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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프로듀서 인터뷰 '아방가르드 박 - [BEATORAWGY ll]' 편

YoungDass2014.06.30 22:11추천수 5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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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프로듀서 인터뷰 '아방가르드 박 - [BEATORAWGY ll]' 편 

[BEATORAWGY Ⅱ]는 힙합엘이의 주간 콘텐츠인 윅엘이(WeekLE)에서 처음 접하게 된 비트 테입이었다. 클래식한 붐뱁 사운드가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했지만, 단순히 그런 분위기를 내고 싶었거나 그런 색깔의 샘플을 사용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그래서 더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실제로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장인 정신을 가지고 있었고, 'Timeless Classic'을 믿는 진짜배기 프로듀서였다. 인터뷰는 그의 작업실에서 굉장히 편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그를 3시에 만나 두 시간가량 인터뷰하고 음악 얘기를 나눴는데, 결국엔 막차가 끊길 때쯤 11시가 넘어서, 그러니까 8시간을 잠시도 쉬지 않고 함께했을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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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tgarde Vak - [BEATORAWGY ll] (2014)

[Track List]
01. whoisdaSUPAHERO
02. step, backdda.... 
03. ClosedMind
04. blaqjack
05. Funky Rhyme Maker
06. LTw
07. WOAPPINZ
08. Pu$$YCat
09. I Confess
10. Indian Reservation




LE : 안녕하세요.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부탁할게요.

A: 아방가르드 박(Avangarde Vak)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 그 이름은 지금 내가 아방가르드하다기보다는 더 아방가르드해지고 싶은 그런 마음을 담았는데, 음악 한 거에 비해서 앨범은 많이 못 냈네. [Brown Boat #1]가 나온 지가 거의 10년이 다 되었으니까. 조만간 10주년이 되면 [Brown Boat #2]도 생각하고 있고… 프로듀서? 프로듀서라기보다는 그냥 음악 좋아하는 사람? 그 정도 느낌.

예전에는 힙합이 전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힙합이라는 형식이 있는 거지, 이제는 그냥 내 음악을,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내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힙합의 형식을 빌어서 하는 것일 뿐이고. 힙합이라는 것이 나는 최고의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샘플링이라는 거, 지금도 샘플하고 있고, 앞으로도 샘플 할 것 같고, 가장 큰 주축이 되는 작법이 샘플링일 것 같은 사람이고. 내가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고 음악 안에 내가 녹아들어 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건 샘플링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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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레코드들 (Feat. 나의 가방)


LE : 블랙로터스(Blaqlotus)에 대한 소개, 블랙로터스 멤버들이 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해 주세요. 

블랙로터스의 의미부터 말해 주자면, 로터스(Lotus)의 사전적 의미가 연꽃이잖아. 하지만 신화 속에서는 로터스가 약 같은 것처럼 나오기도 해. 뭐, 이걸 먹으면 정신이 승화된다. 그런 의미가 있더라고. 블랙은 정말 말 그대로 흑인음악. 그런 의미를 담았지. 

블랙로터스라는 이름을 만든 건 사실 정확히 2000년이었는데, 그 이름을 가지고 나 혼자서 계속 1인 레이블? 식으로 생각했었지만, 레이블이라는 걸 운영하는 데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 보니까 어찌어찌 나를 대변하는 그런 것들로 생각하기도 했어. 그러다가 2009년도에 뤼비앙(luVVian)이랑 둘이서 한번 열심히 해보자 했었지. 하지만 [the Upaloopa vol.1 : GRITTINESS SPHERES]가 잘 안되었지. 나는 그 앨범에 사실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너무 개인적인 취향이 들어갔었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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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Brown Boat #1], [the Upaloopa vol.1 : GRITTINESS SPHERES]

그래도 사람이 어떻게 9명 정도 모여서 지금은 크루 같은 형식으로 가고 있어. 말이 크루지, 사실 같이 밥 먹으면 식구라고 생각해. 우리는 같이 놀고, 같이 노는 애들이 음악을 할 뿐이지, 음악을 하기 위해서 만난 건 아니야. 그런 의미를 가지고 계속 가고 싶고. 예전에 내가 혼자 생각했던 레이블 그런 건 좀 놓았다고 봐도 돼. 그냥 우리끼리 까불고 서로 마음이 통해야 음악도 되는 거지. 녹음할 때는 우리끼리 술을 마시고, 여러 가지 이상한 행동들 하면서 작업하거든. 좀 그런 편한 사이를 추구하는 것 같아.

