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3615 추천 수 1 댓글 0

thumbnail.jpg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정석’이라는 말은 나에게 항상 불편한 존재였다. 학교에 다닐 때나 사회에 나온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 대학에서 시작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션에 관해서도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것이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패션’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내 시선이 담겨있다. 결코 부정적인 면이 화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패션관을 조금은 '틀어서' 보자는 취지이다. 그게 또 재밌기도 하고. 우리는 어쩌면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오히려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얻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는 이런 부적응자들의 지옥에서 작은 공감을 갈구하는 소심한 끄적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연재될 연재물임을 알려드립니다.


주변의 물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사람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직관적으로 눈에 띄는 옷부터 그 밖의 액세서리, 휴대전화 케이스, 지갑 등이 그 물건 중 하나다. 어찌 보면 이것들은 취향에서 더 나아가 한 사람을 대변하는 일관된 개성의 집합체로 볼 수 있듯 스타일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패션을 이야기하며 ‘옷’ 그 자체만을 살펴보는 것이 조금 지겨워졌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더 확장된 스타일의 개념으로 눈을 돌려보기로 했다. 스타일의 큰 범주 아래 지극히 개인적으로 옷, 브랜드와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번 화에서 옷과 함께 이야기될 대상은 바로 자동차, ‘차(Car)’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스타일을 떠올리면 대부분 ‘옷’을 떠올리겠지만 산업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차’라는 존재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차는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징적인 물건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밖의 사람들이 너머로 봤을때 마치 차를 입고 있는 듯한 나의 모습이라든지 타이어 사용의 촉진을 위해 만들어진 미슐랭 가이드의 역사 그리고 집에 있는 시간보다 차에서 운전하는 시간이 많은 영업직 사원들을 떠올려본다면 현시대의 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의, 식, 주 모두를 아우르는 장치이자 수단을 의미할 수 있다.


이처럼 넓은 의미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차. 그리고 그 중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스타일이라는 존재. 과연 옷과 함께 차를 입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차의 기능 및 기술의 우수성보다는 스타일에 포커스를 맞추어 차를 생각해본다. 혹시 스타일의 끝에는 ‘차’라는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닐까?






margiela.jpg


1. 메종 마르지엘라와 아우디 A7

 

나는 개인적으로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에 대해 애정이 깊다. 마르지엘라를 떠올리면 감각의 끝에 있는 브랜드란 생각이 드는 것이 그것의 큰 이유이다. 마감 과정에 들어가는 깔끔한 컷팅과 밖으로 드러난 특유의 하얀 박음질 그리고 순수 무결한 듯 보이는 하얀 티셔츠에 드러난 브랜드 택(숫자 라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까지!). 그것들은 말 그대로 무심하면서도 시크하고 누구보다 감각적이었다. 정점에 올라가 무엇을 뺄까 고민한 후 꼭 필요한 부분만을 정제한 느낌이랄까. 아우디(Audi) A7 모델을 보며 마르지엘라가 떠올랐다. 아우디의 디자인 철학과 A7의 미학적인 관점이 일맥상통하다 느꼈기 때문이다.






audi.jpg


아우디 A7은 디자인적 관점에서 뒷부분, 후방부가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드러운 곡선과 칼같이 날카로운 직선이 만나며 생기는 선예도를 보고 있자면 '아름답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뒤 펜더와 뒤 휠하우스에 빛이 비지는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채도와 함께 느껴지는 입체감은 매우 직접적이다. 마르지엘라의 순백의 셔츠를 입고 아우디 A7에서 내리는 상상을 해본다. 뽐내려고 그렇다고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 듯, 무심하면서 부드러운 감각적인 미학은 둘의 만남으로 완성된 듯 보인다.






supreme porsche.jpg


2. 슈프림과 포르쉐 911 카레라 

 

스트릿 브랜드계의 대표 격인 슈프림(Supreme)과 스포츠카의 명가 포르쉐(Porsche)를 떠올리면 ‘빨간색’을 빼놓을 수 없다. 슈프림의 빨간색 박스 로고는 젊은이들에게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고, 빨간색 포르쉐를 타는 것이 남자들의 로망 중 하나가 되었다. 최근 슈프림과 아키라(Akira)의 협업을 보며 두 브랜드의 '차'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아키라만을 떠올리면 레이싱에 기반을 둔 페라리(Ferrari)의 디자인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슈프림의 옷과 함께 생각했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






porsche.jpg


개인적으론 포르쉐의 차종 특히 911 카레라 모델이 슈프림에 제격이라 본다. 개구리 눈이 생각나는 헤드라이트와 앞쪽부터 뒤쪽까지 쭉 이어지는 유선형 디자인은 마치 진공형 우주선을 상상하게 한다. 미래학적인 그러나 현실적이기도 한 포르쉐의 디자인과 젊은 트렌드를 대표하는 쿨한 감성의 슈프림의 결은 잘 맞닿아 있다. 이미 슈프림의 ‘박스 로고’와 포르쉐의 ‘911’은 각각을 상징하는 농도 짙은 의미들이 담겨 잘 브랜딩 되었다. 어떤 계층, 시대를 대표하는 슈프림과 포르쉐. 만약 슈프림의 워크 재킷을 입고 포르쉐 911 카레라를 탄다면 어느 누구보다 젊음을 앞세운 트렌디한 삶을 사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calvin bmw z8.jpg


