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14390 추천 수 2 댓글 14

12.jpg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정석’이라는 말은 나에게 항상 불편한 존재였다. 학교에 다닐 때나 사회에 나온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 대학에서 시작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션에 관해서도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것이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패션’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내 시선이 담겨있다. 결코 부정적인 면이 화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패션관을 조금은 '틀어서' 보자는 취지이다. 그게 또 재밌기도 하고. 우리는 어쩌면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오히려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얻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는 이런 부적응자들의 지옥에서 작은 공감을 갈구하는 소심한 끄적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연재될 연재물임을 알려드립니다.


시간의 무한정한 흐름 아래 매 순간 다각적으로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에는 흔히 말하는 ‘아이콘’이 존재한다. 최근의 패션 소비문화의 놀라운 점은 단 한 명의 스타로 수없이 많은 파생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고 그러한 존재는 브랜드에 더욱 절실한 부분이 되었다. 즉, 업계에선 이전의 ‘스타일 아이콘’의 뒤를 이은, 점점 예외적인 존재가 되어 가는 아티스트를 찾고 있다. 그 리스트에는 다양한 아티스트가 존재하지만 유독 힙합 뮤지션이 눈에 띈다. 패션계를 호령하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 에이셉 라키(A$AP Rocky),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를 필두로 위즈 칼리파(Wiz Khalifa),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레이디 레셔(Lady Leshurr), 엔젤 헤이즈(Angel Haze) 등의 신예 스타일 아이콘이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다.






8a1e0427d7df66897cb3c2c077bed558--fashion-killa-male-fashion.jpg


그리고 이런 스타일 아이콘의 옆에 항상 자리한 24살 청년이 있다. 바로 스타일리스트이자 모델,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안 코너(Ian Connor)이다. 열 두 번째 화에서는 셀러브리티들의 패션 파워를 더욱 막강하게 서포트해주는 조금은 변두리 그러나 그들만큼 유명한 그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그의 인생, 패션 행보에 대해 살펴보며 훗날 우리에게 전해지는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것은 패션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많은 부분을 시사할 수 있을 것이다.






ian connor wiz, vari.jpg

▲ 위즈 칼리파와 이안 코너(좌), 오프 화이트 남성복 컬렉션에서 버질 아블로에게 돌발행동을 한 이안 코너(우)


그는 18세가 되던 해 뉴욕으로 건너오며 패션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기 시작한다. 힙합 아티스트가 즐겨 보여주는 하이앤드와 스트릿 브랜드의 믹스매치에 관심이 많았던 이안 코너는 자연스레 그 주위를 맴돌게 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위즈 칼리파의 눈에 띄며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는 아티스트의 스타일링을 비롯하여 각종 SNS, 스트리트 패션 씬의 첨예한 화두로 떠오른다. 입은 옷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팔려가기 시작했으며 젊은이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유행을 주도한 셈이다. 또한 그는 에이셉 라키로 대표되는 크루 에이셉 몹(A$AP Mob)의 일원이기도 하다. 친분이 있던 브이론(VLONE)의 디자이너기도 한 에이셉 바리(A$AP Bari)의 추천으로 합류하게 된 그는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에이셉 라키의 마음 또한 사로잡는다. 에이셉 라키는 그의 영향력을 두고 ‘젊은 세대의 왕’이라고 까지 칭했다.






ian connor yeezy.jpg

▲ 이지 컬렉션 시즌 1(좌), 이지 컬렉션 시즌 3(우)


그렇게 내로라하는 셀러브리티, 힙합 뮤지션과의 돈독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던 이안 코너는 오프 화이트(OFF-WHITE)의 버질 아블로(Virgil Abloh)의 추천으로 힙합 뮤지션의 패션 영역의 정점에 있던 칸예 웨스트와 만나게 된다. 이안 코너는 이 당시 아디다스(adidas)와의 새로운 파트너 쉽 체결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이지(YEEZY) 컬렉션에 모델로 서게 되는데, 165cm의 단신이지만 누드 톤의 보디 슈트와 집단 도열이라는 파격적인 컨셉과 함께 적절히 어우러지며 성공적인 모델의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컬렉션 장에서 담배를 피우던 그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ian connor revenge storm.jpg