블랙로터스가 아주 좋은 게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음악들이, 각자의 스펙트럼이 너무 달라. 다들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말이야. 물론 같은 울타리 안에 있지만, 서로 지향하는 게 있고 그걸 서로 터치하지 않고 한다는 것. '우리는 이래야 해. 우리는 진보적인 걸 추구해야 해.'라고 하지 않는다는 거지. 예를 들어서 뭐, '프리 재즈 이거 진짜 멋있으니까 이걸로 가자.' 이런 게 아니고 그냥 같이 놀면서 '와, 이 형이 프리재즈 좋아하는구나!' 이런 식으로 융화되는 거지. 나는 블랙로터스에 대해 '인스트루멘탈 힙합만 고집해야 하고…. 멋있게 보여야 돼.'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거든. 우리는 피비알앤비(PBR&B)를 좋아하는 뤼비앙도 있고, 1JM 같은 경우는 에비던스(Evidence)를 좋아하고, 나는 매들립(Madlib), 제이 딜라(J. Dilla)를 좋아하고, 퍼플톰(Purplettom)은 록 음악을 좋아하고… 또, 터널넘버파이브(Tunnelno5)는 완전히 미국 스타일로 가. 그 친구는 미국에서 왔으니까 완전 미국 느낌을 살리는 거지. 그런 각자의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교류도 많이 해. 





LE : 블랙로터스 구성원들이 얼마 전 진행된 헤드룸락커스(Headroom Rockers)에도 참여한 것으로 아는데, 참여하신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헤드룸 락커스… 그래 사실 어떻게 보면 헤드룸 락커스 때문에 우리가 알려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해. 굉장히 좋았던 게 DJ 썸원(DJ someone)이 '형, 뭐 이런 거 하더라.'라고 해서 나는 '야, 그거 멋있네. 그래서 뭐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 거야?'라고 했더니 블랙로터스에서 여기 나올 만한 친구들 누구 있느냐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퍼플톰이랑 뤼뷔앙을 소개해 주었지. 그리고 터널넘버파이브가 사실 그전까지는 블랙로터스의 정식 멤버가 아니었어. SNS상으로만 얘기하던 친구였지. 근데 걔가 굉장히 미국 스타일로 들어왔거든. 우리나라는 음악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좀 각자의 가오같은 것이 있는데, 이 사람은 그냥 '아방님', '박님'이라고 하면서 그냥 들어오는 거야. 뭐 예를 들면, '저 지금 한국 가는데…' 뭐 이런 식으로 막 들어와. 심지어 자기가 누군지 제대로 소개도 안 하고… (웃음) 그냥 '나 당신 좋아한다. 그러니까 난 당신을 봐야 한다.'이런 식으로 말이야. 너무 터무니없지만 그런 것들이 나는 좋았어. 그래서 나도 '터널넘버 씨. 그래, 봅시다 한번.'라고 했지. 그러다가 헤드룸 락커스가 생기면서 내가 블랙로터스 친구들한테 '터널넘버파이브를 한번 추천해보겠다. 그러면서 우리 앞으로도 (터널넘버파이브랑) 같이 하는 게 어떠냐고 멤버들에게 얘기했고 합류하게 되었지. 


블랙로터스 멤버들이 헤드룸 락커스에 출연한 모습 


LE : 그러면 이번 비트 테입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밴드캠프(Bandcamp)를 보면 비트로서 접근하려고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여기에 자유롭게 랩을 해도 되고 이런 식으로 열어두신 것 같아요. 

맞아. 그런 식으로 비트올로지(BEATORAWGY) 시리즈는 계속 나올 거야.





LE : 어떻게 보면 매드립의 비트 컨덕타(Beat Konducta), 록 컨덕타(Rock Konducta) 같은 개념인 건가요?

