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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2017.03.19 20:58

블랙넛에 관하여 (장문)

조회 수 5834 추천 수 31 댓글 50

1.

 

얼마 전 블랙넛에 관해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원래 이런 래퍼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힙플 자녹게에서 김콤비로 활동한 이력도 알고 있었고요. MC 기형아 시절부터 커리어를 따라잡지 못했는데, <쇼미더머니4>에 출연해 이런 저런 스캔들을 빚었단 소식을 들었죠. 작년 초 'indigo child'에 참여하며 선정적 가사로 또 한 번 논란이 된 것도 접했습니다. 그 이상 그의 노래를 듣지 않았는데, 우연한 계기로 전곡을 찾아 들었습니다. 그리고 블랙넛에 관해 생각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그가 어떤 이슈에 연관된 적은 없지만, 그가 지닌 캐릭터와 스탠스가 한국 힙합 씬의 중요한 의제를 건드린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블랙넛의 음악은 여러모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블랙넛은 일베 래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그렇게만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가사가 출중했습니다. 보통 리스너들이 평가하는 깊은 가사와는 전혀 다르지만, 표현이 뒤통수를 치고 주제를 포착하고 접근하는 각도가 참신했습니다. 특히 '배치기'는 나름의 서정성과 특유의 재치를 조합해 러브 스토리를 색다르게 풀어가는 방식이 압권이었습니다. 많은 10·20대가 현실에서 겪을 법한 소심한 짝사랑을 실감나고 디테일하게 풀었더군요. ‘가가 라이브도 인상적이었어요. 디씨와 라이브 채팅이라는 인터넷 문화를 마치 한 편의 토막극 같은 이야기로 꾸몄더군요. 이 두 노래는 블랙넛이 지닌 호소력을 설명해줍니다. 블랙넛의 노래가 품은 정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자조입니다. ‘모솔’(블랙넛의 표현으로는 아다’)에 키 작고 못생기고 사회성 없는 백수 신세에 인터넷 쓰레기장에서 뒹굴며 패드립이나 치는 잉여의 감수성 말입니다. 블랙넛은 이 정서를 의식적으로, 적극적으로 캐릭터화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블랙넛은 한국 힙합은 물론 힙합이란 장르 음악의 역사 안에서도 희소한 캐릭터입니다. 이렇게 비유할 수 있어요. 세상의 모든 힙합 트랙은 내 남근이 이만큼 크다고 과시하는 노래입니다. 내가 더 잘 나간다, 내가 더 여자 많이 만난다, 내가 더 멋지다. 반면 블랙넛의 힙합은 내 남근이 이렇게 초라하다고 스스로를 풍자하는 노래입니다. 이런 자조의 정서는 설령 블랙넛이 스웨거 가사와 욕설로 점철된 가사를 쓸 때라도 그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 오기와 열등감에 기인한, 그것의 반동으로 인한 자기 과시를 연출합니다. 이런 특징을 집약하는 것이 그의 데뷔곡 빈지노입니다. ‘멋진 남근을 가진 스타 MC처럼 되고 싶은 나의 열등감을 컬트적 언어 묘사로 그려냈지요. 더 콰이엇의 기성곡 비트를 가져다 쓰고 나레이션 부분의 믹싱을 조악하게 하며 자녹게 출신 MC의 정체성과 그것이 품은 결핍감을 은연중에 노정했고요. 이건 동시대 한국사회 젊은이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청춘이란 낱말의 푸르른 이미지는 너덜해진지 오래입니다. 청년 실업난과 불안정 노동, 높은 부동산 가격은 10년이 넘은 해묵은 난제입니다. 젊은 세대에게 가정을 꾸리고 내 집을 장만하며 어엿한 남근으로 자립하는 건 요원한 미션이 되었습니다. 성비 불균형 현상으로 인해, 현재 20대 남성의 10% 이상이 짝을 찾을 수 없는 잉여 남성이죠. 이런 연애/결혼난, 경제난이 화학 작용해 태어난 것이 데이트 비용을 더치페이하지 않고 어장관리로 날 농락하는 김치녀에 대한 증오입니다. 이런 루저 정서, 그러니까 아다정서가 출현하는 곳이 동년배 남성들의 말과 의식을 연결해주는 인터넷입니다. 블랙넛은 동년배 남성들의 분노와 열패감을 일베와 디씨의 인터넷 하위문화 코드를 통해 음악적 캐릭터로 만든 케이스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굉장히 리얼하고 현실의 보편성과 밀착된 MC인 셈이지요. 아마도 이 점이 블랙넛이 적지 않은 20대 남성들에게 지지를 받는 이유가 아닐까 해요.


하지만 블랙넛의 노래를 이렇게만 정리할 순 없습니다. 그가 동년배들의 자조적 정서를 그리거나 인터넷 하위문화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윤리적 기준을 월장하기 때문입니다. ‘8만원배치기’ ‘가가 라이브가 일베/디씨 코드의 순화되고 센티한 판본이라면, 나머지 노래들은 그 문화 안에 농축된 혐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노출합니다. 주지해야할 사실은 그가 패드립과 쌍욕을 뱉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건 아니란 점입니다. 그는 사회적 맥락과 윤리적 성격으로 인해 함부로 다루어선 곤란한 대상을 모욕합니다. 논란이 된 ‘indigo child’에서 '김치녀'라는 한국여성 혐오표현을 썼고, 키디비의 실명을 거론하며 나는 니 사진을 보며 마스터베이션을 했다고 말했지요. 'higher than e-sens'에서는 자신이 힙합 거목 타이거 JK보다 대단한 존재라고 뽐내는 비유를 쓰려고 윤미래를 성적으로 모욕했습니다. “니가 진짜 걱정하는 건 추락하는 니 위치지 아니잖아 세월호의 진실이란 가사도 그렇습니다. 블랙넛이 소속된 JM 사장 스윙스도 그렇고, 많은 장르 팬이 세월호가 아니라 MC 메타를 디스하는 가사라고 두둔하는 걸 보았는데요.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가사 안에 그런 맥락이 명확히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주어를 비우고 디스한다면 MC 메타를 넘어 세월호를 애도하는 모든 사람의 위선을 잠재적으로 겨냥하는 효과가 일어납니다. 다른 모든 걸 떠나, 고작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비방하기 위해 무수한 인명이 희생된 재난 사고를 함부로 들먹이는 건 경솔한 태도죠. 저 가사를 세월호 유족들이 들었을 때 심기가 편할 수 없다는 건 자명하지 않습니까. 이 가사들의 문제는 현실의 누군가에게 구체적 폭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점이 본토 힙합에서도 사회적 약자, 동성애자와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이 성찰의 대상이 되곤 하는 이유이고요. ‘펀치라인 애비2’는 듣고 있자니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더군요. 끊임없는 육두문자의 향연 속에, 여성의 성기를 멸칭으로 거론하고 내 곤조와 재치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여성의 성을 능욕합니다. 'MC 기형아' 시절 발표한 노래들은 차마 찾아들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만뒀습니다.



