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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⑨정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정석’이라는 말은 나에게 항상 불편한 존재였다. 학교에 다닐 때나 사회에 나온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 대학에서 시작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션에 관해서도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것이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패션’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내 시선이 담겨있다. 결코 부정적인 면이 화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패션관을 조금은 '틀어서' 보자는 취지이다. 그게 또 재밌기도 하고. 우리는 어쩌면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오히려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얻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는 이런 부적응자들의 지옥에서 작은 공감을 갈구하는 소심한 끄적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연재될 연재물임을 알려드립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 중 가장 빈번한 것이 뭐냐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청소’라 답할 것이다. 하루 시간 대부분을 나도 모르게 주변을 정리하고 깨끗하게 하는 것인데, 언제부터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 그러나 청소를 하며 머릿속 명령이 닿을 수 있는, 일종의 약속한 거리가 만들어져야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직관적으로 정리가 잘 되어있는 공간은 고도의 집중력을 때로는 기발한 창의력을 발휘한다고 위안 아닌 위안을 하면서 말이다.


나에게 소위 말하는 방 청소와 집 청소는 대게 단순했다(물론 닦은 후에 쓸어야 한다는 청소 방법을 전해 듣고 충격에 휩싸였었다). 이것은 쓸고 닦기, 위치 조정의 반복이라 볼 수 있었는데 이런 청소와 달리 옷장 정리는 나에게 항상 난제였다. 옷에 대한 애정과 고도의 스킬을 요구하는 이 작업이 나에겐 영 어색한 분야였다. 옷장 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숨 쉴 틈 없이 좁아졌고 어떤 옷을 찾고 꺼내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기도 했다. 약속한 거리가 없어진 셈이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옷을 잘 정리한다는 것과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믿는다. 옷이 존재하는 공간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선택에 있어 매우 효율적이며 때론 창의적이다. 그리고 옷장을 정리하는 것만으로 옷들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또한, 초심자 단계로 불리는 걸려있는 옷에 덮개를 씌운다든지 신고 온 신발을 매일 닦아주는 방법들마저 ‘애정’이라는 제일 중요한 감정이 담겨있다. 


그래서 이번 화에서 옷에 관한 ‘정리 노하우’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곳저곳 수소문해 쌓아놓은 정보와 프로들의 영업 비밀들까지. 결벽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한다.




TIP. 옷장 정리의 큰 틀

◎ 우선 옷을 걸 것인가, 갤 것인가를 선택한다. 걸기와 개기 중 개기를 중심으로 수납한다.

◎ 구획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구획이 잘 나눠진 배는 어떠한 파도에도 휩쓸리지 않는다.

◎ 버리는 것, 꼭 있어야 할 물건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냉정해져야 한다(대게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것들이지만 나에게 필요 없다면 과감해지는 것이 올바르다).

◎ 의류는 상의(셔츠, 스웨터 등) → 하의(바지, 스커트 등) → 아우터(재킷, 슈트, 코트 등) → 양말 → 속옷 → 가방 → 액세서리(머플러, 벨트, 모자 등) → 이벤트 물건(수영복, 목욕 가운 등) → 신발 순으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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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의 정리법


상의는 선반 위주로 정리한다. 니트, 톱, 드레스, 스웨터, 캐시미어 혹은 면 카디건과 풀오버, 면 티셔츠 등은 주름을 최소화하기 위해 깔끔하게 개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스포츠웨어나 스판덱스 소재의 옷들은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것이 쉬우므로 역시 접어서 보관한다. 여기서 옷은 완성된 모양이 직사각형이 되게 포개는 것이 아닌 세워서 수납하는 것이 중요하다(일본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옷이 잘 세워지는 느낌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셔츠는 구김 방지를 위해 걸어두는 것이 좋으며 단추를 모두 채우는 것이 셔츠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앞쪽부터 명암이 밝은 것부터 명암이 어두운 순으로 정리해야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또한 컬러별(그러데이션)로 정리하면 직관적으로 정리가 잘 된 듯 보이나 용도와 스타일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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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나 티셔츠는 옷걸이에 걸지 않는 게 좋은데 섬유의 특성상 늘어남이 심하기 때문이다니트는 펼쳐 해충 방지와 습기를 잡기 위해 신문지 1~2장 정도를 옷 중앙에 겹치고 양팔 부분을 신문지를 껴안는 듯 같은 비율로 접은 다음 뒤부터 살살 말아 보관한다(면 티셔츠는 같은 방법을 이용하되 말아 올리는 것이 아닌 접어 마무리한다. 단 여기서 신문지는 없어도 무방). 니트는 보관 전 스팀다리미로 증기를 쐬어주면 정전기가 훨씬 덜하다. 후디도 니트와 비슷한 방법으로 정리하는데 차이점은 마지막 말아 올린 부분을 모자 속으로 넣고 흘러나온 부분을 손으로 모아 다시 모자 속으로 넣는다(일명 만두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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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의 정리법