맞아. 그런 느낌이지만, 그런 것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 반더우파루파(VANtheUPALOOPA)라는 이름으로 하는 캐릭터는 완전히 룹(Loop)에 미쳐버린 애거든. 룹의 즐거움을 아는 애라서 아방(아방가르드 박)과는 또 다른 느낌이야.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좀 더 힙합 느낌이 들어간 캐릭터야. 비트올로지 시리즈의 개념 자체에는 어떠한 큰 의미가 없어. 난 솔직히 대학생이 되었건, 중학생이 되었건 그 위에 랩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많은 반응이 왔던 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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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립의 락 컨덕타, 비트 컨덕타 시리즈


비트올로지 같은 경우에는 진짜 만들다가 그냥 그냥 가. 믹스도 러프 믹스고, 예전에 했던 것들이 섞여 있기도 하고. 그 날의 느낌에 따라서 가는 거야. '이런 걸 이렇게 넣으면 누가 몇 마디 뱉을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식으로 말이야. 그러니까 딱히 스토리를 가지고서 어떤 것이 벌어질 것을, 어떠한 결과를 예상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야. 그런데 재미있는 게 그렇게 10개를 모아놓으니까 또 하나의 스토리가 되더라고. 제목도 사실 곡을 만들고서 짓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 내가 만든 것에 나 자신이 영감을 받는 경우도 많고.





LE : 완전한 흑인스타일이네요. 뭔가 마음 가는 대로 계속 가보는 거. (웃음)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을 들으면서 얼마 전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던 비트 조각들을 떠올리게 됐는데요. 요즘 래퍼들은 거기 위에다 '랩을 해야지.' 이런 생각 자체를 못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뭔가 처음과 끝, 하나의 완전한 형태, 기승전결의 구성을 한 인스트루멘탈을 보여줘야지만 '아, 이게 비트구나.'라고 하면서 인식하는 분위기라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그런 것도 있고, 또 확실히 아쉬운 것은 많은 친구가 이렇게 공개된 비트 테입의 비트들에 대해서 이미 공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작업하기에는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거야. 그러니까 비트가 맘에 들 든, 안 들든 작업 대상에서 배제해 버린다는 거지. 나는 사실 어떤 게 굉장히 멋있었냐면, 어떤 중학생이 자기가 래퍼 지망생인데, 나한테 트위터로 여기에 랩해도 되냐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난 '멋있다. 들려줘 봐.'라고 했었는데, 물론 형편없었지. (웃음)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래퍼들보다 훨씬 멋있는 거야. 나한테 '비트만 있으면 랩을 한다.'라는 이런 마인드를 보여줬으니까. 사실 돈 받을 수 있을만한 퀄리티의 음악을 이런 비트테입 방식으로 공개하는 게 그런 움직임이 생기는 것을 원해서였던 거야. 근데 그런 의도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어. 





LE : 예를 들면, 커먼(Common) 같은 느낌을 가진 MC들이 작업하기에 어울리는 비트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저번 거나 이번 거나 그런 느낌이지.





LE : 또, 샘플러(Sampler)라는 것이 원래는 하드웨어지만, 요즘에는 샘플러하면 보통 DAW나 소프트웨어 샘플러를 많이들 떠올리는 추세로 바뀌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사용된 샘플러는 정말 하드웨어 샘플러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운드도 사운드지만, 구성이나, 기법 등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작업을) SP-404 하나로 다 끝냈어. 전체적인 느낌은 이거 하나로 다 간 거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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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Roland SP-404 SX, SP-303


LE : 심지어 커버 사진도 SP-404 샘플러가 장식하고 있잖아요. 그 외에 사용된 장비들의 전체적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SP 404, SP-303 그 둘이야. 이펙터도 SP-404 내장 이펙터로 다 끝냈고. 예전에 작업했던 것 중에는 SP-1200이나 머신으로 작업했던 곡도 있긴 한데, 전체적인 작업은 SP-404로 다 끝내고 로직(Logic)으로 그냥 받기만 했어. 그리고 보다시피 베스탁스(Vestax) 턴테이블. 그리고 투채널 믹서(Mixer). 이렇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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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작업실의 느낌

커버는 퍼플톰이 그런 3D 작업을 할 줄 알아서 그 친구가 만들어준 건데, 이 LP를 오마주한 거야. 이걸 한 5~6년 전에 산 건데, 이걸 사면서 '언젠간 이런 걸 꼭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지. 캐넌볼 애들리(Cannonball Adderley)라고, 이 사람은 색소폰 연주자야. 같은 컨셉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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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트 테입 커버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The Cannonball Adderley Quintet - Pyramid]


LE : 오… 관련 질문이 많았는데, 뭔가 한 방에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네요. (웃음) 매드립이 사용하는 샘플러도 SP-303 아닌가요? 