2.

앞서 블랙넛의 자조의 정서가 품은 호소력을 길게 설명했습니다만, 그가 같은 입으로 쏟아내는 혐오의 정서는 그것과 결코 별개가 아닙니다. 디씨/일베 문화에 깔려있는 혐오 코드의 본질은 내가 약하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우거나, 그것을 보상받기 위해 나보다 약한 자를 짓뭉개고, 내 삶의 불만족스러움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거나, 타인에 대한 혐오를 자기 연민으로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이 점이 사회가 어려워질수록 약자에 대한 폭력이 만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치녀같은 혐오표현도 연애와 결혼이 어려워진 사회 현실을 반영하며 나타났다는 사회학적 분석이 통설이지요. 블랙넛이 동시대 젊은이들의 현실을 대변한다고 할 때, 그건 그 자체로 가치가 있거나 정당한 일이 아닙니다. 그가 어떤 종류의 시대상을 대변하고 있는지, 그것을 필터없이 옮겨 뱉는 행동이 올바른 것인지 평가가 필요하지요. 블랙넛에 대한 여론은 중간 지대없이 두 패로 갈려 있는데요. 일베 래퍼라며 배척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에게 온정적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젊은 남성들과 힙합 장르 팬들이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힙합 커뮤니티 게시판의 지난 여론 등을 찾아본 결과, 블랙넛을 옹호하는 논리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예술 혹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이고요, 하나는 블랙넛은 우리가 사는 현실을 말할 뿐이다입니다. 더 자세히 나누면 1) 에미넴은 들으면서 왜 블랙넛만 욕하냐 2) 영화의 폭력성은 비난하지 않으면서 왜 음악에는 까다롭게 구냐 3) 블랙넛의 혐오표현은 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다 4) 블랙넛은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꺼내는 용기 있는 MC다 입니다.

 

1) “힙합은 원래 그런 음악이다라고 말하는 분이 많습니다. 마약과 범죄와 폭력을 다루는 불온한 장르라는 거지요. 에미넴의 가사는 블랙넛 보다 더 하다는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에미넴은 ‘slim shady’ 앨범부터 전 부인을 살해하는 가사로 끔찍한 상상력을 발휘했죠. 그런데 에미넴이라고 비난을 듣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의 가사에 실린 여성혐오는 데뷔 이후 꾸준하게 질타 당했고, 위험 수위에 이른 디스 가사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가령 ‘Encore’에 실린 ‘Just Lose It’의 가사와 뮤직 비디오에서 마이클 잭슨에 관한 세간의 구설수를 인용해 그를 신랄하게 조롱했지요. 여기에 대해 마이클 잭슨 본인과 그의 팬들, 스티비 원더 같은 가수까지 부도덕한 모욕이라 항의했습니다. 다들 아시는 힙합 매거진 소스지 사장도 곡 활동을 중단하고 마이클 잭슨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여성은 사회적으로 성희롱과 성폭력에 노출된 열세적 지위에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 같은 남성 셀렙이 아닌 키디비와 윤미래 같은 여성 가수에 대한 모욕은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블랙넛은 ‘indigo child’를 향한 여론의 비난에 응답한 ‘part 2’에서, “black music은 좋은데 black’s music은 싫대라고 했습니다. 장르의 관습을 밀고 나갈 뿐인 자신에 관한 이중 잣대를 꼬집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리에 맞는 항변이 아닙니다. 장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개념이고, 개별 작품의 장르에 대한 자의식과 성찰의식, 장르 소비자의 피드백이 변화를 추동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힙합이 사회 위에 있는 예술이 아니라 사회 속에 있는 예술인 이상, 자신의 관습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쳐나가는 것이 한 과제겠지요. 블랙 뮤직의 장구한 역사를 보았을 때, 여성혐오가 장르의 알파요 오메가인 것도 아닙니다. 90년대에 등장한 소위 네오 소울은 힙합의 남성 우월주의에 대해 성정치에 입각한 음악적 비평을 개진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가령 인디아 아리의 ‘video’, 남성 래퍼를 꾸미는 배경으로 여자들의 헐벗은 몸을 전시하는 힙합 MV의 클리셰에 대해 나는 당신이 비디오에서 보던 여자들과 달라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2) 블랙넛의 콘텐츠를 담은 유튜브 영상 댓글창을 보면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졸업앨범을 왜 그렇게 욕하는 거냐. <악마를 보았다> 같은 영화를 봐라. 그런 영화들의 폭력성이 더 심각하지 않느냐.” <악마를 보았다>는 개봉 당시 목적의식이 보이지 않는 황폐한 폭력성으로 평단에서 비판이 제기된 영화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작년에 개봉한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폭로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인데, 피해자들이 당한 성적 착취를 선정적 볼거리로 전시했다는 논란에 직면했습니다. 이 또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제기되는 비판이지요. 영화 이론에 관해 조금만 견문이 있다면 영화란 매체에서 재현의 윤리가 얼마나 첨예하고 중요한 의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폭력이란 의제가 한층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각각의 예술이 품은 자질에 따라 윤리적 원칙에 대한 책임이 강조된다는 뜻입니다. 영화는 극장과 집처럼 고정된 장소에서 감상하기 마련이지만, 음악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고 어디서나 울려 퍼집니다. 그만큼 전파력이 강한 예술이므로, 메시지를 넓게 퍼트릴 수 있고 시대의 공기를 즉각적으로 반영합니다. 예술에는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지만 자신의 표현에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책임 질 것이 요구된다는 말입니다. 만약 <악마를 보았다> 같은 영화를 정부에서 가위질하거나 개봉을 금지한다면, ‘검열로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리뷰와 비평, 여론 같은 또 다른 표현의 자유로 견제하는 건 어디까지나 정당합니다. 예술의 수준과 품격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지요. 영화 평단 같은 경우 이런 비평 담론이 오래전부터 활성화됐고 양질의 논의가 축적돼 있습니다. 블랙넛의 음악을 영화와 비교했을 때 문제 되는 것이 있다면, 한국 음악계에는 이런 쟁점에 관해 제대로 된 비판이 부족할뿐더러 음악 팬들이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며 논의의 진행을 막을 만큼 담론의 질이 낮다는 것뿐입니다.