하의 또한 옷걸이보다 선반에 개어 보관하는 것이 공간 활용에 좋다. 바지는 펼쳐 반으로 접는데 이때 앞 지퍼의 박음질 부분을 손으로 잡아 앞으로 쭉 빼준다. 바지 아랫단을 1/3씩 두 번에 걸쳐 접고 조금 남긴 허리 부분을 밑단 방향으로 접는다. 마지막으로 반을 접어 고무줄로 끼우면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반바지도 동일). 청바지를 걸어서 보관할 경우 바지의 하중에 의해 주름이 변화하여 물 빠짐이나 색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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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슬랙스나 정장 바지는 양쪽의 옷감이 비교적 균등하게 걸리기 때문에 밑단부터 올려 옷걸이 뉘듯 걸어두는 것이 좋다. 여기서 포인트는 바지를 '거꾸로' 걸어야 한다는 것인데, 허리와 엉덩이 쪽의 하중이 바지가 곧게 펴지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옷걸이의 끝을 아랫부분으로 휘게 하고 바지가 걸리는 중간 부분을 위쪽으로 평평하게 만들면 옷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덜해 구김을 완화 시킬 수 있다. 주름 제거가 급할 때는 벨트를 바지에 걸어 두는 것도 좋다. 여기서 분무기로 약간의 물을 뿌려주는 것 또한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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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우터 정리법


아우터 보관의 기본은 옷걸이다. 둥글고 굵으며 어깨 폭이 맞기까지 하면 더 좋다. 소재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무 옷걸이가 제격이다. 또한 셔츠와 같이 단추를 모두 채우면(셔츠와 달리 목둘레의 깃을 세운다는 차이가 있다) 입었을 때의 형태가 유지 된다.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옷을 걸면 공간이 조금이나마 넓어져 더 많은 양을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길이가 긴 것부터 짧은 순으로 거는 것이 중요한데, 훨씬 정돈돼 보일 뿐 아니라 길이가 짧은 옷의 아랫부분 활용이 가능하다. 길이별 정리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재킷과 바지, 재킷과 스커트 등의 한 벌 옷은 상⦁하의를 한 번에 걸 수 있는 옷걸이를 이용해 수납해야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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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코트는 먼지가 잘 쌓이기 때문에 뒤집어서 보관하며 드라이클리닝 이후에는 기름기 제거를 위해 하루 정도 말려주는 것이 좋다. 패딩류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압축 팩을 이용한다. 옷걸이에 걸어 둘 경우 솜이 아래로 뭉칠 수 있다. 만약 압축 팩이 없다면 옷을 말아가면서 최대한 부피를 줄인 뒤 상자 혹은 서랍에 넣어 정리한다. 입기 직전 가볍게 두드려주면(페트병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원래의 형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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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타 정리법


양말과 스타킹(레깅스)은 직사각형 모양이 되도록 개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우리가 흔히 정리하는 방법인 ‘동그란 감자 모양’이 나와서는 안 된다. 소재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인데, 묶어 보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하지 말아야 할 방법이다. 양말과 스타킹(레깅스)의 올바른 정리 방법은 양발 부분을 모아 하나로 만든 다음 양쪽 끝부분을 적당한 크기로 접어서 허리 부분 혹은 목 부분에 집어넣어 보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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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장은 덮개가 있는 제품이 아닌 서랍 형태가 좋다. 넥타이는 말아서 보관하는 것이 깔끔하나 형태의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두께가 있는 옷걸이나 전용 걸이에 걸어주는 것이 좋다. 모자는 신문지를 느슨하게 구겨 머리 부분에 넣은 후 선반에 보관한다. 제습제 사용도 중요하다. 옷에 있어서 습기는 악취와 소재 손상을 불러일으킨다. 종이컵에 베이킹소다를 담아 휴지로 덮은 뒤 고무줄로 고정하여 천연 제습제를 만든 뒤 서랍 및 옷장 곳곳에 놔두면 의류들을 쾌적하게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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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곤도 마리에(Marie Kondo)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선풍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설레는 매일, 설레는 인생을 사는 것. 그것이 정리를 통해 얻는 최대의 효과라고 전하는 그녀의 말이 현대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행복한 것이라는 이전 세대의 생각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부적응자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던 곤도 마리에(그녀는 정리에 대한 스트레스로 기절하기까지 했다고)는 <타임>이 뽑은 2015년 100대 인물에 들기도 하였고, 미국에서는 그녀의 이름이 정리를 뜻하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물품들의 각을 맞추고 하염없이 청소하는 이들을 아니 꼽게 보는 시선 또한 많이 달라지고 있다. 


서문에서 우스갯소리로 ‘결벽’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위의 일련의 행동들은 사실 결벽이라 보기는 어렵다. 단지 더러움에 대한 반항심이 아닌 좋아하는 물건이나 설레는 물건을 찾아내는 긍정적인 경험 그리고 사고와 판단력을 키워 인생을 바꾸는 일종의 자기 계발 또는 심리 테라피일 수 있다. 정리를 위해 필요한 도구들 또한 중요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하지만 상황과 관계를 와해시킬 수 있는 상황들 즉, 원칙만 있고 예외가 없는 사람이 제일 위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한다.



글 l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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