맞아. 매드립이 사용하는 것도 SP-303이야. 그런데 사실 저 안이 다 튜닝되어 있어. 캐패시터(Capacitor)까지 모든 걸 다 바꿔놓았어.





LE :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그런 것에 관심이 많은데요. 이런 쪽의 지식을 얻는 방법이 굉장히 제한적이잖아요. 언어의 벽도 있고… 그런데 어떻게 직접 튜닝을 직접 하실 생각을 하셨나요? 보통 MPC 램이나 바꾸고, 앰프의 진공관이나 바꾸는 수준인데요.

그래, 맞아. 나는 그런 쪽으로 전문적인 교육은 받아본 적도 없어. 하지만 뭐가 날 이렇게 이끌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냥 내 소리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하지 뭐. 그래서 케이블도 내가 직접 다 만들어버리기도 했고. 실제로 내가 만든 케이블을 팔기도 하고. (웃음) 이렇게 바꾼다고 해도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아마 똑같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런 건 다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거야. 내가 이런 걸 하다가 MPC를 사서 몇 대를 날려버린 적이 있어. 왜냐하면, 나는 이런 게 다 독학이니까. 이런 것들을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가져다 먹여주는 거 말고. 그런 것도 다 음악과 연결이 되는 것이거든. 내 소리를 내고 싶다는 욕구 그 자체. 그 자체가 내 음악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거야. 팁을 좀 주자면 파워 선이 제일 중요해.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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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내의 작업실'의 모습이다. 납땝용 인두의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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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하신 음악 장비들의 무덤과 같은 곳이다


LE : 전체적으로 플랜저(Flanger)나 페이져(Phaser)와 같은 모듈레이션 이펙트들이 주로 사용되었고, 피치 효과 같은 것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것들도 모두 SP-404를 통해 이루어졌나요? 

그렇지. 이런 느낌이야. 그냥 플레이하는 걸 투 트랙으로 담아. 만약 '이거 괜찮네.' 싶으면 그냥 하나의 트랙이 되는 거야. 나는 굉장히 즉흥적인 사람이라서 사실 예전에는 안 그랬지. 예전에 SP 1200 쓰고, MPC 3000 쓰고 그럴 때는 뭐 최고의 킥, 스네어, 하이햇 예를 들어, 하이햇이 어떤 식으로 있다고 하면 옛날에는 온종일 이 하이햇에 컴프레서(Compressor)를 건다든가 하면서 그 하이햇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몇 날 며칠을 고민했었어. 하지만 개인적으로 힙합은 그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일단 흑인들이 좋은 걸로 시작하질 않았으니까. (웃음) DJ들이 턴테이블로 (비트) 저글링을 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비트가 되어서 그 위에 랩을 한 거잖아. 그런데 뭐가 좋은 사운드네, MPC 60 사운드가 최고네, MPC 3000의 단단함, 댐핑 어쩌고 그런 건 앞뒤가 바뀐 거지. 사실 그런 것들이 의미가 없는 또 다른 이유가 뭐냐하면, 샘플을 위에 클립하는 순간 내가 고생고생해서 꽉 채웠던 것들이 다 무너지거든. 자기가 열심히 만든 킥 사운드 위에 샘플이 올라가면 샘플 속에도 킥 소리가 있으니까 소리들이 또 뭉개지고, 마스킹 현상이 생기면서 또 바뀌게 되는데 그런 것들이 아이러니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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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드럼 샘플러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MPC 60, MPC 3000, S950, SP1200

내가 하드웨어에 관련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는 것. 뭐 할 수는 있지. 하지만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고는 생각 안 해. 여기에 인터뷰가 올라왔었다니까 얘기를 하자면 비앙(Viann)이 쓰는 게 애시드(Acid)?, 에이블턴(Ableton)? 뭐 그런 것들. 나는 비앙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얘기를 몇 번 했었는데, 내가 비앙에게 '넌 절대 MPC 사지 마라. 너가 그게 손에 맞으면 사람들이 하드웨어 쓰면 단단하다고 말하는 거 신경 쓰지 말고 너의 소리를 찾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 물론, 컴퓨터로 음악 만드는 게 나는 별로 안 맞고 하지만, 자기한테 맞는 걸 하는 거지. 저기 고장 난 몇 대가 처박혀 있는 걸 보면 알겠지만, 나는 SP 1200 추종자야. 하지만 생각이 힙합같지 않은 사람은 그런 걸 줘도 못 만들게 되는 거거든. 굉장히 러프하고 날것이라는 소리를 낸다는 건 본인 자체가 그래야 해. 본인 자체가 예민하고 '이거 어떻게 해, 저렇게 해.'라고 하는 사람이면 그런 장비를 가지고도 그런 게 안 나오는 거야. 똑같이 LP 턴테이블 샘플을 해도 나오는 사람은 나오고, 안 나오는 사람은 안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지.