 

3) 힙합 LE 게시판에서 블랙넛을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의 음악에 일베식 혐오 코드가 있다 하더라도, 그건 블랙넛 혼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 아니냐.”는 글을 읽었습니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저 혼자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를 사는 개인들의 책임이기도 하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개인은 사회에 의해 영향을 받는 존재이지만, 그 나름의 판단과 행동으로 사회 문제를 가중하는 데 몫을 보태기도 합니다. 만약 힙합 LE에 잠입해서 세월호 유족을 모욕하는 글과 홍어라는 말을 쓰며 분란을 일으키는 일베 유저가 있다고 합시다. 문제는 그 사람 개인이 아니라 일베를 낳은 세상이니까 여러분은 그 유저를 못 본 체 할 수 있나요? 블랙넛은 일개 네티즌이 아니라 자신의 노래를 세상에 발표하는 창작자입니다. 이제는 행사장에 빈번하게 초대받는 유명 가수이지요. 이런 특권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노래가 지닐 수 있는 영향력에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인터넷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닐 법한 김치녀의 젖같은 표현을 필터 없이 쓰는 건 위험합니다.

 

4) 블랙넛에 관한 옹호 중에 가장 난감한 건 그를 용감하고” “진솔하다고 높게 평가하는 것입니다. 블랙넛은 ‘indigo child’에서 너넨 이런 말 못하지, 그저 숨기려고만 하지라고 말하는데, 자신의 가사를 위선을 깨트리는 당당함 쯤으로 이해하는 모양입니다. 스윙스 또한 블랙넛은 남들이 말하지 않는 자신의 치부까지 까발리는 진정성 있는 래퍼라며 추켜세웠지요. 한심하고 어리석은 소견입니다. 사람들 시선과 평판 같은 압력을 무릅쓰고 있는 그대로 의중을 말하는 것이 용감한 행동일 때가 있습니다. 가령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진실과 소신을 밝힌다면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논란에 오르는 블랙넛의 말은 어둡고 추한 말입니다. 그런 말을 뱉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수는 있습니다. 어떤 사회적 금기를 넘어서는 행동이고 사람들이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이건 두렵기 만한 게 아니라 짜릿한 일이죠. 누구나 말하고 싶다는 욕망이 뱃속에서 끓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과 주장을 드러내길 원하죠. 그것들을 하나씩 차례로 다 뱉었을 때 마음의 대장에 들러붙어 남는 찌꺼기가 저런 추한 생각입니다. 말은, 내가 말하는 순간에도 나만의 것이 아닙니다. 나의 말은 듣는 사람에게 가닿아 그의 내면과 부딪힙니다. 서로에게 상처와 모욕을 주려고 작정할 때 말은 어떤 무기와 연장 못지않은 흉기가 되지요. 사람들이 함부로 말을 뱉지 못하는 건 말의 폭력을 규제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내면화하는 도덕과 윤리의 효과입니다. 이런 사회적 금기를 짓뭉개고 막말을 일삼을 때 얻는 짜릿함이 배설의 쾌감입니다. 게다가 그런 게 재미있다며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블랙넛이 일베와 디씨의 정서를 공유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영웅시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무엇이 용기 있다는 말입니까? 그건 용기가 아니라 마음의 아랫도리를 벗어젖히는 노출증일 따름입니다. 그게 용기라면 지금 한국에서 가장 용감한 집단은 어버이연합이고 세계에서 가장 용기 있는 정치인은 트럼프겠지요. 누구라도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천한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치녀의 젖같은 말을 많은 사람 앞에서 하는 건 망설여질 겁니다. 그건 위선도 아니고 비겁함도 아닙니다.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화 과정을 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밖에 없는 망설임이고, 그것이 자연스럽고 솔직한 반응입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보란 듯이 내뱉는 건 억지스런 위악이고 관심과 이목을 끌기 위해 계산된 기행입니다.



3.


어릴 적 다툼을 벌이고 들어올 때 마다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 아이가 너보다 힘이 센 아이였냐 약한 아이였냐, 너보다 약한 사람과 싸우는 건 괴롭힘이다, 싸움은 항상 너보다 강한 사람과 해야 한다라고요. 저는 지금도 이 말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로 주먹을 휘두르지 마라는 온갖 풍자와 조롱을 연구하는 미국 스탠딩 코미디 업계의 불문율입니다. 사회적 약자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항의할 권력 자원을 충분히 소지하고 있지 못합니다. ‘표현의 권력을 가진 예술가들이 아픔에 빠진 사람들, 불평등한 지위에 놓인 사람들을 겨냥하는 건 비겁합니다. 블랙넛의 디스코그래피를 훑어보면 이 점에서 의미심장합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놓은 노래들은 비교적 수위가 통제되어 있습니다만, 최근작으로 갈수록 표현이 흉악해집니다. 대중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 <쇼미더머니> 출연 등을 거치며 유명세와 지지층을 얻게 된 변화와 무관하다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저는 블랙넛에게 적절한 비판을 가하는 게 중요다고 생각합니다. 장르 아티스트들의 지지기반을 이루고 활발하게 피드백을 제기하는 장르 팬들도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블랙넛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쇼미더머니4 심사 번복 영상도 보게 됐습니다. 산이와 버벌진트의 면전에서 삿대질을 하며 논리 정연하게 디스 하는 블랙넛의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보고 있는 저까지 통쾌한 기분이 들더군요. 대부분의 사람은 억울한 처사를 당하고도 불이익이 두려워서, 그 사람이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서 할 말을 삭히기 일쑤니까요. 저는 그 모습을 보고 블랙넛이 결코 숫기 없고 소심한 인물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저 상황이 통렬한 감흥을 안겨 준 건 나 보다 강한 상대에게 꽂은 말의 일침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이거 저거 다 '좆 까고' 할 말은 하는 힙합의 IDGF 정신의 진수라고 생각합니다. 블랙넛이 자신의 강단과 곤조를 유익한 방향으로 발휘한다면 좋겠습니다. 재치를 잃지 않으면서 윤리도 포기하지 않는 선을 영리하게 찾길 바랍니다.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힘을 줄 수 있는 가사를 쓰는 것 말입니다. 적어도 나 보다 약한 사람에게 모욕을 주진 않았으면 좋겠군요.

