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작성한 면이 있어 의도치 않은 오타나 비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인트로부터 몰입을 하게 됩니다. 비프리, 이센스, 차붐, 화지 가사 인용을 하시는데 어느 정도 '무슨 얘기가 나오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분위기를 잘 잡았던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가사들이 너무 허를 찌릅니다. 씬을 면밀히 관찰하고 직접 몸을 담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정규직'부터 '범인'까지의 전개는 푹푹 찔리듯이 잘 들었습니다. 비판다운 비판이고 풍자다운 풍자였습니다. 특히 '홍등가'는... 신랄하지만서도 슬펐습니다.
하지만 정말 오도마라는 래퍼의 대단함은 후반부에서 나온다는 생각입니다.
밭이라는 테마가 여기서 완성되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는 씬 전체를 밭으로 비유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각각 래퍼의 예술관을 상징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밭의 가사를 보면 "우리의 삶이 다 밭이었네"라는 라인이 있습니다.
오도마의 결론은 담담하게 현주소를 받아들인 후 자신의 예술관, 즉 '밭'을 가꾸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 같습니다. 그 밭은 인트로에 나온 선배들과 비슷한 '장미밭'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의 '가시밭'인 것이기도 하고요.
'밭'은 장미와 가시의 양면성을 풀어낸 앨범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너스 트랙 '가시가 되어'에 지나치게 기댄 해석을 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반복되는 "서로가 서로의 날 선 가시가 되어"라는 라인이 정의됩니다. 이 문화는 언제나 서로의 '가시'가 충돌하였고, 그게 밭이 커지는 과정과 밀접히 연관이 있었던 것이죠. 흔히 말하는 가짜와 진짜, 신과 구의 충돌이 '서로에게 아픔을 새겨', 이 라인으로 표현됩니다. 그 '가시'는 음악 뒤의 피나는 노력이나, 혹은 씬에 비유하면 인맥 등등 타협의 요소들이겠죠.
대부분 비판 이후에는 해답을 모호하게 제시하거나, 비판에서 그칩니다. 하지만 오도마는 거기에 통찰과 어느 정도의 해답을 설득력있게 제시했다는 생각입니다. 뻔할 수도 있지만, '서로 갈 길을 가면 되는것이다'라는 결론을 이렇게 절절하고 치밀하게 풀어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음악적으로도 훌륭합니다. West coast 음악에 큰 영감을 받는 것으로 아는 오도마인데, g-funk 보다는 Hieroglyphics 쪽 언더그라운드가 크게 떠오르더군요. 전위적인 일렉 재즈 소스들이나 곡 전개 형식이 Kendrick Lamar의 To Pimp a Butterfly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나, 그 실행이 치밀하고 빈틈이 없었습니다. 믹싱도 잘 됐고.
그렇지만 뭐,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 앨범의 주인공은 어차피 오도마니까요.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오도마. 이런 훌륭한 앨범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도마는 한국사회를 겨낭해서인지 구수한맛은 더 강했읍니다 ㅋㅋ,
첫트랙이 인상깊었는데 이수호가 we make noise곡에서 주려했던 사운드를 멈추면서 집중시킨다는 표현이 잘 정제된거같았음
딱 처음 들었을때 Tpab가 생각 나더라구요
오마주의 좋은 교과서가 될거같습니다
아직 시간이 걸린데요 ㅎㅎ
가사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깊다'라는 인상을 바로 받았습니다. 앨범 전체가 컨셉을 너머 '밭'이라는 한 단어에 저렇게 충실하다는게 제일 놀랍더군요. Mick Jenkins의 The Water[s] 믹스테잎도 생각나네요.
아직 못들어서 두번째문단까지 읽고 눈을 흐렸는데 너무너무 기대되네요 댓글 중간에 tpab ㄷ
어서 유튭뮤직 올라왔으면 ㅠㅠ
내 구절에 나를 걸고 /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짜릿하고 어려운 작업 / 그 번거로움이 날 만드니 - 이센스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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