LE : 비앙 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젊은 세대답게 힙합을 잘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 자기는 레코드에 전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은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에서 샘플을 따기도 하고, 유투브의 재미있는 동영상에서 가져오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굉장히 신선한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것이 진짜 맞는 생각이야. '이거 진짜 돕(dope)한 레코드, 이거 진짜 구하기 힘들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오히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거든. 나도 국어사전 떨어트려서 그 소리 스네어로 써본 적 있고, 와인 병 때리는 거나 소주병 때리는 거랑도 소리가 다 달라. 그게 그냥 별반 다를 바 없는 소리가 난 다고 해도 그 행위를 직접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거니까. 그건 완벽하게 다르다고 봐. 그리고 개인적으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레코드를 샘플링 하기 위해서 산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안 했으면 좋겠어. 그렇게 하다 보면 진짜 음악을 못 듣게 되거든. 그러면 결코 자기 것이 될 수 없어. LP를 만 오천 원이든, 이만 원이든, 십만 원이든 사도 결국 자기 것이 못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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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 그렇군요. 저는 그런 러프함이 이 비트테입의 제목에도 어느 정도 표현되었다고 느꼈어요. 소문자와 대문자들이 마구 섞여 있고, 한마디로 굉장히 올드스쿨한 비트 테입 스타일이었다고나 할까요. 마치 테이프에다 네임펜으로 붙인 제목들 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그게 잘 전달이 되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지. 왜냐하면, 제목들을 우리가 다 컴퓨터로 보는 건데, 이렇게 아이튠즈로 보는 건데 그게 전달이 되었다면 정말 괜찮지. (웃음) 나는 재미있는 걸 좋아해. 이게 너무 쉬운 대답이 될 수도 있지만 정말 그렇거든. 말도 안 되는 영어도 그냥 제목으로 쓰고. 예전에 [Brown Boat #1] 에 수록된 곡 중 하나의 제목을 "Wit The Cat It Feels"라고 지었는데, 문법도 엉망이고 이건 뭐… 고양이랑 같이 뭘 느껴. (웃음) 그런데 그냥 느껴지는 대로 하는 거니까. 나는 사실 예전에는 랩을 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 제목으로써 풀어내는 것도 있는 거지. 제목까지 해야 그것이 완성되는 거로 생각해. 





LE : 이제 트랙별로 질문을 드릴 텐데요. 우선 1번 인트로 트랙인 "whoisdaSUPAHERO"에서는 마치 영웅이 등장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맞아. 그냥 분위기 있으니까. 오랜만에 내는 건데 그런 분위기를 내보고도 싶었고. (웃음) 정확한 느낌이야. 그리고 길이도 적당했고. 





LE : 전체적으로 훵크나 소울 계열뿐만 아니라 락 음악 등에서도 샘플들이 사용된 것 같아요. 2번 트랙 "step, backdda"에서는 매드립의 [Rock Konducta]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원래 다양한 레코드에서 샘플들을 가져오는 편이신가요?

장르 구별없이 들어. 그냥 들었을 때 느낌 오는 거. 그리고 사실 그런 것도 있어. '내가 이 곡을 사용했을 때, 누가 이걸로 음악을 내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것도 은근히 생각해야 하는 거지. 또, 샘플링을 할 때 원작자가 내 곡을 들었을 때, '야, 너 이 정도면 내 거 가지고 잘했는데?'라는 소리를 할 수 있도록 음악을 만들고 싶어. 





LE : 3번 트랙 "ClosedMind"에서는 샘플들이 층층이 쌓여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샘플링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듀서로서 각기 다른 샘플들의 화음이나 피치, 템포를 맞출 때 작업하는 팁이 있을까요?

