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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SPA와 명품 사이의 간극

MANGDI2014.12.11 02:51추천수 8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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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SPA와 명품 사이의 간극


2014년 12월 3일 수요일,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에서 '2014 Mnet Asian Music Awards'(2014 MAMA)가 열렸다. 시상식이 끝난 뒤 시상식만큼이나 화제가 된 인물이 있었다. 드라마 '미생'에서 안영이역을 맡은 배우 강소라이다. 여자 가수상 시상자로 등장한 그녀가 입고 나온 드레스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구며 우후죽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이유가 조금 달랐다. 바로 SPA브랜드 H사의 3만원대 드레스가 화제의 중심이 됐던 것인데, 다른 연예인들과의 확연한 가격차이가 이슈가 된 것이다. 화려하고 값비싼 명품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셀러브리티 사이에서 비교된 저가의 드레스가 대중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듯하다. 셀러브리티들의 의상 가격에 무덤덤함을 느끼고 있었던 나는 재밌으면서도 무거운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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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PA와 명품


SPA란 'Specialty retailer or Private label Apparel'의 약자로 자기상표 부착제 유통방식, 즉 기획, 생산, 유통까지를 모두 담당하는 회사를 지칭한다. 제품이 유통되기까지 다양한 업체들과의 연결을 배제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단축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한 장점들을 이용해 그 시즌 인기 있는 유행에 맞춘 상품을 다품종으로 쏟아내고 수익을 거두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중심에 있는 것인데 유행, 트렌드를 따르는 아이템들을 보다 저렴한 가격, 빠른 시간에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경쟁력이다. 이에 비교적 성격을 띠는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다. 그러나 현대 패션산업에서는 '명품'이란 단어가 내재하고 있는 뜻과 끼치는 영향이 너무 포괄적이기에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다. 대체로 고유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아카이브를 구성하고 있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높은 퀄리티와 그에 수반되는 높은 가격의 브랜드를 명품브랜드라 일컫는다. (이 글에선 일반적으로 말하는 하이앤드(High-end) 브랜드들도 포괄해 생각한다.) 이러한 브랜드들이 반대로 생각해보면 '슬로우 패션(Slow Fashion)'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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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SPA브랜드 Z사 제품, 우 하이앤드 브랜드 G사 제품


2. SPA, 스스로 만들어낸 간극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SPA브랜드숍을 안 가본 사람이 없을 것이며, 그 곳에서 느껴본 이국적 향기에도 의문부호를 던졌을 터이다. SPA브랜드 초창기, 그들은 베이직(Basic)한 의류부터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다양한 아이템까지 시즌별로 우리의 입맛에 딱 맞는 밥상을 그것도 저렴하게 차려주었다. 패션에 막 눈을 뜬 사람부터 뼛속깊이 패셔너블한 패션피플들 까지 실용적이고 유용하게 쇼핑을 할 수 있었다. 최초의 시발점부터 부흥기까지 패션산업에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리에게 조금은 맘 편히 '옷 놀이'를 하게끔 해주었다. 명품과의 거리를 생각할 수 없는 또 다른 영역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욕심은 조금은 더해지는 듯하다. 관계자들은 시즌별로 각각의 컬렉션이 시작될 쯤 그 컬렉션들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즉 '유행'에 모든 이목이 집중 되어있다는 뜻인데, SPA의 특성상 고유의 브랜드 정취를 느낄 순 없지만 '이미테이션 숍'이 되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다른 아이템보다 디자인을 더 추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본래의 성질을 잃어버린 다분히 고가의 옷이 탄생하고 있기도 하다. 명품을 쫓아가며 스스로 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디자인적인 면을 배제하라는 것은 아니다. '유행'에 모티브와 영감을 얻으면서 창조적 디자인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베이직한 아이템들은 여타 브랜드들이 비슷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의 세부적인 면 질감 또는 여러 부수적인 면들을 비교해 볼 필요도 역시 있다. 쟁점은 '유행'만을 쫓다 SPA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스스로 버리고 있지는 않은 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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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SPA브랜드 H사 제품, 우 하이앤드 브랜드 A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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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SPA브랜드 Z사 제품, 우 하이앤드 브랜드 B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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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SPA 브랜드 Z사 제품, 우 하이앤드 브랜드 A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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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부터 SPA브랜드 H사 제품, SPA브랜드 Z사 제품, 하이앤드 브랜드 S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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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부터 SPA 브랜드 U사 제품, 하이앤드 브랜드 G사 제품, 하이앤드 브랜드 Y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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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명품이 가져야 할 경각심