▲ 이안 코너가 전개하는 리폼 브랜드 리벤지 스톰


이안 코너는 위즈 칼리파, 켄달 제너(Kendall Jenner), 카일리 제너(Kylie Jenner),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 등의 스타일링을 직간접적으로 도와주었고, 오프 화이트, OVO, 많은 브랜드의 객원 디자이너 그리고 최근 시베리아 힐스(Siberia Hills), 반스 운동화를 리폼해 만든 리벤지 스톰(Revenge X Storm) 브랜드를 전개하며 활동 중이다.






ian connor.jpg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실 이안 코너에 대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그가 보여주는 행보가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많은 부분을 시사한다고 생각해서다. 어떻게 보면 8할 이상이 ‘감각’에 의존하는 스타일링이라는 작업은 애매모호함을 동반하며 더 나아가 그에 수반되는 딜레마를 가져온다. 과연 우리는 감각 그 하나만으로 이 시대의 패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그러기엔 사회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거쳐야 할 현실적인 산은 우리에게 너무나 높다. 그러나 그는 오로지 그의 패션에 대한 관심과 감각만으로 정상의 아티스트와 활동하며 관계를 맺고 있다. 그것이 인맥인지 자신의 오롯한 실력인지는 아직 정확히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떻게 보면 구조의 문제일 수도 있다.






1452798267_6017a46e0dd501a2dbeff5ec3461bc45.jpg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 그런 그를 마냥 ‘젊은이들의 왕’이라며 칭송할 수 있을까? 최근 그는 SNS 디스전, 직설적인 표현과 가감 없는 표현들로 인해 많은 구설에 오르고 있다. 또한 2016년 6명의 여성에게 성추행 혐의가 불거지기도 하였다. 표현에 있어 금기라는 선을 그으며 모든 논의를 자신이 설정해놓은 윤리적인 틀 위로 가져가려는 경향은 옳지 않다. 하지만 그의 행동들이 예술이라는 틀 안에 용인되어야 하며 과연 우리가 말하는 멋의 기준이 될 수 있는지는 약간의 의구심이 든다. 혹여나 자신의 삶이 자유로움이라는 무책임한 틀 안에서 모든 것의 기준이 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웃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자각 없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반기를 들며 올곧이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기를 하는 마음이다.


이안 코너는 구설수로 하차한 이지 컬렉션을 이어 리벤지 스톰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 질문. 앞으로 그의 행보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그를 통해 구조의 문제, 어른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의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에 꽃이 필지 아니면 젊은 시절 한 청년의 치기 어린 행보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글 l MANGDI

Comment '14'


  1. update

    What’s Reebok ③ Reebok X Collaboration

    조회수55 댓글0
    Read More
  2. update

    서울에 상륙한 저스틴 비버의 투어 컬렉션 시즌 Ⅱ

    조회수17417 댓글7
    Read More
  3.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⑫이안 코너

    조회수14390 댓글14
    Read More
  4. 트래비스 스캇: 뮤비에서 어떤 룩을?

    조회수3942 댓글3
    Read More
  5. What’s Reebok ②Reebok X Artist

    조회수6284 댓글1
    Read More
  6. [패션] 플레이보이 카티: SNS에서 어떤 룩을?

    조회수6364 댓글11
    Read More
  7. [기획] What’s Reebok ①Reebok X History

    조회수5028 댓글1
    Read More
  8. [기획] 푸마와 위켄드의 극적인 만남, ‘PUMA XO ...

    조회수5344 댓글3
    Read More
  9. [기획]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⑪17/18 시즌을...

    조회수8660 댓글3
    Read More
  10. [기획] 에이셉 라키: 새 뮤비에서 어떤 룩을?

    조회수9361 댓글11
    Read More
  11. [기획] 90년대 팝 컬처를 새로 신다. Club C Ove...

    조회수3232 댓글5
    Read More
  12. [기획]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⑩눈여겨 봐야 ...

    조회수7007 댓글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 23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