 아니야. 사실 샘플 라인은 하나야. 그 안에 여러 가지 소리가 들어가 있는 건데, 좀 전에 내가 말했던 것처럼 내가 원하는 사운드들을 EQ, 컴프레션을 통해서 끄집어낸 거야. '어떤 소리를 더 드러나게 만들까?'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DAW는 로직(Logic)을 쓰는데, 로직에서 쓰는 건 거의 없다고 봐. 투 트랙으로 갈 때도 있고, 예전에 뤼비앙 믹스할 때처럼 트랙이 40개가 넘어갔을 때도 있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 스타일은 음악을 만들면서 믹스 프로세싱 자체가 끝나. 그러니까 샘플링을 할 때 신중해야 하는 거지.



그리고 각기 다른 샘플들의 화음이나 피치, 템포 맞추는 건 완전히 개인의 능력이야. 많이 듣고 해보면 되는 거지. 나는 보다시피 수치상이나 피크 미터(Peak Meter)를 보면서 작업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피치 조절도 다 내 귀로 해. 템포 조절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다른 템포의 샘플들이 애매하게 얽혀 있을 때는 독창적인 그루브가 생기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아. 어떠한 샘플러가 되었든 피치가 있는데, 정말 자기가 손으로 하는 것이 정확해. 왜냐하면, 눈으로 봐도, 기계로 봐도 오차라는 것은 계속 존재하게 될 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기도 하고.





LE : 4번 트랙 "blaqjack"은 컴프레서를 이용한 사이드체인(Sidechain) 전개가 보였던 것 같아요. 바이닐 노이즈가 일정하게 나오다가 킥이 튀어나오면서 그때만 죽더라고요. 그런 것도 모두 SP-404 하나만으로 표현하신 건가요? 사실 사이드체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려면 어떻게 보면 오디오 인풋이 필요하잖아요.

트랙 두 개로 인풋을 서로 연결해서 한 건 아니고 이거(SP-404) 하나로 다 표현해냈어. 이 안에 내장 컴프레서가 있는데…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몇 번을 리샘플링(Resampling)하는 거야. 이 안에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EQ라든지, 컴프레서같은 걸 입히고, (리샘플) 따고, 또 입히고, 따고 몇 번을 하는 거지. 이런 걸 하려면 소리를 알아야지. 자기가 무슨 소리를 내겠다는 생각이 있어야지만 표현할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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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비스티 보이즈, 다스 EFX


LE : 5번 트랙 "Funky Rhyme Maker"와 7번 트랙 "WOAPPINZ"는 굉장히 올드스쿨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트랙인 것 같아요. 특히 "Funky Rhyme Maker"는 다스 EFX(Das EFX)의 "Microphone Master"를 샘플링했어요. 어쩌면 요즘 친구들이 잘 알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올드스쿨한 아티스트잖아요.

맞아. 비슷한 느낌이지. 5번 트랙의 드럼은 SP-1200을 사용했고, 지금은 없긴 하지만 머신을 통해서 받아냈어. 그런데 이게 사실 완전 멜빵바지 입는 예를 들면,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같은 느낌이야. 이건 완전 '너 개새x야. 이 소새끼야' 이런 식으로 랩해야 되는 트랙인데, 요즘엔 사실 그렇게 랩 안 하거든. 완전 초창기 스타일이긴 하지만, 나는 90년대 힙합을 너무 좋아해. 이건 사실 무슨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골든 에라(Golden Era) 같은 것보다도 더 예전이니까.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이런 걸 힙합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야. 그런데 그런 것들이 사실은 너무 웃긴 거야. 힙합을 해도, 그러니까 내 생각에 굉장히 힙합 느낌이다 싶어도 요즘 우리가 7, 80년대 디스코를 생각하듯이 요즘 친구들은 그렇게 받아들이는 거니까. 그리고 7번 트랙도 비슷한 느낌으로 그 시절에 만든 거야. 이게 사실 'R A P P I N G.' 거든. 그런데 그렇게 안 들리잖아. 그냥 'W O A P P I N Z'로 들리거든. 그래서 제목도 그렇게 지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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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스쿨 붐박스


LE : 6번 "LTw"는 제목만큼 사운드도 독특한 것 같아요. 제목부터 사운드나 샘플들까지 트랙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요.

