안 되든 간에 바하(Johann Sebastian Bach)의 음악을 들어요. 가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 '어차피 내가 뭘 만들어도, 이 음악보다는 훌륭하진 못할 거야'라는 생각을 하면 알 수 없는 안도감이 찾아오거든요. 가끔은 더듬더듬 연주해보기도 해요. 그리고 글렌 굴드(Glenn Gould)가 젊었을 때의 연주보다 나이가 든 후에 연주한 버전이 더 좋아요. 






2. Phoenix - Run Run Run

엄격한 크리스천 선생님 밑에서 피아노 공부를 했었어요. 선생님은 록 음악이 악마의 음악이라고 말씀하셨고, 이 때문에 록 음악을 듣는 것에 관해 막연한 죄책감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처음으로 가족과 친구들, 모든 걸 떠나서 미국에 공부하러 갔을 때, 옷 판매장에서 이 곡이 나왔어요. 너무 멋져서 꼭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었던 기억이 남아 있어요.






3. Earth, Wind & Fire - Reason

얼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Reason"은 저에게 많은 추억과 사연이 담긴 곡이에요. 그렇다 보니 들을 때마다 가슴이 뛰고, 들을 때마다 어려지는 기분이 들어요.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얼스 윈드 앤 파이어의 가사 중 '마음은 늙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거든요. 정말 그런 거 같아요.






4. Benzel - Fallin Love

지금의 야광토끼의 음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노래라고 생각해요. 제 노래 중 "너여야"는 원래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같은 90년대 스타일의 곡으로 시작했어요. 그 곡의 BPM이 90이었는데, 이 곡을 듣고 70으로 바꿨어요. 신스팝이나 록보다 좀 더 클럽에서 틀 수 있는 댄스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곡이에요.






5. 유재하 - 사랑하기 때문에

故 유재하 씨는 실제로 부모님과 친분이 있는 분이셨어요. 지금도 가끔 엄마가 그때 故 유재하 씨의 얼굴이 선하다고 말씀하셔요. 본인의 노래가 유명해지는 걸 보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씀하시기도 하고요. 저에게 이 노래는 뭔가 저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해요. 마냥 좋아하게 되는 노래인 동시에, 음악을 하면서 힘들 때 "이제 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이라는 노랫말을 생각해요. 






6. Blood Orange - Champagne Coast

개인적으로 현존하는 음악가 중 가장 천재적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장 같이 곡을 만들고 싶은 음악가를 한 명 꼽으라면,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를 꼽을 거예요. 'Synesthesia'라고, 음악을 색으로 느끼는 증후군이 갖고 있다는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가 만든 곡들은 늘 남다른 깊이와 색채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프린스(Prince)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음악가가 아닐까요.


글 ㅣ 야광토끼
편집 ㅣ 심은보(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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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9.16 00:06
    음잘알이셨구나...... 스웩박고갑니다.
  • 9.16 13:04
    머릿말 또는 끝쪽에라도 본인곡 하나라도 좀 띄워주시지~ 정작 본인꺼는 찾아들어야 하는 귀찮음이 ㅠㅠ
  • 9.16 13:05

    6곡중 유재하씨 곡 빼고 다 처음들어봤습니다 잘드ㄷ고가요. 특히 2번째곡 사운드는 2017년에 들어도 부족함이 없네요.

  • 9.16 18:21
    오 검정치마에서 키보드 치셨던 분으로 기억하는데 반갑네요
  • 9.17 06:48
    와.. 야광토끼 너무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
  • 오오 스웩
  • 12.19 00:21
    학창시절때부터 좋아했던 가수였는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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