 

어둠을 들여다보는 것은 예술이 지닌 특권입니다. 하지만 어두움에 사로 잡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이끄는 것이야 말로 예술이 선사할 수 있는 진정한 감동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배치기같은 노래를 들으며 그런 공감과 위로의 힘을 맛보았겠지요. MC는 세상을 향해 말을 퍼트리는 직업입니다. 그 행위가 지닌 가능성과 무거움을 자각하길 바랍니다.

Comment '50'
  • profile
    title: Action Bronson골든프리저 2017.03.19 21:06
    모처럼 긴 글 다 읽어 봤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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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19
    수고로웠을텐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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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뎁후 2017.03.19 21:25
    잘읽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글이라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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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19
    가능한 정돈된 방식으로 논지를 풀려고 했는데 의도가 전달된 거 같아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송갈삼 2017.03.19 21:34
    잘 읽었습니다~ 글 정말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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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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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onPhd 2017.03.19 23:03
    장문이지만 지루하지 않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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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0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profile
    title: 2Pac예리 2017.03.19 23:04
    긴글은데 몰입도도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다 읽었네요 글솜씨가 정말 좋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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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0
    말씀 감사합니다-
  • profile
    ashxx 2017.03.19 23:30
    제가 생각을 이어가길 포기했던 많은 부분들을 적어 주셨네요.
    뭣보다 모처럼 만난 따스한 글이라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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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2
    저도 다른 분들과 생각을 공유해보자는 의도로 적었습니다. 공감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 profile
    title: Nas지노창 2017.03.20 00:04
    다 읽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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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2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 profile
    title: Snoop Dogg태풍 2017.03.20 00:23
    스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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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2
    감사
  • profile
    title: JAY ZA델피 2017.03.20 00:26
    요즘 음악이 다 좋아서 잊고있었는데 이렇게 블랙넛을 홍보해주시네요. 덕분에 다음앨범 기대되네요 ㅎㅎ 블랙넛답게 더더욱 파격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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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3
    블랙넛이 음악을 하지 못하게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고 MC로서의 재능 자체는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이 홍보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저는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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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코에몽 2017.03.20 01:02
    MC 기형아 시절 곡들은 들어보지 않으셨다길래 말씀드리는데 외출하기 전이나 두려워 같은 건 한 번쯤 찾아들어볼 만 합니다ㅇㅇ 저는 저 곡들 듣고 블랙넛 캐릭터에 많은 관심이 생겼네요.
    블랙넛이 자기가 가진 강점은 잃지 않으면서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는 법을 익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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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25

    말씀하신 곡들을 한 번 찾아들어봐야 겠네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통 저런 캐릭터는 자극적인 만큼 쉽게 소모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센 걸 내놓아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지기 쉽죠. 그게 바로 포르노 무비의 논리인데, 아무튼 본인이 영리한 타협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생활 이삼년 하고 끝낼 게 아니라면 자신에게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네요. 

  • profile
    2cut 2017.03.20 02:01
    좋은글 잘읽었었습니다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네요
    다만 블랙넛이 적정선을 지키기위해
    그저그런 엠씨가 되는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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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02:17

    사실 그게 제일 힘든 부분이긴 하죠. 표현을 순화하면 아무래도 자신이 미는 자극적 색채가 많이 옅어질테니까요. 최대한 노출도를 높이고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수위를 높게 가져가는 이유도 있을텐데... 결국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표현이 위험수위를 넘는다면 비판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 profile
    title: [로고] Odd FutureHJunPeter 2017.03.20 03:55
    블랙넛이 지금의 팬을 가지고있는건 사실 자녹게시절 곡들때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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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12:39
    그 시절 쓴 가사들이 더 선정적이고 색깔이 선명하니까 영향이 없다고 하긴 힘들겠죠
  • profile
    title: [로고] Odd FutureHJunPeter 2017.03.20 16:38
    그때 20대초반의 찌질한 남자들 감성에 맞는 노래들이 많았었죠
    자녹게 랩퍼들의 마음이나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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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mal 2017.03.20 04:36
    제일 좋아하는 엠씨중 하나이기도 해서 그만큼 뭐가 맞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했는데 글쓴 분의 이야기가 맞는것 같네요 재치를 잃지 않으면서 선을 지키는 래퍼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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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12:40
    넵 동감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글을 읽으신 점 감사합니딘
  • profile
    다수에게 공감을 받을려면 블랙넛의 방법론은 한계가 뚜렷하죠.
    음절마다 공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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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0 16:01
    자신이 가진 여러조건상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기 힘들단 건 자신도 알고 있겠죠. 블랙넛이 빈지노나 콰이엇처럼 세련되고 멋있는 캐릭터는 결코 아니니까요. 그래서 어떤 틈새시장, 자기 음악의 매니아층을 노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그건 상업적 요구일텐데, 그걸 넘어선 윤리적 요구도 포기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요. 길게 보면 그 편이 팬층을 좀 더 늘리고 롱런하는 상업적 요구에도 부합할 거라 보고요
  • profile
    title: Lil WayneBloooming 2017.03.20 20:57
    http://hiphople.com/kboard/9525596
    제가 쓴 글은 아니지만 실례가 안 된다면 읽어보셨으면 해여
    내가 글쓰기 귀찮아서 남의 글이나 퍼날라온 주제에 토론이나 어떤 코멘트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냥.. 좀 답답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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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1 11:39
    네 읽어보았습니다. 반론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cyanic 2017.03.20 22:01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ps 개인적으로 영화계와 달리 우리나라 음악계에는 양질의 논의나 비평, 담론 같은 게 부족하다는 말이 가장 공감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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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1 11:37
    저도 그 점에 평소 아쉬움을 느끼던 터라 말한 것인데 공감하는 분이 있다니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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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꿀꿀 2017.03.20 22:16
    일단 LE에 이런 읽을만한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글쓴님의 주제에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랩을 좋아하지만, 최근 행보들로 조금 꺼리는 면들이 있었는데, 혼란스러웠던 내용들을 깔끔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블랙넛이 좀더 나은 방향으로 본인의 캐릭터를 발휘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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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1 11:39
    사실 게시판 분위기가 다들 소소하고 가볍게 글을 쓰는 듯 하여 너무 긴 글을 올리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할 따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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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The Notorious B.I.G.찬양경배 2017.03.21 12:34
    장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개념이고, 개별 작품의 장르에 대한 자의식과 성찰의식, 장르 소비자의 피드백이 변화를 추동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힙합이 사회 위에 있는 예술이 아니라 사회 속에 있는 예술인 이상, 자신의 관습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쳐나가는 것이 한 과제겠지요.
    이게 너무나 당연한건데 아무도 모르는것같아요...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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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1 13:50
    넵 그 점을 확실히 합의하는 게 힙합처럼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즐기는 리스너들의 과제가 아닐까 해요.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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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Big Pun진짜 2017.03.21 16:18
    그래서 배치기만 듣게 되네요 글은 많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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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1 18:20