이건 내가 소리를 뒤집은 거야. (LE: 리버스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 리버스가 아니고 웨이브 파형을 뒤집은 거야. 그러니까 한 쪽만. SP-404의 22번 이펙트인 'C. Canceler'라는 이펙트를 통해서 말이야. 왼쪽 오른쪽을 나눠서 이펙트 먹이는 걸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활용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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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Canceler'는 파형의 위상을 뒤집는 이펙트이다. 
응용되는 가장 친숙한 예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 정도. 


LE : 8번 트랙 "PU$$Y Cat"에서는 다양한 이펙터들이 많이 사용된 것 같아요. 리버브나 필터를 이용한 필터 스윕(Filter Sweep)에서부터 피치 다운 효과까지 말이죠. 그런데 그런 것들이 모두 오토메이션을 통한 것이 아니라 라이브로 받아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것도 그냥 다 SP-404 내장 이펙트라서 이펙트 쪽으로는 딱히 할 말이 없는데 다 라이브로 받은 건 맞아. 틀어 놓으면서 걸었어. 역상도 좀 넣었고. 그래서 아마 이걸 아이폰 스피커로 들으면 스네어가 조금 안 들릴지도 몰라. 왜냐하면, 아이폰 스피커가 모노라서 (웃음) 그리고 여기 나오는 보컬 샘플은 MF 둠(MF Doom) 목소리야.





LE : 9번 트랙 "I Confess"는 상대적으로 무난하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가지고 있지만, 제목이 인상적이에요. 그리고 트랙의 프로덕션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지. 무난하게 갔었어. 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드럼 샘플을 내가 추가한 게 하나도 없어. 그냥 다 몇 번의 리샘플을 통해서 파묻힌 드럼 소리가 살려낸 거거든. 이런 것들 때문에 샘플링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있어. 솔직한 마음으로 말하자면, 샘플링이나 이런 것들이 오히려 MPC 때문에 너무 정형화되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해. 왜냐하면, 생각을 MPC에 맞추게 되거든. 힙합이라는 모습을 만들기는 정말 존나게 쉽잖아. 하지만 제대로 된 걸 만들기가 어려운 거니까. 

그리고 내가 드럼을 왜 제대로 안 찍기 시작했느냐면, 우리가 패드로 찍어내는 그 리듬이 진짜 드러머가 치는 그루브를 절대로 넘어설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야. 사실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건 결국 어떤 프레이즈를 통해 룹을 만들어내느냐는 거니까. 이 프레이즈를 어떻게 돌려서 어떤 그루브를 만들어내느냐는 거니까. 이런 이유 때문에 매드립이나 제이딜라가 신급 아티스트라고 추앙받는 것으로 생각해.





LE : 그 그루브라는 개념이 조금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이 정말 말 그대로 기술적인 그루브, 그러니까 MPC 속에 내장된 그루브 펑션을 가지고 '로저린 그루브'니, 'MPC 그루브'니 하는 것들은 사실 요즘에는 큰 의미가 없거든요. 왜냐하면, 그런 것으로만 따지자면 DAW 속 그루브가 훨씬 다양하고 운용하는 데에 있어서도 자유롭거든요. 하지만 뭔가 다르긴 다른데, 어떻게 다른지 그걸 글이나 말로 전달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지. MPC 사면 제이딜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 많지. 그걸 깨지 못하면 그냥 '작곡가'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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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딜라와 슬럼 빌리지(Slum Village). 그리고 케이트 업튼(Kate Upton)(?)


LE : 10번 트랙 "Indian Reservation"은 구성도 그렇고, 일단 사용된 샘플의 사운드가 굉장히 독특한 것 같아요. 뭔가 하나의 독특한 세계인 것 같은데, 각기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은 개체들이 모여있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그래서 원 샘플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이게 사실 내 가장 최근 음악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거든. 이거 같은 경우는 좀 재미있는 게 아예 패드에 다 다른 레코드에서 딴 샘플들을 넣고 나서 그냥 막 친 거야. 내가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취해서 말이야. 피치도 안 맞고, 튜닝도 안 맞고 그렇지만, 그냥 하나의 음악 같은 그런 방식으로 간 거야.…





LE : 이제부터는 조금 진부한 질문입니다. 힙합엘이는 자주 오시나요? 혹시 라이프스타일 내의 테크 파트도 둘러보신 적 있으신가요?

