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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Based On Subculture - RVCA

HRBL2016.01.02 20:27추천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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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Subculture, RVCA


Based on Subculture?

유명 래퍼들이 입는 의류에 우리는 열광하고, 그 브랜드가 무엇일지 실제로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 힙합에서 서브 컬처를 베이스로 한 브랜드의 의류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해당 제품에만 관심을 가질 뿐, 각 상품이 어떤 문화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는지, 브랜드가 어떤 아이덴티티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인식을 해결하기 위해 베이스 온 서브컬쳐(Based On Subculture)라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각 브랜드가 담고 있는 역사와 가치관, 특징 등을 살펴봄으로써 스트릿 패션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고, 더 나아가 각 브랜드가 담고 있는 고유한 문화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브랜드에게 다양성은 양날의 검이다. 소비자에게 여러 색깔을 선보이게 하지만, 반대로는 업체에 특정한 이미지를 갖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루카(RVCA)에게 다양성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서핑과 스케이트보드는 물론, UFC, 그리고 브라질리언 주짓수와 같은 스포츠에도 발을 뻗는 서프컬처 브랜드, 루카. 2001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브랜드는 다양한 움직임을, 다방면으로 가져가면서도 확실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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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트노르


탄생


2001년, 루카는 브랜드 창립자인 팻 트노르(Pat Tenore)와 코난 헤이스(Conan Hayes)의 아이디어로부터 탄생했다. 꽤 어린 시절부터 유능한 디자이너로 활동한 팻 트노르와 프로 서퍼인 코난 헤이스는 여러 서브컬처 요소를 소개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그래서 이를 실현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고, 그들이 잘하는, 프로덕트 제작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선보이고자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파운더는 단순히 브랜드 런칭 혹은 특정 의류 제작을 우선으로 하지 않았다. 자신이 함께하는 문화를 먼저 생각하고,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브랜드 런칭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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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기본적으로 루카의 제품은 여성 라인부터, VA SPORT와 같은 캐주얼 스포츠 제품군, 일반적인 형태의 상품까지 다양하다. 지금이야 여성 드레스, 라운지 웨어와 같은 형태의 제품도 간간이 발매하고 있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루카의 의류 중 가장 매력적인 것은 티셔츠다. 간단한 로고를 새겨넣은 디자인부터, 각종 스케이트보드, 서핑에서 영향받은 티셔츠까지 다채롭다. 여기에 특유의 매력적인 핏 또한 많은 이들을 루카 티셔츠에 열광하게 하는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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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의 프로덕트는 편안함과 전형적이지 않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두 단어는 어찌 보면 공존하기 어려운 조합이지만, 루카 안에서는 예외다. 우선, 여러 종류의 제품을 선보이는 루카지만, 전반적으로 톤 다운된 분위기의 프로덕트와 직선적인 형태보다는 곡선의 미를 살린 제품이 대부분이다. 최근 몇몇 브랜드들이 눈에 띄기 쉬운 자극적인 색상을 밀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또한, 그래픽 디자인이 가미된 티셔츠, 보드숏, 자켓 등에서는 서핑,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익살스러운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루카에게선 색상과 같은 제품 자체의 형태에는 편안함이, 디자인과 같은 디테일한 면에서는 독특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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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레이션 


루카를 대표하는 인물은 후에 다시 이야기할 B.J. 펜(B.J. Penn)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인물과 협업을 진행하며, 은퇴한 B.J. 펜의 대체자를 찾는 모습이다. 그중 힙합 팬들에게 반가울 만한 소식은 YG와의 캡슐 콜렉션이다. 2013년 루카가 주최한 공연에 참여하는 등 루카와 YG는 관계를 맺어왔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둘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LA 해변 앞을 배경으로 한 룩북을 공개하고, 콜렉션을 발매했다. 많은 셀레브리티가 착용한 바 있는 루카지만 비교적 힙합과의 연관성은 적었기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밖에도 루카는 다양한 인물, 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협업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볼 수 있는데, 치넬리와 같은 자전거 브랜드, 프랑스 매거진 데스일루션(Desillusion)과의 만남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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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봉의 인수


2010년, 루카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바로 호주 유명 서핑 브랜드인 빌라봉(Billabong)에 인수된 것이다. 그 당시 외부적으로 재정난에 시달리거나 하는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 소식은 의외라는 분위기가 많았다. 다만 공식 발표 수 개월 전부터 관련 루머가 있었기는 했다. 어쨌거나 빌라봉으로의 흡수는 당시에도 엄청난 소식이었다. 지금이야 상승세가 한 풀 꺾인 모양새의 루카지만, 당시 브랜드는 지금보다 더 대단한 힘을 가진 브랜드였다. 게다가 지속해서 자신의 도시, 캘리포니아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 있었기에 호주 브랜드인 빌라봉으로의 인수는 많은 팬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당시 팻 트노르가 9년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고, 모두를 위한 선택으로 인수를 결정했다고는 했지만, 2000년대 중후반부터 이어진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경영진의 선택에 의문부호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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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P


루카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아티스트 간의 네트워크에 있다. 특히 그들은 직접 ANP(Artist Network Program)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재능있는 예술가를 서포트한다. ANP의 아티스트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서브컬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모여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화가 같은 미술 계통 분야의 아티스트, 음악가 등이 있다. 의류를 통해 어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트릿 브랜드가 선보이는 문화 요소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창립 배경과 알맞은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그리고 루카는 이러한 ANP를 통해 여러 움직임을 선보인다. 소속 아티스트의 전시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ANP QUANTERLY>라는 잡지도 발간하며, 여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개성을 드러낸다. 







루카와 B.J. 펜


다양성을 내세우는 브랜드답게 루카의 움직임은 여러 분야에서 만날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 팀과 서핑 팀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서두에 언급했던 격투기와 주짓수같은 스포츠에서도 루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UFC 미들급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토 벨포트(Vitor Belfort)가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선수가 루카와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중 전 UFC 웰터급 챔피언 B.J. 펜(B.J. Penn)은 루카와 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하와이 출신의 파이터인 그는 이미 수년 전 은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루카에 관해 이야기할 때 B.J. 펜을 언급하는 이도 적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 있다. 루카는 그가 경기에서 착용한 팬츠와 티셔츠 등을 발매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B.J. 펜이 전성기를 맞이하던 시기, 루카 또한 높은 인기를 구가했을 만큼 둘의 관계는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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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얘기해서 빌라봉에 인수된 후 루카는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 창립 당시에 브랜드가 가졌던 아이덴티티는 대규모 호주 브랜드에 인수되었다는 것으로 와장창 깨졌다. 호주를 대표하는 브랜드의 산하에 있는 캘리포니아의 루카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카에 대한 기대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계속해서 진보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고, 제품 자체의 매력 또한 여전하기 때문이다. 루카가 호주 브랜드이든, 호주 브랜드 안에 있는 캘리포니아 브랜드이든 간에 상관없이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동은 충분히 박수받을만하다. 잃어버린 명분과 정체성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혹은 새로 구축해 나갈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지만, 여전히 물음표보다는 느낌표가 어울리는 브랜드임에 부족함이 없다.



글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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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Subculture' 시리즈: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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