    감사합니다- 저도 그 노래는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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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C41+ 2017.03.21 17:38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윤리를 매우 중요시 하는 사회적 환경에 가면을 써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몰상식하고 비윤리적인 사람 앞에서도 말이죠. 감정노동자들이 적절한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각설하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면 윤리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개인을 통제하고, 강요하며, 압박하고 매우 극단적인 스트레스가 되어 쌓입니다. 대중들에겐 그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들 중 일부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비윤리적인 컨텐츠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많은 대중들이 이를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7500만장이 팔려나간 GTA5와 1000만장이 넘게 팔려나간 에미넴의 MMLP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저는 블랙넛의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그의 음악이 잠시나마 통쾌한 일탈의 도구가 되겠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일탈은 다시 사회속의 윤리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트레스 해소의 기능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정상적인 사회화과정을 거친 사람으로써 현실과 컨텐츠의 차이를 분명히 하고 컨텐츠를 인지하는 정상인들에 한해서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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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C41+ 2017.03.21 17:53
    또한 약자와 강자의 규정에서 블랙넛은 영향력있는 래퍼로서는 강자지만 인간으로서는 약자일 수 있습니다. 블랙넛의 음악을 들어보면 인간으로써 약자인 블랙넛의 모습이 떠오르는게 솔직한 제 느낌입니다. 왕따당하고 화장실에서 쳐맞던 에미넴과 참 비슷한 이미지가 한국판 에미넴이라는게 과언은 아닌듯 싶네요. 사족으로 폭력은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것이 아닌 폭력을 당하는 쪽이 약자인 겁니다. 본인께서 규정하시는 약자가 강자에게 폭력을 가한다면 강자는 강자라서 가만히 맞고만 있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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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워너비 2017.03.21 19:23
    말씀하신 의견을 듣자니 좀 더 이야기할 거리가 남은 것 같아, 말씀 중 몇 가지 쟁정을 뽑아서 다소 길게 답하겠습니다.

    1. 윤리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리가 때론 억압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윤리가 왜 필요한지 그것의 가치와 기능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윤리를 지키기 위해 치르는 '비용'에 수긍하거나 거부할 수 있겠죠. 원래 윤리와 도덕은 구분되는 개념인데 여기선 인간이 지켜야 할 올바른 기준이란 의미로 통칭하겠습니다. 윤리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 위해 고안된 규범입니다. 이 세상에 나 혼자 살고 있다면, 다른 사람을 때리지 말라 속이지 말라 훔치지 말라 죽이지 말라고 하는 윤리가 필요 없겠지요. 윤리의 가치와 기능은 사회를 이루어 살 수밖에 없는 동물인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며 사회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기준을 염두에 둔다면, 꼭 필요한 윤리와 '윤리를 위한 윤리'를 구분할 수 있겠죠. 후자의 경우 실익 없이 강요받는 윤리니까 개인의 실존에 억압으로 작용하겠고 우리는 그런 윤리를 꼭 지켜야 하는가에 대해 항의할 수 있을 겁니다. 전자의 경우, 내 행동을 제약하는 억압으로 느껴지더라도 어겨선 안 된다고 쉽게 동의하실 겁니다. 왜냐하면 나의 자유와 쾌락 때문에 남을 해칠 순 없으니까요. 논의를 블랙넛에게 대입해보죠. 본문에도 썼지만, 저는 블랙넛이 뱉는 패드립과 쌍욕, 단순한 음담패설까지 비난하자는 건 아닙니다. 그건 발화 대상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천박한 말에 불과하고 저는 예술에 천박하게 굴 자유가 포함된다고 동의합니다. 하지만 윤미래, 키디비, 세월호에 관한 언급은 실존하는 구체적 대상을 상대로 한 말이지요. '김치녀' 같은 말도 한국 여성이라는 실존하는 집단에 대한 편견이자 모욕이며, 현실의 편견을 가중하며 간접적 차원에서 폭력으로 행사됩니다. 때문에 제가 지적하는 블랙넛의 '비윤리적 가사'에 대해 윤리의 억압이나 폭력을 다루는 예술의 해방감 같은 명분으로 반론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김치녀' 같은 말을 하지말자는 게 과연 그렇게 "매우 극단적인 억압"으로 작용할까요?;

    2. 예술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술은 곧 '재현'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것은 현실에 없는 것을 현실에 불러오거나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현실과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하는 것이지요. 때문에 예술은 상상력의 자유를 허락받습니다. 살인을 하든 폭행을 하든 거짓말을 하든, '허구'이지 '실행'이 아니니까요. 오래전부터 예술이 일탈의 해방구이자 금기를 깨는 실험장이었던 건 이런 맥락에서 입니다. 거기에는 말씀하신대로 감정의 해소와 정화의 기능도 있고 배설의 기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이 현실과 단절된 건 아님을 주지해야하지요. 예술에 앞서 현실이 존재하는 건 분명합니다만, 예술은 현실에 영향을 받고 또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예술의 일탈이 현실의 금기를 무너트리고 윤리의 경계를 재구획하는 방아쇠가 된 사례는 많습니다. 90년대에는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와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같은 섹슈얼리티를 파격적으로 묘사하는 소설이 판매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는데, 그로부터 상상력의 자유를 억압치 말라는 사회적 논란이 일어났으니까요. 알다시피 그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은 성적 묘사의 자유가 훨씬 폭넓게 보장받는 시대가 됐습니다. 만약 그 정당성이 사회적으로 확고하게 합의된 윤리적 항목이라면, 예술이 그걸 좀 벗어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GTA를 예로 드셨는데, 누가 자동차를 타고 폭주하며 행인을 들이받아도 된다고 생각하겠습니까. 문제는 윤리적 원칙이 명확히 합의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제가 이 글에서 노정하고 있는 테마는 결국 "약자에 대한 폭력은 예술이라도 안 된다"입니다. 우리 사회는 사회적 약자가 무엇인지, 여성이나 동성애자가 왜 사회적 약자인지, 어떤 언동이 그들에 대한 차별이 되는지 학습과 이해가 부족한 사회고 논란도 분분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이 약자에 대한 혐오를 선도적으로 재현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사람들의 윤리적 경각심을 풀어헤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상적인 사람은 예술을 보고 비정상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이 경우 옳고 그름을 흐리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정상적인 것"의 범주에 밀어넣을 수 있게 된다는 말이지요. 대부분의 사람은 정상적이기도 하고 비정상적이기도 한데, 그 비정상을 실행하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윤리와 도덕이기도 하다는 걸 상기해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은 '상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듣는 이에게 상처를 주고 그들의 입지를 위축시키며 실행되는 '폭력'이라는 점도 주지하셔야 합니다. 자문해보시길 바랍니다. 블랙넛의 노래를 듣고 나서 더 윤리적으로 살아갈 동기가 마련될 것 같습니까 아니면 그런 흉악한 표현에 킥킥 거리는 사이 윤리적 감수성이 무뎌질 것 같습니까. 자명하지 않나요?