솔직히 인터넷을 자체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냥 뭐… 이베이(Ebay)? (웃음) 또, 디스콕스(Discogs) 같은 사이트만 완전히 파는 스타일이야. 하지만 가끔 가서 봐. 그중에서도 특히 그 댄스디(DanceD)라는 사람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해. 엄청 예전부터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항상 '정말 큰 일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었어. 굉장히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비앙 인터뷰도 재미있게 잘 읽었고. '이런 것도 하는구나. 멋있네.'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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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콕스(Discogs)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음원들에 대한 정보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웹사이트이다.


LE : 앞으로의 계획이나 활동이 있다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어떤 음악을 할 것이다.'도 좋고, 앨범 계획도 좋습니다.

7월 초에 EP가 하나 나와. 이번 거는 진짜 내 이야기를 넣고 싶었어. 그래서 난 이번 결과물을 통해 '왜 이 사람은 이렇게 오래 걸려서 앨범이 나오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 같아. 그래서 뭐… 어떤 의미로 해석될지는 사람마다 모두가 다르겠지만, 어쨌든 하나의 인스트루멘탈앨범일 거야.

인스트루멘탈 앨범과 비트 테입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찌 되었든 (인스트루멘탈 앨범은) 그 사람이 의미를 담은 것이거든. 그러니까 거기에 랩이 없더라도 인스 트랙들 자체만으로도 사람들로 하여금 한번 생각해보게 할 수 있는 것. 그 이미지가 비록 창작자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다를 수는 있어도 어떠한 이미지든 나와야만 한다는 거지. 비트 테입은 그것에 비교해서는 좀 더 자유로운 포맷이고. 그런데 사람들이 어느 정도 피드백을 해주고 반응이 있어야 그 버프를 받아서 프로듀서들이 인스트루멘탈 앨범도 시도하고 할 수 있는 건데, 그런 반응들이 확실히 줄어든 건 사실이야.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프로듀서들이 샘플 클리어에 쫄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자기를 대변할 수 있는 샘플이 과연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봐. 좋은 멜로디만 찾지 말고… 좋은 멜로디, 좋은 킥, 드럼 브레이크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야. 이 공기의 느낌, 이 연주자와 내가 어떠한 교감을 할 것인가, 최소한 그 정도로는 깊이 관찰을 하고 나서 샘플을 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정말 당당할 수 있거든. 그런 게 무서우면 사실 미디 연습해서 해야지. 힙합의 옷을 입고서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물론 좋은 차를 타는 것도 좋고, 가릴 것도 가려야겠지만 (웃음) 뭐가 먼저인지는 알아야지. 음악한테 음악을 배울 정도가 되면 절대로 부끄럽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해.

블랙로터스의 이야기를 하자면, 터널넘버파이브의 비트 테입도 나올 거고, 퍼플톰은 50 시리즈를 계속 채워 나갈 것이고, 르뷔앙은 DJ도 하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게 될 거야.





LE :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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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garde Vak - the Upaloopa vol​.​1: GRITTINESS SPHERES] 



인터뷰, 글 |  YoungD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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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7.7 17:56
    오 아방가르드박 ㄷㄷ 잘 읽었습니다
  • 7.7 18:37
    오.. 멋있어요!
  • 2GB
    7.7 22:56
    한 번 쭉 읽고 앨범 검색해보니 특이하네요. 전에 어디서 몇번 들어본 방식인데 그 소비자가 가격을 정한다고... 장난 삼아 $0 결제 입력하닌까 진짜로 결제될거 같아서 일단 취소했습니다. 아무래도 돈은 조금이라도 내야될거 같아서... 오우... 조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한명의 비트메이커 지망생, 래퍼 지망생으로서 이런 사고, 존경합니다! http://blaqlotus.bandcamp.com 여기에 믹스테잎도 있더군요!
  • YoungDass글쓴이
    7.8 00:17
    @2GB
    프로듀서들의 비트 테입, 믹스 테입 많이 활용해주세요!
    인터뷰에서도 밝히셨듯 그런 움직임 자체를 의도하신 거니까요
  • 7.8 09:42
    유쾌하신분이네요 올드한 장비들을 쓰는 모습 멋집니다
  • 7.17 09:38
    샘플링에서만 느낄수있는 것들~! 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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