우리 모두는 완벽한 사물들을 원한다. 즉 우리 내면엔 속히 일컫는 '명품'이란 존재를 갈망하며 동경해왔다. 허나 일반적인 우리들은 그 높은 가격과 현실의 벽에 부딪힐 뿐이다. 이런 우리에게 높은 가격과 함께 명품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는 브랜드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켜줄만한 최상의 품질과 할 수 있는 범위내의 최대한의 합리적 유통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각고의 노력 끝에 지켜온 브랜드들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도 발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와 작게는 패션산업계에서 변화 할 필요가 있다. 무작정 비싸다고 해서 제품을 구입하는 시대는 지났다. 똑똑한 구매자들에게 맞춰 만족할만한 질과 창의적 디자인,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패키지 산업도 놓치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비싸다면 그에 맞는 합당한 이유를 소비자는 원하며 다른 여타 브랜드들과의 차이성, 특별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역사를 이어온 고유의 아이덴티티도 역시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합리적 유통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질 좋은 서비스들을 활용하는 다른 브랜드들이 나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발 빠른 '페스트 패션'에 맞춰 아직도 진부한 걸음을 하고 있다면 그들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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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과도한 순수주의의 위험성


SPA브랜드, 명품브랜드 각각 그것들만이 할 수 있는 특출난 장점들이 있다. 허나 그에 수반되는 치명적 단점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러기에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고유의 정취와 장점을 살린 진보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그것이 우리 패션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SPA와 명품사이의 간극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것 중에 더 올바르고 우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한 시원한 대답은 없다. 즉 지금 현재 상황에 맞게 똑똑하게 그것들을 활용하며 사회를 회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올바른 행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최고의 화제가 된 단어 중 하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다. 이 단어가 왜 우리에게 큰 파장을 불러오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패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인 듯하다. 즉 중도를 지킴으로써 하나의 좋은 결과물을 만든 셈이다. 이제는 콜라보레이션이 아닌 각각 독립된 방식에서도 이러한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과도한 순수주의는 한편으론 배격을 만들어낸다. 즉 우리는 그 시상식에서 보다 저렴한 옷을 입은 사람이 검소하고 올바르며 나머지 사람들은 사치스럽고 올바르지 못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화제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스타일리스트는 졸지에 '계획적 이슈'를 노린 사람들로 생각되고도 있다. 어느 면이 맞는 것인가? 왜 우리는 이렇게 위험한 발상들과 생각들을 하는 것인가? 격식을 차리며 하나의 퍼포먼스적 성격을 지닌 시상식 무대에서 화려한 의상과 값비싼 치장을 하는 것과 자신의 개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선택한 것이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 본다. 그냥 하나의 참신하고 신선한 발견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강소라, 그녀가 입은 옷이 딱 3만원짜리 처럼 보인다느니, 브랜드 택을 보지 않으면 전문가도 알 수 없는 것이 패션이라느니 하는 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모두 이와 같은 무식한 말을 하는 문하인이 아닌 똑똑한 패션관을 가진 문화인이 되자.