3. 캘빈 클라인과 BMW Z8 

 

얼마 전 애플(Apple)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2000년식 BMW Z8이 이달 경매로 나올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스티브 잡스가 오라클의 CEO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으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차량의 입찰가는 30만 달러에서 40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었다. 여기서 설명을 위해 조금 보태자면 나는 혁신적인 미니멀리즘을 선호한다. 미니멀리즘을 재해석하는 작업은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적절히 조정한 느낌이라 더 와닿는다. 굵직한 유산을 자랑하는 패션 하우스인 캘빈 클라인(Calvin Klein)이 그랬고 위의 Z8을 본 순간 또한 그렇다.






z8.jpg


BMW Z8을 살펴보면 티타늄 마감처리를 한 블랙 가죽 인테리어에 카 커버, 하드톱 형태 등은 매우 간결하고 깔끔하다. 캘빈 클라인의 전성기 시절, 프란시스코 코스타(Francisco Costa), 캘빈 클라인 하우스에 활기를 주입하고 있는 현재의 라프 시몬스(Raf Simons)까지 모두가 관능적인 모더니즘을 제시하며 누구보다 지적인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BMW Z8 또한 미니멀리스트의 재해석이라는 점이 그 의미가 비슷하다. 캘빈 클라인을 입고 Z8에 타는 CEO의 모습은 어느 경영자보다 강한 신뢰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






iris van herpen tesla.jpg


4. 아이리스 반 헤르펜과 테슬라 모델 S 


패션 씬은 다른 한편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혁명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미래의 자동차를 꿈꿨던 우리에게 테슬라(Tesla) 또한 현실 가능한 전기차를 발표하며 또 다른 혁명의 흐름에 중심에 있다. '미래', '혁신' 이 가슴 떨리는 단어들 속에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과 테슬라가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은 자신의 브랜드를 기술과 패션의 결합에 중심을 둔다. 무형요소의 시각화, 독특한 소재의 사용에 대해 관심이 많은 그녀는 실리콘, 비즈, 필름 코팅 등 다양한 장치로 테크니컬하고 창의적인 아름다운 룩을 보여준다. 미래지향적인 룩은 가히 독보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그녀는 음파를 기하학적인 패턴과 유리구슬 등으로 표현하며 완성도 있는 컬렉션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tesla.jpg


테슬라 또한 자동차 산업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는 마냥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전기를 통한 모터 구동, 전통적인 계기판을 없애버리는 등 기존의 상식에서 벗어난 발전을 보여주었다. 현재 국내에 출시 된 모델 S 차량을 살펴보면 세단 형태의 디자인에 미니멀한 외관과 내관 그리고 센터페시아에는 심플한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있다. 앞뒤 트렁크 개방, 충전 포트 개방, 심지어 와이퍼 조작도 모두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한다. 물리적으로 접할 수 있는 버튼들이 상당수 사라졌다. 전체적으로 매우 간결하다. 오토 파일럿 기능의 맹점, 차량의 완성도, 공급량 등의 문제로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는 테슬라지만 그들에겐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면에서 아이리스 반 헤르펜과 테슬라는 닮았고 어울린다. 그녀의 옷을 입고 테슬라를 타는 기분은 어떨까? 과연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에 도달할 수 있을까? 10년 뒤, 20년 뒤 우리의 눈앞에 또 한 번 상상하지 못했던 세계가 펼쳐질지도 모르는 법이다.



글 l MANGDI


  1. 올겨울 주목해야 할 스니커즈 TOP 5

    조회수9117 댓글2
    Read More
  2. What’s Reebok ④ Reebok X Collaboration - This...

    조회수2493 댓글0
    Read More
  3.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⑬차를 입다

    조회수3615 댓글0
    Read More
  4. 나이키 에어 포스 1과 함께하는 배틀 포스 이벤트

    조회수561 댓글0
    Read More
  5. 이안 코너: LA 스트릿에서 어떤 룩을?

    조회수1802 댓글0
    Read More
  6. 나이키 에어 포스 1과 AOMG의 특별한 만남

    조회수4385 댓글1
    Read More
  7. 지드래곤: 파리 스트릿에서 어떤 룩을?

    조회수11443 댓글9
    Read More
  8. What’s Reebok ③ Reebok X Collaboration

    조회수9663 댓글1
    Read More
  9. 서울에 상륙한 저스틴 비버의 투어 컬렉션 시즌 Ⅱ

    조회수20775 댓글8
    Read More
  10.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⑫이안 코너

    조회수15154 댓글14
    Read More
  11. 트래비스 스캇: 뮤비에서 어떤 룩을?

    조회수4652 댓글3
    Read More
  12. What’s Reebok ②Reebok X Artist

    조회수6682 댓글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24 Next ›
/ 24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