    3. 사회적 약자가 어떤 개념인지 아셔야 합니다.

    강자와 약자를 여러가지 방면에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이런 논의에서 약자라고 함은 사회적 권력관계에서 열세에 놓인 사람들입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대해 약자고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에 대해 약자고 지방대생은 수도권대학생에 비해 약자고 노동자는 자본가에 대해 약자고 여성은 남성에 대해 약자입니다. 왜 여성이 남성에 대해 약자인지는 두 성별의 채용률과 임금 수준, 승진비율, 사회 전문직과 고위직 진출 비율을 비교해보시고, 남성이 여성에게 저지르는 살인 강간 폭행이 많은지 그 반대가 많은지, 남성이 여성을 성적으로 상품화하는 경우가 많은지 그 반대가 많은지 생각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 논점에 대한 흔한 오해가 무엇이냐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게 오히려 그들을 차별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가령 "여성이 왜 약자인가요? 여성을 약자라고 부르는 건 남성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는 남성 우월주의 아닌가요? 페미니즘은 여성을 주체로 존중하라고 하면서 왜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고 하나요"라고 하는 분이 많죠. 이건 '약함'과 '열등함'을 오해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므로 힘의 우열에 관계없이 존중받아야 합니다. 또한 그들을 약자로 만드는 건 개인적 능력을 넘어서 강자에게 힘을 몰아주는 불평등한 사회입니다. 때문에 약자에게는 자신이 처한 불평등을 없애고 약자라는 이유로 소외당하지않도록 배려해달라 요구할 권리와 자격이 있는 겁니다.

    이런 사회적 약자를 논하는 주제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블랙넛이 '인간적'으로 약자일 수도 있다라고 주장하시는 건 핀트가 안 맞는 말씀입니다. 설령 블랙넛이 과거 소외받은 경험이 있다거나 하더라도 자신의 상처는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줘도되는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가령 블랙넛이 '모쏠' '아다'라며 그의 언어폭력에 연민을 보내는 분들이 있던데, 그건 블랙넛 자신의 사정일 뿐이지 여자들이 자신에게 가한 차별이나 폭력이 아닙니다. 여자들에게 모솔을 구원해주거나 섹스해줄 의무같은 게 있습니까? '김치녀' 같은 혐오 표현이 만연한 배경이 바로 그겁니다. 나도 남자지만 이만큼 약하고 불쌍하다, 내가 여자한테 함부로 군 것엔 사정이 있는 거다, 왜 여자들이 당하는 폭력만 배려하는 거냐, 라며 자기연민으로 남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는 거지요. 이것이 정당한 태도인지 잘못된 태도인지는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동의하신다면 판단하실 수 있을 겁니다.

    - 같은 주제로 예전에 이곳 게시판에 썼던 글을 링크합니다. 읽어보시면 보론으로써 도움이 될 겁니다.

    http://hiphople.com/index.php?_filter=search&mid=kboard&search_keyword=mc+%EC%9B%8C%EB%84%88%EB%B9%84&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443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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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C41+ 2017.03.22 13:35

    길게 글을 적어주셨는데 논점이탈이 의식의 흐름기법이네요. 먼저 저는 블랙넛의 비윤리적 음악과 같은 컨텐츠에 대해 ‘일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제가 블랙넛의 음악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 충분히 알려드릴 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댓글에서 제게 언급하신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나 혐오에 대한 정당화에 대한 주장은 왜 쓰셨는지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각설하고. 달아주신 댓글을 천천히 봤는데 개연성이 없어서 정리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1. 저는 윤리의 개인에게 억압적으로 작용하는 통제적 성격을 말씀드렸습니다. 첫 번째 항목은 전체적으로 이에 대한 반박으로 쓰신 걸로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왜 윤리가 억압적으로 작용되지 않는지에 대해 논지를 전개하며 비판을 하셔야 합니다. 쉽게 제 의견에 대해 제가 다시 비판하는 식으로 예를 들어 설명 드리겠습니다. 저는 윤리가 억압적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에 대해 윤리의 제한적인 부분들만 억압적으로 작용될 뿐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을 ‘사회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의 내면화’를 근거로 비판의 논지를 전개하겠습니다. 개인은 사회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 과정 속에서 그 사회의 윤리를 ‘내면화’합니다. 그리고 이 내면화는 개인의 윤리에 따른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 냅니다. 즉, 사회화를 통한 윤리의 내면화과정을 통해 개인은 윤리가 개인의 행동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가하는 단계 이전에 자발적으로 윤리에 복종하여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윤리의 작용은 보편적으로 ‘억압적’이 아닌 개인들의 ‘자발적 복종’으로 작용되며, 강력하게 윤리가 개인의 행동을 억압하는 소수상황을 근거로 “윤리는 억압적으로 작용한다.”라고 윤리의 보편적 작용특성을 정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정도로 비판할 수 있겠네요. 