글 l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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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 12.11 11:09
    야!! 안영이!!
  • 1 12.11 12:06
    spa브랜드가 명품브랜드 디자인 베끼는걸 까는글인지spa나명품이나 도찐개찐으로보는 패션문외한을 까는 글인지 글이 좀 산만합니다ㅜㅜ힙합관련웹진에서 gq급 크리틱을 기대하는건아니지만..
  • MANGDI글쓴이
    2 12.11 13:21
    @wurd
    우선 읽으시는데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강소라씨의 드레스에서 SPA와 명품은 입기 나름인 것인가, 아니면 그 제품 자체가 가치가 있고 차이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일반적 의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싶었고요. 그 부분에서 SPA브랜드의 디자인적인 측면과 발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명품브랜드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에 따른 첫번째 결론은 현재 패션 씬에서 두 측면 모두 특출난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것, 그렇기에 두 측면 모두 보완하며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결론은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여 우리가 필요한 부분만 똑똑하게 소비해야 한다는 것과 한 측면으로 쏠린 과도한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를 종합한 최종 결론은 과도한 순수주의는 위험하고 부정적인 부분을 발생시킨다, 결국 각 측면에 대한 전문성, 독자성을 인정하는 아래에서 중도의 의미에서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글을 조금 더 다듬고 세심하게 검토하여 질 좋은 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2.11 17:55
    @MANGDI
    아침에 처음으로 읽은 글이어서 제가 제대로 이해못한부분도 있네요 하지만 짧은 글에 너무많은 생각들이 담긴 느낌은 여전하네요. 좋은 글 기대할게요!
  • 2.3 10:30
    @MANGDI
    헐..추천 눌럿는데ㅜ신고가 됫네요..ㅠㅠ
    죄송해요 좋은글 잘 읽엇습니다
    유익하네요!
  • 12.11 13:57
    좋은글잘읽었습니다
  • 12.11 15:13
    아녕이ㅡAㅡ
  • 12.11 15:59
    하..존예..
  • 12.11 16:47
    자방시는 못말려
  • 12.11 17:44
    강소라 드레스는 드레스가 저가이지만 이쁜게 아니라 걍 강소라가 입어서 이쁜거임
  • 12.11 18:01
    아녕이계세요
  • 12.11 19:06
    와 진짜 좋은 글...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 12.11 20:22
    솔직히 강소라 저 원피스는 아마 코디가 딱 몸매에 맞게 수정했을 것 같네요
  • 12.11 20:39
    자방시 자로랑....
  • 12.11 22:32
    자라는 진짜 질이....
  • 12.12 12:49
    패션의 완성은 뭐다??
  • 12.13 06:13
    그래도 지갑사정이 넉넉치않은 많은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spa에 의좀하게되죠....쩝
  • 12.13 12:4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12.13 15:32
    몸이 좋으면 뭘 입던 명품같이 보임. 그러니 모두 헬스장을 다닙시다
  • 12.14 02:47

    과도한 순수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흥미롭네요.
    결론이 약간 흐릿한 감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콜라보레이션으로 양극간의 성향을 중도적으로 만들어 줄수는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라고 봅니다. H&M의 경우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지만 기존 아이템들은 찬밥보다 못한 신세고.. 반대로 유니클로는 기존 아이템들이 잘나가는 바람에 굉장히 자주 있는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이 오히려 찬밥신세지요. 헬무트랭의 "Urban Sweat" 컬렉션이 기존 집업후디보다 싼 값에 팔리는 아이러니.. 


    "독립된 방식으로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때" 라는 문장이 약간 의문을 주는데, 독립되고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면 오히려 빨리 소모되어야 하는 SPA의 일회성과 상반되는 성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창조적 결과물에 집착하지 않고 제품 자체의 품질개선(혹은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유니클로의 성공을 보면 SPA가 가져야 할 기본적 성격이 드러나는가 싶기도 하고..

    말씀하신대로 과도한 순수주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순수주의에 대한 반발"이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지해야 올바른 소비가 가능할거라 봅니다.
    개인의 가치판단과 개성이 최상위 선택기준인 패션업계에서 정답은 없지만, 누구의 답도 오답이 아니듯이 극도로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집착을 가진 소비성향 또한 오답은 아닙니다. 그렇기때문에 복각 브랜드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오고, "새로운 것" 보다는 "옛 것에 보다 가까운 것" 을 찾는 소비자층이 존재하게 되는 거죠.

    추천과 함께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본 의견을 남깁니다.

  • 1.18 18:20
    강소라 이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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