    저는 분명 윤리의 작용 측면에서의 억압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이것에 대한 댓글로 왜 윤리의 필요성이나 가치와 기능, 윤리를 지키기 위해 치르는 비용에 대해 언급하시는지 인과성을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윤리의 작용방식에 대해 주장한 거지 윤리의 가치를 비하하거나, 윤리의 불필요성을 주장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꼭 필요한 윤리’와 ‘윤리를 위한 윤리’를 언급하시며 후자를 통해 제 논지에 이의를 제기하신 것 같은데, 이미 본인께서는 ‘내 행동을 제약하는 억압으로 느껴지더라도 어겨선 안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억압으로 느껴진다면 억압인거죠. 나아가 뒷부분에서는 구체적 대상에 대한 폭력을 가하는 블랙넛의 비윤리적 가사에 대해 일탈의 해방감 같은 명분으로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말씀을 하고자 하신 것 같은데, 저는 단 한 번도 블랙넛의 음악적 폭력을 두둔한 적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저는 이것을 ‘일탈’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저는 많은 대중들이 그런 ‘일탈’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과 일탈이 윤리적 억압으로 쌓인 스트레스의 해방구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한거지 그런 일탈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윤리의 작용특성에서 어떻게 이렇게 논지가 와전되는지 저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한 문단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김치녀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윤리의 문제 때문에 사용하지 못한다면 억압입니다. 개인의 사용의지와 상관없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되는 것이니까요. 

     2. 제 의견을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윤리에 벗어난 일탈적 컨텐츠를 즐긴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현실에서 재현을 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일탈적 컨텐츠가 스트레스 해소의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입니다. 컨텐츠와 현실의 확실한 구분을 의미하지요. 이를 예술과 현실의 상호작용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드리신다면 정말 곤란합니다. 또한 “약자에 대한 폭력은 예술이라도 안된다.”라는 주장을 블랙넛의 여성혐오를 예로 들어 논지를 전개하시면서 우리사회가 약자에 대한 혐오에 대해 윤리적 원칙이 명확히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GTA와 블랙넛의 음악의 비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셨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개념인식과 이해가 부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약자’를 혐오해선 안 된다는 사실과 더불어 양성평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윤리적 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따라서 여성을 혐오해선 안 된다는 사실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윤리적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GTA와 블랙넛의 음악은 동일선상에 놓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장을 블랙넛의 여성혐오 음악에 적용한다면, 블랙넛의 여성혐오 음악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 여성혐오를 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스트레스 해소의 도구로 작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이는 정상적인 사람이 여성혐오음악으로 인해 현실에서 여성혐오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내포합니다. 이에 관련해서 본인께서는 블랙넛의 노래를 듣는 사이 윤리적 감성이 무뎌질 것이라 우려를 하셨는데, 마치 “폭력적인 게임을 하는 사람은 폭력성이 증가한다.” 또는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감소한다.”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계시네요. 이미 폭력적인 게임과 폭력성이 무관하다는 수많은 연구결과들이 나온 판국에 비윤리적인 음악을 들으면 윤리적 감수성이 무뎌질 것이라는 의견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또한 댓글 중 “정상적인 사람은 예술을 보고 비정상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이 경우 옳고 그름을 흐리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정상적인 것"의 범주에 밀어 넣을 수 있게 된다는 말이지요.” 이 문장에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예술을 보고 비정상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상적인 사람이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알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근데 이 경우 옳고 그름을 흐리다니요? 그리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정상적인 것’의 범주에 밀어 넣는 게 아닌,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정상적인 것’의 범주에 밀어 넣을 수 있는 것이겠죠. 

    더불어 윤리는 비정상을 '막아'주는 장치보다는 '예방'해주는 장치 입니다윤리로써 비정상을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이상적인 사회가 되겠습니까.  안타깝지만 이미 윤리를 터득한 엘리트일 뿐만 아니라 타인을 가르치기까지 하는 입장인 교수나 선생님들의 성희롱과 성폭행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입니다.

    3. 제가 단 댓글의 강자와 약자의 개념은 본문의 "어릴 적 다툼을 벌이고 들어올 때 마다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 미국 스탠딩 코미디 업계의 불문율입니다." 문장에서의 힘이 센 아이와 약한 아이의 개념입니다. 제 댓글도 이 문장에 이견이 있어서 단것이므로 글 전체를 관통하는 사회적 약자와 강자의 개념으로 확대 적용하시면 핀트가 안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개념정의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것으로 명백한 제 불찰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개념을 언급하셨는데 저도 본인만큼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복수전공으로 사회학을 전공하기도 했을 뿐더러 언급하신 장애인과 비장애인,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노동자와 자본가, 여성과 남성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한 부모가정, 다문화가정까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제를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보고서는 수도 없이 써봤고, 젠더문제에 관해서도 젠더역할, 임금불평등, 성별에 따른 직종의 구조화, 범죄 등을 분석하는 작업 또한 마찬가지로 수차례 해봤습니다. 페미니즘을 다루는 여성학은 물론입니다. 

    각설하고, 긴 설명 없이 “내가 주장하는 약자와 강자의 개념은 사회적 약자와 강자의 개념이다.” 로 간단히 개념정의를 해주셨으면 정말 좋았겠습니다. 또한 마지막 문단은 마치 저를 블랙넛에 대한 연민으로 그의 여성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는 부류의 일종으로 인식될 수 있는 느낌을 주시면서 본인의 의견에 대한 동의를 간접적으로 강요하시는데, 저는 이에 대해 정말 불편함을 감출 수 가 없습니다. 제가 블랙넛이 약자 일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은 실제로 약자였던 에미넴과 음악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비슷했기 때문에 단순히 개인적인 느낀 점을 말했을 뿐입니다. 이를 통해 섯불리 저를 판단하시고 위의 글을 적으셨다면 성급한 비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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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DrakeDNM302 2017.03.21 22:42
    크... 오랜만에 보는 좋은 글이네요!
    SW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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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Fetty Wapjparkitrighthere 2017.03.22 09:52
    진짜 재밋게 잘 읽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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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만제정신 2017.03.22 15:41
    쭉 읽어보려했지만 영화얘기 나오고나서 그만두었습니다. 저도 악마를보았다는 재미없었어요 목적의식없는 황폐한폭력성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김지운은 미장센만 그럴듯하게 꾸미는 감독이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블랙넛은 앞으로 더 막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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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만한집에살지 2017.03.22 19:15
    씹선비 마인드 오진다..블랙넛은 제발 이런 선비들 피드백 거르고 하고 싶은 음악 자유롭게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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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날두임 2017.03.22 20:03
    와 필력 진짜 좋으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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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Thomas Bangalter만두입니다 2017.03.22 20:03
    좋은글 추천합니다. 저도 생각이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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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좋은 글을 봐서 감사합니다. 다만 제 생각이 작성자 분과 다른점이 있고, 동의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고 싶은 점이 있어 댓글을 남깁니다.

    1.  단순히 가사에 "MC메타"를 주어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세월호를 애도하는 모든 사람의 위선을 잠재적으로 겨냥하는 효과가 일어난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약입니다. 인디고 차일드의 가사를 봐도, 각종 힙합 커뮤니티의 반응을 봐도 "MC메타"에 대한 디스로 해석을 했지 "세월호를 애도하는 모든 사람의 위선" 이라고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주어로 문제를 삼는것은 BBK 주어 사건이랑 다를바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블랙넛의 입장에서는 MC메타가 세월호를 이용하여 정치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러한 행태를 비난한 것입니다. "비극적인 사건을 언급했다고 해서 상처를 주기 때문에" 그러한 언급이 나쁘다면 박유하 교수님의 제국의 위안부 저서는 어떻게 해석이 될지 의문입니다.

    2. "에미넴 - 이기 아질리아" 사건을 적으면 여성에 대한 성희롱과 성폭력 묘사 등에 대해 블랙넛과 엮으면서 더 효과적인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굳이 "에미넴 - 마이클 잭슨" 사건을 놓고 에미넴 문제는 "남자 - 남자"의 문제로 넘어가고 바로 블랙넛의 윤미래 성희롱 문제로 넘어간것은 다소 의아했습니다. (물론 에미넴 - 이기 아질리아, 블랙넛 - 윤미래 성희롱에 대해 둘 다 똑같이 비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블랙넛을 옹호해주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3. 블랙넛의 자조의 정서를 혐오코드와 엮으셨습니다. 물론 블랙넛이 자신의 자조의 정서가 혐오코드와 상당히 엮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블랙넛이 글쓴이 분이 작성자 님께서 말씀대로  "디씨/일베 문화에 깔려있는 혐오 코드의 본질은 내가 약하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우거나, 그것을 보상받기 위해 나보다 약한 자를 짓뭉개고, 내 삶의 불만족스러움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거나, 타인에 대한 혐오를 자기 연민으로 정당화하는 것" 으로 볼때 과연 블랙넛이 정말 그런가 라고 생각이 듭니다. 몇개의 노래를 예시로 들겠습니다.

    양아치 : 내가 피해자인 척 랩으로 연기하고
    사람들은 위로해, 힘내 멋진 놈
    왜 내 곁에 니가 없는 거지
    왜 내 곁엔 아무도 없는 거지
    스스로에게 물어, 문제는 내게 있었지

    외출하기전 :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겁쟁이가 되버린 거울 앞에 나를 보며누가 날 이렇게 만들었지?
    1년 전에는 걔들이 나쁜 놈들인 줄 알았는데 말이지
    이제 깨달았어 내가 병신인 걸 말이지
    그 때 숨지말고 달려나갔어야 했는데

    블랙넛이 성찰성이 부족하고 자신의 문제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탓하나? 라고 물을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요새 블랙넛이 이슈를 만들기 위해 자기도 원치 않은걸 너무 무리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기리보이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2016년 이후의 블랙넛 노래를 위주로 들으면 당연히 작성자 님과 같이 생각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전의 노래를 통해 혐오의 정서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봅니다.  

    처음 글을 쓰실때 남들이 "내 남근이 이렇게 크다" 할때 블랙넛이 "내 남근이 이만큼 초라하다" 라고 하신점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블랙넛을 노출증 환자라고 한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공감합니다. 다만 저는 "요즘 블랙넛"이 노출증 환자의 기질이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당수의 남자들은 "커다란 남근"을 추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남근"을 가진 사람은 실제론 거의 없습니다. 힙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당수의 래퍼들이 가지고 있지도 않는 "커다란 남근"을 자랑합니다. 또한 가질수도 없는 "커다란 남근"에 집착을 합니다. 하지만 블랙넛은 달랐습니다. 자신의 초라한 남근을 다른 남성들에게 거리낌없이 보여주며 "초라한 남근"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때의 "초라한 남근"에는 노출증이라던가 정신병이라던가 그런것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일종의 전시(exhibition)라고 보았습니다. "커다란 남근"을 숭배하지만 오히려 "초라한 남근"을 가진 여러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의 행동은 솔직함과 용기였습니다. 

     그러나 비록 블랙넛이 "초라한 남근"을 보여주었지만 그 또한 "커다란 남근"을 가지고 싶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솔직한 자기 진술"이 있는 가사와 "여성의 성적대상화, 성희롱이 다분한 가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자의 가사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물론 저뿐만이 아닙니다. 개코가 "찌질하게 긁어준다"고 하면서 블랙넛을 좋아한다고 한 발언 , 한국힙합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힙합을 시작한 이센스가 요새 블랙넛을 많이 듣는다고 한 언급. 스윙스의 "내가 할수 있는건"을 듣고 블랙넛 영입. 마찬가지로 빈지노가 블랙넛의 "내가 할수 있는건" 무대 끝난 당일 인스타로 블랙넛을 팔로우하고 그 뒤로 둘의 교류가 매우 커진것은 그들이 전자의 가사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행주의 노래 "Best Driver"를 들으면 블랙넛의 감정을 확실히 이어받았습니다. 이를 보면 블랙넛에 대한 입장은 작성님께서 말씀하신 이분법만으로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블랙넛의 '"초라한 남근"이 "커다란 남근"이 되고싶은 심정'이 여성을 만났을때 '난 그래도 남근이 있다' 식의 혐오의 정서가 될때가  많습니다. "초라한 남근"은 적정선을 보여주면 "커다란 남근"에 대한 저항이 됩니다. 하지만 이 적정선을 초과하면 영락없는 "초라한 남근 노출증 환자"가 되기 마련입니다. 이전 블랙넛이 이 적정선을 완전히 지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적정선을 생각하고 성찰하기는 했던거 같습니다. 제가 위에 올려드린 두 노래 가사가 그 예시입니다. 하지만 요새 윤미래와 키디비에 대한 성희롱을 보면 이러한 적정선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작성자님 말씀 그대로 영락없는 노출증 환자, 성희롱범 입니다. 그래서 전 인디고 차일드 이후로 나온 블랙넛 노래는 듣지 않습니다. 

    그래도 전 블랙넛이 이 적정선을 다시 추구하는 시간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블랙넛이 성찰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슈에 대해서 자기비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블랙넛이 "초라한 남근"을 통해 만연해 있는 "커다란 남근"에 대한 추구를 없애고 더 나아가서 "남근주의" 자체를 없앴으면 하는 바람니다.

    -------------------------------------------------------------------------
    글 쓰다 보니 다소 두서도 없어지고, 처음에 생각했던것과 다소 다른 글이 나왔지만. 별거 아닌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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